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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13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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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송현] 동토에서도 문화의 씨앗은 자란다

    열린송현

    동토에서도 문화의 씨앗은 자란다

    “인생은 들판을 가로지르는 것만큼 단순하지 않다.” 러시아의 대문호 보리스 파스테르나크가 소설 ‘닥터 지바고’의 대미를 장식하며 읊었던 시구다. 우리의 삶처럼, 한 국가의 외교 역시 평탄한 들판만 이어질 수 없다. 때로는 높은 산을 만나고 때로는 거친 숲을 지나야 한다. 하지만 파스테르나크가 혹독한 눈보라 속에서도 반드시 찾아올 ‘부활의 봄’을 예찬했듯 지금의 한러 관계 역시 문화라는 뿌리 깊은 생명력으로 엄중한 시기를 견뎌내고 있다. 주러시아 대사로 부임해 모스크바의 혹한을 마주했던 2017년 겨울 내 가슴을 따뜻하게 해줬던 것은 차가운 공기를 뚫고 전해지던 양 국민의 정서적 교감이었다. 한러 정상회담과 러시아 월드컵이 동시에 열린 이듬해 6월의 기억은 더욱 생생하다.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과 아르바트 거리, 그리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넵스키 대로에서 한국 응원단과 러시아 시민들이 어깨동무를 하며 카튜샤와 아리랑을 섞어 부르던 그날 밤, 나는 국가 간의 조약문보다 위대한 민초들의 우정을 보았다. 도스토옙스키의 깊은 철학과 안톤 체호프의 치열한 인간 탐구, 그리고 차이콥스키의 애절한 선율에 오랜 세월 위로받은 한국인들처럼, 러

  • [열린송현] 나쁜 선례될 수 있는 가상화폐 거래소 규제

    열린송현

    나쁜 선례될 수 있는 가상화폐 거래소 규제

    가상자산거래소는 민간의 영역에서 태동한 기술혁신의 산물이다. 그런데 정부는 돌연 거래소를 ‘공공 인프라’라면서 금융기관에 준하는 ‘대주주의 지분 소유 제한’을 검토하고 있어 거센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일견 시장의 안정성을 꾀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대주주의 지분 규제는 주주가 가진 핵심 권리인 ‘지배권’과 ‘처분권’을 직접 제약하는 것으로서 헌법이 보장하는 사유재산권의 근간을 위협하는 위험한 논리가 숨어 있다. ‘공공 인프라’라는 개념은 아무 데서나 통하는 ‘마법의 단어’가 아니다. 전통적인 공공 인프라란 국가로부터 독점적 사업권을 부여받은 은행처럼 고객의 자금을 모집하거나 막대한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영역을 말한다. 가상자산거래소는 민간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리스크 감수를 통해 자생적으로 성장한 ‘민간 비즈니스’이고 은행과는 달리 자금 조달 기능이 없다. 단지 시장의 규모가 커졌다는 이유만으로 민간기업에 공공 인프라라는 굴레를 씌워 소급입법 형태의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국가가 필요에 따라 언제든 민간의 소유권을 간섭할 수 있다는 초헌법적인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된다. 헌법 제13조 제2항은 “모든 국민은 소급

  • [열린송현] 산업단지를 지역성장과 M .AX 거점으로

    열린송현

    산업단지를 지역성장과 M .AX 거점으로

    “0대, 76초, 91%” 지난해 말 중국 샤오미 베이징 자동차 공장에서 직접 느꼈던 서늘한 위기감을 나타내는 세 개의 숫자다. 주문부터 공급망 관리, 완성차 생산까지 전 밸류체인이 온라인으로 연결돼 재고는 ‘0대’였고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시간은 불과 ‘76초’였다. 생산라인의 ‘91%’는 자동화돼 불 꺼진 공장에서 24시간 로봇이 생산하는 ‘다크팩토리’에 가까웠다. 인공지능(AI)을 산업 전반에 입혀서 빠르게 달려가는 중국 제조업의 무서운 단면이다.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중심에는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제조업이 있다. 하지만 우리 제조업은 생산성 하락과 인구 감소, 첨예한 기술 경쟁 등 난제에 직면해 있다.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도 이러한 난제에 대응해 산업 AI 경쟁에 몰두하고 있다. 이제 제조업에 AI라는 DNA를 심는 것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산업통상부는 지난해 9월 ‘제조업 AI 전환(M.AX)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자동차·조선·반도체·배터리·로봇 등 주력 산업 10개 분과를 중심으로 산업별 AI 적용 모델을 만들고 있다. 시작한 지 반년도 안 됐지만 기업과 대학 및 연구소 등 참여 기관이 1300여

