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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리 경제의 핵심 성장 엔진인 고성장 기업들이 중견∙대기업으로 발돋움할 ‘성장 사다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기업의 성공적 스케일업을 위한 정책 지원 체계 재구축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성장 궤도에 본격 진입할 업력 8∼19년 기업 중 고성장 기업 비중은 2009∼2011년 평균 14.4% 수준에서 2020∼2022년 7.8%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 기업의 10~15% 수준인 고성장 기업은 전체 기업 매출 증가분의 약 50%, 일자리 성장의 38%를 차지한다. 하지만 지난 15년간 우리 산업에서 고성장 기업 비중은 줄어든 반면 역성장 기업 비중은 늘고 있다고 KDI는 지적했다. 고성장 기업들이 본격적인 ‘스케일업’ 문턱을 넘지 못하고 위축된다는 것은 경제가 새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충분히 창출하기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왕성한 혁신과 투자에 나서야 할 기업들이 활력을 잃고 성장 정체에 빠지는 것은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늘어나는 규제 탓이 크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커지면 94개의 규제가 새로 생긴다. 대기업이 되면 규제가 최대 34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칩을 직접 생산하겠다면서 초대형 공장 ‘테라팹(Terafab)’ 건설을 공식화했다. 머스크는 22일 “테라팹은 역사상 가장 장엄한 반도체 생산 프로젝트”라며 “사람들이 상상조차 못한 수준까지 모든 것을 한 단계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계·제조·패키징이 분리된 기존 반도체 생태계와 달리 이를 수직계열화해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웨이퍼 생산능력도 월 100만 장으로 대만 TSMC 기가팹의 약 10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머스크는 테라팹에서 연간 1억 테라와트(TW)의 AI 연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는 현재 전 세계 AI 연산능력(20기가와트)의 50배에 해당한다. 머스크의 테라팹 ‘출사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에 가공할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핵심 수요처가 직접 첨단 칩 생산에 나서는 데다 자국 내 공급망 구축에 총력전을 펼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막대한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테라팹이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등 저전력 추론칩과 우주 환경에서 구동되는 고성능 AI
우리나라가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동시에 이란과의 협상을 통해 원유 수송로까지 확보해야 하는 외교적 난제에 직면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2일 호르무즈 해상에 발이 묶인 이란산 원유 제재를 일시 해제한 것과 관련해 “해당 원유가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파트너 국가에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으로 자국 내 전쟁 반대 여론이 커지자 이란산 석유를 중국 대신 아시아 우방국으로 돌려 국제유가 상승 압력을 낮추려는 의도다. 이란은 미국의 약한 고리인 호르무즈해협을 볼모로 삼아 미국과 동맹국의 사이를 갈라놓으려 한다. 이란은 “우리 적이 아닌 배들은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며 중국·인도 등에 이어 일본과도 협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3일 “지난 이틀간 양국이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이란의 발전소 및 에너지 시설에 대한 모든 군사적 공격을 5일간 유예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틀 전 이란이 48시간 이내에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린 데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6% 넘게 급락하는 등 패닉 증세를 보이던 우리 금융시장도 한숨 돌리게
정부와 여당이 25조 원 규모로 불어난 ‘전쟁 추가경정예산’의 속도전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청와대는 22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 대응과 취약 계층, 피해 기업 지원 등을 위한 추경을 4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신속하게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추경 규모는 당초 예상됐던 10조~20조 원을 크게 웃돈다. 이날 회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는 “민생 방어, 경기 안정을 위한 방파제 추경은 타이밍이 생명”이라며 ‘속도전’을 강조했고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추경을 하겠다”고 화답했다. 전쟁발(發) 경제 충격을 막으려면 재정 방어막을 치는 것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나랏빚이 급격히 늘어나는 와중에 ‘슈퍼 추경’ 편성은 순기능보다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우려가 있다. 당정은 추가 국채 발행 없이 초과세수로 추경 재원을 마련한다지만 연간 100조 원이 넘는 적자가 고착화된 재정 현실을 간과할 수는 없다. 게다가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우리 정부부채가 1년 사이 9.8%나 급증하면서 국가총부채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6500조 원을 돌파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
