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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로터리
길었던 하루 끝에 현관문을 열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건 세차게 흔들리는 꼬리와 눅눅한 코끝의 온기다. 어디를 다녀왔는지,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 피곤한지 즐거운지. 말 대신 코로 묻는 반려견과 살다 보면 냄새는 누군가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작은 단서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대한민국 국경의 최전선에도 그런 단서를 놓치지 않는 코끝이 있다. 공항과 항만에서 사람과 화물이 뒤섞인 거대한 냄새의 파도를 묵묵히 훑는 마약 탐지견이다. 마약 밀수 수법은 해마다 더 교묘해진다. 진공 포장은 물론 커피 가루로 위장하거나 향수로 냄새를 덮기까지 한다. 이렇게 스며든 마약은 한 사람의 삶을 파괴할 뿐 아니라 가족을 무너뜨리고 공동체의 안전을 갉아먹는다. 이때 등장하는 든든한 파수꾼이 바로 마약 탐지견이다. 탐지견은 사람보다 약 40배 많은 후각세포를 갖고 있으며 뇌의 33%가 후각 처리에 집중돼 있다. 수영장 20개를 채울 만큼의 물속에서도 단 한 방울의 미세한 성분을 골라내는 이들의 능력은 인공지능(AI) 분석이나 X레이 장비가 미처 닿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메운다. 그래서 탐지견은 그 존재 자체로 밀수 시도를 꺾는 강력한 심리적 저지선이
시론
한 달 가까이 지속된 이란 시위는 수천 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경제난에 시달린 시민들의 처절한 요구가 관철되지도 못한 채 강경 진압으로 힘없이 막을 내렸다. 한 해 생필품 가격 인상률이 80%대에 이르고 아얀데 국책은행의 파산으로 4200만 고객의 재산 회수가 불투명하며 달러당 환율이 시장에서 30배 이상으로 거래되는 극심한 경제 혼란 상황에서 버텨왔던 이란 국민이 대단하게 보일 정도다. 1979년 이란 혁명의 중심 세력이었던 중산층 상인들이 들고 일어난 민생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현 신정 정권이 최대의 위기를 맞는 듯 보였다. 그런데 이달 10일 전후로 돌발 변수가 생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위 지지와 노골적인 군사개입 천명으로 평화로운 시위는 갑자기 폭력을 동반하기 시작했다. 신성한 모스크 수십 개가 불타고 관공서가 공격당하면서 100명이 넘는 군경이 사망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피의 학살이 이뤄져 수천 명의 시위자들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상황 반전을 노린 신정 정권은 12일 곧바로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주요 도시에서 군경 희생자들을 위한 합동 장례식을 치렀다.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기고
기술이 곧 국가경쟁력이자 안보가 된 시대다. 과거의 자립형 개발 방식만으로는 급격한 기술 변화 속도와 한층 높아진 공급망 장벽을 극복하기 어렵다. 이제는 신뢰할 수 있는 우방국과의 개방형 혁신을 통해 기술 자립을 넘어선 연구개발·생산·마케팅을 잇는 통합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생존 전략이 됐다. 한국 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을 입증해왔다. 반면 원천 기술과 고부가가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경쟁력 확보에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 기술 강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독보적 원천 기술을 보유한 유럽 강소 기업들은 정밀 공정과 상용화에 강점이 있는 한국 기업에 최적의 비즈니스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유럽 기업들은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며 즉시 상용화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차별점이 있다. 유럽연합(EU)이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녹색 저탄소 기술, 디지털 솔루션, 헬스케어 분야는 한국 기업의 미래 성장 동력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특히 디지털 솔루션 분야는 인공지능(AI), 슈퍼컴퓨팅, 사이버 보안 등에서 원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EU의
백상논단
