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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다 1세기나 앞서 살았던 체코의 극작가 카렐 차페크가 최근 자주 소환된다. 그가 1920년에 쓴 희극 ‘로섬의 만능 로봇(Rossum’s Universal Robots)’ 때문이다. 이 작품은 기계문명이 인간 말살을 시도하는 미래를 그렸는데 ‘로봇’이라는 단어를 처음 등장시켰다. 노예나 고된 노동을 뜻하는 ‘로보타(robota)’에서 비롯된 이 말에는 태생부터 노동 대체의 뉘앙스가 담겨 있다. 100여 년이나 된 ‘오래된 상상’이 한국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 생산 라인에 인공지능(AI)을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투입될 가능성이 나오자 노조가 즉각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향후 전개는 지켜볼 일이지만 훗날 휴머노이드 로봇 투입을 거부한 국내 첫 노조로 기록될지도 모를 일이다. 로봇이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미래는 이제 더 이상 공상과학이 아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번 노조의 반발은 마차 시대에 자동차 운행을 제한했던 영국의 ‘붉은 깃발법’이나 산업혁명 초창기 기계 파괴 운동이었던 ‘러다이트’를 떠올리게 한다. 기술 진보 앞에서 우리가 불안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기존
때로는 좋은 의도를 가진 정책이 오히려 더 나쁜 결과를 낳기도 한다. 이른바 ‘선의의 역설’이다. 스리랑카는 2021년 환경보호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화학비료와 농약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유기농 정책을 폈다. 주요 수출품인 농산물의 생산량 감소와 물가 급등을 초래했고 코로나19로 인한 관광 산업 붕괴, 감세로 인한 재정 악화 등이 겹치면서 이듬해 사실상 국가 부도를 선언했다. 최대 피해자는 농민들과 서민이었다. 한때 남미의 부국이던 베네수엘라와 아르헨티나의 장기 위기도 도덕적 잣대로 경제정책을 밀어붙인 결과다.무분별한 현금 복지 확대도 문제였지만 시장의 가격 메커니즘에 직접 개입한 것이 더 큰 실책이었다. 이들 포퓰리즘 정권은 서민 보호 등을 내세워 자본 유출입과 환율·물가를 통제하려 했다. 하지만 인위적인 물가 억제로 채산성이 악화된 기업들이 파산하면서 생산 기반이 무너지고 생필품 부족 사태가 벌어졌다. 게다가 외국인 투자가의 탈출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우리나라도 선의로 시작한 정책이 역효과를 낸 사례가 부지기수다. 문재인 정부가 법정 최고금리를 낮추자 대부업체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저신용자
“기계는 상상할 수 있는가?” 천재 수학자이자 암호학자, 현대 컴퓨터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앨런 튜링이 1950년 발표한 논문 ‘계산 기계와 지능(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에서 던진 질문이다. 튜링은 기계가 지능을 가졌는지 판별하는 기준으로 인간과의 대화를 꼽았다. 기계가 인간의 언어를 완벽히 모방하면 지능을 가진 것으로 간주하는 이미테이션 게임, ‘튜링 테스트’가 여기서 나왔다. 그가 던진 질문들은 인간이 인공지능(AI)을 설계하는 길잡이가 됐다. 튜링 테스트가 발표된 지 70여 년, AI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특히 생성형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조합해 정답을 도출하는 속도와 효율성에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섰다. 인간처럼 글을 쓰고 컴퓨터 코딩까지 해낸다. 그러나 명확한 한계도 드러냈다. 허구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내놓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환각)’ 현상이 단적인 예다. 무엇보다 AI는 과업을 ‘왜’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떤 사회적 영향을 미치는지 스스로 묻지 못한다. 챗GPT나 제미나이로 정보를 찾고 보고서를 쓰는 시대라지만 단순한 활용 능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홈플러스 부채를 자본으로 둔갑시키고 보유 자산 가치를 끌어올려 1조 원대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혐의에 대해 법원은 ‘구속할 정도의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한다. 다만 이번 결정이 투자자를 기망하고 약탈적 경영을 했다는 의혹을 해소한 것은 아니다. 남은 판단은 재판의 몫이다. MBK를 향한 여론은 냉정하다 못해 야박하다. 정치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구속 필요성을 제기했고 시민단체와 노동계 역시 강한 비판과 사법 처리를 촉구했다.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PEF)로 성장하며 신한라이프·코웨이 등 굵직한 투자 성공 신화를 만들어온 MBK는 어쩌다 ‘공공의 적’이 됐을까. 