이란 전쟁으로 원유 공급이 극도로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석유 비축기지에 보관 중인 해외기업 A사 소유의 원유 90만 배럴이 우리나라가 아닌 해외로 판매된 사실이 드러났다. A사가 5~8일 국내 한 비축기지에 입고한 원유 물량은 총 200만 배럴이었다. 이는 우리나라의 한 정유사가 원유를 국내로 들여오기 위해 A사와 구매 계약을 진행한 데 따른 조치였다. 그런데 해당 원유가 한국에 도착하기 전인 2월 말 이란 전쟁이 발발했고 그 여파로 국제유가가 뛰자 A사는 더 높은 값을 부르는 다른 국가로 200만 배럴을 모두 넘기는 계약을 추진했다고 한다. 이를 파악한 석유공사는 A사에 항의한 뒤 ‘우선구매권’ 행사 방침을 밝혔으나 110만 배럴만 뒤늦게 확보했다. 장기적 고유가가 우려되는 현실에서 90만 배럴이 해외로 반출된 것은 큰 문제다. 하지만 이를 두고 소관 부처인 산업통상부와 정부 비축유 사업 관리 기관인 한국석유공사가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이는 것은 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산업부는 이번 사태를 산하 기관의 귀책 문제로 보고 석유공사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석유사업법상 석유비축 계획·시책의 수립·시행은 산업부
대전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는 우리 산업 현장의 안전 수준이 여전히 취약한 상태에 머물러 있음을 드러냈다. 20일 안전공업에서 발생한 대규모 화재로 14명이 목숨을 잃고 60명이 다쳤다. 2024년 6월 23명이 숨진 화성 아리셀 배터리 공장 화재 이후 최악의 산업 현장 참사다. 생계를 위해 일하던 근로자들이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된 데 대한 비통함을 말로 다할 수 없다. 이번 참사로 산업 현장의 구조적 취약성이 또 드러났다. 무엇보다 점심시간에 발생한 불이 왜 삽시간에 번져 대형 참사로 이어졌는지 원인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희생자 중 9명이 발견된 2~3층 사이 복층 휴게 공간은 당초 설계에 없던 임시 구조물로 알려졌다. 한 층을 쪼개 만든 이 공간은 창문이 한쪽에만 있어 환기와 탈출이 어려웠고 피난 동선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다고 한다. 근로자들이 반복적으로 제기한 안전 경고와 현장에 대한 지적이 묵살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속 가공 과정에서 사용되는 절삭유와 설비에 축적된 유분 찌꺼기는 불길을 키우는 도화선이 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물에 닿으면 폭발 위험이 있는
정부의 잇단 부동산 정책 발표로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강력한 부동산 시장 안정 의지를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이날 X(옛 트위터)에 비거주 고가주택 소유자 또는 다주택자인 공직자들을 콕 집어 “주택과 부동산 정책의 논의·입안·보고·결재 과정에서 배제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택 보유가 많을수록 유리하도록 세제·금융·규제 정책을 만든 공직자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부동산 특히 주택가격 안정은 이 정권의 성패가 달린 일”이라고 강조했다. 공직자 재산공개 현황을 보면 지난달 기준 청와대 비서관 이상 고위급 공무원 56명 중 12명이 다주택자이다. 다만 이들 가운데는 부모나 자식이 살고 있는 집 등 투기와는 거리가 있는 사례도 있을 것이다. 개인의 재산 보유를 이유로 공직자의 정책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직업 선택의 자유와 평등 원칙에 저촉될 우려가 있다. 정책 결정 라인에서 배제할 다주택 공무원의 범위와 해당 공직자의 직무권한 제한 방법 등을 두고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들을 겨냥해 “이번
군 복무를 마치고 3년 9개월 만에 7명의 완전체가 된 방탄소년단(BTS)이 20일 새 앨범 ‘아리랑(ARIRANG)’ 발표에 이어 21일 광화문광장에서 컴백 공연을 펼친다. BTS는 경복궁 근정문에서 시작해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일명 ‘왕의 길’을 지나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메인 무대에 올라 ‘K팝 제왕’의 귀환을 전 세계에 알린다. 아리랑에 담긴 신곡들과 자신들의 히트곡을 들려주는 1시간가량의 컴백 무대는 넷플릭스를 통해 190개 나라에 생중계된다. 전 세계 ‘아미(BTS 팬)’를 비롯해 26만 명이 광화문광장 일대에 한꺼번에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전에 한 치의 빈틈도 있어서는 안 된다. 이번 공연은 대한민국 전통문화는 물론 격동의 현대사가 녹아 있는 공간인 광화문에서 열리는 최초의 K팝 콘서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4년 가까운 공백을 깨고 돌아온 BTS가 컴백 앨범과 복귀 무대로 아리랑과 광화문을 선택한 것은 자신들의 음악적 뿌리가 한국 문화에 있음을 전 세계에 분명히 선언한 셈이다. BTS는 새 앨범에 대해 “가사에 한국의 흥과 문화를 녹였다”면서 “결국 뿌리에서 다시 시작하는 일인데 그 뿌리가 견고하기에
