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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윤석열 대통령 방미 성과의 핵심은 NCG(Nuclear Consultative Group) 창설을 주축으로 한 워싱턴 선언이다. NCG는 미국이 핵무기 사용과 관련한 군사작전 때 한국과 긴밀히 협의하기 위한 기구다. 한국 대통령실이 NCG에 대해 “사실상 미국과의 핵무기 공유”라고 하자 미국은 ‘천만의 말씀’이라고 부인했다. 핵무기의 사용에 관한 결정은 미국의 고유한 권한이지 다른 나라와는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NCG가 미국으로서는 북핵 위협의 대응책으로 한국 내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자체 핵무장론과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요구에 대한 무마책이라 할 수 있는데, 한국측의 그 정도 해석까지 부인하는 것에 야박함을 넘어 북핵 억제에 실효가 있는 기구인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이 북한으로부터 핵공격을 당하거나 공격위기에
우리나라 임금 체불액은 지난해 1조 3472억 원에 달할 정도로 많다. 하지만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넓지 않다. 대부분의 임금 체불 피해자들은 30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라서 사회적으로 충분히 주목받지도 못했다. 임금 체불은 그 사회에서 노동을 얼마나 소중하게 받아들이는지 알 수 있는 척도다. 한 사회가 노동의 가치를 경시한다면 임금 체불의 관행을 근절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부작용을 재생산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한다. 임금 체불은 기업 조직의 신뢰를 훼손하고 근로자들의 몰입을 가로막아 결국 기업 경쟁력 약화를 초래한다. 또 사회적으로 노동 관련 법률과 제도의 규범력을 약화시키며 사법 비용을 늘린다. 특히 임금 체불 사건의 처리는 전체 근로감독 업무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 때문
국제 연료 가격이 출렁이며 한국전력의 적자가 매일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주가는 30년 전(1993년 4월 30일 종가 1만 8706원)으로 곤두박질했고 한전 주식을 가진 연기금과 개인투자자들의 자산도 줄었다. 회사채 발행 한도를 늘리면서 금융 비용은 치솟고 채권시장 전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악순환을 넘은 악의 연쇄반응이다. 유일한 해법은 전기요금 정상화라고 하는데 적자를 메울 만큼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국의 ‘원가 이하’ 전기요금은 사실상 산업 부문에 대한 우회적 보조금이다. 가뜩이나 수출이 줄어 무역수지 적자가 커지는 마당에 수출 경쟁력을 깎아 먹을 카드는 쓰기 힘들다. 가계는 팬데믹발 양적 완화의 부메랑인 고물가로 신음하고 있다. 이들에게 한여름을 앞두고 준조세 시한폭탄을 날리는 것도 정치적 부담이 크다. 정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미국 정부가 신속한 대응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의 불안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았다. 부채한도 증액 우려로 미국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급등했고 미국 14위권인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서 예금이 대규모로 인출되면서 이틀간 주가가 약 70%나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 불안은 한국으로 전이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40원을 돌파하고 증시도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난데없는 차액결제거래(CFD)발 우려가 국내 투자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지난주 CFD 거래의 반대매매로 SG증권 창구에서 대규모 매물이 나와 8개 주식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했으며 이 중 3개는 4일 연속 가격 제한 폭(30%)까지 떨어졌다. 코스피시장에서 4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사례는 2015년 6월의 가격 제한
최근 인천시 미추홀구에서 청년 전세사기 피해자 3명이 생을 달리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건축왕’으로 불리는 악성 임대인뿐만 아니라 임차인들에게 신뢰를 줘야 할 공인중개사·감정평가사들이 조직적으로 범죄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적이다. 지난 정부 시기 집값 급등으로 높은 가격으로 체결된 전세계약의 만기일이 현 시점에 집중 도래하고 있어 피해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기존에 발표한 전세사기 대책이 현장에서 잘 안착하고 있는지, 기존 대책만으로 피해가 충분히 구제되고 있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피해 임차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논의되는 방안으로는 전세 피해주택의 경매신청 유예 및 이미 진행 중인 경매의 일정 기간 중단, 피해자에 경매 우선매수권 부여, 피해주택 낙찰 시 구입자금 저리 대출 등