너무 잘나갔기 때문일까, 아니면 탐욕의 끝을 보여줬기 때문일까. MBK 위기의 본질은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한 데 있다. 프로젝트 펀드의 내부수익률(IRR)을 앞세워 기업의 생존과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결과가 위기를 자초했다. 사모펀드에 무슨 공적 책임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장의 기준은 달라졌다. 과거에는 기업 가치를 얼마나 끌어올렸는지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기업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법이 국가의 행복과 시민의 덕을 실현하는 핵심 수단이라고 봤다. 그는 자연법이든 실정법이든 법은 시민들을 올바르게 이끌며 공동체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하는 필수적인 질서라고 믿었다. 하지만 법에 과잉 의존하는 사회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저서 ‘정치학’에서 “기존의 법을 새 법으로 쉽게 바꾸면 법의 힘은 약해지기 마련”이라며 “법을 바꿔서 실익이 크게 없다면…내버려두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지금 대한민국 국회는 입법 만능주의에 빠져 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2만 3566건으로 역대 최대였다. 처음으로 2만 건을 넘었던 20대 국회보다 500여 건이 더 늘었다. 16대 국회 당시 2000건을 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20년 동안 10배 이상 증가했다. 21대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은 9063건이다. 국회미래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1대 한국 국회를 기준으로 같은 기간 미국 의회는 709건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독일은 473건이었고 프랑스와 영국은 각각 243건, 139건의 법안을 처리했다. 일본은 이 기간 377건의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
2023년 9월 17일 경남 합천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런 천금 같은 기회가 자칫 일부 강성 재야 연구자와 시민단체들의 친일 몰이로 무산될 뻔했다. 이들은 합천군과 우리 사학계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하면서 가야 제국(諸國·여러 나라) 중 ‘다라국(多羅國)’ ‘기문국(己汶國)’ 등의 명칭을 넣은 점을 시빗거리로 삼았다. 왜 우리 역사서가 아닌 일본 사료의 내용을 인용했느냐는 식의 주장이었다. 다라국이라는 명칭은 일본 고대 역사서인 일본서기뿐 아니라 중국 사료인 양직공도(梁職貢圖)에도 등장한다. 기문이라는 이름 역시 일본 측 기록만이 아니라 우리 측 삼국사기에도 명시돼 있다. 그런데도 국수주의 성향의 일부 재야 역사 연구자들과 시민운동가들은 해당 명칭들이 ‘일본서기’에 적힌 점만을 부각하면서 일제 식민주의 역사관, 반민족적 행태라는 식으로 비난하고 여론전을 폈다. 압박을 느낀 우리 관계 당국은 기문국과 다라국은 제외한 가야 기록만을 유네스코에 등재해야 했다. 일부 재야 단체들의 발목 잡기는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고대사 연구 관련 국책 사업마다 반복돼왔다. 전남과 전북·광주시 등 3
청년의 검에는 ‘Aut Caesar, Aut Nihil(카이사르)가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교황의 사생아로 태어나 이탈리아 정복을 꿈꾼 풍운아 체사레 보르자는 16세기 이탈리아를 뒤흔든 야망의 화신이었다. 권력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은 그가 로마냐 지방을 정복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잔혹한 심복을 총독으로 앞세워 토착 세력을 제거하고 정국을 안정시킨 뒤 총독을 잔인하게 처형해 시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대중적 지지를 얻은 일화는 유명하다. 사자의 용맹과 여우의 간교함을 갖춘 그에게서 깊은 인상을 받은 마키아벨리는 보르자를 이상적 군주의 모델로 삼아 ‘군주론’을 집필했다. ‘군주는 혐오스러운 일은 다른 이에게 맡기고 인기를 얻는 일은 자신이 직접 해야 한다’는 마키아벨리의 조언은 보르자의 냉혹한 전략을 연상시킨다. 보르자처럼 극단적이지는 않아도 오늘날 정치 지도자들 역시 ‘악역’은 남에게 떠넘기고 자신은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이른바 ‘굿 캅 배드 캅’ 전략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재정 문제를 놓고 민주당과 첨예하게 대치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백악관에 초대해 토론을
