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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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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나고야 인근의 이세신궁에 다녀왔다. 일본 개국 신화와 관련한 퍼즐을 맞춰 보기 위한 여정이었다. 이는 일본도 한반도를 거쳐 일본 열도로 이주해 발전한 이민 국가의 하나일 것이라는 가설이다. 현지의 수월한 교통편 연결은 인상적이었다. 반면 주변 설비들은 상당히 낡았다. “일본이 개발도상국이 됐네.” 10여 년 전 도쿄의 국제금융 기구에서 장기간 근무했던 친구의 첫 마디다. 일본 개발도상국론은 경제는 선진국이지만 사회시스템이 개발도상국형이라는 자조 섞인 평가에서 출발했다. 이제는 경제 분야도 개발도상국 특징이 보인다는 의미다. 과연 정말 일본이 개도국일까. 일본은 엄청난 변혁기에 있다. 가장 핵심은 트레이드 마크였던 경제력의 약화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 대국의 지위를 2010년 중국에 넘겨줬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한때 5만 달러대에 육박하다 지금은 3만 달러대로 추락했다. 우리는 물론 대만의 우상이었던 국가가 이제는 수준이 같아져 버렸다. 예전 같았으면 상상도 하지 못했을 모습이다. 환상도 많이 깨졌다. 과거에는 잘사는 선진국임에도 지나친 일본화로 폐쇄돼 있어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지금은 관광
데이터가 미래를 보여준다. 이 말은 지금 우리가 사는 인공지능(AI) 시대를 잘 나타낸다. 의료 분야도 마찬가지여서 유전체(유전자 정보), 개인 의료 기록, 그리고 흡연·운동·수면 같은 생활 습관 데이터가 쌓이면서 AI가 이 복잡한 정보를 한꺼번에 읽고 질병 위험과 치료 방향을 더 정확히 제시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먼저 의료 기록 기반 AI가 질병의 흐름을 예측하기 시작했다. 대표 사례가 트랜스포머를 변형해 만든 델파이-2M 모델이다. 몇 달 전 네이처지에 발표된 이 연구는 40만 명 규모 영국 바이오뱅크 자료를 학습해 190만 명의 덴마크 사람들을 대상으로 개인의 과거 진단 이력과 생활 요인을 바탕으로 1000가지 이상의 질환 발생률을 동시에 예측하고 향후 건강의 궤적을 생성해 10~20년 단위의 질병 부담까지 추정할 수 있음을 보였다. 즉, 질병을 하나씩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병 다음에 어떤 병이 연결될 가능성이 큰가를 시간 순서로 학습하고 답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유전체 해석의 속도와 정확도가 크게 오르면서 DNA 서열로부터 변이를 찾고 유전 질환을 포함한 질환들을 예측하는 것은 이미 당연한 방식이 됐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딸 김주애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국가정보원이 이달 12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주애가 현재 후계 내정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히면서다. 국정원은 그 근거로 김주애가 일부 시책에 의견을 제시하는 정황이 포착되고 의전 서열상 위상이 사실상 2위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김주애가 이미 후계자로 확정됐는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현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인 것은 분명하다. 북한 매체는 올해 1월 1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당시 김주애의 모습을 정중앙에 배치해 보도했다. 북한은 선전선동부를 통해 대내외 매체를 철저히 통제하며 사진 한 장에도 정치적 메시지를 담는다. 김일성과 김정일이 안치된 궁전에 참배하는 장면에서 김주애를 중앙에 세운 것은 백두혈통의 정통 계승자임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장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 17일 ‘최중대 사업’으로 추진해온 평양 5만 가구 주택 건설 완공 행사에 나타난 김주애의 행보 역시 주목할 만하다. 김주애가 아버지와는 다른 동선으로 움직이며 주민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고 포옹하는 모습이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북한 체제에서 주민과의 직접 접촉과 의견 청취는
인공지능(AI) 이야기가 도처에서 들린다. 정부와 산업계는 대한민국을 AI 3대 강국으로 만들겠다면서 에너지·자금·인재를 퍼부을 기세다. 기업이나 교육 현장에서는 효율성과 창의성을 높이겠다고 도입을 서두른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학습해 인간의 의사 결정을 돕는다. 질병·재난·범죄 등 많은 사회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동시에 대량 실직, 증강된 사이버 전쟁, 인간에 의한 AI 통제 불능 등 걱정거리도 많다. 민주주의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AI가 가져올 민주주의 퇴행에 주목한다. AI가 허위 조작 정보를 사실처럼 더 쉽게 만들고 이를 더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다는 것은 이제 많이들 알게 됐다. 