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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고차원 방정식 된 에너지 안보

    시론

    고차원 방정식 된 에너지 안보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임박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9일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국민 부담 최소화와 장기적 에너지 시스템의 공급 지속가능성 등을 종합 고려해 4월 1일 전에 (인상)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는 이미 지난 겨울 전례 없는 전기·가스 요금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따뜻한 봄이 돼 난방 수요는 줄었지만 에너지 요금이 다시 오르면 충격은 여전할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위기’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를 넘어 외부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로 에너지 자립을 이뤄 에너지 안보를 튼튼히 할 필요가 생겼다. 기후변화 문제는 심각하다. 그동안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해 모두가 노력해왔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들

  • [시론] 대학의 본질을 일깨워준 올린공대

    시론

    대학의 본질을 일깨워준 올린공대

    영국의 세계적 교육학자인 켄 로빈슨이 세계적인 강연 플랫폼 TED에서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개선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의 교육 시스템이 좋아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틀린 모델이라 개선해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교육의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강조했다. 로빈슨이 설파한 근본적 혁신은 무엇일까. 대학이 더 이상 교수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곳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학생 스스로 학습하는 곳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대학에서는 교수가 주체이지만 로빈슨이 그렸던 대학에서는 학생이 주체가 된다. 가히 발상의 혁명적 전환이다. 대학의 존재 이유를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말이다. 그동안 우리는 연구를 잘하는 대학이 최고의 대학이라고 생각해왔다. 보통 세계 대학 평가 기관들의 평가 비중을 보면 교수의 연구 역량이 높다.

  • [시론]챗GPT 사용설명서

    시론

    챗GPT 사용설명서

    사방에서 챗GPT가 화제다. 인공지능(AI) 기반의 대화형 챗봇이라는데 마치 사람 같다. 챗GPT에 “오늘이 내 생일”이라고 말했더니 “축하한다”며 덕담을 하기도 하고, 여행하고 싶다고 하니 후보지를 제안하고 일정표도 만들어준다. 책이나 논문도 요약해주고 개념도 설명해준다. 자기만의 어조로 풀어서 답하는 챗GPT는 지식도 경험도 풍부한 예의 바른 중년 같다. 최근 챗GPT의 도움을 받아 책을 쓰기 시작했는데 반 년간 집필해온 다른 책의 페이스를 한 달 만에 따라잡았다. ‘진작 챗GPT가 있었더라면 강의 내용을 더 쉽고 풍부하게 만들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면서도 사람의 일손이 위협받는 시대가 성큼 다가온 데 대해 걱정이 몰려든다. 당장 고민은 챗GPT를 학교 수업에서 어떻게 사용하느냐다. 챗GPT의 장점은 정보를 빠르게 검색하고 요약해 창

  • [시론]근로 시간 개편과 기업 역할

    시론

    근로 시간 개편과 기업 역할

    개인의 삶에서 일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일에 관한 중요한 결정에서 정작 개인이 소외되고 있다는 사실은 대단한 모순이다. 무슨 직업을 가질 것인지, 어느 도시, 어느 국가에서 직장 생활을 할 것인지, 일의 대가로 보수를 얼마나 받을 것인지, 몇 시간 일할 것인지 등을 자기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개인은 타협하거나 수용할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는 현실임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이런 의사 결정에 자신의 의지가 최대한 반영되기를 소망한다. 인간에게 일이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행위만이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를 규정하는 정체성의 수단이며 평생 관계 맺고 살아가야 할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는 사회성의 도구이고 삶에 대한 자신의 도덕과 철학을 실현하는 의미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일이란 개인의 건

  • [시론]경고등 켜진 미국 경제

    시론

    경고등 켜진 미국 경제

    지난주 세계 금융시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으로 살얼음판을 딛는 듯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운 것은 예견된 일이었지만 총자산이 276조 원에 달하는 은행의 갑작스러운 파산은 충격이었다. 이번 사태로 마냥 견고하다고 인식되던 미국 경제 역시 언제든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간 미국 경기가 견고했던 이유 중 하나는 코로나19 방역 기간 중 지급된 대규모 재난지원금으로 가계의 초과 저축이 크게 쌓였다는 점이다. 덕분에 급격한 물가 상승에도 가계의 소비에는 큰 타격이 없었다. 그러나 이 초과 저축은 많은 근로자들이 노동시장을 떠난 이유가 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미국 노동시장은 리오프닝 이후 급증하는 노동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

