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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가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과학기술혁신 짚어보기
최근 미중 간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플랫폼과 서비스 혁신 경쟁을 넘어 국가 안보와 첨단산업의 공급망 주도권을 결정하는 전략기술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그 핵심에는 반도체, 인공지능, 바이오, 우주, 에너지와 같은 딥테크 영역이 있다. 딥테크는 첨단 과학과 공학에 기반한 기술로 연구개발과 기술 성숙에 긴 시간이 필요하고 대규모 자본 투자가 요구되어 높은 위험이 수반된다. 그러나 일단 성공하면 신산업 창출에 의한 산업구조 재편을 주도하고 장기간 독점적 우위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들은 딥테크 혁신성과 확보를 위해 기존의 분산적 연구개발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국가 전략기술을 중심으로 한 집중 투자와 전주기 지원 체계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딥테크 혁신의 핵심은 단순히 연구개발 성과창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의 병목점인 기술개발 성과를 실제 산업과 시장 성과로 연결할 수 있는가이다. 전략기술의 단순 기술이전을 넘어 경쟁력있는 딥테크 산업생태계가 구축되어야 기술패권 경쟁 기반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민간연구소들이 밀집된 대덕 지역은 지난 50여년간 과학기술
최근 메타사이언스(Metascience)가 과학연구 시스템의 새로운 연구분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메타사이언스는 데이터·방법·도구 등 과학적 접근을 통해 과학연구 시스템을 분석함으로써 과학연구 분야에 내재된 오랜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분야이다. 과학 연구 시스템은 연구과제의 결정과 수행 및 확산과정이 엄밀하고 투명, 공정해야 하며 적용방법이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하도록 효과적이어야 한다는 명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과학연구가 갖고 있는 고도의 전문성과 불확실성이라는 속성으로 인해 실제 운영에서는 상당한 한계를 보이고 있다.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보유한 과학 연구는 해당 분야에 대한 관련 지식과 정보를 가진 전문가인 동료에 의해 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가정이 적용된다. 그래서 과학연구의 과제 선정은 대부분 동료평가(Peer review)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연구 현장에서 동료펑가는 보수적이어서 변혁적이고 도전적인 연구과제가 선정되지 못한다고 토로한다. 또한 전문가들에 의한 평가의 일관성이 부족해 평가패널 구성의 운(運)에 의해 선정이 좌우된다는 의견도 있다. 과학연구 시스템을 지탱해 온 동료평
첨단기술이 군사, 산업,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기술패권화가 심화되면서 미래 기술과 산업의 발전 방향을 결정하는 기술생태계의 장악과 자원의 공급망 확보가 국가 전략적으로 중요해지고 있다. 기술표준과 기술인재의 확보가 시장지배력과 국가경쟁력에 직결되고 AI, 반도체, 양자, 바이오, 우주와 같은 전략기술분야는 글로벌 패권 전장이 되고 있다 미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전략기술분야는 혁신경로의 불확실성이 높고 거대한 투자 자금 소요로 민간이 초기 위험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국가간 기술경쟁이 치열해 국가 차원의 외교적 노력없이 민간 기업에만 의존해서는 경쟁 주도권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에 선진 강국들은 미래산업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지배 강화를 통한 기술혁신패권 확보를 위해 국가혁신시스템에 대한 전략적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민간이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정부가 보완적으로 역할을 하는 전통적인 접근이 아니라 정부가 주도적으로 미래 핵심분야를 선점하기 위한 혁신전략을 설계하고 기술개발에서부터 시장까지 실질적이고 지배적인 혁신성과 창출과 관련된 모든 인프라와 제도를 아우르며 관리한다. 정부와 민간은 보완적 지원관계가 아니라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가 간 전략기술 경쟁의 핵심이 인재 확보 전략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략 분야인 인공지능(AI)·반도체·양자 등의 기술 난제가 하드웨어보다 알고리즘과 시스템 설계에 집중되어 핵심 지식과 설계 역량을 보유한 소수의 최고급 인재들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올 초 OpenAI의 챗GPT가 독점하던 시장에 중국의 딥시크 모델의 등장은 글로벌 AI 경쟁구도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자 우수한 인재 특히 리더급 연구자 확보의 중요성을 알린 사건이었다. 최근 글로벌 인재 시장은 기존 질서가 변화하면서 선진 국가들의 인재 확보 경쟁이 좀 더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전 세계 인재들을 흡수하는 미국이 비자 정책을 강화하고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하자 연구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우수한 인력들의 미국 이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유럽, 일본, 중국 등은 이 기회를 살려 국내적으로는 우수한 인재 양성 지원에 정책적 집중도를 높이면서 해외의 우수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과 제도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해외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한 개방성과 환경 조성이 부족하다는 평가이다.
