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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 시장이 단순 회복을 넘어 구조적 성장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2025년 소비재 소매 총액은 50조 위안을 넘어섰고 가처분소득과 소비지출 증가로 내수 기반도 한층 강화됐다. 정부의 소비 진작 정책까지 더해지며 시장은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전환 단계에 진입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우리 기업의 대중 소비재 수출은 최근 몇 년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경쟁력 자체의 약화라기보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 환경에 맞춘 전략 전환이 지연된 데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이러한 흐름을 수입 시장 위축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현재 중국 소비 시장은 재편의 과정에 있으며 일부 품목에서는 회복 조짐이 뚜렷하다. 농수산 식품과 생활용품, 일부 패션 분야에서는 수출이 최근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한국 식품 기업들은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선호를 공략해 역직구와 라이브 커머스를 활용한 판매 확대에 성과를 내고 있다. 더우인 등 플랫폼 기반 유통은 단기간에도 가시적인 실적을 만들어내며 변화된 시장 구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보여주고 있다. 소비 기준 역시 크게 변화했다. 중국 소비자는 더 이상 가격 중심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대형마트 ‘픽앤페이(Pick n Pay)’ 푸드코트에서 예상하지 못한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한국 분식 매장이다. 김밥과 즉석라면 조리기로 만드는 이른바 ‘한강라면’, 핫도그와 튀김 등이 쇼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남부 아프리카에 약 3000개 매장을 보유한 대형 유통체인 픽앤페이는 한국 식품의 가능성을 보고 지난해 남아공 최초로 한식 전문 코너와 분식 매장을 선보였다. 현재 4개 대표 매장에서 운영을 시작했으며 향후 전국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제 남아공에서도 김치와 냉동만두·장류·음료 등 한국 식품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남아공 시장의 잠재력을 본 것은 픽앤페이만이 아니다.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지난해 현지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고 주요 도시에 퀵서비스 레스토랑 형태의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2024년 라네즈 브랜드를 남아공에 출시한 데 이어 2025년에는 이니스프리 브랜드를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 소비재의 인기에 편승한 모방 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남아공 현지 기업이 ‘오빠 라면’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으며 한국풍 라면
석유 양을 나타내는 단위는 BPD(Barrels Per Day)로 하루 동안 생산하거나 소비하는 양을 의미한다. 전 세계 석유 수요는 1억 BPD를 조금 넘는데 이 가운데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이 하루에 2000만 배럴을 소비한다. 최대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량은 한때 300만 BPD에 달했으나 우고 차베스 집권 후 서방의 제재, 생산 설비 노후화와 투자 부족으로 꾸준히 줄어들면서 최근에는 80만 BPD 정도로 알려졌다. 300만 BPD면 어느 정도일까.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로 계산하면 하루에 3억 달러, 1년이면 1095억 달러가 된다.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이 지난해 역대 최대인 1700억 달러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규모인지 감이 올 것이다. 석유산업 비중이 절대적인 베네수엘라의 경제는 1980년대 후반 유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1989년 정부 보조금 축소 등 경제정책의 급격한 변화는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기도 했고 그 결과 1998년에는 ‘서민’의 지도자를 내세운 차베스 정권이 들어섰다. 차베스 정권은 ‘21세기형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식량과 생필품·휘