일본이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함정 파견 요청을 사실상 거부하는 대신 1차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2배에 이르는 ‘2호 투자’ 선물 보따리를 내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시작부터 4만 5000명의 주일 미군 규모 등을 들어 “일본이 나서주길(step up) 기대한다”며 압박했다. 하지만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일본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며 파병 요구를 피해갔다. 대신 소형모듈원전(SMR) 등 총 730억 달러 규모의 2차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약속했다. 군사적 지원에는 신중하되 대미 투자 요구에는 적극 응하면서 이란 전쟁으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만족감을 드러내면서 일본이 한시름 덜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제 트럼프 행정부의 다음 타깃이 일본과 처지가 비슷한 한국을 향할까 걱정이다. 이날 서방 6개국과 일본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폐쇄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으로부터 군함 파견을 요구받은 우방국 가운데 한국만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이란과의 관계 악화 등을 고려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 국
국민연금이 기업들의 사내이사 선임을 거듭 반대하며 실력 행사에 나서고 있다. 국민연금은 19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열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최 회장이 기업가치 훼손이나 주주 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다고 보고 재선임에 사실상 반대한 셈이다. 국민연금은 같은 이유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조현상 HS효성첨단소재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도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 효성중공업이 소수주주 지지 후보의 이사회 진입을 막으려던 정관 변경 안건도 국민연금의 반대로 부결됐다. 국민연금의 이 같은 행보는 더불어민주당이 K증시 활성화를 위해 핵심 과제로 추진 중인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강화 흐름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기업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도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하지만 최근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기업들의 주요 안건에 제동을 거는 전방위적 의결권 행사에 대해서는 경영계의 우려가 큰 것 또한 사실이다. 가장 큰 문제는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가 기업 경영을 더 옥죌 수 있다는 점이다. 이사의 충
미국 국가정보국(DNI)이 18일 ‘2026년 연례위협평가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미국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에 성공했다”고 경고성 평가를 내렸다. DNI가 2006년부터 해당 보고서를 발간한 이래 북한 ICBM 시험에 대해 성공이라고 평가한 것은 처음이다. DNI는 “북한은 미국을 억제하고 지역 미사일 방어 체계를 무력화하며 한국 내 목표물을 위협하려고 핵을 탑재할 수 있는 체계에 투자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증강 및 재래식·사이버 공격 능력을 한미일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못 박았다. 실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23년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대사변 준비”를 지시했다. 이듬해에는 핵 고도화를 헌법에 명시했다. 지난 3년간은 신형 ICBM 화성-18형·19형을 시험 발사하고 화성-20형을 공개하며 무력 수위를 높였다. 또 지난해 러시아의 지원 속에 핵·재래식 병진 노선을 선언한 데 이어 올해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600㎜ 신형 방사포를 군에 인도해 대규모 사격 훈련까지 벌였다. 상황이 이런데도 통일부는 1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일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올 1월에 이어 또다시 동결했다. 강한 인플레이션 압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확실한 인플레이션 진전 없이 금리 인하는 어렵다”고 밝혀 인상론까지 제기됐다. 중동 전쟁의 파급력을 두고 그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토로한 것은 지금의 위기 수위가 얼마나 심각한지 웅변한다. 시계 제로에 빠진 시장의 냉기류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연준 내에서 ‘연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은 불과 두 달 만에 5%에서 52%로 폭증했다.