2015년 3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리커창 중국 총리가 전국인민대표대회 단상에 섰다. 그는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2025년까지 핵심 부품·소재의 자급률을 70% 수준으로 높이고 2035년에는 독일·일본, 2049년에는 미국까지 추월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중국 제조 2025’의 시작이다. 이는 단순한 산업 육성책이 아니었다. 이른바 ‘대이불강(大而不强·몸집은 크지만 강하지 않다)’의 자아 성찰이었다. 싸구려 물건을 조립하던 하청 기지에서 벗어나 2049년 중국 건국 100주년에는 세계 최강의 기술 패권국이 되겠다는 ‘기술 굴기(崛起)’ 선언이었다.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 코리아의 엔진이 식어간다는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K제조업의 위기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올 7월 “한국 제조업의 잃어버린 10년이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제조업의 질적 성장을 언급하며 “인공지능(AI)으로 다시 제조업을 일으키지 못하면 향후 10년 후면 거의 다 퇴출당할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의 경고는 이미 현실이다. 과거 수주 잭팟을 터뜨리며 한국 경제를 먹여 살렸던 석유화학 단지는 가동률이 떨어지며 신음하고
1990년대 후반 일본 경제는 버블 붕괴 이후 장기 불황과 초저금리, 엔저(엔화 가치 하락)의 늪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다. 가계 살림을 책임지던 일본 주부들은 남편 월급과 예금이자로는 생활이 버거워지자 과감한 선택을 했다. 사실상 제로금리였던 일본 은행에서 엔화를 빌려 뉴질랜드·호주·튀르키예 등 고금리 국가의 채권이나 통화 상품에 투자해 고수익을 거뒀다. 일본 개인투자자의 대명사가 된 ‘와타나베 부인(Mrs. Watanabe)’의 탄생이다. 이후 그들은 금리 차를 이용한 엔캐리 트레이드의 핵심 세력이 됐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외환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30여 년이 흐른 지금 한국에서는 ‘서학개미’가 와타나베 부인의 뒤를 잇는 모습이다. 수년간 침체된 ‘국장(코스피)의 배신’ 속에 저금리, 미국 기술주 랠리, 투자 플랫폼 고도화가 ‘동학개미’를 미국 증시로 대거 이동시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액은 2019년 말 12조 원에서 현재 236조 원으로 6년 만에 무려 20배 넘게 불어났다. 해외 주식 순매수 역시 지난해 15조 원에서 올해 42조 원까지 늘었다. 취업난
올해 초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이 “조선 반도는 입만 터는 문과 X들이 해 먹는 나라”라고 말해 큰 파문이 일었다. 이 원장의 사과에도 그의 발언은 어느 정도 공감을 얻었다. ‘문송하다(문과라서 죄송하다)’고 자조하는 인문계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기가 찰 노릇이었을 것이다. 이제 기업들은 인사·마케팅 등 전통적인 인문계 관련 부서도 이과 출신으로 채우고 있다. 중앙 부처의 경우 대부분 문과 영역인데도 지난해 5급 신규 채용자 중 이과 출신이 39%에 달했다. ‘책상물림들이 나라를 망친다’는 인식은 인문계 출신들이 행정·입법 등 국가의 주요 의사 결정을 좌우하고 있는 현실에서 비롯됐다. 문재인 대통령 이후 역대 대통령은 모두 법률가들이다. 22대 국회의 경우 의원 300명 가운데 이과 출신은 22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의대 출신이 절반 이상이다. 반면 법조인은 역대 최다인 61명에 이른다. 사실 문과냐 이과냐, 출신 성분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그동안 이공계 출신들도 국회만 들어가면 ‘싸움닭’으로 돌변해 과학적 사고방식이 퇴보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과학적 사고는 증거와 이론을 토대로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추론하고 비판적으
2015년 9월 3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 톈안먼 성루 위에 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사 열병식을 지켜봤다. 우리나라 정상이 톈안먼 성루에 오른 것은 처음이었다. 미국은 마뜩잖아했다. 박 대통령이 애써 친중(親中) 행보에 나선 것은 중국과의 통상 협력을 확대하고 북한 비핵화에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년 만에 사달이 났다. 이듬해 7월 한국이 북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경북 성주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공식화하고 실행에 옮기자 중국은 무자비한 경제 보복에 나섰다. 2017년 한 해에만 8조 5000억 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10년 전 ‘사드 악몽’의 기억을 소환한 것은 달콤한 말 뒤에 숨어 있는 칼날, 이른바 ‘구밀복검(口蜜腹劍) 외교’를 경계하자는 의미에서다. 한국이 처한 지금의 동북아 외교 지형도 예외가 아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고 5개월이 지났다. 지난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3%에 달했다. 긍정 평가 이유로는 외교가 가장 높은 30%로 경제·민생(13%)을 크게