2025년을 돌아보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 전역에서 대규모 홍수 피해 소식이 유난히 잦았다. 세계위험보고서에서 필리핀이 1위를 차지했고 인도네시아·미얀마·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들이 상위 위험군에 올랐다. 주목할 점은 아세안의 최대 리스크로 실업과 경기 침체, 미중 갈등 격화가 아닌 극단적 기상이변이 꼽혔다는 사실이다. 기후 문제는 환경을 넘어 사회·경제 전반을 위협하는 구조적 위기로 부상했다. 아세안의 주요 도시는 지반이 연약해 해수면 상승보다 지반 침하가 더 빨리 진행되는 곳이 많다. 인구 증가와 도시화로 물 사용은 급증했지만 하수·수처리 인프라는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필자가 베트남 하노이에서 일하며 체감하는 변화도 크다. 과거 중부 지역에 집중되던 태풍이 최근에는 북부까지 자주 올라온다. 저지대는 순식간에 물이 허벅지까지 차오르고 비가 그쳐도 며칠씩 배수가 되지 않는다. 단순히 기후변화 탓만 하기에는 낙후된 도시 인프라의 한계가 더 커 보인다. 아세안은 지금 기후 리스크가 경제 리스크로 전이되는 국면에 들어섰다. 침수와 정전, 교통 마비는 물류 차질과 산업 생산 감소로 직결된다. 기업 활동 전반의 위협
세계경제는 여전히 안갯속에 있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미중 갈등 장기화, 지정학 리스크 상시화 등은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불확실성을 드리우고 있다. 그럼에도 국제통화기금(IMF)은 10월 보고서에서 중동 지역 경제를 ‘탁월한 회복탄력성(Remarkable Resilience)’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상호관세와 세계 무역 제한으로 인한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았고 이스라엘·이란을 둘러싼 지역 내 분쟁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고 단기적이었다는 진단이다. 중동 경제의 회복 흐름은 걸프협력회의(GCC)로 불리는 아랍 6개 산유국, 특히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평균 성장률이 4.3%로 경기 모멘텀이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견된다. GCC가 추진하는 인공지능(AI)·에너지 전환 정책이 주변국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지역 전체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AI 거버넌스 논의의 중심에 GCC 국가가 등장하면서 중동이 더 이상 ‘석유 경제’에 머물지 않고 AI 기반의 신산업 질서를 주도하는 신흥 주자로 부상 중이다. 10월 두바이에서 열린 ‘GITEX 글로벌 2025’는 이 같은 변화를
아프리카가 세계 경제의 다음 성장 엔진으로 본격 가동되고 있다. 에너지 전환, 공급망 재편, 인구구조 변화가 맞물리며 아프리카 대륙은 더 이상 ‘미래의 시장’이 아닌 현재의 성장 축으로 부상했다. 2030년 아프리카 인구는 17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그 절반 이상이 25세 이하의 청년 세대다. 젊음과 역동성, 자원의 풍요로움이 결합된 아프리카는 세계 경제의 새로운 에너지원이자 글로벌 산업 지형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 무대로 자리 잡았다. 한국과 아프리카는 함께 성장해왔다. 1960년대 산업화의 초입에 있던 한국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자립의 경험’을 축적하며 성장했고, 독립 이후 국가 발전의 해법을 모색하던 아프리카 국가들은 새로운 길을 찾고 있었다. 한국은 새마을운동과 경제개발계획의 경험을 아프리카와 공유하며 원조가 아닌 ‘공감(共感)의 협력’을 택했다. 그때 뿌려진 공감의 씨앗은 오늘날 협력의 근간이 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공동 발전의 파트너십으로 이어지고 있다. 21세기 들어 협력은 ‘공존(共存)’의 단계로 진화했다. 한국의 산업이 고도화하고 글로벌 가치사슬이 재편되면서 아프리카는 더 이상 원조의 대상이
미국 워싱턴DC에 주재하는 우리 기업 관계자들은 올해 유난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전과는 다른 정책 기조를 보이며 예측이 어려워진 탓이다. 워싱턴의 로비스트들조차 점심시간에도 스마트워치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알림을 확인하며 새로운 정책 발표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는 상황이다.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자유무역체제 아래 효율성을 중시한 글로벌 분업을 통해 성장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국 우선주의와 경제 안보가 강조되면서 전례 없는 고민에 직면하고 있다. 이제 관세는 미국이 무역수지 적자 해소와 제조업 부흥을 위해 활용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상대국과의 무역적자 규모에 따라 상호관세율을 연동하는 새 공식을 4월 2일 제시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의 역할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 CBP는 관세 부과 외에도 국토 안보를 주요 임무로 수행한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전에 분리됐던 관세와 안보 기능을 통합해 현재의 CBP 체제로 개편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관세 행정과 구조적으로 다른 부분으
