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장관 “검열로 톈안먼사태 지울 수 없어”… 중국 “내정간섭” 반발
루비오, 톈안먼사태 37주년 성명 발표
中 외교부 “미국은 역사적 사실 왜곡”
입력2026-06-04 17:31
수정2026-06-04 19:53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의 톈안먼(천안문)광장 민주화 시위 유혈 진압 37주년을 하루 앞둔 3일(현지 시간) 중국공산당의 어떠한 검열도 과거의 진실을 지울 수 없다는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루비오 장관은 ‘톈안먼광장 학살 제37주년’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6월 4일은 중국공산당이 톈안먼광장과 그 주변에 있던 평화 시위대 수천 명을 공격하도록 군대에 명령한 지 37주년이 되는 날임을 세계가 기억한다”며 “목숨을 잃은 중국의 학생과 노동자, 시민들은 천부 인권을 행사하고 민주적 개혁과 부패에 대한 책임 규명을 요구하기 위해 모였던 것”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의 삶을 기억하고 그들의 유산을 기리며 아무리 검열하더라도 과거를 지울 수는 없다”면서 “표현의 자유와 평화적 집회라는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희생한 이들의 정당성은 언젠가 입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AFP통신은 “루비오 장관의 성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중순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지 3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나왔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정상회담에서 불안정한 무역 휴전에 합의해 양국 간 갈등은 지난해 비해 진정된 상태다.
루비오 장관은 연방 상원의원 시절에 중국에 대해 강경 대응을 주장해왔으며 중국 당국의 제재 대상 목록에 오르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미국 비난 입장을 발표했다.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의 잘못된 발언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고, 중국 정치 제도와 발전 경로를 비방했다”며 “미국은 중국 내정에 간섭했다. 중국은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한다”고 밝혔다.
마오 대변인은 “1980년대 말 발생한 정치 풍파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일찍이 명확한 결론을 내렸다”며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의 길은 역사와 인민의 선택이고, 전체 중국 인민의 충심 어린 옹호와 국제 사회의 충분한 인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미국이 실제 행동으로 중국과 중국 인민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고, 이데올로기 대결을 조장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른바 민주·인권을 핑계로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에서는 1989년 6월 4일 발생한 텐안먼광장 유혈진압 사태에 대한 언급이 금기시되고 있다. 과거에 최대 규모의 톈안먼 추모 행사가 열렸던 홍콩에서도 중국 정부의 제한 조치로 대규모 촛불 집회가 자취를 감춘 상태다. 이에 따라 톈안먼 희생자 추모 집회는 런던, 뉴욕, 베를린, 타이베이 등에서 열린다. 워싱턴DC에서는 4일 미 연방의원들이 톈안먼 사태에 대한 성명 발표·청문회·기자회견 등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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