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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윤’ 실패에 자중지란 빠진 국힘…정권 견제론도 민심 못 얻어

[6·3 국민의 선택]

■지방선거 표심 분석

李 높은 지지율에 핵심지지층 결집

증시부양 등 성과…국정안정 힘실어

野는 리더십 논란·공천내홍 악재

현직 단체장 11명 출마…쇄신 외면

입력2026-06-04 02:38

수정2026-06-04 03:12

지면 3면
정청래(왼쪽)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한병도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정청래(왼쪽)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한병도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배경에는 60%에 육박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율이 자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당 지지율을 웃도는 대통령 개인에 대한 전국적 지지가 집권 1년 차 중간평가 성격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야당의 ‘정권 견제론’을 압도했다는 평가다. 반면 국민의힘은 선거 기간 장동혁 대표와 친한동훈계 간 갈등을 노출한 데다 ‘윤 어게인’을 내세운 강경 보수 세력과의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며 스스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오전 1시 기준 개표 결과 민주당은 서울 등 수도권과 텃밭인 호남은 물론 부산·울산 등 영남권 일부 지역에서도 우세를 보이며 완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광역단체장 선거 16곳 중 13곳에서 민주당이 앞선 상황이다. 1년 전 대선에서 당시 이재명 후보가 강원과 영남권 전역에서 김문수 후보에게 밀렸던 점을 고려하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지지 기반이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정권 견제보다 국정 안정을 택한 민심은 정부의 개혁 정책과 경제 성과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상법 개정안 처리 등을 통한 자본시장 개혁은 중도층 표심을 움직인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가 대선 공약인 코스피 5000 달성을 목표로 자본시장 개혁 입법을 꾸준히 추진해왔다”며 “코스피가 8000선까지 오르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중도층의 신뢰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장동혁(오른쪽)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장동혁(오른쪽)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오승현 기자

경제지표 개선도 여당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올해 4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9% 증가한 3065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1분기 경제성장률은 1.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민주당 핵심 지지층인 40·50대의 결집도 압승의 원동력이 됐다. 방송 3사(KBS·MBC·SBS) 공동 출구조사 결과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원오 민주당 후보는 20대(35.8%)와 30대(35.7%)에서는 열세를 보였지만 40대(53.2%)와 50대(60.7%)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크게 앞서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등 지방 주도 성장 전략 역시 민주당의 외연 확장에 힘을 보탰다. 민주당은 ‘5극 3특’ 전략을 내세워 지방정부 권한 확대와 재정 분권을 약속했고 공공기관 2차 이전 계획도 제시했다. 여기에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전을 통한 행정수도 완성 구상을 강조하며 충청권 표심을 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국민의힘은 계엄 사태 이후 하락한 지지율을 끝내 회복하지 못한 채 선거를 치렀다. 특히 장 대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에서 제기된 ‘절윤(絶尹)’ 요구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면서 중도층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는 오 후보 측과 거리감이 드러나며 당 대표 리더십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공천 과정에서의 내홍도 악재였다. 장 대표와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김영환 충북지사와 주호영 의원 등을 공천에서 배제했지만 이후 법원 판단으로 공천 결과가 뒤집히면서 혼선을 초래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장 대표 체제에서 절윤 논란과 공천 갈등이 반복되면서 선거를 유리하게 끌고 갈 동력을 잃었다”며 “당 대표 리더십이 오히려 선거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현직 광역단체장 11명을 대부분 그대로 공천한 전략도 쇄신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이 대대적인 인적 교체를 통해 변화 이미지를 내세운 것과 대조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지방선거 승리로 민주당은 2년 뒤 총선을 앞두고 전국적인 지역 기반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에 진출한 인사들이 향후 총선 과정에서 지역 조직의 핵심 축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막판 보수층 결집과 2030세대의 일부 이탈은 여권에도 경고 신호로 해석된다. 지방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무리한 입법 드라이브에 나설 경우 총선에서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민주당이 입법·행정 권력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확보하면서 국정 주도권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면서도 “막판 보수 결집으로 대구 등 일부 지역의 판세가 달라진 점은 여권이 유념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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