  • [시론]대중 외교도 국익 우선으로

    시론

    대중 외교도 국익 우선으로

    친강 중국 외교부장의 며칠 전 내외신 기자회견은 전세계가 주목한 이벤트였다.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판매할 것인지, 대만 문제와 미중관계 등은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등 초미의 관심사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는 특히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시진핑체제가 자신들의 대외정책 기조를 전세계에 알리는 자리라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례적이었던 점은 2시간 가량 진행된 질의 응답에서 한국 기자들에게는 질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이나 한반도 관련 사안 역시 단 한 차례도 거론되지 않았다. 질문 희망자가 많아서, 아니면 관심 사안이 없었기 때문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질문자는 물론 질문 내용까지도 사전 조율을 거치는 것이 관례다.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 반도체 대중국 수출규제, 대만 사태, 한미일 연

  • [시론] 인구문제 해법은 '포용적 이민정책'

    시론

    인구문제 해법은 '포용적 이민정책'

    얼마 전 포털사이트를 검색하다가 눈길을 끄는 뉴스를 발견했다. 중국이 인구 1위를 인도에 내줬다는 내용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중국이 이제야 오명을 벗었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대부분의 기성세대는 비슷한 생각이었을 것이다.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은 중국 측에서 홍콩과 대만을 합하면 여전히 중국이 1위라고 반박했다는 점이었다. 우리가 배웠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오명을 벗었는데 좋아하지는 못할망정 반박을 하다니. 대한민국과 중국은 불과 한 세대 전까지만 해도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을 폈다. 두 나라 모두 권위주의 정권의 시대였기에 정책 효과 또한 매우 컸다. 중국에서는 1가정 1자녀를 법으로 강제해 아들이 없는 집에는 공적에 올리지 못하는 딸이 여러 명 있는 경우도 많았다고 했다. 그런 중국에서 여전히 인구 1위 타이틀에 집착

  • [시론]안갯속 세계 경제

    시론

    안갯속 세계 경제

    “이 전쟁은 우크라이나 국민을 이용해 러시아를 목표로 삼고 서방이 시작한 전쟁이다.” 세르게이 라블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3일 인도 외무성이 주관하는 라이시나대화에서 이 같이 말해 청중의 야유를 받았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지만 여운은 남는다. 러시아의 휴전 협상 의지를 서방이 의도적으로 오해한다는 그의 주장에 대해 현장의 지지와 박수도 있었다. 여러 갈래로 분열된 국가들이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이 얼마나 다른지 실감하게 된 순간이다. 러시아 지원 세력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많다. 그래서 이 전쟁은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는 여전하지만 그 영향력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올해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할 결정적인 변수는 되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올해 세계 경제 회복 여부는 여전히 안개 속에 있다. 왜 그럴까. 미중 갈등, 코로나19, 러

  • [시론]인구절벽시대, 앞으로 3년이 중요하다

    시론

    인구절벽시대, 앞으로 3년이 중요하다

    지난해는 인구 통계가 시작된 1970년 이후 합계 출산율이 0.7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최하위를 차지하고 출생아 수는 24만 9000여 명으로 25만 명이 무너진 해로 기록될 것이다. 정부는 2006년부터 2021년까지 15년간 저출산에 대응하기 위해 280조 원을 투입했지만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서울(합계 출산율 0.54)을 비롯해 부산(0.63)·대구(0.69)·인천(0.68) 등 주요 4대 도시의 합계 출산율이 전국 평균보다 낮아 문제 해결에 어려움이 많다. 인구 절벽은 단순하게 인구의 급격한 감소를 나타내는 현상으로만 볼 수 없다. 인구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저출산, 고령화, 지방 소멸과 같은 사회적 위기를 복합적으로 일으키는 문제가 됐다. 인구는 2019년 5180만 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후

  • [시론]민생 경제 발목 잡는 방탄 국회

    시론

    민생 경제 발목 잡는 방탄 국회

    우리 정치는 지난 대통령 선거 이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위법 의혹에 사로잡혀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과거’ 이슈에 발목이 잡혀 ‘미래’ 설계가 거의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정치인의 위법 의혹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는 당연하다. 민주당이 이를 막아 새 정부의 국정 동력을 떨어뜨리고 민생 경제와 의회 정치를 망가뜨린 것은 매우 안타깝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됐다. 이 대표가 대선 후보 때 폐지를 주장했던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을 제대로 활용했다. 민주당의 정치 수사 주장과 달리 정의롭지 못한 반칙이자 특권 남용이다. 정치 탄압이 아닌 개인 위법 의혹에 대한 수사이기에 회기 중이더라도 일반인과 동등하게 법원이 구속 수사 여부를 판단하도록 해야 했다. 불체포특권의 남용은 방탄 국회와

