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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준칙 도입에 관한 논의가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미 수년 이상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5% 이상 부채로 쌓이고 있어 산술적으로만 봐도 10년 후 국가부채비율이 100%를 훌쩍 넘게 된다. 장기 추세가 형성된 고령화·저출산 구조하에서 현 재정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이보다 훨씬 큰 수치가 실현될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이러한 우려에도 적자재정 추세는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는 현 정부에서도 지속되고 있다. 아마도 올해 원자재 가격 충격으로 인한 공기업 부채까지 큰 폭으로 더해지고 조금씩 드러나는 세수 결손이 현실화되면 실질적 의미의 재정적자가 200조 원을 넘어 사상 최악으로 치달을 것으로 필자는 보고 있다. 여기에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재정을 긴축적으로 가져가기 어렵고 추경 편성이 반복되는 현실까지 고려하면 곧 큰
역전세난이 주택 시장 전반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국내 전세 주택 중 역전세 및 깡통전세의 비중이 각각 52%와 8%로 급증했다는 한국은행의 5월 경제 전망 보고서가 그런 우려에 불을 지폈다. 이는 역전세의 증가가 전세보증금 미반환 리스크를 확대시킬 뿐만 아니라 주택 시장의 하방 압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아파트 전세지수로 보면 전국적인 역전세난의 강도가 가장 심각했던 시기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다. 계약 갱신이 이뤄지는 기간인 2년간 전세가의 누적 하락률(역전세 강도)이 20%를 넘었고 역전세 기간도 2년 정도 지속됐다. 이번 역전세난은 금리 급등의 여파로 수도권과 대구 및 세종시에서 촉발됐으나 전국적인 현상으로 확산하고 있다. 수도권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앞으로 2년간 전세가가 추가로 1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맞아 핵심 광물과 공급망 확보에 국가의 사활이 걸렸다. 대표적인 핵심 광물로는 배터리 제조의 필수 원료로 우뚝 선 리튬·니켈·코발트와 전기차 제조에 필요한 희토류 등을 들 수 있다. 현재 주요 자원 부국들은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희토류만 봐도 세계 지배력이 채광 분야 약 55%, 선광·제련 분야 약 85% 이상일 정도로 막강하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미국은 주요 전략 광물을 핵심 광물로 지정하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제정해 자국 내 생산 확대 및 우방국과의 새로운 자원 동맹에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핵심원자재법(CRMA)을 시행해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핵심 원자재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는 우리나라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 그만큼 핵심
조선 세종 시기의 재상 황희에게 시비가 붙어 다투던 두 하인 중 한 명이 와서 하소연했다. 황회는 그에게 “네가 옳구나”라고 답했다. 다른 하인이 와서 얘기하자 황희는 또 “네가 옳다”라고 했다. 옆에 있던 부인이 “다툼이 있었는데 양쪽이 다 옳다고 하면 어쩝니까”라고 묻자 황희는 “당신 말도 옳습니다”라고 했다. 황희의 이 일화는 다름을 인정하는 지혜로움과 너그러움을 나타내는 고사로 흔히 인용된다. 하지만 황희가 평소 성격이 대쪽같아 융통성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진 것을 고려하면 이 일화의 신빙성에 의문이 생긴다. 황희의 고사는 너그러움이나 다름을 인정하는 융통성 측면보다 이해 관계자가 얽혀 있는 사안을 판단할 때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이해하는 게 맞다. 그래야 대쪽같고 보수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황희의 모습과도 모순되지 않고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2008년 한 해를 제외하고 1998년 이후 줄곧 흑자였다. 수출이 잘됐기 때문이다. 수출액이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이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 수출의 25%가 중국으로 갈 정도였다.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 수출의 55%를 차지했다. 지난해 무역수지는 14년 만에 처음으로 472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동시에 지난해 5월 이후 중국으로의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 올해 1~5월 대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27% 급감했다. 대중국 수출 감소를 주도하는 품목은 중국 의존율이 큰 반도체다. 같은 기간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 감소율이 44.6%에 달했다. 