선거 때마다 나도는 딥페이크 영상에 경계심을 갖게끔 시민들의 학습도 이뤄졌다. 그런데 더 중요한 문제는 여론 조작을 넘어 AI가 직접민주주의 기제를 왜곡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AI는 정치적 행위자가 콘텐츠를 쉽게 만들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지자를 효과적으로 동원하고, 그럴듯한 내러티브로 정치적 설득을 도와주는 값싼 무기가 됐다. 누구라도 AI의 도움을 받아 법안이나 정책을 만들어낼 수 있고 AI로 꾸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정당의 이름 또한 예외일 수 없다. 그럼에도 한국의 정당 이름은 민주화 이후 유독 자주 바뀌어 왔다. 현재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10년 전, 20년 전 어떤 이름이었는지를 정확히 떠올리지 못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은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는 유권자들의 정치적 무지나 무관심 때문이라기보다 정당 스스로 이름을 지나치게 빈번히 바꿔왔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더 설득력 있다.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정치학자들 사이에서는 “한국에서는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임기 종료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는 자조 섞인 말이 회자되곤 했다. 민주자유당 소속으로 당선된 김영삼 대통령은 이후 신한국당을 창당했고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당선된 김대중 대통령 역시 집권 이후 새천년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꿨다. 노무현의 열린우리당, 이명박의 한나라당, 박근혜의 새누리당 또한 전임 대통령의 임기 종료와 함께 각기 다른 이유를 내세우며 당명을 바꾸거나 정치 무대에서 사라졌다. 다만 정당 명칭 변경이 한국만의 특이한 현상은 아니다. 유럽 민주주의 역사에서도 정당의 이름 변경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비교 정당 연구에 따르면
지난주 정부가 150조 원 규모의 ‘국가성장펀드’를 조성하고 그중 30조 원을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전략산업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시의적절하고 과감한 결단이다. 하지만 국가 차원의 기대감 뒤편에는 “너무 빠르게 변해서 혹시 나만 도태되는 건 아닐까,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라는 두려운 마음이 공존한다. 이달 초 열린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필자가 참석한 세션이 바로 이 기대와 두려움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었다. 세션 제목이 ‘AI and Productivity: Is This Time Different?(AI와 생산성: 이번에는 정말 다른가)’였는데 경제학자들이 굳이 이런 질문을 던지는 건 과거의 경험 때문이다. 수십 년 전 컴퓨터가 등장했을 때 노벨상 수상자인 로버트 솔로는 “컴퓨터는 어디에나 있지만 생산성 통계에서만큼은 볼 수 없다”며 책상마다 컴퓨터가 놓여도 생산성 지표는 한참 정체됐던 점을 꼬집었다. 혁신 기술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긴 시차가 존재해왔던 것이다. 경제학자들의 질문은 결국 “AI는 이 시차 없이 우리 경제를 빠르게 변하게 할까”였다. 세션에서
지난해 경제 실적 잠정치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세계은행은 세계 경제 성장치를 2.7%로 발표했다. 미국도 2% 정도라고 한다. 중국 실적은 곧 발표된다. 중국 경제는 부동산 문제와 무역 분쟁에도 불구하고 목표치인 5%에 근접해 국내총생산(GDP)의 경우 2014년 10조 달러에 이어 11년 만에 20조 달러가 된다니 놀랍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압하고 일극 체제를 되찾았다고 보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상당수가 중국의 통계 조작으로 인식하고 있다. 정말 그럴까. 우리는 세계의 변화와 함께 중국 경제발전도 보다 냉철하게 분석하는 눈이 필요하다. 전 세계는 현재 전통적 산업화 완성 이후 디지털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세기적 대전환기다. 출발점은 거의 같다고 봐야 한다. 산업혁명의 시발이 영국이었지만 마지막 승자는 미국이었다. 그만큼 최종 승자를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다. 디지털화에서도 뭔가를 입혀야 한다. 일단은 미국이 앞서는 것 같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기치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마가)’를 위해 자신들이 주도한 기존 질서까지 무너뜨리고 있다. 미국
