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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기자의 눈
1997년 11월 서울 힐튼호텔. 양복 재킷으로 얼굴을 가린 한 경제 관료가 국제통화기금(IMF) 협상단의 객실로 황급히 들어가는 장면을 본지가 단독으로 포착했다. 외환보유액이 바닥난 한국이 구제금융을 신청하던 순간이다. 그로부터 28년이 흘렀다. 이달 15일 IMF가 재정모니터에서 한국을 벨기에와 함께 향후 5년간 부채비율이 ‘상당히(significant)’ 증가할 국가로 지목하자 청와대와 기획예산처가 즉각 반박에 나섰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국가부채=위험’이라는 도식은 “1차원적 공포 담론”이라고 일축했다. 기획처는 “한국 부채 전망치는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이라며 설명자료까지 냈다. IMF 보고서 한 줄에 정부가 숨죽이던 시절을 돌아보면 격세지감이다.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된 오늘의 한국을 1997년과 같은 선상에 놓을 수는 없다. 정부 항변대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부채(D2) 비율은 올해 54.4%로 일본(204%)에 한참 못 미친다. 하지만 IMF가 ‘상당히’라는 표현을 쓴 것은 위기가 임박해서가 아니라 속도가 가팔라서다. 2026~2031년 한국 D2 비율의 누적 상승 폭(8.7%포인
만화경
제1차 세계대전이 터졌을 때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은 불간섭 고립주의를 표방했지만 의회 측 인사들은 참전을 주장하며 갈등을 빚었다. 당시 윌슨 대통령에게는 대국민 홍보가 절실했다. 그러나 의회 기자단은 대통령 회견에 참석할 명단을 자신들이 결정하겠다고 고집했고 이에 반발한 백악관 기자들은 별도의 단체를 결성했다. 미국의 백악관 기자단(WHCA)은 1914년 2월 이렇게 탄생했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1조를 창설 모토로 내세운 WHCA는 백악관을 취재하는 미국 매체 기자들과 해외 언론사 기자들로 구성됐다. WHCA 첫 연례 만찬은 신문사 발행인 출신의 워런 G 하딩 대통령이 취임한 1921년에 열렸다. 하지만 하딩 대통령은 언론 프렌들리를 내세웠음에도 재임 기간 WHCA 만찬에 참석하지 않았고 1924년에 캘빈 쿨리지 대통령이 처음으로 자리를 함께했다. 정치인과 연예인 등 초호화 인물이 등장하는 WHCA 만찬은 ‘워싱턴의 오스카 무대’로 불릴 정도로 화려하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20~40분가량 진행되는 대통령의 연설이다. 정적이나 상대방 정당의 약점을 촌철살인 유머로 비꼬는 ‘블랙 스피치’가 압권이
왈가왈부
정부의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이 27일 시작됐지만 지원금을 쓸 만한 주유소는 많지 않다고 합니다. 연 매출 30억 원이 넘는 주유소는 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됐기 때문인데요. 전국 주유소 1만여 곳 중 연 매출 30억 원 이하인 곳은 36%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도시 권역에서는 훨씬 더 적을 것이라는 분석인데요. 석유 최고가격제와 공급 축소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주유소들은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고 하네요. 실제 수익 대비 매출이 훨씬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주유소 매출액 기준 사용처 제한은 현실성이 부족한 것 아닐까요. 이재명 대통령이 판문점 선언 8주년을 맞은 27일 “적토성산(積土成山)의 자세로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을 향한 노력을 쌓아가면 봄이 한반도에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잇단 대북 유화 조치에도 북한의 별다른 반응이 없는 가운데 관계 개선 돌파구 마련에 적극적인 의지를 재차 밝힌 것인데요. 올해 들어서만 벌써 탄도미사일을 7차례나 발사하는 등 광란에 가까운 도발에 나선 북한에 더 늦기 전 꼭 봄의 전령사가 찾아왔으면 좋겠네요.
