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나스닥 토큰화증권 거래…韓 가만히 있는 게 최대 리스크” [비트코인 서울 2026]
■온체인 금융 전환 가속
美 SEC 주식 토큰화로 활용 승인
전세계인 손쉽게 나스닥 투자 가능
유동성 창출할 운영모델 만들어야
韓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미래 달려
입력2026-06-04 17:47
수정2026-06-04 23:34
지면 9면
“최근 나스닥이 주최한 행사에 다녀왔는데 연말까지 모든 상장 주식을 토큰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습니다. 나스닥이 이미 기술적 협의를 끝냈다면 기차는 떠난 것과 다름없습니다.”
존 케이힐 갤럭시디지털 아시아태평양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서울경제신문과 디센터 주최로 4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비트코인 서울 2026’ 오프닝 패널토론에 참석해 “지금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은 홍기훈 토스인사이트 연구소장이 좌장을 맡고 비브 디와카르 캔톤파운데이션 총괄, CK 옹 SBI디지털마케츠 최고경영자(CEO)가 참여했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나스닥이 상장 주식을 토큰화된 형태로 거래하고 결제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나스닥 주식을 단순히 쪼개서 사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글로벌 결제망에서 배제됐던 전 세계 인구가 토큰화된 상태로 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산을 토큰화할 수 있는지 여부를 논의하는 수준을 넘어 금융시장 그 자체가 온체인 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의미가 있다. 국내에서는 나스닥 토큰화가 이뤄지면 국내 증시 유동성을 흡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디와카르 총괄도 “토큰화로 실시간 결제가 가능하고 국가 간 결제 장벽을 넘게 되면 미국 주식은 더 이상 미국에서만 거래되는 자산이 아니다”라며 “자격을 갖춘 모든 사람이 언제든지 거래할 수 있는 진정한 글로벌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힐 COO는 “주식이 온체인에서 거래된다면 상장 주식을 보유한 초대형 글로벌 기업들이 가장 큰 수혜를 받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부동산·채권 등 각종 자산을 토큰으로 전환한다고 나스닥 주식처럼 대규모 유동성이 유입되는 것은 아니다. 토큰화는 자산을 디지털 형태로 포장하는 방식일 뿐인 만큼 자산 자체가 매력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토큰화 자체만으로 유동성이 창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옹 CEO도 “많은 발행 기관이 토큰화를 마법의 자본을 제공하는 도구라고 착각하고 있다”며 “토큰화 여부보다는 자산 본연의 가치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디와카르 총괄 역시 “자산을 온체인에 기록하는 자체는 이미 해결된 문제”라며 “더 중요한 것은 현금 정산, 담보 제공 등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느냐”라고 강조했다.
토큰화 거래가 이뤄지기까지는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옹 CEO는 “현금이나 스테이블코인은 별다른 규제 없이 결제 수단으로 인정됐으나 토큰증권은 국가별 규제를 충족해야 한다”며 “자산 수탁 문제도 있고 국경을 넘는 적절한 유통 채널과 상업적인 모델을 확보해야 하는 등 해결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주장했다.
니키 아리야싱헤 체인링크 아태·중동 부사장은 ‘온체인 확장’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온체인과 오프체인 연결성, 규제 준수 등이 동시에 갖춰져야 기관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될 수 있다”며 “UBS와 JP모건·HSBC 등 주요 금융기관들이 진입하면서 온체인 금융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피셔 유 바빌론랩스 공동창업자는 비트코인의 담보 활용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 공동창업자는 “비트코인은 가치에 비해 변동성이 낮은 데다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되는 만큼 담보로 활용할 경우 유동성과 수익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이슨 팡 소라벤처스 CEO는 비트코인 보유 전략과 관련해 “아시아 국가는 회계·공시 등 규제가 많기 때문에 미국처럼 단순 보유보다는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는 운영 모델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한국의 블록체인 규제 현황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강연자로 참석한 가상화폐 시가총액 3위 엑스알피(XRP·옛 리플) 최대 보유 기업 중 한 곳인 에버노스의 아시시 비를라 CEO도 “한국은 XRP가 가장 많이 거래되는 국가 중 하나로 토큰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한국 규제가 빠르게 확정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국내 금융사들은 디지털 금융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남궁설 신한카드 본부장은 “스테이블코인을 체크·선불카드와 같이 이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며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어디서든 활용 가능한 인프라와 결제 취소 수수료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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