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다카이치 ‘압축 성장’ 드라이브…韓, 더 센 기업 지원 나서야
    사설

    다카이치 ‘압축 성장’ 드라이브…韓, 더 센 기업 지원 나서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의원 해산 승부수로 치른 총선에서 집권 자민당이 역대 최다 의석인 316석을 확보하며 압승했다. 이로써 ‘국가 주도 산업 부흥’을 핵심으로 하는 다카이치 총리의 사나에노믹스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동력이 확보됐다. 대기업까지 포함한 대규모 재정지출·감세 등을 통해 전략산업을 뒷받침하는 사나에노믹스는 전후 대장성(현 재무성)이 대규모 산업 재정 지원으로 일본 경제의 ‘압축 성장’을 이뤘던 것에 비견된다. 다카이치 내각은 2026년도 예산안에서 경제산업성 소관의 ‘산업 정책 예산’을 전년 대비 50%가량이나 늘려 3조 엔대(28조 원대)로 편성했다. 문부과학성 과학기술진흥예산도 8952억 엔(8조 원대)이나 배정했다. 이들 예산은 주로 17개 전략 분야에 투입된다. 여기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양자기술 등이 총망라돼 있다. 하나같이 우리의 핵심·전략산업과 중첩된다. 우리 정부도 산업계 지원 예산을 늘리고 있다. 올해 예산에서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로 31조 8000억 원을 배정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일본을 따라갈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우리 정부의 중기재정계획에서

  • 공정거래위원회가 건설, 화물, 배달 라이더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가 결성한 노동조합의 파업 등 단체행동을 공정거래법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중소사업자들이 대기업을 상대로 연합 대응하는 방안도 허용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9일 ‘경제적 약자 협상력 강화를 위한 공정거래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에서 이같이 가닥을 잡았다. 이에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공정위 업무보고에서 기업 간 ‘갑을’ 관계에서 벌어지는 불공정 관행을 후진적이라며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제도 개선이 현실화할 경우 그동안 개인사업자의 단체행동을 부당한 공동행위(담합)로 제한해 온 공정거래법의 적용 근거가 사라지게 된다. ‘을’의 권리를 강화하겠다는 취지 자체는 공감할 만하다. 그러나 과거 사례를 돌아보면 일부 특고의 단체행동이 시장 질서를 훼손하기도 했다. 2022년 화물연대 파업 당시 레미콘 운송 차주들의 집단 운송 거부는 24.5%에 달하는 운임 인상과 건설비 상승으로 이어지며 산업 전반에 부담을 안겼다. 공정위가 레미콘 운송 차주를 사업자단체로 보고 단체행동을 제재함으로써 파업의 반복을 차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

  • 청와대와 정부의 연이은 압박에 더불어민주당이 뒤늦게 민생경제 입법 추진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민생경제 입법 추진 상황실’을 설치하겠다”며 “현판식을 갖고 입법 상황을 주 단위, 월 단위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전날 정청래 대표 면전에서 “정부의 기본 정책을 위한 입법조차 제때 진행되지 못해 안타깝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자 부랴부랴 상황실 현판식 행사까지 갖고 입법 추진 현황을 실시간 점검하겠다고 나선 모양새다. 국회의 입법 책임 방기 속에 표류 중인 민생경제 법안은 부지기수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환율 방어를 위해 ‘국내시장 복귀 계좌(RIA)’를 신설하기로 했다. 하지만 관련 법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서학개미의 유턴을 유도할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이 반감된 실정이다. 지난해 10월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을 뒷받침할 대미투자특별법은 3월에나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한국 국회의 입법 지연을 빌미 삼아 관세율 25% 부과를 예고하면서 자동차 등 우리 주력 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 국회의 늦장 입

  • 우리나라 경제가 요동치는 대내외 여건 속에 도약과 위기의 갈림길에 섰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미 무역 협상의 합의 내용 중 우리 측 대미 투자 이행 지연을 문제 삼아 상호관세율을 25%로 재인상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는 것이 큰 난제다. 외교부 경제안보외교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투자 요구를 리스크나 비용으로 보는 수세적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인공지능(AI), 반도체, 원전, 양자 기술,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미국발(發) 성장 슈퍼사이클에 올라타 수익을 창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정책 당국이 우리 기업들과 긴밀히 소통해 미국의 공급망에서 핵심 파트너 지위를 선점할 수 있는 투자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이를 트럼프 측에 먼저 제안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면서 “미국의 투자 수요에 따라 ‘산업보완형’ ‘재건기여형’ ‘기술확산형’ ‘공급망협력형’의 맞춤형 산업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보완형 협력 투자는 미국이 보유한 핵심 지식재산권(IP)들을 우리의 제조 역량과 융합해 상

  • 후한 말 조조는 신하 왕수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를 극찬하며 ‘명실상부(名實相符)’라는 말을 남겼다. “몸과 덕을 깨끗이 해 세상의 미담이 됐고 충성과 능력으로 업적을 이뤘으니 세상에 알려진 이름(名)과 실상(實)이 서로 꼭 들어맞는다”는 찬사였다. 이름은 존재를 지칭하는 기호를 넘어 그 존재가 지향하는 본질과 스스로 증명해야 할 책임의 크기를 담아낸다. 1월 22일 ‘관세국경인재개발원’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한 관세청 교육기관의 현판을 바라보며 필자가 느낀 감회 역시 그 이름의 무게와 깊이 맞닿아 있다. 관세청은 지금 정체성의 전환점에 서 있다. 지능화되는 초국가 범죄와 급변하는 통상 환경 속에서 관세청은 더 이상 ‘세(稅)를 징수하는 기관’에만 머물 수 없다. 국경 단계에서 국민 안전과 국익을 지키는 ‘관(關) 수호 기관’으로서의 기능과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할 시점이다.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관세청은 ‘AI로 공정 성장을 선도하는 관세청’이라는 비전을 수립했다. 세상을 혁신하고 있는 기술을 활용해 국경 수호와 무역 원활화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것이 요지다. 하지만 비전을 구현하는 출발점은 결국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오늘의 연재 칼럼

전체보기

대표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