지난해 경제 실적 잠정치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세계은행은 세계 경제 성장치를 2.7%로 발표했다. 미국도 2% 정도라고 한다. 중국 실적은 곧 발표된다. 중국 경제는 부동산 문제와 무역 분쟁에도 불구하고 목표치인 5%에 근접해 국내총생산(GDP)의 경우 2014년 10조 달러에 이어 11년 만에 20조 달러가 된다니 놀랍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압하고 일극 체제를 되찾았다고 보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상당수가 중국의 통계 조작으로 인식하고 있다. 정말 그럴까. 우리는 세계의 변화와 함께 중국 경제발전도 보다 냉철하게 분석하는 눈이 필요하다. 전 세계는 현재 전통적 산업화 완성 이후 디지털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세기적 대전환기다. 출발점은 거의 같다고 봐야 한다. 산업혁명의 시발이 영국이었지만 마지막 승자는 미국이었다. 그만큼 최종 승자를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다. 디지털화에서도 뭔가를 입혀야 한다. 일단은 미국이 앞서는 것 같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기치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마가)’를 위해 자신들이 주도한 기존 질서까지 무너뜨리고 있다. 미국
올해 정기주주총회 시즌은 유난히 긴장감이 커보인다. 지난해 연달아 공포된 상법 개정과 스튜어드십 코드 내실화 추진, 주주행동주의 확산이라는 3대 요소가 한꺼번에 겹치기 때문이다. 이제 주총은 단순한 연례 행사가 아니라 기업의 지배 구조와 주주 소통 역량이 실제 시험대에 오르는 자리로 변하고 있다. 첫 번째 파도는 상법 개정이다. 많은 상장사들이 이번 주총에서 개정 내용을 반영하기 위한 정관 변경 안건 상정을 준비하고 있다. 사외이사 명칭이 독립이사로 바뀐다. 독립이사 구성비율 요건에 대비해야 하고, 감사위원 선임 시 의결권 제한(3%룰) 확대와 분리선출 감사위원 수 증원, 집중투표제 의무화까지 반영된다. 시행 시점은 순차적이지만 시장의 시선은 이미 ‘준비가 됐나’를 묻기 시작한다. 대규모 상장사는 올 9월 10일까지 분리선출 감사위원 증원이 완료돼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정기주총에서 감사위원회 구성의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기관 투자가의 변화다. 금융당국은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고, 스튜어드십 코드 역시 올해부터 이행 점검이 본격화 된다. 그 결과 올해 주총에서는 안건의 찬반을
미술 시장에서 작품의 명성과 가격을 움직이는 힘은 언제나 눈에 보이는 거래만은 아니다. 그 이면에는 작품을 해석하고 역사 속에 위치 짓는 학문적 비평 연구의 언어가 존재해왔다. 뉴욕과 런던, 베를린의 미술 시장은 단순한 자본의 집합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축적된 비평과 연구의 토대 위에서 작동한다. 반면 오늘날 한국 미술계에서 이 중요한 매개의 역할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듯하다. 해외 사례를 보면 미술 관련 연구는 미술 시장의 외곽이 아니라 핵심 인프라임을 보여준다. 미국에서 ‘아트포럼’과 ‘옥토버’가 더 이상 시장을 즉각적으로 움직이는 매체는 아니지만 작가와 작품을 제도와 역사 속에 위치시키는 영향력만큼은 여전히 유효하다. 민간 미술관의 소장품 연구에 관한 열의와 그 규모 또한 말할 나위가 없다. 독일 역시 미술관 큐레이터와 미술사가의 연구가 전시 기획과 출판으로 이어지며 작가의 위치를 장기적으로 안착시키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작품의 가치는 단기적 유행이 아니라 해석의 축적을 통해 형성돼간다. 일본 또한 미술관과 대학, 출판계가 긴밀히 연결된 연구 구조가 기본이다. 국공립 미술관의 경우 장기간 연구
윤종빈의 정치웨이브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개헌 논의가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1987년 헌정 체제는 권위주의 정권의 종식과 민주화 이행이라는 역사적 임무를 완수했으나 비상식적인 12·3 비상계엄과 같이 반복되는 민주주의 후퇴를 막기에는 한계에 부딪쳤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 정치·경제적 양극화, 기후변화, 지방 소멸과 같은 새로운 정치·사회적 쟁점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개헌은 대선 공약의 단골 메뉴로 등장했는데 실제로 노무현 정부에서부터 윤석열 정부에 이르기까지 그 필요성에 공감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 또한 후보 시절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진짜 대한민국을 위한 헌법 개정’을 ‘제1호 국정과제’로 지정하고 로드맵을 제시했다. 개헌의 절차적 기반을 마련하고 개헌 내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의 목표를 제시했고 논의 속도에 따라 올해 지방선거 혹은 2028년 국회의원 선거와 동시 국민투표를 제안했다. 그러나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위해서는 사전에 넘어야 할 큰 산이 있다. 국민투표법 개정이다. 현행 국민투표법에 따르면 재외국민은 투표할 수 없고 선상·사
