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음식
길은 바람이 먼저 만든다. 그리고 인간은 그 길 위에 삶을 얹는다. 차마고도(茶馬古道)는 그렇게 태어난 길이다. 차마고도는 차와 말이 오가던 교역로라는 설명만으로는 온전히 다 설명할 수 없다. 그곳에는 생존의 무게가 흐르고, 시간이 켜켜이 쌓이며, 인간의 존재가 스스로를 증명하는 수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 나는 그 길 위에서 옌징(鹽井)을 만났다. 티베트 동부와 윈난(云南)의 경계, 란창강(瀾滄江. 메콩강의 상류이다) 깊은 협곡을 따라 자리 잡은 작은 마을. ‘소금 우물’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곳은 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같은 방식으로 소금을 만들어오고 있는 곳이다. 세상 끝에 염전이 있다면 그곳이 바로 옌징이다. 해발 2,400미터의 높은 고도,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공기, 그리고 끝없이 스치는 바람. 그 속에서 사람들은 오늘도 강변 절벽에 염수를 퍼올리는 우물을 파고, 나무관을 통해 계단식 논처럼 층층이 쌓인 소금밭으로 끌어올리고, 태양과 시간을 기다린다. 옌징의 소금은 끓이지 않는다. 햇볕이 말리고, 바람이 굳히고, 시간이 완성한다. 이 단순한 방식은 오히려 깊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과연 음식을 만들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