청론직설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며 세계 반도체 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AI가 전 산업에 확대 적용됨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물론 서버용 D램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의 깜짝 실적 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반도체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인 만큼 호황에 취해 다음 세대를 대비하지 않으면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작지 않다. 무엇보다 미중 패권 전쟁 속에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기술 약진)가 매우 위협적이라 우리 기업들의 미래 대비와 정부의 더 센 인센티브가 지체될 경우 중국을 따돌리기는커녕 추월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짙어지고 있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반도체융합공학과 교수는 2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무서운 속도로 반도체 굴기의 성과를 내고 있는 중국의 도약은 한국 반도체 기업을 위협하는 수준에 올라섰다”며 “중국처럼 반도체 분야 등 첨단산업에 대한 파격적이고 구조적인 인센티브가 없다면 우리 반도체 산업의 미래 경쟁력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반도체 호황에 취해 안주하면 엔비
동십자각
미국과 이란 전쟁은 시간이 갈수록 ‘승자 없는 전쟁’이 돼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찌감치 승리를 선언했지만 승전국이라면 따라와야 할 정치적·외교적 지지는 보이지 않는다. 미국 언론과 대학이 이달 중 실시한 7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모두 40% 아래에 머물렀다. 동맹국들은 미국 요청에도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40개국 정상들은 17일(현지 시간) 열린 화상회의에서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다국적 군사력 투입은 전쟁 종료 후, 그것도 방어 임무에 국한한다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구상해온 중동 질서 재편, 이른바 아브라함 협정 역시 흔들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궤멸에 집착하고 있고 미국은 이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 혹은 제어할 의사가 없거나.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던 중동 국가들은 이를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란이 승자인가. 트럼프 대통령 엄포처럼 ‘석기시대’로 돌아가지는 않았지만 이란은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핵심 수뇌부를 잃었고 군사력에도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주변국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은 중동 내 이란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
여명
코로나19가 덮친 2020년 봄, 캠퍼스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몇 차례 개강 연기 끝에 학교는 결국 문을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새내기들은 같은 과 동기를 비대면 강의 모니터를 통해 처음 만났다. 입학식도 오리엔테이션도, 선배와의 첫 만남도 없었다. 캠퍼스 문은 2022년 2학기가 돼서야 완전히 다시 열렸다. 성인으로서 첫 단추를 채워야 할 생애 주기의 결정적 시기에 2년 반 가까이 공백이 생긴 것이다. 몇 해가 지난 지금, 이 코로나 세대는 또다시 ‘닫힌 문’ 앞에 서 있다. 채용 시장 문이다. 국가데이터처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5∼29세 청년 실업률은 7.4%로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 실업자 수는 27만 2000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26.4%를 차지했다. 또 3월 기준으로 청년 고용률은 43.6%에 그쳤고 청년 취업자 수는 41개월째 줄었다. 청년층 고용 부진은 경기 둔화, 경력직 선호, 수시 채용 확대, 산업별 업황 차이가 겹친 결과다. 여기에 최근에는 새로운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이다. AI는 기업의 생산성을 높인다. 그러나 노동시장 맨 앞줄에 선 청년에게는 다르게 작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AI의 급속한 확산으로 5년 안에 저연차 화이트칼라 일자리의 절반이 사라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산업 현장에서 AI의 적극적 도입으로 실업률은 10~2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컴퓨터공학·AI 연구소는 AI가 일반 업무의 50%를 수용 가능한 수준의 품질로 수행하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최근 글로벌 컨설팅사 KPMG는 미국 근로자의 52%가 AI로 인해 직장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전년도 조사 결과보다 두 배 정도 늘어난 수치다. AI의 발전으로 최근 미국 노동자들 사이에서 자신이 더 이상 회사에서 쓸모없어질 수 있다는 이른바 ‘포보(FOBO) 증후군’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포보는 ‘Fear Of Becoming Obsolete’의 약자다. 자신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존재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뜻한다. 모두에게 찾아온 기회를 자신만 놓칠까 두려워하는 심리적 현상인 ‘포모(FOMO·Fear O
