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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행정, 혁신의 길을 묻다
대한민국의 수도권 일극 체제는 이제 단순한 불균형을 넘어 국가적 재발전의 임계점을 넘어선 재앙의 단계에 진입했다. 지방 소멸의 공포는 실질적인 위협이 되었고, 청년들은 생존을 위해 고향을 떠나 수도권이라는 거대한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다. 이러한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오는 7월, 광주·전남 통합 초대시라는 역사적인 지방정부가 마침내 출범한다. 이번 통합은 단순히 두 행정 구역의 물리적 결합이나 행정 효율성 제고의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 그것은 호남의 생존 전략이자, 대한민국 국가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거대한 담론이어야 한다. 따라서 이 역사적 과업을 짊어질 초대 광주·전남 통합시장은 다음과 같은 철학과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초대 통합시장은 광주·전남의 역사성을 깊이 통찰하고 그 정체성을 현대적으로 계승할 수 있는 역량의 소유자여야 한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은 광주·전남을 하나로 묶는 가장 강력한 정신적 지주이자 인류 보편의 가치다. 초대 리더는 5·18 정신의 핵심인 민주, 인권, 평화의 가치를 통합 메가시티의 기초가 되는 헌법적 가치로 정립하고, 이를 행정 전반에 구현할 수 있는 역사적 안목을 지녀야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인사는 만사라는 격언은 국정 운영의 성패를 가르는 철칙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정권의 교체기나 국정 동력의 재점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단행되는 통합 인사는 정권의 정당성을 확립하고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기 위한 핵심적 기제로 작동한다. 이재명 정부 역시 보수 진영 인사를 과감하게 기용하는 외연 확장형 인사를 단행하며 국정 운영의 포용성을 강조해 왔다. 이는 극한의 진영 대결을 완화하고 전문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65%를 기록하며 실용주의적 행정 역량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높은 상황이나, 이러한 높은 지지율 이면에는 인사 검증의 원칙이 흔들릴 때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기 요소들이 잠복해 있다. 특정 인물의 발탁은 해당 정부가 도덕적 허용의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만약 통합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기용된 인물이 공동체의 보편적 가치에 반하거나 도덕적 논란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는 정부의 정체성을 오염시키는 행위로 변질될 위험이 크다. 1. 절차적 공정성: 65% 지지율을 지탱하는 국정 운영의 첫 관문 행정
최근 우리 사회는 기이한 풍경을 목격하고 있다.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대기업의 30대 연구원들이 사표를 던지고 강남의 의대 입시 학원으로 몰려든다. 다른 한편에서는 억대 연봉을 벌 수 있다는 광고를 믿고 뛰어든 플랫폼 노동자가 비 오는 밤, 인공지능(AI)이 지시하는 ‘최적 경로’를 따르다 목숨을 잃는다. 한쪽은 유일하게 공정하다고 믿는 시험이라는 문으로 다시 숨어들고, 다른 한쪽은 공정한 보상을 약속하는 알고리즘의 채찍 아래 스러진다. 이 두 장면은 한국 사회가 처한 거대한 유리 미로의 입구와 출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우리가 신봉하는 공정은 흔히 시험이라는 좁은 문을 통과하는 기계적 절차에 매몰되어 있다. 이러한 협소한 인식은 우리 사회를 거대한 유리 미로로 만들고 있다. 유리 미로는 단순히 성장을 가로막는 유리 천장과 다르다. 그것은 입구는 활짝 열려 있는 듯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투명한 벽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특정 지도를 가진 자들만이 출구를 찾도록 설계된 기만적 구조를 의미한다. 영(Young, 2017)은 일찍이 능력주의가 지능과 노력이 결합된 이상적 시스템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새로운 형태의 계
복합적 위기 환경 속에서 공공부문의 경직성과 무사안일주의는 국가 경쟁력을 저해하는 최대 장애물이다. 최근 정부는 소극행정 병폐를 타파코자 총리실을 중심으로 범부처 적극행정협의체를 출범시켰다. 나아가 기존 최고 등급(S등급)을 상회하는 SS등급 고과 신설을 검토 중이다. 이는 탁월한 성과를 낸 공직자에게 파격적 보상을 제공해 공직사회의 동기부여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정책현장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적극행정 면책 제도나 사전컨설팅 제도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대다수 공무원은 사후 감사나 악성 민원, 고소 및 고발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을 호소한다. 사전컨설팅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대다수의 독자적 적극행정이나 외부의 소송 압박 앞에서는, 여전히 공무원이 고의나 중과실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무거운 짐을 떠안게 된다. 현장 실무자들 사이에 열심히 일해봤자 손해만 본다는 냉소와 불신이 팽배한 이유다. SS등급 신설이 과거의 나눠먹기식 평가나 무늬만 혁신인 제도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선진 사례의 성과 관리와 보호 시스템을 직시해야 한다. 미국 연방정부는 관리자가 적극적인 지휘권과 인사권을 행사할