“대기업 25년 차 부장으로 살아남아 서울에 아파트 사고 아이 대학까지 보낸 인생은 위대한 거야.” 요즘 화제의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에서 주인공이 아들에게 하는 대사다. 김 부장의 스펙은 남부럽지 않다. 그러나 한 꺼풀만 벗겨보면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자존심의 상징이던 서울 아파트는 이제 짐이자 지켜야 할 대상이 됐다. 매달 밀려오는 대출이자와 교육비·세금에 허덕이고 후배의 전셋값에 ‘현타’를 느낀다. 이런 김 부장에게 아들이 묻는다. “뭐가 위대한 거예요?” 스포일러를 조금 하자면 소설에서 김 부장은 전형적인 ‘꼰대’다. 주변의 조언에 귀 기울이지 않고, 독단적인 데다가, 오만하기까지 하다. 이런 김 부장의 성정은 자연히 부동산 투자 실패로 이어진다. 결국 승진에서 밀리고 지방으로 좌천된 김 부장은 명예퇴직을 선택한다. 퇴직금으로 상가에 투자하지만 큰 손실을 본다. 김 부장의 실패는 어쩐지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겹쳐 보인다. 둘 다 ‘부동산 자산 구조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김 부장에게 아파트는 ‘주거’와 ‘집값 상승’이 전부였지만 3040세대에게 집은 운용 자산이다. 코스피가
“높은 관세는 다른 나라의 보복과 격렬한 무역전쟁을 촉발합니다. 그러면 기업과 산업이 문을 닫고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이달 24일 미국 프로야구메이저리그(MLB) 우승팀을 가리는 월드시리즈 1차전을 생중계한 방송의 광고에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미국 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과 함께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월드시리즈는 광고 시장의 최대 이슈다. 하지만 이날 경기 이후 전 세계 언론은 경기 결과보다는 게임 도중 송출된 광고의 파장에 더 주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캐나다가 레이건의 관세 관련 연설을 조작한 허위 광고를 내보낸 것이 적발됐다”며 “심각한 왜곡과 적대 행위에 대한 대응으로 캐나다 관세율을 10% 추가 인상한다”고 썼기 때문이다. 이 광고를 제작해 미국 TV에 송출한 곳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정부다. 미국을 상대로 보복관세 철회 등 유화 전략을 펼쳐온 캐나다 정부의 노력은 이 광고 한 편으로 허사가 됐다. 그런데 온타리오주가 내보낸 광고는 트럼프 대통령 말처럼 거짓일까. 실제로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7년 4월 일본산 반도체에 100%
일본 시즈오카현의 소도시 스소노시는 최근 산업·주거 인프라를 갖춘 자족형 스마트시티로 변모했다. 도요타자동차가 총 70만 ㎡ 규모로 첨단기술의 미니 신도시 ‘우븐시티(Woven City)’를 지어 지난달 26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것이다. 도요타는 폐공장 터였던 이 지역을 신기술 실험 도시로 재건했다. 자율주행 자동차, 로봇, 인공지능(AI), 수소에너지, 스마트홈, 핀테크 등을 규제 없이 실증할 수 있다. 도요타가 착공한 시점은 2021년인데 불과 4년여 만인 올해 1단계 공사를 완료했다. 우븐시티처럼 민간기업 주도로 개발된 자족형 도시는 ‘기업도시’로 불린다. 정부가 아닌 기업이 직접 사업 시행자로 나서 자신의 사업 목적에 맞게 도시를 설계하고 자본을 조달해 토지를 매입·건설한다. 기존 도시에서는 각종 행정 규제 등으로 구현하기 어려웠던 신기술을 실험할 수 있어 기업도시 건설에 나서는 사례가 미국·일본 등에서 속속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월마트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사업가 마크 로어가 2030년 착공을 목표로 500만 명 규모의 초거대 사막 도시 텔로사(Telosa)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일론 머스크도
‘워라밸’을 보장하는 주 35시간 근무제와 칼퇴근 문화, 넉넉한 연금이 뒷받침하는 안정된 노후, 국가가 모든 국민의 출산부터 육아·교육·주거·의료·실업까지 책임지는 관대한 복지국가. 능력주의와 경쟁의 고단함에 갇힌 한국 직장인의 눈에 프랑스는 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견고한 줄만 알았던 프랑스의 복지 시스템은 알고 보니 나랏빚으로 부풀려 온 시한폭탄이었다. 유럽에서도 유독 후한 프랑스의 복지·연금 모델은 달라진 경제 환경이 초래한 저성장과 고령화 추세에서 어느덧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 됐다.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사회보장에 지출하는 프랑스의 국가부채는 GDP의 115.6%로 불어났고 재정적자는 유럽연합(EU)의 재정 규칙 기준인 3%를 한참 웃도는 GDP의 5.8%로 치솟았다. 물론 여기에는 재정 형편을 고려하지 않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감세 정책도 한몫했다. 나라 살림이 거덜나자 정치와 경제는 사달이 났다. 정부가 재정난 타개를 위한 극약 처방으로 내놓은 긴축 예산안은 가뜩이나 분열됐던 정치를 뒤흔들고 민심에 불을 질렀다. “이곳이 절벽 전 마지막 정거장”이라며 440억 유로(약 74조 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