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서비스는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님
중남미 이슈와 문화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반응은 극명히 엇갈린다. 그럼에도 주권국의 현직 대통령을 무력으로 체포해 연행한 행위는 유엔 헌장 제2조 제4항이 금지하는 무력 사용과 주권 침해에 해당하는 국제법 위반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없다. 그간 마두로 정권의 권위주의와 부패, 독재적 통치, 각종 범죄 연루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국제사회의 기본 규범을 무너뜨리는 수단까지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특히 브라질·멕시코·콜롬비아를 비롯한 다수의 중남미 국가는 이번 사태를 국제법 위반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베네수엘라 장기 독재의 종식을 환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사태는 어느 한쪽의 논리만으로 재단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질문을 국제사회에 던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 위기의 중심에는 사람의 삶이 놓여있다. 중남미 여러 나라의 거리에서 수많은 베네수엘라 사람들을 직접 본 결과, 시장과 버스터미널, 국경 인근에서 만난 이들은 정치 구호를 외치지 않았다. 대신 ‘돌아갈 수 없는 나라’에 대해 말하며 슬픔과 체념을 토로했다. 의사와 교사
아르헨티나는 내년 2월을 앞두고 이른바 ‘빙하법’ 개정을 둘러싸고 사회적 논쟁이 뜨겁다. 환경 보호를 이유로 한 반대와 이제는 개발을 통해 국가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우리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주제다. ‘빙하법’이라는 말부터 낯설고, 빙하가 왜 한 나라의 경제 문제와 직결되는지 쉽게 와닿지 않는다. 그러나 이 논쟁은 단순한 환경 법률 문제를 넘어 아르헨티나와 중남미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구조적 단서를 제공한다. 이 법의 이름부터 오해를 부른다. 빙하법은 빙하라는 얼음을 보호하는 법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상류 수자원 관리가 핵심이다. 안데스 고산지대의 빙하와 만년설은 녹아 계곡을 따라 내려오며 하천의 기저 유량을 유지한다. 이 물은 농업과 지역 공동체의 생존과 직결된다. 광산 개발이 물의 흐름을 바꾸거나 사용량을 늘리고 수질 오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이 법의 출발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빙하법은 환경 상징을 앞세운 법이라기보다 수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매우 강력한 사전 차단 장치에 가깝다. 빙하법은 2010년에 제정됐다. 비교적 최근의 법이다. 그럼에도 “이 법 때문에 아르헨티나는 광
국가의 영공을 지키는 일은 어떤 정치적 이념이나 경제 위기보다 앞선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이 기본 원칙을 지키지 못한 대표적 국가였다. 경제 회복이 더 시급하다는 사회적 인식, 말비나스 전쟁의 상처, 군부 독재에 대한 불신이 겹치며 국방은 정치적 관심에서 밀려났다. 그 결과 전투기를 보유하고도 제대로 띄울 수 없는, 형식적 공군만 존재하는 상태가 수십 년 지속되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최근 덴마크 공군이 운용하던 중고 F-16 전투기 6대가 아르헨티나에 도착했다. 이는 총 24대 구매 계약 중 첫 인도분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 전투기들을 “국민을 지키는 천사들”이라 부르며 “오늘부터 아르헨티나가 조금 더 안전해진 날”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수사처럼 들리지만, 지난 40년의 공백을 돌아보면 결코 가벼운 표현이 아니다. 말비나스 전쟁 이후 아르헨티나는 군에 대한 투자를 사실상 멈췄고, 그 결과 조종사 양성은 중단되다시피 했으며 노후한 기체는 사고와 부품 부족으로 퇴역했다. 공군력의 붕괴는 국가 자존심의 문제를 넘어 주권 기능 자체가 흔들린 문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도입은 냉혹한 경제 현실과 맞물
30여 년간 칠레 통신 인프라를 지배해온 스페인 자본이 물러나고 있다. 그 자리를 멕시코 자본이 빠르게 메우면서, 중남미 통신 권력의 중심축이 스페인에서 멕시코로 이동하고 있다. 칠레는 이 변화가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는 무대다. 이는 단순한 기업 간 인수합병(M&A)이 아니라 디지털 인프라 패권의 이동이라는 상징적 사건이다. 1980년대 말 칠레는 군사정권 하에서 기간산업 민영화를 추진했다. 당시 국영 통신사 CTC는 기술 경쟁력이 취약해 외자 유치가 필요했다. 스페인의 텔레포니카(Telefonica)는 1989년 지분 43%를 인수하며 칠레 시장에 진입했다. 스페인은 자본·기술을, 칠레는 제도 안정성과 수요 기반을 제공하며 통신 현대화를 이끌었다. 텔레포니카는 칠레를 교두보로 페루,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브라질로 확장했다. 1990년대 말 중남미 통신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등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렸다. ‘총칼이 아닌 통신망으로 지배한다’는 신(新)식민주의 논란까지 촉발될 정도였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4세대(4G)·5세대(5G) 전환에 따른 투자 부담과 포화 경쟁 환경 속에서 텔레포니카의
