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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로터리
‘토의 간’은 이해조 선생이 1912년 매일신보에 연재한 작품이다. ‘수궁가’ ‘별주부전’으로 알려진 판소리 이야기를 우리글로 전환해 사람들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했다는 문학사적 의미도 있지만 간 수술을 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수궁가나 별주부전에서 와병 중인 용왕과 용왕을 위해 살아 있는 토끼의 간을 구하러 가는 신하 별주부의 관점이 부각됐다면 20세기 초반에 이르러 발간된 토의 간에서는 실제 간을 제공해야 하는 토끼의 시점이 부각됐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이 이야기에서 토끼의 등장은 별주부의 기망 행위로부터 시작된다. “토 선생, 용궁에 가면 감홍로(한국식 전통 소주의 일종)도 있소.” 별주부의 미끼에 넘어간 토끼는 수궁에 이르러서야 자신의 간을 내어달라는 용왕의 참요구를 듣게 되고 죽기 전 최후진술을 하라는 용왕의 말에 간을 몰래 감춰두고 왔다는 잔꾀를 발휘해 수궁을 탈출한다. 토끼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황당한 일이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기는커녕 술이나 준다는 거짓으로 꾀어내 깊은 바닷속으로 데려갔으니 말이다. 서구에서는 1957년 이러한 내용을 ‘환자 개인의
시론
역사 이래 세계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위상이 이만큼 높아졌던 때는 일찍이 없었다. 이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 이재명 대통령은 병오년 신년사에서 ‘성장’을 41번 외쳤다. 성장이 없으면 일자리도 없다. 정부 역시 이에 호응해 9일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하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1.8%보다 높은 2.0%로 제시하고 ‘경제 대도약의 원년’을 선언했다. 이만큼의 성장이 저절로 찾아올 수는 없다. 정부는 적극적 재정운용과 금융 수단을 총동원해 정부 총지출을 전년 대비 8.1% 대폭 확대하고, 원화를 안정시키기 위해 원화 국제화를 가속화하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리아 피크’를 지나 주변국으로 밀려날 두려움이 엄습하고 있다. 한국호는 이제 내리막의 시작점에 있다는 불안이 그것이다. 기업들은 국내 투자를 주저하고 개인들은 고수익을 쫒아 미국 시장에 투자하며 2030 청년들은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청년 취업률은 국가 위기 수준이다. 세대·계층·지역·산업 간 양극화는 커져만 가고 국민은 불안하
미술 다시보기
1889년에서 1891년 사이, 모네는 지베르니 지역의 ‘건초 더미’를 반복해서 그렸다. 1년이 지난 후에 동일한 장소에서 같은 소재를 그릴 정도로 집요했다. 여러 점을 그려도 구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연작에 대한 평단의 반응은 처음에는 냉소적이었다. 평론가들은 같은 풍경을 반복해서 그리는 모네의 의도를 미심쩍어했다. 모네가 내세우는 빠르고 임의적인 붓질은 조급한 완성을 위한 핑계일 뿐 실제로는 서두른 티가 역력한 함량 미달의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화상 폴 뒤랑뤼엘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모네가 그린 연작의 잠재적인 시장성을 일찍이 간파했다. 살롱 스타일을 대체할 상품에 목마른 시장에서 연작은 부르주아 수집가들을 설득할 수 있는 신선한 대안이 될 것임이 분명해 보였다. 더 나아가 연작은 한 그림의 경제가치를 분할·확대해 시장을 키우는 묘수가 될 수도 있었다. 빛의 효과를 더 많은 캔버스에 나눠 그릴수록 시장가치도 그에 비례해 배가되는 ‘기적의 연금술’을 모네의 연작에서 봤던 것이다. 이 연금술은 1891년의 개인전을 통해 즉각 구현됐다. ‘건초 더미’ 연작 20점이 제각각 흩어져서는 안 될, ‘하나의 꾸러미’로 인식되도
열린송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의무화 로드맵이 가시화하면서 기업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그동안 자율적으로 발간하던 지속가능성 보고서가 법적 구속력을 갖는 제도권 공시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의 본질은 명확하다. 과거 ESG 공시가 활동을 알리는 홍보(PR)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기업이 위험을 얼마나 관리하고 있는지를 데이터로 입증해야 하는 영역으로 바뀌고 있다. 공시는 더 이상 이미지 관리 수단이 아니다. 이제는 투자자 관계(IR)와 컴플라이언스의 문제다. 공시 책임의 무게중심도 이동 중이다. 최근 글로벌 조사에 따르면 공시 책임자로 컴플라이언스 임원을 꼽은 비율은 41%로 전년 대비 24%포인트 급증했다. 공시가 단순한 데이터 관리를 넘어 법적 책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중대재해처벌법을 비롯한 각종 규제가 공시 항목과 밀접히 연결되고 있다. 그 결과 보고서의 문장 하나하나가 법적 리스크의 출발점이 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금융 당국이 그린워싱(위장 친환경주의) 점검을 강화하며 시정 조치를 늘리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공시 내용이 소송과 제재의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탄소 중립 선언
