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내준 민주, 구청장은 17곳 석권…절묘한 교차표심
구청장 선거서 국힘 24만표 뒤졌지만
吳는 시장 득표서 오히려 6만표 앞서
시장 선거는 ‘견제’, 구청장은 ‘안정’ 택해
입력2026-06-04 17:43
지면 2면
986만 서울 유권자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당선인의 손을 들어줬지만 구청장 투표에서는 국민의힘이 아닌 더불어민주당에 몰표를 줬다. 시장 선거와 구청장 선거에서 서로 다른 정당에 교차 투표를 하면서 견제와 균형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자치구 25곳 중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곳은 절반을 훌쩍 넘는 17곳이다.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 당선인은 8명이다. 2022년 국민의힘이 17개 구청장을 휩쓸었던 것과 비교하면 4년 만에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시의회 선거도 민주당이 3분의 2를 차지하면서 국민의힘을 압도했다.
구청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총 243만 표를 얻어 267만 표를 확보한 민주당에 24만 표 차로 뒤졌다. 하지만 오 당선인은 시장 투표에서 256만 표로 250만 표에 그친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6만 표 앞섰다. 구청장 선거에서 확인된 국민의힘의 열세를 오 당선인의 ‘개인기’로 30만 표가량 끌어올린 셈이다.
구별 득표 현황으로 보면 오 당선인은 총 10곳의 자치구에서 정 후보를 앞섰다. 보수 지지 성향이 강한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를 비롯해 중구·용산구·광진구·양천구·영등포구·동작구 등이다. 이 중 영등포구·동작구는 민주당 구청장 후보가 당선된 곳이다. 구청장은 민주당을 찍으면서도 시장 선거는 오 당선인에게 표를 주는 전형적인 교차 투표가 나타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시장 선거는 현직 프리미엄으로 안정감을 갖춘 오 당선인을 택하면서도 실생활과 밀접한 동네 선거는 여당 프리미엄을 기대하고 여당 후보를 고르는 유권자 성향이 도드라지게 나타난 결과로 풀이한다. 정치권 관계자는 “시장 선거는 정부·여당의 ‘견제론’, 구청장 선거는 ‘안정론’을 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서울 구청장 권력 지형이 민주당에 치우치면서 사상 첫 민선 5기를 앞둔 오 당선인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통기획 2.0 등 선거 과정에서 내세운 공약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장악한 시의회와 각 자치구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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