지난주 중국 정부가 일본 정치권의 대만 관련 발언을 문제 삼아 일본으로의 이중 용도 물자 수출에 대한 강력한 통제 조치를 예고했다. 이들 물자에는 희토류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 내 반발이 거세다. 희토류는 오늘날 첨단산업의 성능 한계를 규정하고 국가 안보 체계의 기술적 기반을 형성하는 핵심 원소군이다. 전기자동차 구동계와 풍력발전용 발전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 초고속 통신 인프라, 의료 영상 장비, 나아가 첨단 무기 체계에 이르기까지 현대 기술 생태계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희토(稀土)라는 명칭과 달리 희토류는 지각 내 극히 적게 존재하기보다는, 산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형태로 분리 정제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원소들이다. 이들 원소는 서로 화학적 성질과 이온반경이 거의 동일해 동일한 광물에 함께 존재하며 이를 개별 원소로 고순도로 분리하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환경 부담이 큰 정제 공정이 요구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희토류는 자원 그 자체보다도 정제 기술과 공정 역량이 전략적 가치를 결정하는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희토류는 주기율표에서 란타넘족 15개 원소에 스칸듐과 이트륨을 포함한 17개 원소들인데
2026년은 붉은 말의 해, 병오년(丙午年)이다. 인공지능(AI)에 병오년의 특징을 물었더니 “급격한 변화와 분기점”이라거나 “숨겨졌던 갈등의 표면화”라는 답이 돌아왔다. 말은 정지보다는 이동을 상징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한반도의 과거 병오년 역시 이러한 특징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1906년 병오년은 러일전쟁 직후였다. 전년도에 강제된 을사늑약을 제도적으로 완성하는 통감부가 설치되면서 대한제국의 외교와 내정은 사실상 붕괴됐다. 동시에 일반 민중과 지식인 사회에서 타협 노선은 급속히 소멸했고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 정서는 확산됐다. ‘관리된 안정’은 무너지고 질서의 성격이 노골적으로 전환된 해였다. 1966년 병오년은 북한이 체제의 성격을 질적으로 바꾼 기점이다. 북한은 8월 노동당 제2차 당대표자회의를 열어 주체사상을 당·국가 운영의 전면지침으로 격상하고 군사·혁명 노선을 강화하며 대미·대남 강경 노선을 공식화했다. 김일성은 “사상에서 주체, 정치에서 자주, 경제에서 자립, 국방에서 자위”를 노동신문 사설을 통해 천명했다. 이는 경제보다 군사, 대외 협력보다 자력 갱생을 우선하는 노선으로 오늘날까지도 북한 체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세계 여성의 날인 3월 8일 ‘유리천장지수’를 매년 발표한다. 부자 나라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을 대상으로 한다. 한국은 계속 꼴찌를 차지하다 올해 발표에서는 28위로 한 계단 올랐다. 한국·일본·튀르키예와 예상 밖의 스위스를 포함한 4개국은 항상 바닥권이다. 반면 스웨덴·아이슬란드·핀란드·노르웨이 북유럽 4개국은 계속 상위권으로 여성이 일하기 제일 좋은 나라들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출간하는 ‘글로벌 젠더 갭’ 2025년 보고서는 한국의 순위를 조사 대상 148개국 가운데 101위로 매겼다.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이지만 젠더 갭 측면에서는 후진국인 셈이다. 이 보고서는 경제적 참여와 기회, 정치적 대표성, 교육적 성취, 건강 및 수명 등 4가지 차원에서 남성 대비 여성의 동등성을 측정하기 때문에 100%는 남녀 간 완전 대등을 의미한다. 세계 평균을 보면 건강과 교육 측면에서는 젠더 갭이 사라진 반면 남성 대비 여성의 경제적 참여와 기회는 61%, 정치적 대표성은 23%로 차이가 여전히 크다. 한국의 경우 경제에서는 세계 평균에 가깝고 정치에서는 5%가 낮다. 필자는 강단에
최근 반복되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더 이상 우발적인 사고로만 치부하기 어렵다. 대형 통신사와 전자상거래 기업, 금융사와 포털에 이르기까지 해킹과 정보 탈취가 이어지고 수천만 명의 주민등록번호·연락처 등 개인 신상 정보가 유출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정부는 이를 국가적 위기 수준으로 규정하며 SK텔레콤·KT·쿠팡 등 책임 당사자 기업들에 역대급 과징금과 제재를 예고하고 있다. 기업의 보안 투자 소홀과 관리 부실에 강력한 책임을 묻겠다는 메시지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정부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에서 스스로에게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가. 정부는 민간 기업에 엄격한 보호 의무·관리 책임을 부과한다. 하지만 그 규제와 행정 기준이 민간 기관들로 하여금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과 보관·유통을 강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런 의문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행정절차에서 비롯된다. 필자 역시 외부 활동으로 다른 대학·기관에서 소액의 사례비를 받을 때마다 비슷한 경험을 반복해왔다. 예컨대 논문 심사료 액수에 상관없이 기관은 예외 없이 주민등록번호와 자택 주소, 휴대폰 번호, e메일, 계좌번호, 개인정보 활용 동