21세기 경영 환경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지형 위에서 전개되고 있다. 불확실성은 더 이상 예외적 변수나 일시적 위기가 아니라 경영 그 자체의 기본 조건이 되었다. 과거에는 정답처럼 여겨지던 전략과 성공 공식이 이제는 빠르게 효력을 상실한다. 오늘날의 조직은 더 이상 안정된 법칙을 찾아 따를 수 없으며 스스로 의미를 재정의하지 않으면 곧 방향을 잃는다. 이 변화 속에서 리더십은 전통적 권위에서 조율과 해석의 역할로 이동하고 있고, 전략은 확고한 계획에서 ‘우리는 왜 이 선택을 하는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으로 옮겨가고 있다. 기업은 이제 단순히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묻는 단계를 넘어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앞에 서있다.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조직은 아무리 뛰어난 기술과 자원을 갖추고 있어도 쉽게 표류한다. 이러한 혼돈의 시대에 20세기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장폴 사르트르(1905~1980년)를 다시 소환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그의 철학은 인간 개인의 문제를 넘어 오늘날 조직과 리더십이 마주한 근본적 딜레마를 정면에서 다루기 때문이다. 사르트르의 사유는 불확실성 속에서 선택하고 책임져야 하는 존재의 조건을 가장 날
지난해 12월 29일 서울에너지공사가 서남집단에너지 건설 사업의 최종 발전사로 한국남동발전을 선정했다. 서울에너지공사는 기후환경에너지부로부터 사업 승인을 받아 남동발전과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서남집단에너지 시설 건설 사업은 서울 강서구 마곡 도시개발 구역에 전기 285㎿, 열 190Gcal/h 규모의 최첨단 친환경 열병합 발전 설비를 구축해 약 7만 4000가구와 430개 건물에 지역난방을 공급하는 총 7000억 원 규모의 도시 기반 에너지 인프라 사업이다. 이번 사업은 2030년까지 급증하는 서울 강서구 마곡 도시개발구역의 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사업으로, 서울시의 핵심 에너지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다. 남동발전은 올해까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가스 터빈 발주와 시공사 선정을 거쳐 하반기에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에너지공사가 남동발전을 선정한 이유는 제안서 평가회에서 기술 능력, 재무 건전성, 사업관리 역량, 운영 계획 등이 다른 제안사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대 사회에서 전기에너지는 더욱 더 수요가 늘어난다. 일상생활뿐 아니라 산업에 이르기까지 전기 에너지가 부족하게 되면 당장 대부분의 일상
해외칼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그린란드에서 미국의 역할 확대를 원하는 것은 결코 망상이 아니다. 그러나 그린란드를 매입하거나 아예 접수하려는 트럼프의 오만한 시도는 앞으로 수십년 간 미국의 안보에 심각한 피해를 안겨줄 수 있는 위기를 불러왔다. 황량한 섬의 장악에서 오는 이익보다 훨씬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는 위기를 자초한 셈이다. 이는 자살행위에 가깝다. 그린란드에 대한 트럼프의 집착은 2017년 이후 꾸준히 강화됐다. 처음에는 19세기에 대한 트럼프의 시대착오적 동경이 표출된 또 하나의 사례인 듯 보였다. 덴마크 정부도 초기에는 비공식적으로 새로운 안보협정 협상을 제안하는 등 온건한 대응 전략을 채택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덴마크와 유럽의 나머지 국가들은 필요할 경우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그린란드를 장악하겠다는 트럼프의 말을 결코 가볍게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비서실 차장은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 어떤 나라도 그린란드의 미래를 놓고 미국과 군사적으로 맞서려 들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트럼프의 과거 행적으로 보아 군사 옵션을 거론한 발언은 단순한 협상 전술일
역사 속 하루
청나라 황제들의 남순(南巡), 즉 남쪽으로의 순례 여행은 한족을 지배한 만주족 지배층에 매우 중요한 정치적 퍼포먼스이자 제국의 역동성을 강남의 한인들에게 과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동시에 한인들의 문화 중심지인 양저우와 쑤저우를 돌아보면서 북방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문화적 향유를 한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다만 수도 베이징을 떠나 최남단인 항저우까지 장장 1800㎞에 달하는 대운하 코스를 왕복해야 했기에 왕복 3~4개월이 걸리는 그야말로 ‘그랜드 투어’였다. 그랬기에 많은 황제가 원했지만 모든 황제들이 남순을 갔던 것은 아니었다. 청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강건성세(康乾盛世)’의 두 주인공인 강희제와 건륭제만이 각각 여섯 번씩 행했을 뿐이었다. 그랬기에 남순은 청의 역동성과 관련된 성세의 상징이라 할 만했다. 건륭제는 1784년 2월 11일(음력 1월 21일) 베이징을 출발하며 남순을 선포했다. 25세에 황제에 오른 건륭제의 치세 49년이 되는 해였고 집권 이후 여섯 번째 떠나는 남순이었다. 명분은 강남 지방을 두루 살피면서 백성들의 삶을 돌아보겠다는 것이었다. 압도적인 경제력을 기반으로 한 강남의 문화적인 힘은 건륭제에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6의 상징적인 변화는 인공지능(AI)이 더 이상 화면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생성형 AI를 넘어 이제 AI는 로봇과 모빌리티라는 신체를 입고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보고, 듣고, 움직이며 인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피지컬 AI 시대의 개막이다. 