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듣기

  • 글자 크기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기사 공유

  • 북마크

  • 다크모드

  • 프린트

네이버 채널구독

다음 채널구독

강훈구 연출 “20대 청년의 고민과 불안, 연극에 담았죠”

■ 극단 ‘공놀이 클럽’ 강훈구 연출 인터뷰

마포아트센터서 신작 ‘미미의 미미한 연애’

은둔 청년 성장기로 20대가 처한 현실 그려

“어두운 이야기일수록 유쾌하게 풀어야”

입력2026-06-04 18:05

수정2026-06-05 08:52

지면 27면
강훈구 연출 / 마포문화재단
강훈구 연출 / 마포문화재단

“인공지능(AI), 한류, 코스피 등의 이슈로 떠들썩하지만 정작 20대 청년들은 높은 주거비와 일자리 감소 등으로 삶 전반에서 위협을 느끼고 있어요.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극단 ‘공놀이클럽’의 강훈구 연출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작 연극 ‘미미의 미미한 연애’를 무대에 올린 이유를 이같이 소개했다. 7일까지 마포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이 작품은 마포구 창천동 원룸촌을 배경으로, 사회와 단절돼 살아가는 23세 은둔 청년 ‘미미’의 이야기를 그린다.

미미는 남자친구의 다섯 평 남짓한 원룸에 얹혀살며 공포 영화에만 몰두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친구가 갑자기 사라지자 그를 찾아 나서기 위해 화장품 방문 판매 일을 시작한다.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세상과 다시 연결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마주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 작품은 2003년생인 조민송 작가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강 연출이 출강하는 대학의 학생인 조 작가가 이메일로 작품을 보내왔고, 강 연출이 가능성을 발견해 약 2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무대로 올렸다.

강 연출은 “청소년과 성인의 틈에 끼어 있는 20대의 삶은 사회적으로나 예술 작품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라며 “이들이 어떤 고민과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지 연극을 통해 조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20대 때 1년 동안 집에 틀어박혀 지내던 시기가 있었다”며 “미래에 대한 불안과 막막함, 무기력함은 누구나 한 번쯤 겪거나, 지금도 겪고 있는 감정인 만큼 많은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놀이클럽은 그동안 동시대 청년들의 현실을 다룬 작품들을 꾸준히 선보이며 ‘영 어덜트 연극’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버건디 무키 채널 오프닝 멘트’에서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청년들의 욕망과 좌절을, ‘폰팔이’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 친구들에게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고등학생이 마주하는 척박한 현실을 그렸다. ‘말린 고추와 복숭아향 립스틱’은 성소수자 청년과 가족의 갈등과 화해 과정을 다뤘다.

사회 문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지만 작품의 분위기는 의외로 경쾌하다. 객석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강 연출은 “진지하고 어두운 이야기일수록 오히려 유쾌하게 풀어야 균형이 맞는다”며 “관객들이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재미있게 풀어내려 한다”고 설명했다.

강 연출은 기존 연극 문법에 안주하지 않는 젊은 창작자로도 주목받고 있다. 고려대에서 사회학과 영어영문학을 전공하며 연극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고, 2017년 천경자 화백의 위작 논란을 소재로 한 ‘미인도’를 통해 희곡 작가로 데뷔했다. 이후 공놀이클럽을 창단해 매년 창작 희곡을 무대에 올려왔다.

그는 희곡 창작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강 연출은 “해외 고전을 무대화하는 것도 좋지만, 창의성이 풍부한 한국에서 정작 우리 희곡이 공연계의 중심이 되지 못하는 현실이 아쉽다”며 “더 많은 창작 희곡이 주목받고, 무대에 오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하반기 서울시극단이 세종문화회관에서 선보일 예정인 신작 희곡도 집필 중이다. 한 유명 여성 배우의 삶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강 연출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지금 가장 고민하는 문제를 무대 위에 올리는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미의 미미한 연애’ 의 한 장면  / 마포문화재단 제공  ©공놀이클럽 이지응
‘미미의 미미한 연애’ 의 한 장면 / 마포문화재단 제공 ©공놀이클럽 이지응
‘미미의 미미한 연애’ 의 한 장면  / 마포문화재단 제공  ©공놀이클럽 이지응
‘미미의 미미한 연애’ 의 한 장면 / 마포문화재단 제공 ©공놀이클럽 이지응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다음
이전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