  • [열린송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4년과 향후 과제

    열린송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4년과 향후 과제

    2022년 1월 시행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은 대한민국 산업 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꾼 역사적 변곡점이었다. 법 시행 4년을 맞이한 지금, 우리는 냉정하게 중간 점검을 수행해야 한다. 과연 이 법은 목적대로 ‘재해 예방과 생명 보호라는 결실을 맺고 있는가’, 아니면 ‘사고 발생 시 처벌 대상자를 찾기에 급급한 사후 응징의 도구로 머물러 있는가’. 법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4년간 벌어진 현장의 변화와 법리적 쟁점을 면밀히 분석해야 할 시점이다. 가장 고무적인 성과는 경영진의 인식 변화다. 과거 안전보건은 현장 관리자의 부수적 업무로 치부됐다. 하지만 중처법이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과 이행 실태 점검을 경영책임자(CEO)에게 의무화한 데 따라 많은 기업이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선임했다. 또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전향적인 대응에 나섰다. 안전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ESG)을 결정짓는 핵심 가치로 격상된 것이다. 그러나 긍정적 변화 이면에는 모호한 법에서 시작된 치열한 법적 갈등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경영책임자’의 범위를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뜨겁다. 법은 경영책임자를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

  • [열린송현] 상장폐지 개혁은 시장 신뢰 회복 전략

    열린송현

    상장폐지 개혁은 시장 신뢰 회복 전략

    자본시장의 경쟁력은 단순히 얼마나 많은 기업을 상장시키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우량한 기업이 자리하고 이를 뒷받침할 엄정한 관리 체계가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0년간 외형적으로 큰 성장을 이뤘다. 2005년 약 1540개사였던 상장기업 수는 올해 2월 기준 2800여개사로 늘었다. 시가총액도 약 8배 확대됐다. 하지만 지수 상승은 이에 비례하지 못했다. 2005년 말 대비 코스피지수는 약 4.3배, 코스닥지수는 1.7배 상승에 그치며 양적 팽창에 비해 질적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그 배경에는 부실기업의 누적 문제가 자리한다. 2024회계연도 기준 3년 연속 한계기업이 23%에 이르고 상장기업의 절반 이상이 영업이익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 측면에서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했다. 이는 시장의 구조적 체질 개선이 더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보여준다. 부실기업이 장기간 잔존할 경우 시장 전반의 신뢰를 훼손하고 우량기업의 가치마저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는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달 발표된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은 시장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 [열린송현] 전력 위기에서 찾는 새로운 원전 기회

    열린송현

    전력 위기에서 찾는 새로운 원전 기회

    최근 미국 뉴욕과 동북부 지역에 혹한이 찾아오면서 소리 없는 전력 대란이 벌어졌다. 시장주의가 지배하는 곳이니 전기 요금도 시장 상황에 즉시 영향을 받기 때문에 현지에서는 연일 전기 요금 상승을 염려하는 뉴스가 나온다. 이 지역은 민주당 성향이 강하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원자력발전에 대해 비교적 덜 우호적이어서 여러 원전이 규제 요구에 맞춰 설비를 추가하기보다는 운전을 중단하는 것을 택했다. 이것이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다. 제한된 가스 운송 파이프라인 용량으로 전력 생산에 사용할 가스가 부족한데 환경 파괴 논란에 파이프라인 증설도 못 했다. 에너지원을 직접 생산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뉴욕과 미국 동북부 지방은 한국과 비슷하다. 그래서 이 지역의 전기 요금은 평균에 비해 50% 정도 더 비싸다. 파이프라인이 모자라면 액화천연가스(LNG)를 만들어서라도 실어와야 하는데 1920년에 제정된 미국의 존스법 때문에 이마저도 막혔다. 미국 연안에서 운항하는 배는 미국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미국에서 건조한 LNG선은 한 척도 없기 때문이다. 즉 현재 상황은 주어진 자연환경과 사람들이 만든 규제, 사회 시스템이 복합적