중국은 이제 ‘세계의 공장’을 넘어 첨단산업 강국으로 변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 핵심 동력으로 부상한 것이 바로 ‘전정특신(專精特新)’ 기업이다. 전문화·정밀화·특색화·혁신화를 앞세운 이들 강소·중견기업은 중국 산업 생태계의 허리이자 미래 성장의 엔진이다. 한국 기업에도 단순한 내수 진출 파트너를 넘어 글로벌 공동 성장의 전략적 동반자가 될 수 있다. 전정특신은 이름 그대로 특정 분야에 깊이 파고들어 정교하고 독창적이며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을 뜻한다. 중국 정부는 이들 중에서도 핵심 기업을 ‘스몰 자이언트(小巨人)’라 부르며 적극 육성 중이다. 정책 체계는 단계별로 설계돼 있다. 먼저 각 성(省) 단위에서 선정하는 전정특신 중소기업, 이후 중앙정부가 인증하는 ‘스몰 자이언트’ 기업, 마지막으로 글로벌 제조 챔피언으로 성장하는 구조다. 2023년 말 기준 전정특신 중소기업은 13만 5000개, 이 가운데 스몰 자이언트는 1만 2950개에 달한다. 이들 기업은 이미 전기자동차 배터리, 정밀 레이저, 반도체 소재, 친환경 장비 등 전략산업에서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정부 지원도 막강하다. 전정특신
두 번째 일본 도쿄 근무를 하면서 첫 해외 생활을 시작했던 2000년이 가끔 생각난다. 세상은 밀레니엄의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지만 일본은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었다. 도쿄의 밤거리는 여전히 화려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활력보다는 침체된 분위기가 엿보였다. 2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의 도쿄는 사뭇 다르다. 바로 편의점에서부터 달라진 풍경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에는 젊은이들이 정규직을 마다하고 편의점 아르바이트, 일명 ‘프리타’만 하려고 하는 것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현재는 그 당시 쉽게 볼 수 없었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유창한 일본어로 손님을 응대하고 있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일본 정부의 최근 변화된 이민 정책과 맞물려 이곳 사회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단면이다. 도쿄의 스카이라인도 몰라보게 바뀌었다. 예전에는 낮은 잿빛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면 지금은 고층 건물들이 쑥쑥 솟아나 도심 곳곳을 점령하고 있다. 무엇보다 반가운 변화는 ‘한류’, 한국의 위상이다. 지금의 도쿄 번화가에는 한국 상품을 전문으로 파는 상점들이 즐비하고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한국의 신인 아이돌 그룹이 공연할 수 있는
‘저렴한 스위스’, 지난달 4일 서울에서 조지아 관광 활성화를 위해 개최된 ‘리셉션2025’에서 조지아 정부가 자국 홍보를 위해 내세운 문구다. 어떻게 보면 스스로를 한껏 낮춘 표현으로 그만큼 적극적이고 열린 자세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개방성’은 조지아 경제의 중요한 특징이자 방향성이다. 세계은행에서 발표한 ‘기업하기 좋은 환경(Ease of Doing Business)’ 국가 순위에서 조지아는 7위를 차지했다. 조지아는 법인 설립, 세무 등록, 사회보장 등록 등 다양한 행정절차를 한 창구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 통상 단 하루 만에 회사 설립을 완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3시간 만에 창업이 완료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포티와 바투미 등 주요 항만을 통한 국제운송 루트의 개발은 조지아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 중 하나이며 다른 나라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도 적극적이다. 흑해 연안에 위치한 조지아는 튀르키예·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교역의 요충지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생산국 중 하나로 아름다운 자연환경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