이어 석유제품 20.6%, 석유화학 26.2%, 철강 23.9%, 자동차 부품 34.0%, 디스플레이 52.8%, 이차전지 38.7% 등의 순이다. 무역적자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최근 열린 ‘서울포럼 2023’은 한국이 첨단 바이오 시장에서 선도자(퍼스트무버)로 도약하기를 다짐하는 자리였다. 필자는 덴마크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전문가·정책입안자들이 첨단 바이오시대의 개막을 외치고 덴마크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을 바라보며 이제는 정말 바이오경제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실감했다. 올해 서울포럼에서는 초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보건의료, 제약, 백신·치료제 등 레드바이오텍과 농업혁명, 맞춤형 기능식품, 대체육·배양육, 마이크로바이옴 등 그린바이오텍 분야에서 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또 미생물 대사공학과 합성생물학에 의한 지속가능한 친환경 화학물질 생산기술 등 화이트바이오텍, 디지털·데이터·공학을 융합한 바이오헬스케어, 글로벌 바이오텍의 혁신생태계 전반에 걸쳐 심도 깊은 논의가 이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가장 두드러진 점은 농림어업 취업자가 18만5000명이나 증가한 것이다. 농림어업 취업자는 1998년 경제위기 후 2016년까지 매년 6만2000명씩 추세적으로 감소해 왔으나, 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선 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제조업 취업자가 21만6000명 감소한 것과 대비되면서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 정도가 아니라 탈산업으로 농업국가를 지향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이런 추세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풀 꺾이고 있어 경제가 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다고 판단된다. 윤 정부가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법치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노총은 폭력적 시위에 대한 정당한 법 집행에 반발해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참여를 전면 중단했다. 이참에 우리는 경사노위의 존재에 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일본의 반응은 매우 예민하다. 지난해 10월 4일 오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알려지자마자 TV에서 갑자기 전국순시경보시스템인 ‘J얼러트(JALERT)’가 발동됐다. J얼러트는 국가가 시간적 여유가 없는 유사시 주민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일부 구간의 지하철과 철도는 정지했고 미사일 비행 지역인 홋카이도의 3개 학교는 임시 휴교, 88개 학교는 수업 시간 변경을 했다. 일본인들이 대피 매뉴얼대로 긴박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과잉 반응하는 일본과 너무 태평한 한국이라는 상반된 시각이 제기됐다. 숙명인 지진에 더해 태평양전쟁 당시 미군 공습이 수년간 이어지면서 J얼러트는 국민들 사이에 안전을 지키는 문화로 정착됐다. 한국은 자연재해가 많지 않고 정작 6·25전쟁을 경험했지만 공습에 의한 대피경
지난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건설노조의 1박 2일 서울 도심 ‘노숙 집회’를 계기로 철야집회에 대해 논란이 많다. 일각에서는 집회 자유의 헌법적 보장을 내세우지만, 다른 쪽에서는 시민들의 불편과 노숙집회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철야집회에 앞서 생각해봐야 할 것은 집회 자유의 성격이다. 헌법상 집회의 자유는 다수인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모여 의사를 표현함으로써 개인적 의사표현보다 강력한 사회적 반향을 얻어내려는 집단적 의사표현의 자유다. 이는 기본적으로 소수자의 인권이다. 다수결로 움직이는 민주국가에서 소외된 소수자들의 강력한 항의의 표현 수단이 집회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 하에서 집회의 자유는 반독재투쟁 수단으로 널리 활용돼 저항권 행사의 하나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에도 집회의 자유를 이렇게 이해하는 것은 옳지 않다. 집회
“과거 검찰의 기소권 독점과 남용으로 피의자의 인권이 침해됐다. 기소권 분산으로 인권 침해를 줄이고 법 집행 기관 간 경쟁을 통해 사법 정의를 충실하게 구현할 수 있다.” 이런 주장에 근거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2021년 1월 도입됐다. 하지만 출범 3년째를 맞고 있는 공수처의 성적표는 초라하고 존치 필요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반부패기구는 홍콩의 반부패독립위원회 등과 같이 기소권을 갖지 않을 수도 있고, 공수처처럼 수사권에 더해 기소권까지 가질 수도 있다. 공수처가 기소권을 갖는 경우 검찰과 같은 관할을 가지면 피의자가 같은 사건에 대해 다시 기소되거나 재판을 받아야 하는 이중 위험(double jeopardy)에 노출된다. 이 때문에 공수처는 검찰과 다른 관할, 즉 ‘대통령 등 공수처법으로 정한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을 담당한다. 특