  • [열린송현] ‘2036 전주하계올림픽’ 유치 성공하려면

    열린송현

    ‘2036 전주하계올림픽’ 유치 성공하려면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23일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열린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노르웨이가 4회 연속 종합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우리나라는 금메달 3개를 포함해 총 10개의 메달을 따내며 13위를 차지했다. 김길리·최민정의 여자 계주로 대표되는 쇼트트랙이 여전히 우리나라의 메달밭임을 확인했고, 특히 최민정은 이번 대회에서 2개의 메달을 추가해 7개의 메달로 국내 최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에 올랐다. 또 스노보드 종목의 최가온은 2전 3기의 역전 우승을 이뤄내며 큰 감명을 줬다. 하지만 스키나 스케이팅·썰매·컬링 등 다른 종목에서는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봅슬레이의 원윤종 선수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 위원으로 선정된 것은 스포츠 외교의 큰 성과였다. 이번 올림픽은 이탈리아의 동계 스포츠 인프라와 문화적 자부심을 드러내는 축제였다. 2개 도시 올림픽 명칭, 2개 도시 동시 개막식 개최 및 성화 채화, 4개 지역의 선수 입장, 총 6개 지역 경기장 분산, 경기가 없었던 베로나에서의 폐막식 개최 등 여러 면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들이 많았다. 특히 대부분의 경기장이 개최 중심 도시인 밀라노에서 400㎞ 이상 떨

  • [열린송현] ‘PUMO 세계’의 행정혁신 과제

    열린송현

    ‘PUMO 세계’의 행정혁신 과제

    급변하는 국제질서는 과거와 달리 다자간의 상호 협력보다는 자국의 이해를 바탕으로 파편화된 지구적 경쟁 시대로 치닫고 있어 정부 운영 능력이 중요한 화두가 됐다.또 4차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 시대에서 정부 운영 능력을 뒷받침할 새로운 차원의 행정혁신이 필요하게 됐다. 그러나 새로운 행정혁신의 동인을 이해하려면 행정 분야의 생태계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우선 살펴볼 필요가 있다. 행정이 발전하려면 소위 말해 3각축에 해당하는 행정학에 관한 교육, 행정학에 관한 연구 그리고 정부의 실제 행정 수준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 그 실상을 보면 과거와 달리 꽤 높은 수준으로 발전된 상황임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행정학에 대한 교육과 연구의 수준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평가기관들이 있다. 예를 들어 널리 알려진 영국 QS의 주제별 세계대학 순위를 살펴보자. 2025년도 ‘사회정책과 행정학’ 분야의 순위에서 하버드와 옥스퍼드 대학이 1, 2위를 차지했고, 싱가포르국립대학이 3위를 했다. 한국에서는 연세대와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가 세계 30위권 내에 들어 국내외에 놀라움을 자아냈다. 또 정부의 실제 행정 수준에 대한 평가의 경우

