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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기자의 눈
“비트코인 62만 개(약 62조 원)라는 숫자가 입력된다는 것 자체가 황당합니다.” 국내 2위 가상화폐거래소인 빗썸에서 ‘유령 코인’이 잘못 지급되는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한 감독 당국 고위관계자의 반응이다. 대부분의 코인이 회수됐다는 설명에도 빗썸의 오랜 업력과 시장 지위를 감안하면 기본적인 통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국내 가상화폐 투자자가 1600만 명을 넘어설 만큼 시장이 대중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코인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려면 디지털자산기본법 마련이 더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주요국 대비 도입 속도가 더딘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도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닌가 하는 예측도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가상화폐 시장의 틈새를 꼼꼼히 메울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봐야 한다. 과도한 규제를 해서는 안 되겠지만 투자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그 기준과 사고 대응, 책임 여부 등이 법과 제도를 통해 명문화돼야 한다. 그래야 업계도 대응 역량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도 같은 논의
만화경
미국 과학자 피터 글레이저는 1968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우주태양광발전이라는 개념을 발표했다. 지상 3만 6000㎞의 정지궤도에서 인공위성으로 태양에너지를 모아 극초단파 형태의 전자파 빔을 지구로 쏘면 지상 안테나로 받아 전기로 변환·배전하는 혁신적인 방식이다. 지상과 달리 우주 공간에서는 밤낮 없이 햇빛을 받을 수 있다. 과학계에서는 극초단파가 아닌 레이저빔으로 에너지를 지상에 전송하는 방안도 제안됐으나 실용화에 이르지 못했다. 기술 돌파구는 미국이 먼저 열었다. 캘리포니아공대 연구진이 2024년 우주 공간에서 위성으로 태양광발전을 해 극초단파로 지상까지 송출했다. 이듬해 8월에는 미국 국방부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레이저빔을 공중의 거울로 반사시켜 8.6㎞ 떨어진 태양광 패널까지 쏴 전기를 생산하는 시험을 마쳤다. 이제는 빅테크까지 뛰어들어 기술 실증을 넘어선 상용화에 시동이 걸렸다. 스페이스X를 창업한 일론 머스크가 이달 초 100만 개의 위성을 띄워 태양에너지로 가동하는 우주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로켓 재활용 기술과 초소형 위성 대량생산 체계 등을 융합하면 우주태양광발전 비용
여명
국민건강보험의 건강보험 재정이 지난해 아슬아슬한 흑자를 기록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5년도 당기수지에 따르면 전체 총수입은 102조 8585억 원, 총지출은 102조 3589억 원을 기록해 4996억 원의 당기수지 흑자를 보였다. 문제는 2025년 보험료 수입과 보험급여비 지출을 제외한 당기수지 흑자 규모가 감소세라는 점이다. 2023년 4조 1000억 원에 달하는 당기수지 흑자 규모는 2024년에 1조 7000억 원으로 감소한 뒤 지난해 4996억 원에 그쳤다. 2년 만에 88%나 급감한 것이다. 급격한 당기수지 흑자 감소는 보험료 수입은 소폭(3.8%) 증가한 반면 보험급여비 지출 증가율이 8.4%로 수입의 두 배를 웃돈 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지출 증가의 원인으로 고령 환자 증가에 따른 중증·만성질환 진료비가 꼽힌다. 더욱이 간병비 급여화 추진과 상병수당 확대 등 막대한 지출을 수반하는 정책 시행을 앞두고 있어 건보 재정 악화를 재촉할 것으로 우려된다. 올해에는 건보 재정이 아예 적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 상태다. 정부가 작성한 ‘2025~2065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건강보험 당기수지는 2026
