교권 강화·민주시민 교육 탄력…수능 절대평가 전환은 험로 예고[교육감 선거]
진보 교육감 전국 과반 차지
학생교통비 지원 등 복지 속도
대입 변경은 사회적 합의 필요
교육교부금 개편 여부도 ‘촉각’
입력2026-06-04 02:12
수정2026-06-04 02:30
지면 8면6·3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진영이 전국 교육감직의 과반을 차지하며 이들이 공약으로 내세운 교권 강화와 민주시민 교육 확대 등의 정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돌봄 교육과 학생 교통비 지원 등 각종 교육 복지 정책도 공약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진보 진영에서 공약한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절대평가 전환과 같은 대입 제도 변경 부문은 교육감 권한이 아닌 데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 등의 일반고 전환 또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등 교육부와 조율이 필요한 이슈라 추진 과정에서 난관이 예상된다.
3일 치러진 6·3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됐거나 당선이 유력한 진보 성향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면 교원의 정치기본권 보장,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 인공지능(AI) 리터러시 및 비판적 사고 교육 강화, 민주시민 교육 확대 등이 공통적으로 포함됐다. 특히 진보 성향 교육감 당선인들은 12·3 계엄 사태 이후 민주주의와 시민교육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보고 관련 교육 콘텐츠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민주시민 교육 관련 정책은 새 교육감 임기 초반 주요 의제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신과 수능의 절대평가 전환 등 대입 제도 개편 공약은 교육감 권한을 넘어서는 사안인 만큼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능과 내신 평가 방식은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가 권한을 가진 영역인 데다 대학 입시 제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특히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학이 한정된 상황에서 절대평가 전환은 변별력 약화와 입시 혼란을 불러올 수 있어 정부와 국회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역시 마찬가지다. 진보 진영 교육감들이 꾸준히 요구해온 정책이지만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등 교육부와의 조율이 필요하다. 학부모 단체와 일부 학교의 반발도 예상되는 만큼 실제 추진 여부는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과 정치권 논의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AI 교육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전국 시도에서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교육감 후보 58명 중 54명이 AI 교육 강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제기돼온 기초학력 저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맞춤형 학습 지원 정책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학생 펀드 조성, 교통비 지원, 체험학습비 확대 등 현금성 교육 복지 공약 또한 상당수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교육감 선거가 ‘선심성 공약 경쟁’으로 흐른다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일선 교육청의 재정 여력이 아직은 넉넉한 데다 지방의회의 심의·의결을 거치면 상당수 공약을 집행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변수는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다. 기획재정부 등은 내국세의 일정 비율을 교육청에 자동 배분하는 현행 교육교부금 제도를 경상성장률 연동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교육재정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한다는 취지다. 제도 개편이 현실화할 경우 시도교육청의 예산 축소는 불가피하다.
교육감 당선인들은 교부금 개편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현행 내국세 연동 방식을 경상성장률 연동 방식으로 변경할 경우 연간 최대 약 20조 원의 재정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다만 교육계 안팎에서는 교육감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내놓은 대규모 현금성 공약이 교부금 개편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공약 이행 동력은 커졌지만 교육재정 개편이 향후 정책 추진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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