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목표치(2%)를 넘어선 3.1%를 기록했고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예상치의 두 배 넘게 뛰었다. 비농업 일자리도 2020년 말 이후 최대 폭으로 급감했다. 물가는 치솟는데 경기는 가라앉는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음이 커졌다. 연준의 매파적 시각을 키운 가장 큰 배경은 확산 일로의 중동 리스크다. 이스라엘의 이란 가스전 폭격 소식에 두바이유는 배럴당 136달러를 돌파했고 브렌트유도 8%나 오른 110달러 위로 치솟았다. 고유가는 생산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이끌어 갈 이재명 정부의 제1기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19일 출범했다. 경사노위는 이날 청와대에서 첫 회의를 열고 인공지능(AI) 시대의 노사 협력과 노동시장 이중 구조 완화,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을 핵심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경사노위가 개최된 것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15개월 만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출범식에서 “기업이 원하는 고용 유연성에 대해 노동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며 노동 유연성과 사회 안전망 사이의 균형점 찾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노사 간) 신뢰 회복을 위해 정말 많은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며 “첫 출발은 서로 마주 앉아 진지하게 대화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근무 형태의 구조적인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현실에서 노사가 대화의 물꼬를 튼 것은 환영할 일이다. 특히 노조가 고용 유연성을 양보하고 기업이 사회 안전망 비용을 부담하자는 이 대통령의 제안은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각계의 숱한 부작용 우려에도 이달 시행된 노란봉투법이 왜곡된 노사 관계를 더욱 노조 쪽으로 기울게 만들었다는 현실에 있
삼성전자 노조가 93.1%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5월 총파업을 가결했다. 추가 협상이 결렬될 경우 2024년 7월 이후 두 번째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엔비디아·AMD 등과의 협력 확대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모멘텀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노조의 파업은 생산 차질은 물론 고객사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가 돌아왔다’는 기대 속에 잔칫집 분위기였던 주주총회가 끝난 지 불과 3시간 뒤 전해진 파업 소식에 주주들 사이에서는 ‘배신’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AI 협력을 공식화하고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자사의 추론형 AI 칩을 삼성전자가 생산한다고 밝히며 확대되고 있는 ‘AI 모멘텀’이 노조의 무리한 성과급 요구와 파업에 발목이 잡히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금 삼성전자에 필요한 것은 총파업이 아니라 일치된 협력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고전하던 상황을 노조도 기억할 것이다. 공장을 풀가동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에 대응하고 테슬라·퀄컴에 이어 엔비디아와 AMD로 이어지는 파운드리 협력을 통해 실질적 성과를 입증해야 할 때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정부를 실질적 사용자로 지목하며 교섭을 요구하는 공공 부문 노조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18일 민주노총 등 노동계에 따르면 10일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공공 부문에서 5개 산별 조직 241개 단위 조직이 118개 원청 사용자에 교섭 요구 공문을 발송했다. 이들 공공노조는 “정부가 진짜 사장”이라며 중앙 부처 등을 상대로 공동 교섭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계속 높여갈 태세다. 노란봉투법 시행 전부터 우려됐던 하청 노조들의 교섭 요구가 잇따르는 가운데 정부를 상대로 한 공공 부문 노조의 협상 요구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민주노총·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은 전날 ‘공공 부문 노정 교섭을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공공 부문 정책 결정 과정에 노동자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정부는 상설적 노정 교섭 구조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통령 말 한마디에 통근버스 폐기가 도마에 올랐다”며 “만약 어떤 사용자가 노동자와 한마디 상의 없이 통근버스를 없애거나 회사를 지방으로 옮겨버렸다면 정부는 부당노동행위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공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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