와인에 대한 프랑스 사람들의 자부심은 유별나다. 포도 생산에서 와인 양조와 소비에 이르기까지 역사·전통·문화·관광 등이 어우러진 이른바 ‘6차 산업’의 본보기로 내세운다. 와인의 세계 표준을 이끈다는 자긍심도 더해진다. 그런 와인이 최근 공급 과잉의 수렁에 빠져 프랑스 포도 업계와 정부가 대책 마련에 애를 쓰고 있다. 프랑스인들의 한 해 와인 평균 소비량은 40ℓ 수준이다. 이는 70년 전 소비량(130ℓ)의 3분의 1을 밑돈다. 젊은 세대가 와인 이외의 음료를 즐기면서 소비자 선택에서 밀린 결과다. 업계와 정부는 긴급 대책으로 올해 1억 6000만 유로(약 2200억 원)를 투입해 재고 와인을 약품·화장품 등 공업용 알코올로 전환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다른 용도 개발과 작목 전환, 포도밭 폐원 등을 시도할 계획이다. 프랑스 와인의 상황을 보면
최근 경기 둔화 및 자산 시장 침체로 국세 수입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올 들어 2월까지 국세 수입은 54조 2000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조 7000억 원 감소했으며 이러한 기조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올해 세수 부족분은 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 당국은 세수 결손이 발생하면 먼저 예비비, 세계잉여금, 한국은행 잉여금 등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잉여금은 2022년 들어 감소 추세이며 한은 잉여금 또한 최근 금리 상승 기조 등의 여파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으로 세수 부족분을 고려해 세수 예산을 조정하는 세입 경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세입 경정은 일반적으로 지출 구조 조정을 통해 세출을 조정하거나 세출 조정 없이 국채 발행을 통해 채무를 늘리는 방식을 택할 수
카카오가 치열한 경쟁 끝에 하이브를 제치고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인수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카카오가 SM 주식을 공개 매수하는데 성공해 마침내 대주주가 됐다. 사실 이번 인수는 단순히 대주주 변동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차지하는 SM과 카카오의 위상이 커, 앞으로의 사업 방향이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한 차례 광풍이 지나간 만큼 인수과정에서의 잡음과 우려를 훌훌 털고 미래를 위해 정진해야 할 때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발전의 관점에서 카카오의 SM 인수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하면 첫째, 글로벌사업의 강화다. 주지하다시피 한국시장은 지나치게 좁아 라이프사이클상 사업 시작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항
얼마 전 명문대학 졸업식에 초대받은 주요 인사가 축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같이 훌륭한 분들이 국가와 사회를 위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아이를 낳는 것이다, 그러니 졸업하고 나가서 아이를 많이 낳아라.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인공지능과 기후변화와 사회적 갈등과 불신으로 고민에 차 있는 졸업생들에게 참으로 부적절한 축사가 아닌가 싶었다. 인구구조의 변화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서유럽의 선진 국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연금수혜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높이려는 개혁을 시도하는 프랑스에서 반대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초고령 사회로 일찍 접어든 일본에서는 교도소 수감자들 중 20%가 60대 이상이다. 가난과 외로움을 피하기 위해 경범죄를 되풀이하면서 교도소에 머무르는 수감자들이 늘어난
최근 통신사인 KT와 공영방송사인 한국방송(KBS)·문화방송(MBC)·교육방송(EBS)의 지배구조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KT에서는 기존 대표의 셀프 연임은 물론 내부인사인 새 대표 선임에 대해 정부·여당이 이권 카르텔과 모럴 해저드 문제를 지적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거버넌스를 요구하면서 후임 사장 선임 절차가 중단됐다. 공영방송에서는 KBS·EBS 이사회와 MBC 관리·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를 확대 개편하는 방송법 등 개정안이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에 부의됐다. 이사 수를 현재 9∼11명에서 21명으로 늘리는데, 구체적으로 보면 국회 5인, 시청자위원회 4인, 미디어 관련 학회 6인, 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방송기술인연합회에서 각 2인을 추천하도록 했다. 기업지배구조란 누가 어떻게 기업을 경영하는지에 관한 개념이다. 이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최근 감소 추세이지만 여전히 40%에 가깝다. 게다가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노년을 목전에 둔 중년층은 “나의 노후는 다를 것”이라고 낙관하는 듯하지만 올 2월 국민연금연구원이 예측한 2075년과 2085년의 노인빈곤율은 각각 26.3%, 29.8%였다. 50년, 60년 후에도 한국 노인 10명 중 3명은 가난에 시달릴 것이라는 얘기다. 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 노인 빈곤율은 15%를 밑도는데 말이다. 우리가 노후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국민연금으로 대표되는 노후소득보장제도가 안정된 노후를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국민연금 수급자는 10명 중 4명 수준이다. 또 대다수 수급자는 충분한 기간(20년 이상)을 충족하지 못해 월 수령