“해외에서 선거 열기가 갈수록 식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개헌 국민투표를 앞두고 동포 사회에서는 벌써부터 저조한 투표율을 전망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재외국민들에게 이번 선거는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2012년 선거권이 부여된 이래 치러지는 역대 9번째 선거이자 헌정 사상 첫 개헌 국민투표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그러나 이역만리 타국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재외국민들이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사전 등록 신청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접근성도 문제다. 동마다 투표소를 설치하는 국내와 다르게 해외에서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각국 영사관이나 대사관 등 공관으로 투표소 설치를 제한하고 있다. 지난 대선을 기준으로 재외선거 투표소는 전 세계 118개국, 220여 곳에 설치됐다. 일례로 대한민국의 면적의 7배에 달하는 미국 텍사스주는 단 3곳, 대한민국 면적의 77배에 달하는 호주는 투표소가 5곳에 불과하다. 선거 때마다 투표를 위해 국경을 넘어 수천 ㎞를 이동했다거나 생업마저 포기하고 투표소를 찾았다는 재외동포들의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이유다. 이런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23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천 불가론을 얘기하는 분은 김영진 위원과 조승래 사무총장 두 분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조 사무총장이 “당내 부정적 의견이 많다”며 공천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 것인데요. “공개 지지한 분들이 22명 이상”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김 전 부원장은 대장동 사건으로 1·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도 6·3 재보궐선거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데요. 민주당 지도부 결론이 궁금합니다. 23일 공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15%까지 떨어졌습니다. 2020년 9월 창당 이래 최저치로 민주당 지지율 48%에 크게 못 미치는데요. 당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는데도 장동혁 대표는 이날 “이제 싸울 상대를 제대로 식별할 때”라며 “해당 행위를 한 후보자를 즉시 교체하겠다”고 했습니다. 당내에서 분출하고 있는 ‘2선 퇴진’ 요구에는 귀를 닫고 친한계(친한동훈)를 겨냥한 것인데요. 해당 행위는 누가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담배는 430여 년 전 일본에서 배를 타고 건너온 박래품이다. 임진왜란 때 일본 군인들이 담배 피우는 것을 보고 조선 사람들이 하나둘씩 피우기 시작했다. 원산지는 아메리카로 원주민들이 부르던 담배를 포르투갈 사람들은 ‘타바코’라고 적었다. 조선의 민초들은 ‘담바귀’, 한자깨나 한다는 식자층은 연기가 난다 해서 연초·남초·남령초나 일본에서 왔다 해서 왜초로도 불렀다. 조선은 ‘담배 천국’이었다. 1653년 풍랑에 무역선이 난파돼 조선에서 억류 생활을 했던 네덜란드인 하멜은 “조선 사람들 사이에 담배가 너무 유행하고 있다. 어린아이들도 네다섯 살부터 피울 정도”라고 적었다. 조정의 고관대작들은 임금 앞에서 담배를 피웠던 모양이다. 담배 연기를 싫어한 광해군이 언짢은 표정을 짓자 임금 앞에서는 담배를 삼갔다. 누항에 소문이 퍼져 어른 앞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게 된 연유다. 2024년 우리나라에서 팔린 담배는 35억 3000만 갑에 달한다. 담배로 거둬들인 세금만 11조 7000억 원으로 지난해 기아가 올린 영업이익(5조 9540억 원)의 2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길티플래저(죄책감이 들지만 즐기는 심리)’에는 어김없이 후과가 따
여담
이창용 한국은행 전 총재가 4년 임기를 마치고 떠났다. 이 전 총재는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적이 많았다. 하지만 ‘키 큰 사람이 싱겁다’는 옛말처럼 190㎝의 장신인 이 전 총재만큼 유머를 갖춘 정책 수장도 드물다. 이 전 총재를 취재한 필자는 여러 가지 일화가 기억에 남는다. 2023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가 불거지며 중견 건설사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검사 출신의 이복현 당시 금융감독원장은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등이 빠진 자구 계획에 대해 작심 비판을 했다. 금감원의 태도에 놀란 태영 측 최고위 관계자가 이 원장과 대면해 당시 상황을 논의했다. 일부 언론에서 보도가 나왔고 금융위원장이 주도적으로 해야 할 일을 왜 금감원장이 나서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전 총재에게 ‘태영 관계자가 왜 금융위원장을 패싱하고 금감원장과 면담한 것 같으냐’고 묻자 그는 “세상 사람들은 힘이 누구에게 있는지 다 아는 것 아니겠느냐”고 명쾌하게 정리했다. 이 전 총재는 당시 기획재정부와 한은·금융위·금감원 수장이 참여하는 ‘F4(Finance 4)’ 회의를 주도적으로 이끈 주역이기도 했다. 이를 보여주는