  • [시론]핵무장 논쟁에서 고려해야 할 것들 [시론]핵무장 논쟁에서 고려해야 할 것들

    시론

    핵무장 논쟁에서 고려해야 할 것들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면서 국내에서 핵무장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좌우 성향을 불문하고 뜨거워지고 있다. 마치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배를 극복하기 위해 좌우를 가리지 않고 독립운동이라는 기치아래 모였던 100여년 전의 흐름이 무장 투쟁과 외교 투쟁의 두 노선으로 나뉘었던 모습을 보는 듯하다. 현재의 상황은 과거와는 다르다. 무엇보다 한국의 위상이 크게 차이가 난다. 100년 전 한국은 힘 없는 식민지 신세가 돼 열강들의 이해득실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좌우됐다. 지금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다. 따라서 지난 역사를 돌아보되 현재 한국의 위상과 대내외적 시대 상황을 고려해 합리적 방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달리 말하면 지금은 한국이 미중 갈등 심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은 국제 질서의 변화 흐름을 잘 읽고 자

  • [시론]정치논리의 희생양 된 은행

    시론

    정치논리의 희생양 된 은행

    지난해 막대한 순이익을 기록한 시중은행들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은행들을 힘든 서민들의 등골을 파내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공공의 적 취급을 한다. 이자율이 오르는 시기에 편승해서 예금이자는 천천히 올리면서 대출이자는 급속히 올려 높은 이자로 고통받는 서민들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들 배만 불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은행 순이익의 많은 부분이 이자 수입에서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가 막대한 순이익을 올려 성과급을 받는 것은 당연하고 은행이 최대 실적을 올리면 공공의 적이 되는 현상이 과연 맞는지는 생각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경제 현상에는 이익을 보는 자와 손해를 보는 자가 있다. 이자율이 오를 때는 차입에 의존하는 제조 업체나 자산운용사들은 어려움을 겪지만 반대로 은행권은 이익을

  • [시론]우크라이나전 1년의 교훈

    시론

    우크라이나전 1년의 교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년이 됐다. 전쟁을 앞두고 세계의 많은 전문가들은 양국 간 군사력 차이를 바탕으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면서 단기전을 예상했다. 일방적으로 패할 것이라고 여겨졌던 우크라이나는 전 국민의 단합 속에 항전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러시아의 최첨단 전투기들이 휴대용 미사일에 격추됐고 초반에 파죽지세였던 러시아 전차 부대가 무인기 등에 피격되거나 물자 부족으로 길거리에 버려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났을까. 러시아군의 경우 전쟁의 목적과 군사작전 목표가 불분명했다. ‘전쟁의 원칙’인 공세·집중·기습·지휘통일의 원칙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이번 전쟁은 과거와는 양상이 다르다는 점도 원인이 됐다. 기존 현대전의 특징은 초전에 순항미사일과 첨단 항공력을 운용해 상대국의 전쟁지휘본부, 방공망, C4

  • [시론]불법파업 부추기는 노조법개정안

    시론

    불법파업 부추기는 노조법개정안

    거대 야당이 불법 파업으로 인한 노조 및 노조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감면하는 등의 위헌적 노조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을 발의했다가 범국민적 비판에 부딪히자 그 수정안을 내놓고 이번 국회 본회의에서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려 서두르고 있다. 이 수정안은 사용자 및 노동쟁의의 개념을 확대하고 불법 파업 등 노조 활동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연대책임을 개별책임으로 경감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정안은 사용자 개념에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포함하고 있다. 그 결과 독립된 사업자로서 도급·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특수 형태 근로자나 플랫폼 종사자는 물론 하도급 근로자나 자회사 근로자도 원청회사나 모회사에 대해 단체교섭이나 파업 등 노동쟁의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단

  • [시론] MZ 노조들의  ‘5요’ 와 노동개혁

    시론

    MZ 노조들의 ‘5요’ 와 노동개혁

    드라마 ‘김과장’에서 김과장은 꼰대스러운 기업 조직문화와 노사관계에 저항하는 MZ세대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김과장과 같은 역할을 하기 위해 MZ 노동조합들이 본격적인 세 확장에 나섰다. 21일 LG전자(사람중심 사무직 노조), 서울교통공사(올바른 노동조합) 등을 필두로 8개 MZ노조들이 연합하는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가 공식 발대식을 했다. 이들은 ‘공정과 상생’을 기치로 내걸고 기성노조와는 다른 노동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MZ노조들은 기업과 기성 노조에 ‘5요’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질문 1은 “근로시간 제가 선택하면 안 되나요”다. 그들은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슬로건에 식상하며 ‘내가 선택하는 근로시간, 내가 선택하는 삶’을 원한다. 공짜 야근은 거부하며 연차는 개인의 권리이고, 사용 사유도 묻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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