페루 의회가 9일 밤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을 ‘도덕적 무능(incapacidad moral, moral incapacity)’을 이유로 압도적 표결로 해임했다. 전체 130명의 의원 중 123명이 찬성했고 반대는 단 한 표도 없었다. 이로써 페루는 2016년 이후 무려 8번째 대통령 궐위 사태를 맞게 됐다. 지난 9년 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한 인물은 쿠친스키, 비스카라, 메리노, 사가스티, 카스티요, 볼루아르테, 그리고 이번에 승계한 헤리까지 총 7명이다. 이 가운데 임기를 제대로 마친 대통령은 단 한 명도 없다. 이번 탄핵은 돌발적 사건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예고된 ‘시간 문제’였다. 볼루아르테는 2022년 12월 부통령 시절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친위 쿠데타를 시도하다 해임되면서 헌법에 따라 자동 승계로 대통령직에 올랐다. 그러나 정치적 기반과 지지율은 취임 직후부터 취약했다. 재임 중 8차례의 탄핵안이 발의됐고 4건은 본회의에 상정됐으나, 분열된 의회 구도 탓에 절대다수인 87표를 넘지 못해 무산돼 왔다. 하지만 내년 4월 대선을 앞두고 정당들이 선거 전략에 돌입하면서, 지지율 3%의 대통령과 선을 긋는 것이 정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마두로 정권으로 이어진 권위주의적 통치와 구조적 인권 유린, 민주주의의 붕괴, 극심한 빈곤과 배고픔을 피해 지난 수년간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약 750만 명의 국민들이 콜롬비아·페루·칠레 등 인근 국가로 탈출해 국경을 넘는 피난 행렬을 이루었다. 불안정한 정착, 삶의 기반을 잃은 채 방황하는 수많은 베네수엘라인들의 현실은 단순한 국가 위기를 넘어선 21세기 라틴아메리카의 집단적 비극이었다. 과거 이러한 장면을 수없이 목격해 왔다. 중남미 국가들의 식당에서, 택시 운전사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 속에서 만난 이들의 얼굴에는 꺼지지 않은 희망과 깊은 절망감이 교차하는 것 같았다. 오스카 무리요 정치 전문가는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노벨평화상은 베네수엘라 국민이 오랫동안 이어온 민주주의 투쟁에 다시금 국제적 조명을 비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경험 속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의 상징이자 권위주의에 맞서 비폭력으로 싸워온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2025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은 깊은 감동과 역사적 의미로 다가왔다. 그녀의 수상은 단지 한 개인의 영예가 아니라,
한류가 전 세계를 휩쓸며 이제는 한국의 매운맛도 글로벌 시장에 확고히 자리 잡았다. 김치, 고추장, 매운 라면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가운데, 최근 남미 파라과이에서 한국의 태양초 고추를 재배해 고추가루로 가공해 미국으로 수출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단순한 농업 뉴스 같지만 그 안에는 중남미와 한국, 그리고 세계를 잇는 식문화의 순환이 숨어 있다. 학계의 다수 견해에 따르면 고추는 중남미가 원산지로 멕시코와 볼리비아, 페루 등지에서 오래전부터 재배되어 왔다. 15세기 콜럼버스 교역을 거치며 유럽으로 전해지고, 다시 아시아로 건너왔다는 학설이 주류다. 전래 시기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으나 중요한 것은 고추가 김치와 만나 한국인의 식문화에 깊이 스며들었다는 점이다. 태양초는 그 상징이라 할 수 있다. 파라과이는 고온다습한 기후와 강한 일조량을 지녀 고추 재배에 이상적이다. 참깨, 콩 등 작물 수출 경험도 풍부하다. 과거 외교관으로 근무하면서 중남미 여러 나라를 다니며 다양한 고추(Chile) 품종을 봤지만 태양초 고추를 본 적이 없다. 고춧가루 생산 이야기도 들은 기억이 없다. 그런데 파라과이에서 태양초를 재배해 미국으로
엘 띠엠뽀(El Tiempo) 보도에 따르면 콜롬비아 정부가 스웨덴 Saab사의 Gripen 전투기 18대를 약 39억 달러 규모로 도입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한국은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다. 한국전쟁 참전국이자 오랜 우방인 콜롬비아에서조차 기회를 잡지 못했다는 것은 단순한 무기 수출 실패가 아니라, 방산외교의 취약점을 드러낸 사건이다. 정부는 방산외교 강화를 내세워 군 출신 고위 인사를 최전선에 배치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는 없었다. 대통령과의 독대는 물론 고위 참모, 의회 인사와의 접촉에도 실패하면서 방산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네트워킹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방산 사업은 군의 필요성과 기술 사양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무기 성능은 자료와 전문가 설명으로 충분하다. 외교 현장에서 공관장이 맡아야 할 역할은 정치·재정 결정권자와 신뢰를 쌓고 설득의 길을 여는 일이다. KF-21은 Gripen보다 성능이 뒤지지 않을 뿐 아니라 가격·유지보수 측면에서도 더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경쟁의 장에조차 서지 못했다. 기술력이 아니라 외교적 준비와 설득력 부족이 패인의 본질이었다. 대규모
2025년 9월 27일, 미국 국무부는 콜롬비아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의 비자를 전격 취소했다. 동맹국 대통령의 입국 자격을 박탈한 것은 전례 없는 조치였다. 유엔 총회 참석 계기 뉴욕 집회에서 그가 미군 병사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하라(Refuse President Trump’s orders)”, “인류의 명령을 따르라(Follow humanity’s orders)”고 촉구한 것이 직접적 이유였다. 미국은 이를 곧바로 “경솔하고 선동적”(reckless and incendiary) 행동으로 규정했다. 콜롬비아 외교부는 즉각 이번 조치가 국제법과 외교 관례를 위반한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했지만, 본질은 단순한 비자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분명한 외교적 경고였다. 그럼에도 페트로 대통령은 사태를 가볍게 받아넘겼다. 그는 자신이 유럽 시민권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 무비자 전자여행허가제(ESTA)로도 입국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미국의 경고를 희화화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의 강력한 메시지와 대통령의 가벼운 반응이 극명하게 대비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었다. 물론 이번 발언을 단순히 경솔함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기업
금융
마켓시그널
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