국내에서 운영되는 카지노는 모두 17개로 강원랜드를 제외한 16개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관광 진흥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관광진흥법에 근거해 허가·운영되는 특수한 형태의 카지노다. 국내 카지노 산업은 그동안 사행 산업의 이미지가 강해 규제와 배척의 대상으로 취급돼왔다. 여기에 외국인 전용이라는 한계까지 더해져 관광 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려웠다. 일본이 최근 오사카에 카지노를 포함하는 복합 리조트 도입을 승인하면서 그러잖아도 생존 위기에 처한 국내 카지노 산업은 설상가상의 상황을 마주쳤다. 오사카에 선보일 복합 리조트는 내국인에게도 허용되는 오픈 카지노를 비롯해 특급 호텔 3개(객실 2500개), 컨벤션센터(10만 ㎡), 다목적 공연장(3만 5000석), 쇼핑 및 문화·레저 시설 등으로 이뤄진다. 복합 리
금융위원회의 자문기구인 금융발전심의회가 최근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제안했다. 증권가에서는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면 코스피 3620도 가능하다”고 화답했다. 자본시장법에 자사주는 반드시 소각해야 한다고 정하면 앞으로 어떤 기업도 자사주 자체를 취득하려 하지 않을 텐데, 어떻게 코스피 3620이 가능할까. 현재 각 상장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자사주를 일거에 소각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유통되지도 않고 기업의 금고 속에 잠자고 있는 주식을 소각한다고 해서 시장에 아무런 물량 변동이 없는데 어떻게 갑자기 코스피지수가 오를 수 있나. 상장기업이 가진 자사주 모두를 소각한다면 소각된 자사주 물량만큼 시장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그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는 정도로 이해할 수는 있다. 장기적 효과라는 것은 요컨대 탁상공론이다.
삼성전자가 300억 엔(약 3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일본에 반도체 연구개발(R&D) 시설을 짓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 시설은 일본 요코하마에 들어서며 2025년 가동될 예정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7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한국 반도체 제조 업체와 일본 소재·부품·장비 기업 간의 공조를 강화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이 시설이 예정대로 가동되면 양국 정상의 합의 이후 나온 첫 가시적 결과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국민 정서를 고려할 때 우리나라 대표 기업이 비록 국내 투자 대비 적은 금액이지만 일본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많은 고심이 있었을 것이다. 실제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필자는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한 정보기술(IT) 기업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였다. 2000년대 중반 낮은 이자율로 돈 빌리기가 쉬웠던 시절,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도 주택 가격의 100%에 육박하는 모기지론을 받아 주택 구매에 나섰다. 주택 가격이 계속 상승할 때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많은 가계가 모기지 이자를 갚지 못했고 주택 가격이 떨어지자 집을 팔아도 대출을 갚지 못하는 디폴트에 빠졌다. 이는 모기지를 판매한 금융기관뿐 아니라 이러한 모기지를 바탕으로 한 파생상품을 거래했던 많은 금융기관을 파산시켰다. 최근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깡통전세나 역전세난도 어떤 면에서 보면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와 닮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주택 구매자와 은행 간의 직접적인 채무 관계에 전세 세
인공지능(AI) 알파고는 2016년 이세돌 9단에게 바둑을 이겨 화제를 낳았다. 이후 알파고 수준의 AI 기술을 활용해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은 현재까지 드물다. 반면 챗GPT는 알파고보다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AI 기술로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발굴 가능성이 크다는 데 많은 전문가가 동의하고 있다. 챗GPT는 알파고보다 인공신경망의 규모가 훨씬 크고 복잡하기 때문에 인간 두뇌에 가깝다. 챗GPT는 GPT라는 인공신경망 모델 기반의 대화형 AI로 그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거대인공신경망이라고 불린다. GPT도 여러 세대가 있는데 현재 사용되는 챗GPT는 약 1750억 개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제3세대 GPT 모델을 활용한다. 제4세대 GPT의 경우 규모가 더욱 커져 1조 개 이상의 데이터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