목요일 아침에
지난 겨울 필자는 중국의 한 경제 단체가 북한 측 초청을 받아 공식 방문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전언을 해외 고위 소식통으로부터 접했다. 북한이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단절하다시피 했던 북중 무역을 재개하기 위한 시동을 건 것이다. 북측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근래에 역점을 두고 있는 관광업 발전을 위해 중국의 투자 및 물자 유치를 모색 중이라고 한다. 2024년 러시아와 동맹을 복원한 북한이 중국의 자금을 조달할 빨대까지 꽂으면 그 돈으로 경제적 체제 불안 요인을 해소하고 핵·미사일과 재래식 군사력 개발에 한층 가속을 붙일 것이다. 실제로 북한 김정은 정권은 이재명 대통령의 화해 메시지를 외면한 채 집속탄 시험 발사 등 전쟁 능력 확충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북한의 동향이 심상치 않은데도 우리 정부 외교안보 사령탑은 적극 대응은커녕 내부 분란에 빠져 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굳건한 한미 동맹에 중점을 두는 동맹파와 우리 스스로의 자강을 강조하는 자주파 간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동맹파인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과 조현 외교부 장관 대 자주파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 이종석 국가정보
우리 전통 음식인 국수에 대한 첫 기록은 1123년 고려에 왔던 송나라 사신 서긍이 쓴 ‘고려도경’에 나온다. 반죽을 넓게 편 뒤 접어 칼로 썰어낸 칼국수는 최초의 한글 조리서인 1670년 ‘음식디미방’에 ‘절면(切麵)’이란 이름으로 처음 등장한다. 당시엔 밀가루가 귀해 칼국수는 양반가나 잔칫날에나 먹던 고급 음식이었다. 또 주재료인 메밀에다 찰기를 더하기 위해 밀가루를 약간 섞어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칼국수는 한국전쟁 후 미국 구호품으로 밀가루가 대거 들어오면서 서민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미군 물품이 유입된 서울 남대문 시장, 미국 밀가루가 대규모로 보관·유통된 대전역 근처에 칼국수 골목이 형성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중화 역사는 70여 년에 불과하나 칼국수 종류는 지역마다 다양하다. 서울·경기도는 사골 국물에 가는 면발의 제물칼국수, 충청도는 닭고기 국물에 중간 면발의 건진칼국수, 해안 지역은 굵은 면발의 해산물 칼국수가 발달했다. 강원도는 된장·고추장을 이용한 장칼국수, 호남은 팥칼국수가 유명하다. 애호박·감자·버섯·멸치·바지락 등을 이용한 칼국수도 서민들의 마음을 녹여주는 메뉴다. 평소 칼국수를 즐겨 먹었
직장인들 사이에서 SK하이닉스의 ‘평균 7억 원 성과급’ 논란이 화제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실적 개선으로 고액 보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논란은 확산하고 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평균 14%의 임금 인상 주장과 영업이익의 20%에 대한 상한 없는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 주장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인다. 과거에는 대기업의 고액 성과급이 선망의 대상이었다면 최근 분위기는 미묘하게 달라졌다. 부러움을 넘어 ‘그들만의 리그’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동일한 노동시장 안에서도 괴리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대기업 노조의 행보와 맞물리며 더욱 증폭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주요 기업 노조들이 추가 보상을 요구하며 파업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이를 바라보는 시선도 빠르게 싸늘해지고 있다. 노동권 행사라는 원칙적 명분과 별개로 사회적 공감대가 예전만큼 두텁지 않은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노동시장 구조를 보면 이러한 반응은 무리가 아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직장인의 중위 연봉은 3000만 원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다수 근로자의 현실과 일부 대기업의 보상 수준 사이에 존
미군은 1960년대 들어 바다 동물들의 탐색·유영 능력을 군사적으로 활용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일명 ‘해군 해양 포유류 프로그램’이다. 돌고래·벨루가고래·바다사자 등을 주요 대상으로 삼은 연구였다. 특히 인간과 소통할 정도로 지능이 높고 깊은 바닷속에서 빠르게 헤엄치며 초음파로 물체를 식별해 내는 돌고래 연구에 집중했다. 돌고래 연구 초기에는 해저로 각종 물건을 나르거나 길 잃은 잠수부들을 안내하는 단순 작업을 훈련시켰다. 이후 점점 난도를 높여 바닷속 기뢰를 찾아내 식별용 부표를 설치하고 수중에서 적군 요원·함정을 탐지하는 소해·정찰 임무까지 가르쳤다. 돌고래 부대는 1965년 발발한 베트남전 때 처음 실전에 투입됐다. 다섯 마리가 베트남 파병 미군의 집결지였던 깜라인만(灣) 일대에서 해상 감시 활동을 했다. 이어 1980년 시작된 이란·이라크전이 수년간 장기화되던 중 인근 유조선들까지 공격받자 미 해군은 1986년 돌고래 여섯 마리 등을 투입해 페르시아만의 바레인항 정찰 및 상선 호위, 기뢰 제거 작전을 펼쳤다. 잇따른 실전 성과에 고무된 미 해군은 번식 등을 통해 1980년대 돌고래 부대를 100마리 이상 키웠다가 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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