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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만화경
제20대 총선을 한 달여 앞둔 2016년 3월 정치권에 한 편의 블랙코미디가 연출됐다. ‘비박계 공천 학살’ 논란 속에 탈당한 대구 지역 국회의원들을 향해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이 “대통령의 존영을 반납하라”고 통보한 것이다. 당을 떠났으니 사진 한 장에 담긴 권력의 후광까지 내놓으라는 요구였다. 대통령 얼굴을 빌려 표를 얻으려는 자와 그것을 빼앗으려는 자 사이의 다툼. 보기에도 민망한 ‘존영 논란’의 실체였다. 강산이 한 번 바뀔 세월이 흘렀지만 그 풍경이 낯설지 않다. 6·3 지방선거가 두 달도 안 남은 시점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마케팅 자제령’을 내렸다. “이 대통령 취임 전 영상과 사진을 홍보에 활용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공문을 각 시도당에 발송한 것이다. 대통령의 당무 개입으로 오해받을 소지를 만들지 말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이번 조치에 대해 친명계 인사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통령의 후광을 적극 활용하려는 친명계와 이에 제동을 걸려는 ‘정청래 지도부’ 간 신경전은 또 한 편의 블랙코미디가 될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대구에서 횡행하는 ‘대통령 마케팅’의 주인공은 박정희 전 대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달의 여신을 아르테미스(Artemis)라고 불렀다. 옛 중국인들은 달에 항아(姮娥)라는 여신이 산다고 믿었다. 고구려 벽화에는 달에서 떡을 찧는 토끼 모습이 나온다. 이른 새벽마다 깨끗한 정화수를 올려 놓고 두 손 모아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었던 ‘달님’은 우리 조상들에게는 경외의 대상이기도 했다. 1969년 7월 20일 인류가 처음으로 달 표면을 밟았다. 달 탐사선 아폴로 11호의 기장 닐 암스트롱은 “한 사람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에 앞서 소련은 1957년 세계 첫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올려 전 세계에 ‘스푸트니크 쇼크’를 안겨줬다. 지난주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4년 만에 달 비행에 나선 ‘아르테미스 2호’에 탑승한 우주비행사들이 4일 우주에서 촬영한 아름다운 지구 사진을 보내왔다. “당신이 어디에서 왔건, 어떻게 생겼건 여기서 보면 우리는 하나의 존재”라는 평화의 메시지도 함께 전했다. 아르테미스 2호 발사로 달 기반 경제를 뜻하는 ‘루나노믹스(lunanomics)’도 재조명되고 있다. 달에는 핵융합 발전 원료인 헬륨
기자의 눈
“빨리 디지털자산기본법이 통과됐으면 좋겠습니다. 정부안이라도 나오면 최소한 방향은 잡을 수 있을 텐데요. 지금은 말 그대로 고사 직전입니다.” 최근 만난 한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의 토로다. 법안 논의가 장기간 답보 상태에 머물면서 산업 전반이 사실상 정지된 상황이라는 하소연이다. 제도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신규 사업은 물론 기존 서비스 확장조차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당초 산업 진흥을 목표로 추진됐다. 그러나 최근 논의 흐름을 보면 본래 취지가 점차 흐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자격 요건 등 규제 쟁점이 전면에 부각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진흥보다 제재로 쏠렸다.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법안 논의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법의 본질은 규제가 아니라 산업의 틀을 세우는 데 있다. 집합관리업·일임업·자문업·유사자문업 등 다양한 서비스 영역을 제도권에 편입해 산업 전반의 사업 기회를 확장하는 것이 핵심 취지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사업을 허용하는 수준을 넘어 디지털자산을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하고 생태계를 구축하는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제는
여담