경제학의 역사는 시장의 자율성과 정부의 개입이라는 두 축 사이의 끊임없는 긴장과 조율의 과정이다.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시장과, 시장의 불완전성을 보완하여 사회적 최적을 달성하려는 정부의 역할은 시대적 상황에 따라 그 무게중심을 달리해 왔다. 2026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전개되는 부동산 정책 논쟁은 이러한 학술적 담론이 단순한 이론을 넘어 국가의 통치 철학으로 어떻게 체화되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천명한 시장이 정부를 이길 수 없다는 발언은 시장의 자생적 질서보다 정부의 정책적 의지를 우위에 두는 강력한 개입주의적 태도를 시사한다. 시장과 정부의 관계를 규정하는 학술적 틀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하이에크(Hayek, 1944)와 프리드먼(Friedman, 1962)으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는 시장의 자율적 조절 기능을 신뢰하며 정부의 역할을 최소화할 것을 강조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스티글리츠(Stiglitz, 2002)는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시장은 본질적으로 불완전할 수밖에 없으며, 정부의 적절한 개입만이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크루그먼(K
지역 소멸이라는 거대한 파고 앞에서 광주와 전남이 생존을 위한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는 대의명분(大義名分)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지역의 경쟁력을 높여 시·도민 모두가 잘 사는 터전을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의 절박한 염원이며, 필자 역시 그 방향성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무엇을(What)’ 하느냐만큼 중요한 것이 ‘어떻게(How)’ 하느냐이며, 더 나아가 ‘왜(Why)’에 대한 냉철한 실증이 전제되어야 한다. 최근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불쑥 튀어나온 방식은 심히 우려스럽다. 시·도지사의 전격적인 선언과 ‘속도전’을 방불케 하는 추진 과정은 마치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위로부터의 개혁’을 답습하는 듯하다. 이는 ‘지방 시대’라는 정부 기조에 편승하여 임기 내 가시적 성과를 내보이려는 단체장들의 조급함이 빚어낸 ‘정치공학적 계산’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행정통합은 단순한 물리적 결합이 아니다. 지역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흔드는 고도의 화학적 결합이자, 주민의 삶을 재구성하는 거대한 실험이다. 통합 찬성론자들은 앵무새처럼 ‘해외 선진 사례’를 거론하며 장밋빛 미래를 약속한다. 프랑스의 레지옹 개편이나 일
광장은 뜨겁다. 주말마다 도심은 서로 다른 깃발과 구호를 든 인파로 뒤덮인다. 이것은 단순한 인상이 아니다. 최근 수년간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등의 국제 조사에서 한국은 빈부 격차와 이념 등 주요 갈등 항목에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갈등 공화국’이라는 오명이 국제적인 통계로 입증된 셈이다. 표면적으로 한국 사회는 의사 표현이 넘쳐나는 듯 보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진정한 ‘소통’은 실종됐다. 광장에는 자기주장만 쏟아내는 거대한 ‘목소리’들만 공명할 뿐, 상대를 이해하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숙의(Deliberation)’는 자취를 감췄다. 지금 우리 사회의 공공정책 결정 과정은 합리적 토론의 장이 아니라, ‘진영 논리’의 전장(戰場)으로 변질되었다. 정책의 타당성이나 사실(Fact) 관계보다 “누가 제안했는가”가 찬반을 가르는 유일한 기준이 된다. 정부는 반대편을 설득할 생각 없이 일방통행하고, 야당은 대안 없는 반대로 국정의 발목을 잡는다. 내가 지지하는 진영의 정책은 선(善)이고, 상대방은 타도해야 할 악(惡)으로 규정되는 이 적대적 공생 관계 속에서 행정의 본질은 길을 잃었다. 이러한 혼란을 잠재우고 갈등을 넘어설 해법은
이재명 정부가 지난 13일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안)’을 발표했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제시하며 123대 국정과제에는 개혁, 혁신성장과 더불어 ‘국민통합’을 핵심 축으로 포함시켰다. 이는 분열된 사회를 치유하고 국가적 에너지를 결집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그러나 제시된 국정과제들의 실현 가능성과 함께 과연 이러한 방식이 진정한 국민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냉철한 검토가 필요하다. 정부는 개헌을 1호 과제로 설정하고 검찰청 폐지 등 권력기관의 근본적 재편을 예고했다. 동시에 정치적 양극화 해소를 위해 ‘여야정 상설협의체’ 가동 및 ‘협치 내각’ 구성 등 국민통합을 위한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는 현실적으로 심각한 모순을 내포한다. 개헌과 검찰 개혁은 고도의 정치적 합의가 필수적이나, 이는 그 자체로 극심한 진영 갈등을 유발하는 휘발성 강한 의제이다.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면서 동시에 반대 진영과의 협치를 강조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반대 진영을 설득하고 포용할 구체적인 협치 로드맵이나 권한 이양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혁 추진은 오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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