청론직설
우리나라 경제가 요동치는 대내외 여건 속에 도약과 위기의 갈림길에 섰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미 무역 협상의 합의 내용 중 우리 측 대미 투자 이행 지연을 문제 삼아 상호관세율을 25%로 재인상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는 것이 큰 난제다. 외교부 경제안보외교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투자 요구를 리스크나 비용으로 보는 수세적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인공지능(AI), 반도체, 원전, 양자 기술,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미국발(發) 성장 슈퍼사이클에 올라타 수익을 창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정책 당국이 우리 기업들과 긴밀히 소통해 미국의 공급망에서 핵심 파트너 지위를 선점할 수 있는 투자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이를 트럼프 측에 먼저 제안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면서 “미국의 투자 수요에 따라 ‘산업보완형’ ‘재건기여형’ ‘기술확산형’ ‘공급망협력형’의 맞춤형 산업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보완형 협력 투자는 미국이 보유한 핵심 지식재산권(IP)들을 우리의 제조 역량과 융합해 상
1946년 2월 4일 오전 10시, 도쿄 유라쿠초 다이이치생명 건물에 설치된 연합군최고사령부(GHQ) 본부의 대회의실에 25명의 GHQ 소속 미국인들이 모였다. 영문도 모른 채 소집된 이들에게 코트니 휘트니 GHQ 민정국장은 ‘1주일 안에 일본 헌법 초안을 만들라’는 극비 지시를 내렸다. 25명이 밀실에서 9일 만에 작성한 초안은 2월 13일 요시다 시게루 외무상 등에 전달됐다. 일본 정부와의 조율을 거쳐 마련된 최종안은 3월 7일 ‘일본 정부안’으로 공표됐다. 일본이 1945년 8월 14일 연합군에 항복한 순간부터 1889년 제정된 일본제국 헌법, 이른바 ‘메이지 헌법’은 폐기될 운명이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일본 정부는 일찌감치 개헌 작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과업을 맡은 마쓰모토 조지 국무대신이 작성한 초안은 메이지 헌법과 별 차이가 없는 전근대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마이니치신문의 특종 보도를 통해 일본 측 개헌안을 접한 더글러스 맥아더 사령관이 25명을 소집한 것은 보도로부터 이틀 뒤의 일이었다. 국민 주권을 선포하고 일왕을 상징적 존재로 규정한 일본 헌법은 1946년 11월 3일 공포돼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특히
왈가왈부
고용노동부가 9일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 권창준 노동부 차관 등이 참여하는 한국노총·노동부 노정협의체를 발족했습니다. 노정협의체는 주요 노동정책에 대해 노동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창구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노동부는 한국노총에 이어 11일 민주노총, 24일 한국경총 등 노동시장 주요 주체들과 만나 소통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정부가 양대 노총과 1대1로 정부 정책을 의제로 회의체를 가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네요. 노조의 요구 사항뿐만 아니라 노동 유연화 등 노동 개혁을 위한 생산적 논의도 같이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9일 당 최고위원회로부터 제명이 최종 확정되자 “놀랍지도 않다”고 말했습니다. 윤리위원회로부터 ‘탈당 권유’ 결정이 내려진 뒤 예견된 일이었다는 말이겠죠. 친한(한동훈)계인 김 전 최고위원이 언론 인터뷰 등에서 “파시스트적” “영혼을 판 것”이라고 당 지도부를 모욕했다는 게 징계 사유입니다. 당 지도부에 쓴소리를 했다고 모두 제명하면 ‘입틀막’하겠다는 것과 다름없죠. 국민의힘은 언제까지 계파 갈등만 하고 있을 건가요.