요즘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흘’을 4일로, ‘금일’을 금요일로, ‘우천 시’를 지명으로 오해하는 학생들의 사례는 우스갯소리로 넘길 일이 아니다. 문해력이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뜻한다. 단순한 어휘력 부족을 넘어 긴 글을 읽는 것을 어려워하고 문장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 게 문제다. 성인이라고 다를 것도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문해력 점수는 249점으로 2012년 대비 24점 떨어졌고 OECD 평균(260점)보다 낮았다.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우리는 왜 문해력을 잃어가고 있을까. 주요 원인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거론된다. SNS에는 주로 짧은 분량의 글과 이미지·영상이 올라온다. SNS를 운영하는 업체는 이용자가 한 콘텐츠에 집중해 진득하게 머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짧은 콘텐츠를 빠르고 반복적으로 소비해야 광고 매출이 오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SNS 플랫폼은 짧고 강한 자극을 주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활용한다. 또 ‘좋아요’와 댓글·알림으로 즉각적인 반응을 유도해 이용자가 생각할 틈
왈가왈부
달 탐사용 유인 우주선 ‘아르테미스 2호’ 로켓이 2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됐습니다. 달 탐사를 위한 유인 우주선 발사는 1972년 12월 아폴로 17호 이후 54년 만이죠. 달에서 6437∼9656㎞ 떨어진 상공을 비행하며 지금까지 관찰하지 못했던 달 표면을 눈으로 확인하고 10일 지구로 귀환한다고 하네요. ‘창어’ 우주 프로젝트를 가동 중인 중국도 2030년 이전에 유인 달 탐사에 나설 예정인데요. 지난해 누리호 4차 발사에 성공한 우리 정부도 민간 기업 주도의 ‘뉴스페이스’ 생태계 구축에 한층 속도를 내야 할 듯합니다. 3월 소비자물가가 이란 전쟁 영향으로 2.2% 오르면서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2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석유류 가격이 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9.9% 치솟는 등 중동 사태에 따른 물가 압력이 민생 경제를 짓누르고 있네요. 고환율 등이 본격 반영되는 4월 물가는 더 오를 수 있습니다. 정부가 경기 진작을 명분으로 편성한 26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물가를 더 자극하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국회 심의 과정에서 불요불급한 항목은 덜어내야 하지 않을까요.
2018년 중국 사정 당국이 마오타이그룹에서 60억 원 이상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왕샤오광 구이저우성 부성장을 체포했다. 당시 중국 관영 CCTV는 왕 부성장이 붙잡히기 직전 그동안 뇌물로 받았던 마오타이 4000병을 집 화장실에 버렸다고 보도했다. 이것을 지켜보던 아내가 “버리고 버려도 끝이 없네”라고 혀를 찼다는 일화도 함께 전했다. 마오타이는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대표 명주다. 구이저우성 런화이시 마오타이 지역에서 츠수이허 강물로 만들어져 ‘구이저우 마오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수수를 아홉 번 찌고 누룩을 여덟 번 발효시킨 후 일곱 번 증류해 만든다고 한다. 중국의 국빈 만찬 테이블 등에 오르는 마오타이는 공무원 접대용이나 뇌물로도 애용된다. 중국의 반부패 단속 때 주요 타깃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공산당 총서기직에 오른 뒤 반부패 운동을 벌이자 마오타이는 사치재의 상징으로 낙인찍혀 강력한 제재 대상이 됐다. 하지만 되레 희소성이 부각돼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회사 몸값도 급등해 2012년 150위안 수준이었던 마오타이 주가가 2021년 2600위안까지 올라 중국 증시에