연말이자 학기말이다. 필자가 맡은 수업에서도 지난주 기말 프로젝트 발표가 있었다. 한 학기 동안 배운 데이터 분석 방법을 각자 선택한 문제와 데이터에 적용한 결과를 발표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2023년부터 감지된 변화지만 올해 들어 프로젝트 완성도가 특히 눈에 띄게 좋아졌다. 흥미로운 점은 생성형 AI를 쓴 흔적뿐 아니라 누가 AI를 ‘잘’ 썼는지 역시 평가자의 눈에 분명히 보인다는 사실이다. 똑같은 도구를 쥐여줘도 결과물의 격차는 컸다. 어떤 팀은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았음에도 수업에서 다룬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던 반면 가장 인상 깊었던 팀은 AI가 제안한 심화 방법론을 끈질기게 파고들어 수업 범위를 넘어서는 분석을 해냈다. 이 장면은 교실에만 머물지 않는다. 학생에게 AI가 학습 태도를 비추는 거울이었다면 기업에 AI는 조직의 사고 구조를 드러내는 ‘엑스레이’와 같다. 이 투시경을 통해 바라본 기업 현장에서는 올해가 실질적인 성과가 갈라지는 ‘AI 격차(AI Divide)’의 원년으로 기록되고 있다. 지난 2년이 ‘탐색기’였다면 올해는 ‘분기점’이다. 202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을 시사한 후 일중 관계가 급속히 냉각했다. 항공편이 무더기로 취소된 데 이어 중국 해경이 센카쿠열도 인근에서 일본 어선을 몰아내기까지 했다. 2012년 일본이 센카쿠열도의 국유화를 선언해 야기된 격렬했던 일중 분쟁을 재연하는 듯하다. 일본은 자구책의 하나로 미국과 똘똘 뭉치고 싶을지도 모른다. 이를 핵심으로 아시아를 또 떠나는 ‘제2의 탈아입구(脫亞入歐, 실제는 脫亞入美)’가 가능할 것인가. 2006년 아베 신조 총리가 취임하자 제2의 메이지유신이 정계의 담론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사회·국가 체제를 메이지유신에 버금가게 근본적으로 대변혁시키자는 게 주요 내용이다. 세계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 일본 언론계는 메이지유신의 상징적 인물인 사카모토 료마를 재조명했다. 공영방송 NHK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매년 말 ‘언덕 위의 구름’이라는 3부작 대하 드라마를 방영했다. 메이지유신의 개혁을 주도한 초대 총리 이토 히로부미 등이 주인공이다. 메이지유신에 나섰던 때는 산업화 정도에 따라 국가의 서열이 정해져 있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도 농경 사회의 성공에 도취해 산
자기 자손은 유전적으로 완벽해 건강하게 장수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든 생명체의 공통적인 희망일 것이다. 배아 유전 검사는 난치성 유전질환을 막기 위한 제한적 의료 행위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의학 분야의 지식 축적에 더해 유전체 분석 기술과 인공지능(AI)이 결합하면서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유전질환의 예측을 넘어서 암이나 당뇨 같은 질병 위험뿐 아니라 지능·외모·성격까지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맞춤형 아기를 약속하고 있다. 획기적으로 낮아진 유전체 분석 비용과 대규모 유전체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고 특정 변이와 질병·특성 간의 연관성 데이터들이 축적됨에 따라 통계적으로 이러한 예측이 가능하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께 세계 최초의 ‘다유전자 기반 배아선택(PGT-P)’ 아기가 태어났으며 미국·유럽 등에서 관련 기업들이 고가의 서비스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통계적 예측이 곧 개인의 운명을 정하거나 말해주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조금 과하게 비교를 하자면 생년월일시 기반으로 본 사주가 자신의 인생과 운명을 결정짓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PGT-P를 가능하게 하는 다유전자 위험
남북 간 인식의 간극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1953년 북한도 서명한 정전협정에 따라 설치된 군사분계선(MDL)을 한국은 지금도 준수하지만 북한은 이를 ‘국경선’이라 규정하며 사실상 부정하고 있다. 한국 국방부가 17일 군사분계선 기준선 설정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의한 데 대해 북한이 일주일 이상, 아니 결국 무응답으로 일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올해에만 북한은 군사분계선을 열 차례 이상 침범했으며 한국의 대화 제의 이후에도 같은 행위를 반복했다. 한국 국방부는 이러한 충돌이 정전 직후 설치된 1292개의 표지판이 50년 넘게 방치돼 이제 200여 개만 남으면서 남북 간 인식 차이가 커졌기 때문이라 보고 있다. 표지판 대부분이 유실됐고 유엔군사령부가 1973년 보수를 시도했으나 북한군의 총격으로 작업이 중단된 후 지금까지 방치됐다. 한국군이 침범에 경고 방송과 경고사격으로 대응하는 상황에서 경계 확정을 위한 대화 제안은 불가피했다. 군사분계선이 어디인지조차 합의하지 못하는 현실은 정전 체제의 노후화와 한반도 안보 구조의 취약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그러나 북한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북한은 군사분계선과 해상 경계인 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