산업은행이 항공산업 개편을 추진한 지 3년이 넘었다. 지난 달 1일 영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해 총 11개국이 승인했다. 이제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 3개국의 승인만 남겨뒀다. EU는 7월 5일까지 2차 심사를 마칠 예정이고, 미국은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는 반응이며, 일본은 사전 협의가 진행 중이다. 2010년 이후 세계 항공사들의 재무구조가 악화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주요 대형 항공사 간 합병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미국이나 EU 등은 4대 메가캐리어(초대형 항공사) 체제로 이미 재편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미뤄서는 안 될 시급한 국가적 과제다. 기업결합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합병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외 몇몇 경쟁 당국들이 통합을 승인하면서 해외공항 슬롯(특정
국회에서 의원 정수를 늘리는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진행 중이다. 그런데 과연 국회의원들은 선거제 개편 논의의 자격이 있는 것일까.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부결되고 하영재 국민의힘 의원 체포동의안은 가결됐다. 하 의원의 혐의가 맞다면 국회의원이 지방선거에 공천권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돈을 받고 지방의원에 공천해줬다는 것인데 이런 경우가 하 의원에 국한되리라 생각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정치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여는 출판기념회에 관광버스로 상경하는 이들이 내는 돈도 하 의원의 경우와 같은 목적일 것이다. 거의 모든 지방의회와 지방정부가 이런 식으로 구성됐다면 지방정부가 제대로 세금을 쓰고 지방의회가 지방정부를 제대로 감시할 리 만무하다. 성남시 의회가 제대로 할 일을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임박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9일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국민 부담 최소화와 장기적 에너지 시스템의 공급 지속가능성 등을 종합 고려해 4월 1일 전에 (인상)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는 이미 지난 겨울 전례 없는 전기·가스 요금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따뜻한 봄이 돼 난방 수요는 줄었지만 에너지 요금이 다시 오르면 충격은 여전할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위기’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를 넘어 외부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로 에너지 자립을 이뤄 에너지 안보를 튼튼히 할 필요가 생겼다. 기후변화 문제는 심각하다. 그동안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해 모두가 노력해왔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들
영국의 세계적 교육학자인 켄 로빈슨이 세계적인 강연 플랫폼 TED에서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개선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의 교육 시스템이 좋아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틀린 모델이라 개선해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교육의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강조했다. 로빈슨이 설파한 근본적 혁신은 무엇일까. 대학이 더 이상 교수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곳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학생 스스로 학습하는 곳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대학에서는 교수가 주체이지만 로빈슨이 그렸던 대학에서는 학생이 주체가 된다. 가히 발상의 혁명적 전환이다. 대학의 존재 이유를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말이다. 그동안 우리는 연구를 잘하는 대학이 최고의 대학이라고 생각해왔다. 보통 세계 대학 평가 기관들의 평가 비중을 보면 교수의 연구 역량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