목요일 아침에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촉발된 고유가 충격이 한 달 넘게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국제유가의 급등은 단순히 주유소 가격표를 바꾸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 수급에 차질이 생기며 공장들이 멈춰 섰고 그 여파는 비닐과 플라스틱 같은 일상 소비재로까지 번지고 있다. 금융과 산업 등 거시경제 충격파는 물론 우리가 무심코 집어 들던 포장재, 배달 음식의 용기 하나가 사실은 국제 정세와 에너지 시장에 깊이 연결돼 있었음을 새삼 깨닫는다. 현대 문명은 사실상 ‘석유 문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매일 아침 눈을 떠서 손에 쥐는 칫솔부터 밤에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순간까지, 플라스틱이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 그 편리함의 이면에는 ‘값싼 원유’라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 고유가가 이 전제를 흔들자 우리는 비로소 플라스틱이 유한한 자원이며 국제 정치의 볼모가 될 수 있다는 현실을 마주한 것이다. 그러나 위기에 대응하는 우리의 모습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쓰레기 자체를 줄이려는 고민보다 쓰레기봉투를 미리 사두려는 움직임이 먼저 나타났다. 재활용에 앞장서는 이들을 탓할 수는 없지만 절약보다 소
어느 집 마당을 주인 허락 없이 외부인들이 지나간다면 가택 침입 혐의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 국제 관계에서도 타국의 영토·영공·영해 침범은 분쟁을 초래할 위법행위다. 여기에는 예외가 있다. 어느 국적 선박이든 ‘평화·공공질서·안전을 해치지 아니하는’ 조건이라면 타국 영해를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다. 심지어 군함도 군사행동 등이 아닌 단순 통과 목적이라면 타국 영해를 횡단할 수 있다. 이는 국제법과 관습으로 보장된 권리다. 이른바 ‘무해통항권’이다. 무해통항권은 1958년부터 국제협약과 국제법에 명시됐다. 당시 1차 유엔해양법회의 참가국들은 해양 주권 분쟁 등을 풀기 위해 4개 협약을 채택했다. 그중 ‘영해 및 접속 수역에 관한 협약’이 무해통항의 개념·보장 규정을 처음 담았다. 당사국들은 후속 회의를 거쳐 4개 조약을 단일 협약으로 통합·보완했다. 바다의 헌법인 유엔해양법협약이다. 우리나라는 1994년 발효된 이 협약을 2년 뒤 비준해 무해통항권을 명시적으로 확보했다. 이로써 우리 경제의 생명줄인 해상무역 통로를 한층 확실하게 열었다. 이란이 최근 미국과 전쟁 중에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더니 ‘선박 해상 통행료’ 부과 계획을
발단은 한 슈퍼마켓의 화장지 판촉 행사였다. 1973년 10월 31일 일본 오사카 센리뉴타운의 다이마루피코크에는 특가 판매 전단지를 보고 온 200명 이상의 주부들이 개점과 동시에 몰려들었다. 화장지 1400개가 1시간 만에 동난 일은 다음 날 지역 조간신문에 ‘종이 광시곡’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보도됐다. 10여 일 전 당시 통상산업장관이 오일 쇼크 극복을 위한 ‘종이 절약’을 호소한 뒤로 꿈틀대던 사람들의 불안 심리에 제대로 불이 붙었다. ‘화장지 생산이 어려워진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고 전국에서 화장지가 동나기 시작했다. 불똥은 엉뚱하게도 미국으로까지 튀었다. 유명 토크쇼 진행자 자니 카슨이 2000만 명의 시청자 앞에서 농담 조로 화장지 부족 사태를 언급하자 미국 소비자들도 사재기에 뛰어든 것이다. ‘화장지 대란’은 수개월 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잠잠해졌다. 뜻밖의 외부 충격에 직면한 대중의 심리적 공포는 비이성적이고 이기적인 집단행동으로 나타나곤 한다. 일본은 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위기 때마다 화장지 대란에 시달린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그랬고 최근 이란 전쟁이
청와대가 30일 이재명 대통령 취임 300일을 맞아 정식 홈페이지를 오픈했습니다. 그동안 청와대는 이 대통령 임기가 전임 대통령 탄핵으로 당선 즉시 시작됐던 만큼 예산 절감과 행정 공백 최소화를 이유로 임시 형태로만 홈피를 운영해왔다고 하는데요. 이날 개설한 정식 청와대 홈피에는 국민으로부터 정책 제언을 받는 ‘생활 속 공감 정책’ 코너와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릴 수 있는 ‘대통령과 함께한 순간’ 코너 등이 마련됐다고 합니다. 청와대 정식 홈페이지가 국민들이 정말 궁금해하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사이다 홈피’가 됐으면 좋겠네요. 한국경제인협회 등이 최근 실시한 ‘4대 과학기술원 대학(원)생 창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창업을 진로로 선택하겠다는 응답이 10.9%에 그쳤다고 합니다. 조사에 참여한 과학기술원 학생들은 창업 실패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창업보다는 교수·연구원(39.4%)이나 대기업 취업(25.5%) 등 안정적 진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는데요. 청년 창업 활성화는 단순한 자금 지원만으로는 활성화되기 힘들겠죠. 이중 삼중의 신산업 규제가 버티고 있는 한 창업은 언감생심 아닌가요.