2024년 12월,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린 유네스코 정부간위원회 회의에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한국 전통 음식 문화로서는 2013년 ‘김장 문화’에 이어 두 번째로 국제사회가 그 가치를 공식 인정한 사례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지난 10여 년간 장 문화의 의미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확산해온 노력의 결실이기도 하다. 우리는 장을 단순한 조리 기술이 아닌 자연과 시간, 공동체의 삶이 축적된 문화로 바라보는 시각을 꾸준히 제시해왔다. 장 담그기 문화가 지닌 본질은 기다림과 축적에 있다. 콩을 삶고 메주를 띄운 뒤 계절의 흐름에 맡기는 과정에는 자연과 공존하려는 태도와 서두르지 않는 삶의 철학이 담겨 있다. 이러한 가치야말로 장 문화가 오늘날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한식의 깊은 맛의 중심에는 언제나 장이 있다. 된장과 간장·고추장은 단순한 양념을 넘어 한식의 맛 구조를 설계하는 기준점이며 한식 특유의 깊이와 여운은 바로 장에서 비롯된다. 이는 최근 미식 트렌드에서도 확인됐다. 한식진흥원이 매년 주최하는 ‘한식 컨퍼런스’에서 미쉐린 3스타 강민구 셰프는 ‘오래된 미래: 한국
시로 여는 수요일
아내는 비정규직인 나의 밥을 잘 챙겨주지 않는다 아들이 군에 입대한 후로는 더욱 그렇다 이런 날 나는 물그릇에 밥을 말아 먹는다 흰 대접 속 희멀쑥한 얼굴이 떠 있다 나는 나를 떠먹는다 질통처럼 무거운 가방을 어깨에 메고 없어진 얼굴로 현관을 나선다 밥 벌러 간다 -이재무 당신을 떠서 온 가족이 먹던 때도 있었을 것이다. 식구들 숟가락이 허공에서 부딪치기도 했을 것이다. 그때는 건더기 그득한 뚝배기에 당신 얼굴이 비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나를 떠먹다니 안쓰럽지만 자초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광활한 식탁에 물그릇 하나 달랑 놓고 밥 말아 자시고 있다니. 당신이 비정규직이라서가 아닐 것이다. 아들 빈자리에 입맛을 잃었거나, 먼저 일하러 간 아내가 ‘반찬 골고루 꺼내 드셔요’ 냉장고 문짝이며 식탁에 붙여놓은 포스트잇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나를 떠먹고 밥 벌러 가는 얼굴 없는 그대여. <시인 반칠환>
영화 ‘12인의 성난 사람들’에서 한 배심원은 모두가 ‘유죄’를 외칠 때 홀로 이의를 제기한다. 그가 원한 것은 당장의 무죄 판결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결정 앞에서 “단 1시간 만이라도 제대로 이야기해 보자”는 절차적 정의였다. 관세행정 현장에서도 이와 같은 목소리가 존재했다. 결과만으로는 전부 설명할 수 없는 납세자의 사정을 행정이 귀 기울여 듣고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통해 권익을 보호해달라는 요구였다. 2020년 7월 도입된 ‘관세 납세자보호관’ 제도는 그 목소리에 답한 결과다. 수출입 기업을 운영하는 박 모 대표는 수입하는 물품에 대해 과세 당국으로부터 ‘과세가격 결정방법 사전심사(ACVA)’ 승인을 받아 그 기준에 따라 성실하게 수입 신고를 해오던 터였다. 그러나 관세조사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과세처분 움직임이 감지되자 그는 막막함에 밤잠을 설쳤다. “정당한 요건을 갖춰 승인받은 대로 과세가격을 신고했는데 어디에 이 답답함을 호소해야 하나.” 과거라면 행정처분이 완전히 내려진 후에야 이의신청이나 심사청구 등의 불복 청구를 통해 길고 지루한 싸움을 시작해야 했을 것이다. 자칫 청구 기간을 놓치면 구제
박현영 칼럼
50세 전후의 많은 중년 여성들은 폐경과 함께 신체·정서적 변화를 경험한다. 추운 겨울에도 갑작스러운 열감으로 얼굴이 화끈거리고, 밤에는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 화장을 해도 가려지지 않는 홍조는 외출을 망설이게 만들고 일상의 자신감마저 흔든다. 오랜만에 만난 동창들과의 대화에서도 “다들 그 나이에는 그렇다”는 말과 함께 TV 광고에서 본 건강기능식품 이야기가 오간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불편함과 고통을 진지하게 나눌 대상은 좀처럼 찾기 어렵다. 여성으로서의 기능을 잃는다는 상실감, 혹시라도 ‘유난을 떠는 사람’으로 비칠까 하는 사회적 시선은 침묵을 강요한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 중년 여성들이 마주한 갱년기의 현실이다. 갱년기 증상은 폐경 전후 여성의 약 8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하다. 문제는 흔하다는 이유로 관리의 책임이 온전히 개인에게 전가돼왔다는 점이다. 실제로 30~50%의 여성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각한 증상을 겪고 있지만 국내 조사에 따르면 증상이 심해도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비율은 20%에 불과하다. 갱년기 자체는 자연스러운 생리적 과정이지만 그로 인한 과도한 신체·정신적 고통까지 ‘자연스
