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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일본인 이야기
다음 달 16일이면 윤동주 시인이 세상을 떠난 지 80년이 된다. 영정 속 학사모를 쓴 시인의 모습은 흔들림 없는 청춘이다. 윤동주가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 가운데 한 명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우리 세대 모두는 ‘서시’를 읽으며 젊은 날을 지나왔다. “죽는 날까지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는 고뇌로 점철된 고백이다. 일본 규슈 후쿠오카(福岡)는 윤동주가 마지막 생을 보낸 곳이다. 윤동주는 고종사촌 송몽규와 함께 치안유지법 위반 혐의로 1943년 7월 체포됐다. 2년형을 받고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된 둘은 이곳에서 마지막 1년 7개월을 보냈다. 그리고 ‘육첩방(六疊房) 남의 나라’에서 2월 16일, 3월 7일 차례로 숨졌다. 아직 냉기가 채 가시지 않은, 광복을 반년 남겨 놓은 때였다.
올해는 한국과 일본 양국에게 뜻깊은 해이다. 1945년 광복(일본은 종전)으로부터 80년, 1965년 한일국교 정상화 이후 60년 되는 해이다. 그동안 양국에는 숱한 일이 있었다. 맑은 날과 흐린 날이 교차하듯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지금도 양국 관계는 언제 깨져도 조금도 이상할 것 없는 유리그릇이다. 말끔히 정리되지 못한 과거사를 머리에 둔 까닭이다. 특히 피해자로서 한국인에게 과거사는 인화성 높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간이다. 우리 인식의 기저에는 일본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깊게 깔려 있다. 광복 80년이 흘렀지만 수도 한복판에서 10년째 위안부 소녀상 철야 농성이 이어지고 ‘토착왜구’라는 말이 상대를 제압하는 유용한 기제로 통용되는 게 그렇다. 2023년 1인당 GNI(국내외에서 벌어들인 평균 소득)에서 한국은 처음으로 일본을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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