지난 30여년 동안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들을 지배해 온 경쟁 중심 예산 지원 방식인 PBS(Project Based System) 제도가 폐지될 예정이다. 1996년에 도입된 PBS 제도는 출연연에 안정적으로 지원하던 출연금을 줄이고 외부 과제 수주 경쟁을 통해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당초 취지는 연구비 지원에 경쟁 요소를 도입해 출연연의 연구활동을 활성화시켜 성과를 높이고 운영의 비효율성을 개선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제도 도입 결과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과제 수주를 위해 연구원들이 양적 성과 창출에 집중하는 돈벌이 수단으로 내몰리고, 과도한 경쟁으로 연구활동의 불안정성이 높아져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수행을 어렵게 한다는 비판이 대두되었다. 출연연의 지속적인 개편 요구에 마침내 정부가 PBS 제도 폐지 결정을 내림에 따라 출연연 연구원들은 연구환경 개선과 함께 새로운 운영시스템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단순히 인건비와 연구비 지원을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연구 환경 개선에 한계가 있어 PBS 제도와 연동되어 작동하는 여러 관리 제도(내부 연구체계, 조직관리,
최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8%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저성장 흐름이 나타났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유사한 0%대의 낮은 성장률은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미국의 관세전쟁에 의한 수출 감소가 주요 원인이라 하지만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와 같은 국내 주력 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흔들리고, 미래 혁신성장 동력인 AI 혁신경쟁에서 뒤처지는 모습들은 경제성장 멈춤에 대한 불안감을 높인다. 인간과 대화하는 인공지능(AI) 챗GPT는 불과 2년 만에 초기의 경이로움 단계에서 사용자가 5억 명에 이를 만큼 성장하고 있다. AI 발전에 필요한 기반 기술인 AI 반도체나 대규모 데이터 처리기술도 빠른 속도로 발전해 AI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혁신 산업들이 움트고 있다. 로보택시, 휴먼로봇 등
작년 국내 과학기술계는 두 가지 큰 사건을 겪었다. 하나는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이 전례 없이 삭감된 것으로, 그간 한번도 경험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라 연구현장에 미치는 충격과 혼란이 사뭇 컸다. 다른 하나는 유명 학술지인 네이처 인덱스(Nature index)가 특집기사를 통해 한국이 높은 연구개발 투자에 비해 연구개발 성과가 놀라울 정도로 낮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이 두 사건은 서로 다른 성격과 방식으로 발생했지만 그 배경에는 모두 연구개발 성과가 저조하다는 문제 인식과 비판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공공연구개발 투자 대비 성과가 낮다는 비판은 이미 10년 전부터 제기되었다. 더욱이 GDP 대비 정부연구개발투자 비중이 세계 1~2위 수준임에도 연구개발 저생산성 구조는 개선되지 못하고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이런 구조적 문제는
최근 글로벌 혁신시장은 기술패권화 흐름과 함께 국가 간 혁신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글로벌 혁신 강자인 미국은 미래기술을 앞세워 질주하고 중국이 맹렬히 추격하는 G2 중심의 혁신경쟁체제가 펼쳐지는 중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기술력을 앞세워 신산업과 시장을 선점하자 이들과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유럽 및 아시아 선진국들은 파괴적 혁신을 창출하는 첨단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그 돌파구로 각광받는 대안이 미국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Defenc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모델이다. DARPA는 구 소련의 스푸트니크 발사 충격을 계기로 1958년에 설립된 미국 국방부(DOD) 산하의 연구개발 기획평가관리기관이다. 이 기관은 미국의 기술적, 전략적 우위 선점을 목표로 도전적인
최근 경제 전문가들은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30년을 넘어 다시 살아날 것인가에 관심이 높다. 198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달린 일본 경제는 1990년대 초반 급격히 가라앉기 시작해 이후 30년 동안 회복하지 못한 채 초장기의 경제침체를 겪고 있다. 최근 일본 주식시장이 회복되고 일부 기업들의 혁신경쟁력이 살아나면서 경제부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과거 일본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철강, 전자제품, 자동차와 같은 주요 산업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할 만큼 강력한 혁신경쟁력을 나타냈다. 그러나 1990년대 초부터 일본경제는 급격히 침체되기 시작한다. 그 계기는 미국이 일본과의 무역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엔화의 평가절상을 요구한 플라자 합의(1985년)라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급격한 엔고 상황이 일본
최근 유럽경제는 많은 경제전문가들의 우려의 대상이다. 오랜 기간 미국과 양대 축을 형성하는 산업국가로 세계 시장을 선도했던 유럽의 위상이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빅테크는 보이지 않고 화학, 제약, 자동차 등 전통적인 유럽의 주력산업 분야조차 경쟁력을 확연히 잃어가는 모습이다. 미국과의 부(富)의 격차는 크게 벌어지고 중국의 빠른 기술향상과 시장 잠식에 글로벌 시장 2인자의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작년 말 ECB(유럽중앙은행)는 ‘유럽경쟁력의 미래(2024)’ 보고서를 통해 EU경쟁력 위기의 심각성과 그 원인을 제시했다. 지난 20년간 EU(27개국)의 경제성장은 미국보다 속도가 느렸고 그로 인해 미국과의 GDP(국내총생산) 격차는 2002년 15%에서 2023년 30%로 확대됐다. 2020년 즈음에는 중국에 2위 자리를 내
2025년 새해가 시작되자 올 한해 전개될 글로벌 세상을 예견하는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다. 전쟁, 테러 등 지정학적 불안의 지속, 고령화 및 양극화에 의한 사회적 갈등 확대, AI 기술 발전에 따른 경제사회적 파장 증가, 미중간 기술경쟁 격화 등 여러 위험과 불확실성 요소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변동요인은 트럼프의 귀환이다. 전 세계가 이미 수년전에 트럼프 1기를 경험했음에도 당시 보여줬던 파격적인 의사결정과 예측불가능한 행동으로 인해 트럼프의 재집권은 글로벌 정치 및 경제질서의 불확실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우는 트럼프는 미국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국제정치, 경제,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기존 질서를 변화시킬 것으로 예견된다. 공공연히 강조해 온 관세장벽 강화는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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