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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판례로 찾는 경영 전략의 Edge
경쟁사들이 모여 정보를 나눈다. 업계 협회 회의에서 생산량과 가격 동향을 공유한다. 이런 정보교환은 담합인가. 법무팀장은 매번 고민한다. 업계 협회가 요청하는 판매 데이터 제출, 월례 회의 참석이 위법한 건 아닐까. 같은 정보교환이라도, 어떤 정보를 어떤 이유로 공유하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약 100년 전인 1920년대에 내린 두 판결이 그 경계를 보여준다. 두 사건 모두 목재 업계 협회의 정보교환이 문제됐다. 그러나 결론은 정반대였다. 1918년 미국 활엽수 제조사 협회(American Hardwood Manufacturers‘ Association)가 출범했다. 협회는 “공개 경쟁 계획(Open Competition Plan)” 부서를 운영하며 회원사들에게 방대한 정보 제출을 요구했다. 회원사들은 협회에 판매자가 특정되는 일일 판매량과 선적량, 주문서와 청구서를 첨부한 모든 판매 세부사항, 월간 제품별 생산 및 재고량, 매달 가격 리스트와 가격 변동 자료를 제공해야 했다. 협회 사무국은 이를 취합해 회원들에게 각 회원의 상품 등급별 월별 생산 요약, 판매자와 가격 및 구매자가 특정되는 주
계열사 간 업무 협의는 수시로 있다. 모회사가 자회사와 제조 일정과 판매 전략을 논의하거나 가격 정책을 협의한다면, ‘담합’이 문제될 수 있을까. 100% 자회사와의 협의라면 문제없을까. 51% 지분을 가진 합작회사와의 협의는 위법한가. 법무팀장은 고민스럽다. 내일 계열사 2곳과 다음 분기 판매 계획을 조율하는 회의가 있다. A사는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고, B사는 합작법인으로 지분 51%를 갖고 있다. 두 회사 대표들과 시장별 판매 목표를 협의하고 가격대를 조정하려 한다. 이 회의가 담합으로 문제될까. 1972년 Copperweld는 Lear Siegler로부터 강관 제조 부문인 Regal Tube 사업부를 인수했다. Copperweld는 이를 100% 자회사인 Regal Tube Company로 법인화했다. 인수 계약에는 Lear Siegler와 그 계열사가 5년간 Regal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비경쟁 조항이 있었다. 이후 Lear Siegler 강관 사업부의 전직 임원이 경쟁업체 Independence Tube를 설립했다. Copperweld는 Independence에게 발주한 업체에 서한을 보내 비경쟁 약정에
영업 담당 임원은 경쟁사의 점유율 상승 추세에 고민이 깊다. “거래하는 소매업체들에게 우리 제품 5종의 매입 목표를 달성하면 결제 대금의 10%를 돌려주면 어떨까? 법무팀 검토가 필요할까?” 팀장이 답한다. “상무님, 좋은 생각입니다. 우리 제품을 많이 살수록 할인해 준다는 데 문제가 될까요?” 하지만 이 질문의 답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리베이트 자체는 죄가 없다. 문제는 지급 구조이다. 많이 구매하면 더 할인해 주는 것은 거래 효율을 높이고 거래상대방에게 실질적 혜택을 준다. 단순히 많이 살수록 깎아주는 ‘물량 할인(volume discount)’은 비용 절감을 반영한 정당한 보상이다. 그러나 경쟁사 제품 대신 자사 제품을 사는 조건으로 지급하는 ‘충성 리베이트(loyalty rebate)’는 위법한 경쟁사 배제가 문제될 수 있다. 혜택을 주는 할인인지 경쟁제한의 수단인지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리베이트 구조가 거래상대방에게 제공되는 인센티브인가, 아니면 경쟁사로의 접근을 차단하는 페널티인가. 특히 목표를 조금이라도 달성하지 못하면 구매분 전량에 대한 리베이트를 잃거나, 구매 물량에 비례해 사
전략회의실에서 신규 사업 본부장이 보고한다. “대표님, 우리 주력 상품에 신규 서비스를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면 어떨까요? 고객 충성도가 높으니 편의도 높이고 경쟁사도 견제하는 완벽한 전략입니다.” 당신은 고개를 끄덕인다. 인기 상품에 신규 서비스를 결합하면 수익을 극대화하고 경쟁사 추격도 따돌릴 수 있겠다 싶다. 하지만 법의 잣대는 이 판단 뒤에 숨은 ‘구매 강제성’을 파고든다. 기업 입장에서 ‘끼워팔기(Tying)’는 효율적 자원 배분의 일환이다. 이미 확보한 시장 지배력을 활용해 인접 시장으로 영향력을 넓히는 건 경영학 교과서의 답안이다. “제품을 묶어 팔면 가격도 올리고 소비자 만족도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는 의사결정권자에게 합리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경쟁당국은 이를 혁신이 아닌 경쟁자 축출을 통한 지배력 유지 수단으로 의심한다. 글로벌 경쟁법 사례는 경영 판단이 법적 리스크로 변모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1992년 미국 코닥(Kodak) 사건이 대표적이다. 코닥은 복사기와 마이크로필름 장비를 제조·판매하면서 부품과 수리 서비스도 제공했다. 그런데 독립 서비스 사업자들(ISO)이 코닥보다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 시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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