해외칼럼
미국의 외교정책은 보편주의를 향한 일관된 지향성을 보이고, 이로 인해 십자군적 개입에 대한 유혹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보편주의 쪽으로 당기는 힘은 해외의 현실을 재편하려는 최근의 시도가 성공했느냐 실패했느냐에 대한 인식에 따라 강화되거나 약화된다. 보편주의는 이같은 신념에 기반한 국가 교리문답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의 아홉 번째 단어인 ‘모든’에서 비롯된다. 모든 인간은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받았으며, 여기에는 국민의 동의에 의해 적법성을 인정받는 정부를 가질 권리도 포함된다. 미국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논쟁은 이런 교리문답이 국가에 요구하는 책무가 무엇이냐에 관한 것이다. 1823년에 나온 먼로독트린은 서반구를 더 이상의 유럽 식민지화로부터 차단하고, 미국의 암묵적인 개입을 통해 이를 보장하겠다는 선언이었다. 바로 이 대목에서 전체 그림이 흐릿해진다. 실제로 미국의 개입을 불러온 동기는 상업적 고려(과거에는 바나나, 요즘에는 석유)와 지정학적 요인이었다. 이 원칙은 제임스 먼로 대통령에 의해 공표되었지만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존 퀸시 애덤스의 이름을 따서 애덤스독트린으로 불려져야 마땅하다. 서반구에서 유럽에 의한 식민
백상논단
지난주 중국 정부가 일본 정치권의 대만 관련 발언을 문제 삼아 일본으로의 이중 용도 물자 수출에 대한 강력한 통제 조치를 예고했다. 이들 물자에는 희토류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 내 반발이 거세다. 희토류는 오늘날 첨단산업의 성능 한계를 규정하고 국가 안보 체계의 기술적 기반을 형성하는 핵심 원소군이다. 전기자동차 구동계와 풍력발전용 발전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 초고속 통신 인프라, 의료 영상 장비, 나아가 첨단 무기 체계에 이르기까지 현대 기술 생태계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희토(稀土)라는 명칭과 달리 희토류는 지각 내 극히 적게 존재하기보다는, 산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형태로 분리 정제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원소들이다. 이들 원소는 서로 화학적 성질과 이온반경이 거의 동일해 동일한 광물에 함께 존재하며 이를 개별 원소로 고순도로 분리하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환경 부담이 큰 정제 공정이 요구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희토류는 자원 그 자체보다도 정제 기술과 공정 역량이 전략적 가치를 결정하는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희토류는 주기율표에서 란타넘족 15개 원소에 스칸듐과 이트륨을 포함한 17개 원소들인데
기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를 계기로 체결된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은 그간 한·유럽연합(EU) FTA를 대체하며 양국 간 교역과 투자의 연속성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글로벌 통상 환경이 급변하고 산업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기존 협정은 기업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관세 철폐 중심의 협정 구조와 엄격한 원산지 기준은 글로벌 분업 체계 속에서 생산과 조달을 운영해온 기업들에 제약으로 작용해왔다. 지난달 이뤄진 한영 FTA 개선 협상 타결은 변화된 환경을 반영해 협정을 ‘FTA 2.0’으로 고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협정의 핵심은 영국 진출 초기 투자 기업들이 겪어온 비자 관련 불확실성을 제도적으로 해소했다는 점이다. 제조업과 정보기술(IT) 분야를 중심으로 우리 기업들은 공장 설립 초기 단계에서 엔지니어와 설비 설치 및 유지 보수 인력, 협력 업체 전문인력 투입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간 비자 요건과 절차의 불확실성은 투자 결정의 리스크로 작용해왔다. 이번 협상 타결로 영어 능력 입증 부담이 없는 비자 유형 활용이 가능해졌고 협력 업체 인력도 서비스 계약을 통해 영국으로 초
지난 연말 영국 런던 베이스워터 지역과 토트넘 코트 로드역 부근에 새로 등장한 뱅크시의 벽화가 신문 지면을 장식했다. 건물 벽과 담장 위에는 부츠와 코트, 겨울용 털모자를 착용한 두 아이가 땅에 누워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중 한 아이가 하늘을 향해 손을 뻗는 장면은 노숙 아동 문제에 대한 작가의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얼굴 없는 예술가’로 불리는 뱅크시는 늘 그렇듯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허가받지 않은 공공의 공간에 노숙 아동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그림을 남기고 사라졌다. 뱅크시는 전통적인 ‘소유’ 개념을 전제로 한 작업 방식을 거부해온 작가다. 미술관이나 미술 시장의 틀 안에서 작품을 유통하기보다 거리와 공공장소에 흔적을 남김으로써 사회적 문제를 직접적으로 제기해왔다. 기사와 함께 실린 사진을 보며 마음은 유난히 무거워졌다. 크리스마스 캐럴과 장식이 넘실거리는 시기에 등장한 거리의 아이는 연말의 들뜬 분위기와 대비되며 결핍을 더욱 또렷이 부각하는 듯 보였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기사에 첨부된 두 장의 자료 사진이었다. 내가 주목한 것은 벽화 그 자체보다 벽화와 함께 포착된 이미지의 의미였다. 한 장