  • [열린송현] 도서 전력공급, 고용을 넘어 혁신으로

    열린송현

    도서 전력공급, 고용을 넘어 혁신으로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을 위한 전력망 확충이 국가적 화두다. 육지의 전력망이 미래를 향해 질주하는 사이 바다 건너 65개 도서 지역의 전력 공급 체계는 수십 년 묵은 제도의 사각지대에 갇혀 신음하고 있다. 광주고등법원은 지난달 도서 지역 발전소 위탁 노동자들이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한국전력 측 항소를 기각했다. 원청의 실질적 지휘·감독에 따른 책임을 지라는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이를 단순히 ‘한전이 모두 직접 고용해 해결하라’는 식으로 단순화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이는 드러난 증상을 덮을 뿐 도서 전력 공급의 기형적 구조라는 본질을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농어촌전기법에 따라 한전이 정부를 대행해 도서 전력을 공급해왔다. 2001년 전력 산업 구조 개편 당시 수익성이 없는 섬 지역은 한전의 ‘보편적 전력 공급 의무’ 아래 남겨졌다. 이후 퇴직자 단체나 한전의 자회사에 운영을 맡기는 임시방편으로 버텨온 지난 20여 년의 안일함이 결국 법적 분쟁을 잉태한 셈이다. 문제는 해법이다. 근로자와 노동계의 요구대로 한전이 모든 인력을

  • [열린송현] 도심 주택공급의 성공 방정식

    열린송현

    도심 주택공급의 성공 방정식

    정부는 도심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수도권 내 우수 입지의 유휴 부지와 노후 청사 등을 활용해 6만 가구 이상을 신속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9·7일 공급대책’에 따라 향후 5년간 수도권 135만 가구 공급 목표 이행을 위한 첫 조치로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중점 공급할 계획이다. 이러한 공급 목표를 실행하고 국민이 실제 체감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공공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 공공 주도의 신속 주택 공급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현재 노후청사를 비롯해 미사용 학교 용지 등을 활용한 주택 공급 촉진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이 발의돼 입법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 그동안 관계 부처가 긴밀히 협력해 가용 부지를 발굴한 만큼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 전세사기 여파로 급감한 빌라 등 비아파트 공급 확대를 위한 공공의 신축 매입 약정 사업 목표도 이행해야 한다. 지난해 수도권 내 약정 물량은 4만 8000가구로 2023년에 비해 약 7배 증가했다. 신축 매입 약정은 민간이 신축하는 비아파트 주택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계획 단계부터 매입

  • [열린송현] 경영판단 원칙의 입법화 필요하다

    열린송현

    경영판단 원칙의 입법화 필요하다

    지난해 상법 개정에 따라 회사의 이사 등 경영진은 ‘회사 및 주주를 위해’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아울러 직무 수행 시 회사의 이익뿐 아니라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회사는 영리를 목적으로 설립됐으니 경영자가 회사 이익을 위해 직무를 수행함은 당연하다. 그런데 상법 개정으로 경영자는 개별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도 부담하는지, 회사와 주주의 이익이 대립하는 경우에는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 환경보호나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의 이익은 무시해도 되는지 등 직무 수행의 기준이 모호해졌다. 경영자는 상법 개정으로 신사업 추진과 회사분할·합병, 주식 교환·이전 등 주주 간 이해가 크게 대립하는 경영 판단을 함에 있어 주식가치의 저평가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여기는 개별 주주들로부터의 소송 위험이 크게 증가하게 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영미법 국가와 달리 배임죄가 있고 독일·일본의 경우보다 배임죄를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자의 경영 판단 실패로 인한 민형사상 소송 리스크는 해외 선진국보다 훨씬 큰 셈이다. 경영판단의 소송 리스크 확대는 기업의 적극적 경영을

  • [열린송현]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의 조건

    열린송현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의 조건

    과거 에너지 산업은 ‘얼마나 더 많이 생산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대용량의 발전소를 빠르게 건설하고 싼 연료를 투입해 가능한 많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 국가의 경쟁력이었다. 수요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전기를 어떻게 옮길 것인가’는 큰 문제가 아니었고 ‘전기를 얼마나 깨끗하게 만들 것인가’ 역시 고려 대상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가 전력 시스템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에너지 산업의 질문은 달라지고 있다. ‘얼마나 많이 만드는가’뿐만 아니라 ‘어떻게 만들 것인가, 그리고 그 만들어진 에너지를 얼마나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친환경적이지만 동시에 예측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태양이 비치고 바람이 불 때만 전력을 생산할 수 있고 생산한 전기를 즉시 사용하지 못하면 버려지기도 한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는 전력 수요보다 공급이 많을 때 발생하는 출력제어가 반복되며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이런 특성 때문에 에너지 전환은 친환경 발전 설비의 확대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저장과 조율, 그리고 효율화가 함께 작동할 때 전환은 지속 가능해진