지금의 국내 주식시장은 과열됐다. 식당 옆 테이블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이야기하거나 대중교통에서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앱을 보는 고령자 모습이 심심찮게 보인다. 지난해 말 이후 코스피가 5000선에 가까워지면서 나타난 풍경이다.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예탁금은 수년째 40조~50조 원이었는데 ‘사천피’를 달성한 지난해 10월 말 85조 원까지 불어났고 이제 105조 원에 달한다. ‘빚투’를 뜻하는 신용융자잔액도 역대 최대인 31조 원 규모다. 이달 5일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역대 최대인 4조 6000억 원을 순매도하는데 개인이 6조 원을 사들여 지수를 방어한 건 마치 2021년의 동학개미운동을 방불케 했다. 이는 코스피가 빠르게 상승한 데 따른 ‘포모(FOMO·소외 공포)’ 영향이 크다고 본다. 불과 1년 전 코스피 5000을 예측했다면 모두가 코웃음을 쳤을 테다. ‘사천피’까지 한국 증시에 대해 반신반의했던 개미들은 ‘오천피’ 시대가 오자 뒤늦게 뛰어들기 시작했다. 과거처럼 다시 주가가 내리꽂겠지라는 불신이 사라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4만전자’까지 추락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3배 이상
윤경환 특파원의 브레이킹 뉴욕
최근 한국의 메모리반도체 업계를 들여다보면 이보다 더 좋았던 때가 있나 싶다.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 요소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범용 메모리 칩으로 미래 성장 동력과 현금 창출을 모두 잡는 겹경사를 맞이했으니 말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이 넘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인텔·엔비디아·테슬라·애플 등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빅테크)의 최고경영자(CEO)들도 앞다퉈 백기 투항을 선언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빅테크들의 하청 협력사 정도로 치부됐던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이제는 ‘슈퍼 을(乙)’이 됐다는 분석도 많다. 지난해 말 각각 10만 원대, 50만 원대에서 축포를 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올 들어 두 달도 안 돼 17만 원, 90만 원까지 도달했다. 메모리반도체 신화는 과연 얼마나 갈까. 투자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미래를 낙관하는 듯하다. AI 산업이 확장하는 한 메모리반도체 사업은 ‘불패(不敗)’ 신화를 쓸 게 분명하다는 믿음에서다. 다만 이는 모든 공급망을 자국화·다변화하려는 세계 각국의 몸부림은 배제한 전망이다. 무엇보다 시장을 사실상 과점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
한국은행은 2011년 금융회사들의 ‘김치본드’ 투자를 사실상 금지시켰다. 기업들이 원화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외화를 대출받는 편법 수단으로 김치본드를 활용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은 ‘외국환 거래 업무 취급 세칙’ 개정안을 마련했고 그해 7월부터 시행했다. 이에 따라 외국은행 국내 지점 등 외국환 업무 취급 기관들은 김치본드에 투자할 때 사용 목적을 반드시 확인해야 했고 원화 환전 목적으로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에는 투자할 수 없게 됐다. 김치본드란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김치와 채권을 의미하는 본드(Bond)의 합성어로 국내 발행 외화 표시 채권을 뜻한다. 김치본드와 비교되는 ‘아리랑본드’는 우리나라에서 원화를 조달할 목적으로 외국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김치본드는 액면 금액이 1000만 달러 등 외화로, 아리랑본드는 100억 원 등 원화로 표시된다. 기업들은 달러 금리가 원화 금리보다 낮은 경우 김치본드를 발행하면 일반 채권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기업들이 낮은 금리를 활용해 발행한 김치본드의 달러 자금을 원화로 전환하기 위해 팔면 원·달러 환율은 하락할 수 있다. 달러 대비
동십자각
한 포털사이트에 있는 우리 동네 지역 카페에는 이따금씩 되도록 동네 쇼핑몰 식당가와 대형마트를 이용하자는 독려 글이 올라온다. 팬데믹 당시 텅텅 비다시피했던 해당 쇼핑몰을 기억하는 주민들은 지역의 앵커 시설이 문을 닫고 떠나는 상황이 기우가 아니라고 본다. 자영업 점포부터 대형마트까지 동네 가게의 사회적 기여는 과소평가받고 있다. 편의점이나 카페·식당·마트는 어두운 거리를 밝히고 구매 편의성을 높여 사회적 비용을 줄여준다. 이들이 없다면 동네는 초저녁부터 어둡고 주민들은 작은 물건 하나를 살 때도 차를 타고 멀리 나가야 한다. 가게는 지역의 공공 인프라다. 이들의 가장 큰 사회적 역할은 저숙련 근로자들을 위한 도심 내 일자리 공급이다. 식당·카페·편의점은 고급 기술을 갖지 못한 이들도 추울 때 따뜻한 곳에서, 더울 때 시원한 곳에서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줬다. 이런 사회적 기능을 대표적으로 수행하는 가게가 대형마트다. 지역 앵커 시설로 상권을 형성하고 상거래 편의성을 높이며 저숙련 근로자들을 고용한다. 이런 대형마트가 지금은 온라인에 밀려 동네 골목상권과 동반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 유통 업체는 매출이 11.8%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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