국제사회는 기후위기와 분쟁,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가 반복되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은 발생 빈도와 강도가 동시에 커지고 있으며 분쟁과 정치적 불안 역시 단기간에 해소되기보다 장기화되고 있다. 유엔 인도적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전 세계 어린이 5명 중 1명에 해당하는 약 4억 명이 현재 분쟁 지역에 거주하거나 분쟁으로 인해 강제 이주하고 있다. 이는 위기가 특정 지역이나 단기간에 국한되지 않고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OCHA는 올해 인도적 지원 수요가 가용 자원을 크게 초과해 인도주의 체계가 필요한 지원의 일부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구호 활동은 재난과 분쟁·빈곤 등으로 위기에 놓인 이웃을 인도주의적 원칙에 따라 보호하고 지원하는 국제사회의 핵심적 실천이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 각국 정부, 시민사회와 민간단체들이 협력하며 공적개발원조(ODA) 등 다양한 재원을 바탕으로 국제적 연대와 공동 대응을 이뤄간다. 이런 국제 구호는 위기 지역의 불안정이 국경을 넘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현실 속에서 인도적 책임을 넘어 국제 평화와 협력, 그리고 지속 가능한
정여울의 언어정담
사람들은 제가 ‘동네책방에서 북토크나 강의를 한다’고 하면 ‘강연료가 얼마냐’고 묻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강연료 이상의 넘치는 보람을 느낀다고 답합니다. 고개를 갸웃하는 분들이 많지요. 강연이라는 노동의 대가는 당연히 금전적인 보상일 거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물론 작가로서, 강연자로서, 강연료는 중요합니다. 그러나 예외가 있습니다. 주로 책방 주인의 1인 노동으로 운영되는 작은 공간에서는 그런 수익을 기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지요. 대신 책방에는 ‘열광적인 독자들’이 방문합니다. 30명이 강연을 들으면 30명 모두 책을 구입해 제 친필 사인을 받기도 합니다. 눈을 반짝이며 작가의 강의를 들어주고, 깊은 통찰이 담긴 질문을 던지는 독자들의 얼굴을 보면 열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작가로서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입니다. 내 이야기를 그토록 열정적으로 들어주는 독자들을 직접 만나는 것은 동네책방 북토크의 커다란 보람입니다. 동네책방만이 지니는 따스한 공간의 아우라가 있습니다. 책방 주인이 직접 정성 가득한 손글씨 편지로 책을 추천하는 모습을 보면 그 책을 사지 않을 수 없지요. 정성스러운 손글씨로 내가 왜 이 책을 사랑하
막강한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만큼 미국 대통령에게 짜릿한 경험은 없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밤 기자들에게 전날 베네수엘라 작전에 대해 이야기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막강한 힘에 대한 자만심은 지난 30년간 거의 모든 행정부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던 오만함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자신이 전임자들보다 더 똑똑하고 강하다고 믿는 트럼프 같은 지도자에게는 더욱 위험한 함정이다. 그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대가 없이 차지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듯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벙커에서 생포한 놀라운 작전 이후 트럼프는 마치 자신의 권력에 한계가 없는 것처럼 말했다. 쿠바는 “무너질 것 같다”고 했고 콜롬비아는 “병든 사람이 통치하고 있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을 좋아하지만 “멕시코는 마약 카르텔이 장악하고 있다”며 미군 파병을 원한다. 나토 동맹국인 덴마크의 영토 그린란드도 탐낸다. 트럼프는 세계 질서를 완전히 뒤바꾸려 한다. 그는 자신이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듯하며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그를 견제할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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