  • [열린송현] 역대급 수출 실적, 中企 위기극복 기회로 삼아야

    열린송현

    역대급 수출 실적, 中企 위기극복 기회로 삼아야

    중소벤처기업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수출액은 1186억 달러(172조 원)로 전년 대비 6.9% 증가했다.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것이다. 또 지난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중소기업 수출 비중은 24.2%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기업 수도 9만 8219곳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중소기업 수출 상위 품목은 자동차가 1위, 화장품이 2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플라스틱 제품, 자동차 부품, 반도체 제조 장비, 반도체 순으로 집계됐다. 자동차와 화장품은 전년 대비 각각 76.3%, 21.5% 증가하며 중소기업 수출 성과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화장품 수출은 미국·중국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중동 등으로 수출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매우 고무적이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소기업 수출 상위 5대 국가로는 중국(15.9%), 미국(15.4%), 베트남(9.1%), 일본(7.9%), 홍콩(5%)이며 수출이 크게 증가한 국가로는 키르기스스탄·홍콩·대만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온라인 수출액도 11억 달러(1조 6000억 원)로 전년 대비 6.3% 증가하며 역대 최대의 실적을

  • [열린송현] 지역과 청년의 미래 이끌 외국인투자

    열린송현

    지역과 청년의 미래 이끌 외국인투자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360억 달러로 5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글로벌 긴축 기조와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흐름이 둔화됐지만 하반기 정부의 인공지능(AI) 정책 드라이브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한 투자 유치가 반전을 이끌었다. 이는 글로벌 기업이 한국을 미래 산업과 기술을 함께 설계할 매력적인 투자처로 재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외국인투자는 산업과 지역 발전의 핵심 축으로 우리 수출의 역사와도 궤를 같이해왔다. 최초의 외국인투자로 알려진 1962년 미국 켐텍스의 한국나일롱(코오롱인더스트리) 합작 투자는 대구·경북 섬유산업 고도화의 출발점이 됐다. 켐텍스의 자본과 제조 설비 투자를 바탕으로 한국나일롱은 1963년 국내 최초로 나일론 생산과 수출을 성공시켰다. 대한민국 수출을 태동시킨 섬유산업의 도약에는 이러한 외국인투자가 굳건히 한몫했다. 오늘날 공급망 재편과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환경에서 외국인투자의 역할은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미래차 등 첨단산업의 소재·부품·장비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은 물론 선진 기술과 노하우가 국내

  • [열린송현] 햇빛으로 지역을 따뜻하게

    열린송현

    햇빛으로 지역을 따뜻하게

    정부가 햇빛소득마을, 주차장 태양광, 영농형 태양광을 통해 에너지 전환을 부담이 아닌 지역의 기회로 만들겠다는 정책 방향은 바람직하며 전국적으로 관심도 매우 높다. 햇빛소득마을은 마을 주민들이 함께 주체가 되어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폐교나 마을회관, 저수지처럼 쓰이지 않던 공간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고, 여기서 생산한 전기를 판매해 얻은 수익을 마을 주민이 함께 나누고 마을 복지에 사용한다. 태양광 발전을 통해 마을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환경을 보호하는 동시에 고령자가 대부분인 농촌지역에 안정적인 소득원을 만들어 지역에 활력이 생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태양광 수익이 주민에게 직접 돌아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동안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했던 태양광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인구 감소로 쇠락해 가는 농촌지역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농촌과 지역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의미 있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주민들이 태양광 사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마을의 국·공유지를 저렴하게 대여하거나 사용료를 감면해 주고 있다. 또한 태양광 설비 투자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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