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듣기

  • 글자 크기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기사 공유

  • 북마크

  • 다크모드

  • 프린트

네이버 채널구독

다음 채널구독

韓기술로 짓는 美 첫 SMR…“눈 내려도 공사”[르포]

■ SK이노·테라파워 공사현장 가보니

빌 게이츠 원전, 와이오밍서 첫 삽

AI 전력 대응…2031년 가동 목표

메타와 최대 8기 공급 계약 체결도

HD현대·두산 핵심부품 제작 참여

입력2026-06-04 12:38

수정2026-06-04 23:44

지면 14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 SK이노베이션-테라파워 소형모듈원전(SMR) 건설 현장에서 대형 크레인이 소듐시험시설을 짓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 SK이노베이션-테라파워 소형모듈원전(SMR) 건설 현장에서 대형 크레인이 소듐시험시설을 짓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미국 중서부 솔트레이트시티 공항에서 차로 2시간 북동쪽으로 달려 도착한 와이오밍주 케머러의 테라파워 소형모듈원전(SMR) 건설 현장.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찾은 이곳에서는 미국 최초의 4세대 SMR 건설이 한창이었다. 앤디 크루시엘 건설 총괄 디렉터는 “해발 2200미터의 이곳은 이틀에 한번 꼴로 눈이 오지만 건설 작업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기상 여건이 나은 밤 시간대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테라파워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가 지난 2008년 설립한 차세대 원전 기술 설계 기업이다. 2022년 8월 SK와 SK이노베이션이 총 2억 5000만달러(약 3820억 원)를 지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이후 테라파워는 지난 3월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SMR 건설 승인을 받아 케머러SMR 건설에 돌입했다. NRC의 신규 상업용 원전 건설 허가는 10년 만이며, SMR과 같은 첨단 원전 건설 승인은 미국 내 최초다.

테라파워와 SK이노베이션은 케머러SMR을 2030년까지 완공하고 2031년부터 본격 가동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는 “이곳은 에너지의 미래를 건설하는 곳이자 차세대 원자력 에너지의 탄생지”라며 “4년 전 테라파워에 투자한 최태원 SK회장의 비전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가속으로 전력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시기에 SMR은 최적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SMR은 건설 비용이 약 1조원으로 대형 원전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건설 기간도 3년 이하로, 5~10년이 걸리는 대형원전보다 빠르게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 필요한 대지 면적도 기존 원전대비 절반에 불과하다.

케머러 SMR의 전체 부지는 약 24ha로 여의도공원과 비슷한 규모지만 여기서 생산되는 전력은 평균 345MWe로 대형 데이터센터 3개를 돌릴 수 있다. 대형 원전과 달리 액체 나트륨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압의 작업도 필요 없어 안전성도 높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안전성에 대해 “주민수용이 필요하겠지만 이론적으로는 주거지 인근에도 SMR이 건설될 수 있다”며 “기존 원전과 달리 전력 수요에 따라 출력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 CEO는 “테라파워가 기술력은 갖고 있지만 이를 구현하려면 반드시 한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현재 필요한 수백만 달러 규모의 부품을 HD현대와 두산에 주문해 뒀다. 올해부터 제작이 시작되어 2029년 초에는 이곳에서 조립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2031년 케머러 SMR이 운영을 시작할 때 쯤이면 미국 전역에서 12개의 SMR 건설이 진행 중일 것”이라며 “현재 수주활동도 활발해 메타와 최대 8기의 SMR을 공급하는 협약도 체결했다”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한국에서 4세대 SMR 건설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2035년 상업화가 목표다. 아울러 테라파워와 협력해 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할 생각이다. 2대 주주로서 액체나트륨 기반 SMR 기술의 아시아 시장 독점 활용 권리도 확보한 상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AI 산업을 국가적으로 추진해 전력수요가 늘고 있다”며 “한국과 미국에서 쌓은 경험, 구축해놓은 공급망 등으로 동남아에 진출해 글로벌 에너지 주도권을 선점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 SK이노베이션-테라파워 소형모듈원전(SMR) 건설 현장에서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가 SMR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 SK이노베이션-테라파워 소형모듈원전(SMR) 건설 현장에서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가 SMR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다음
이전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