올해 CES 전시장에서는 로봇이 인간을 대하는 태도가 주목받았다. 자율주행 로봇들은 사람이 다가오면 속도를 줄이고 길을 가로지르는 대신 잠시 멈춰 양보했다. ‘사회적 주행(Social Navigation)’ 기술이다. 과거의 로봇이 최단거리를 계산하는 효율성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자신의 움직임이 위협이 되지 않는지 사회적 비용을 계산한다. AI의 경쟁력이 연산 속도에서 공존의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AI가 거실·사무실 등 물리적 실재로 들어올수록 이용자의 불안은 성능이 아닌 신뢰의 문제로 직결된다. 텍스트를 생성하는 AI의 실수는 재질문으로 해결되지만 50㎏짜리 로봇의 판단 착오나 침실을 돌아다니는 로봇청소기의 사생활 영상 유출은 돌이킬 수 없는 문제를 낳는다.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는 결국 프라이버
글로벌 핫스톡
미국 전력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는 가운데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재편까지 맞물리면서 글로벌 태양광 모듈 업체 '퍼스트 솔라'가 구조적인 수혜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국면에서 단기간 내 공급 확대가 가능한 유틸리티용 태양광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면서다. 전력망 안정성이 정책·산업 양측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태양광 설비 확충의 우선순위도 덩달아 높아졌다. 퍼스트 솔라는 지난해 기준 미국 내 12기가와트(GW)뿐 아니라 말레이시아·베트남·인도 등 해외에 약 11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폴리실리콘을 사용하지 않는 박막형 모듈을 생산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결정질 실리콘 방식 대비 중국 공급망 의존도가 낮다. 현재 미국 전력 시장은 24시간 고밀도 전력 수요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으나, 원전은 건설 기간이 7년 이상 소요돼 2030년 전에 유의미한 공급 확대가 어렵다. 가스 발전 역시 핵심 설비인 가스터빈의 병목으로 리드타임(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이 5년 가까이 늘어나면서 단기간 내 공백을 메우기 힘든 상황이다. 반면 태양광과 에
‘토의 간’은 이해조 선생이 1912년 매일신보에 연재한 작품이다. ‘수궁가’ ‘별주부전’으로 알려진 판소리 이야기를 우리글로 전환해 사람들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했다는 문학사적 의미도 있지만 간 수술을 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수궁가나 별주부전에서 와병 중인 용왕과 용왕을 위해 살아 있는 토끼의 간을 구하러 가는 신하 별주부의 관점이 부각됐다면 20세기 초반에 이르러 발간된 토의 간에서는 실제 간을 제공해야 하는 토끼의 시점이 부각됐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이 이야기에서 토끼의 등장은 별주부의 기망 행위로부터 시작된다. “토 선생, 용궁에 가면 감홍로(한국식 전통 소주의 일종)도 있소.” 별주부의 미끼에 넘어간 토끼는 수궁에 이르러서야 자신의 간을 내어달라는 용왕의 참요구를 듣게 되고 죽기 전 최후진술을 하라는 용왕의 말에 간을 몰래 감춰두고 왔다는 잔꾀를 발휘해 수궁을 탈출한다. 토끼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황당한 일이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기는커녕 술이나 준다는 거짓으로 꾀어내 깊은 바닷속으로 데려갔으니 말이다. 서구에서는 1957년 이러한 내용을 ‘환자 개인의
역사 이래 세계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위상이 이만큼 높아졌던 때는 일찍이 없었다. 이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 이재명 대통령은 병오년 신년사에서 ‘성장’을 41번 외쳤다. 성장이 없으면 일자리도 없다. 정부 역시 이에 호응해 9일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하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1.8%보다 높은 2.0%로 제시하고 ‘경제 대도약의 원년’을 선언했다. 이만큼의 성장이 저절로 찾아올 수는 없다. 정부는 적극적 재정운용과 금융 수단을 총동원해 정부 총지출을 전년 대비 8.1% 대폭 확대하고, 원화를 안정시키기 위해 원화 국제화를 가속화하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리아 피크’를 지나 주변국으로 밀려날 두려움이 엄습하고 있다. 한국호는 이제 내리막의 시작점에 있다는 불안이 그것이다. 기업들은 국내 투자를 주저하고 개인들은 고수익을 쫒아 미국 시장에 투자하며 2030 청년들은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청년 취업률은 국가 위기 수준이다. 세대·계층·지역·산업 간 양극화는 커져만 가고 국민은 불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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