삭발 정치는 동양권에서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종교의 영향이 크다. 불교에서 삭발은 세속의 인연과 욕망을 버리고 수행에 힘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힌두교에도 출생이나 부모 장례 등 집안 애경사가 있을 때 머리카락을 밀어 신에게 봉헌하는 관습이 남아 있다. 이들 국가에서 삭발은 결연한 의지나 정화·헌신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유교의 주요 경전인 효경(孝經)은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를 강조한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몸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효도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청나라를 세운 만주족이 한족에게 “머리털을 남기면 머리를 남겨 두지 않겠다”며 자신들의 변발 풍습을 강요하자 유학자들은 “차라리 머리를 자르겠다”며 극렬 저항했다. 조선 말 고종이 내린 단발령은 의병 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이런 유교 문화권에서 머리카락을 스스로 자른다는 것은 극단적 결의와 자기희생을 뜻한다.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정치적 삭발은 나라마다 양상이 조금씩 다르다. 과거 홍콩의 삭발은 민주화 운동 차원에서 이뤄졌다. 인도·필리핀 등에서는 공천 배제에 대한 지역 정치인의 항의 수단 등으로 쓰인다. 때로는 노동자의 처우 개선이나 농민
설 연휴 직후 거의 매일같이 금융 당국의 가계부채 정책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던 것 같다. 질문은 대부분 ‘대통령께서 X(옛 트위터)에 다주택자(혹은 투기성 1주택자)에 대해 쓰신 글과 관련해 후속으로 어떤 대책을 마련하실 계획인가’였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X에 가계대출 관행을 보는 본인의 생각을 쏟아내고 있었다. “만기 연장 혜택을 주는 것이 공정하겠나(2월 13일)”라고 포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다주택자의 대출 문제를 연이어 직격했다. 지난달 26일 대통령이 “투기용 1주택자도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밝힌 뒤 금융 당국은 곧바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 방안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이 X에 쓴 글은 바로 가계부채 대책의 가이드라인이 됐다. 당초 금융 당국에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범위 확대를 중심으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대통령이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 규제를 지속적으로 주문하면서 대책 방향이 크게 바뀐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원래 지난달 말께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던 가계부채 관리 방안은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오지
청론직설
기업을 경영하기 매우 힘든 시기다. 이란 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데 인공지능(AI) 전환, 상법 개정과 노동시장의 급격한 변화 속에 생존을 위한 투자도 미룰 수 없다. 경영인들 입장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고민이 클 것이다. 거시경제 전문가인 최재영 삼일PwC경영연구원장은 3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에 또 다른 불확실성이 오는 불확실성 중첩의 시대”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거센 폭풍을 맞으며 항해를 하는데 미래를 위한 성장 엔진도 동시에 바꿔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위기를 극복하는 해법은 결국 생산의 주체인 기업의 기를 살리고 활력을 되찾게 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며 “정부는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 혁신으로 투자 의욕과 혁신 역량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되고 있는데. △이번 중동 사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탄력을 받아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한 우리 경제에 찬물을 끼얹었다.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근간인 에너지 시스템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 문제는 원유에만 그치지 않는다. 나프타, 요소, 암
여명
올해 개봉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5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서사의 중심은 어린 단종과 그를 끝까지 지킨 엄흥도였지만 관객의 시선을 강하게 붙잡은 인물은 배우 유지태가 연기한 한명회다. 영화 속 한명회는 거대한 체구와 위압감으로 단종을 몰아붙이며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빌런’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조선왕조실록 속 한명회는 사건의 전면에 나서기보다 뒤에서 판을 짜고 모략을 설계하는 인물에 가까웠다. 그래서 그동안 영화와 드라마 속 한명회는 대개 왜소한 체구의 모사로 묘사돼왔다. 그가 능했던 방식은 불충분한 의혹을 정치적 위협으로 키우고 그 위협을 역모의 명분으로 바꿔 정적을 제거하는 일이었다. 영화의 배경이 된 계유정난이 그랬고 예종 때 ‘남이의 옥사’ 역시 한명회가 가장 큰 정치적 이익을 챙긴 사건인 만큼 배후에 그가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명회만이 아니었다. 조선의 권력투쟁은 대개 이런 방식으로 전개됐다. 훈구파가 사림파 조광조를 몰아낸 기묘사화도, 윤원형의 소윤이 윤임의 대윤을 완전히 제거하는 계기가 된 양재역 벽서 사건도 거짓과 과장이 사실의 얼굴을 쓰고 권력의 무기가 된 사례였다. 이처럼 거짓된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4년 6월 나치 독일은 연합군의 노르망디상륙작전으로 전황이 급격히 기울자 항공기 제조 업체 피젤러가 개발한 ‘V1’을 영국 런던으로 발사했다. ‘보복병기(Vergeltungswaffe)’라는 이름이 붙은 V1은 폭탄이 든 시가 모양의 동체에 날개와 제트엔진을 장착한 세계 첫 순항미사일이었다. 정확도는 낮았지만 군사·항공 기술의 새 장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당시 나치의 핵심 군수 업체였던 폭스바겐은 군용차량과 함께 V1을 생산했다. 최근 폭스바겐이 이스라엘 국영 방산 업체 라파엘과 손잡고 미사일 방공 시스템 ‘아이언돔’ 장비 생산을 추진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경영난으로 폐쇄 위기에 몰린 니더작센주 오스나브뤼크 공장을 아이언돔 미사일 탑재 트럭과 발사대, 전력 공급 장치 등 핵심 장비를 생산하는 기지로 바꾼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도 독일 현지 매체에 방위산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폭스바겐이 V1 같은 미사일을 직접 만드는 것은 아니나 방산 무기 체계의 핵심 생산에 복귀하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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