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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아프간 비극, 강 건너 불 아니다

    시론

    아프간 비극, 강 건너 불 아니다

    20년에 걸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미군 철군 시한인 8월 31일 군인과 아프간 민간인 등 12만 3,000여 명의 철수를 마무리하면서 일단 끝났다. 지난 2001년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9·11 테러가 도화선이 된 이 전쟁은 미국 역사상 해외에서 치른 최장 기간 전투였다. 모든 전쟁의 비극은 군인보다 무고한 민간인의 희생이 몇십 배나 크다는 것이다. 아프간 전쟁도 예외는 아니었다. 철수 작전 막바지에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의 자살 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을 포함해 아프간 민간인 170여 명이 희생되는 참사가 빚어졌다. 앞서 탈출용 미군 수송기에 탑승하기 위해 활주로로 향하는 수송기의 뒤를 쫓는 수천 명의 아프간인들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고 수송기 바퀴에 매달려 이륙한 사람들이 비행 중 짐짝처럼 떨어져 죽는, 형언하기 어려운 참

  • [시론] 거짓의 세상을 만들지 말라

    시론

    거짓의 세상을 만들지 말라

    조선왕조 시대에는 임금에 대한 시민의 직언과 상소의 전통을 모두가 보존했기에 전제 왕정을 막을 수 있었다. 외세의 침략과 독재 정권하에서 국민들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쟁취하는 것은 민주주의 회복의 시금석이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 기사 열람 차단 청구권 등을 신설한 언론중재법 개정으로 수천 년의 언론 정치 역사가 민주화 세력을 자처하는 자들에 의해 거꾸로 흐르고 있다.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를 잡겠다는 명분하에 ‘고의나 중과실로 인한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겠다는 발상 자체는 겉보기에 신선해 보인다. ‘고위공직자와 대기업을 징벌적 손배 청구 주체에서 배제’한 것도 언론이 권력에 통제당하는 위험을 줄인 것처럼 보인다. ‘공익 침해 행위와 공적 관심사에 대한 언론 보도의 경우 손배 소송을 제기할 수 없게’ 원안을 수

  • [시론] 지금이 금리 올릴 때인가

    시론

    지금이 금리 올릴 때인가

    돌이켜 보면 우리 현대사에서 어느 해가 됐든 큰일 없이 넘어간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매해 위기가 발생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떤 주기를 갖고 되풀이되는 것 같은 느낌은 떨쳐버릴 수 없는 작금의 상황이다. 이제는 ‘10년 위기설’까지 등장하는 마당이다. 대한민국의 사례가 그런 것 같다. 지난 1979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시해 사건이 있었고 10년쯤 뒤 민주화라는 대반전이 일어났다. 또 약 10년 뒤에는 우리 경제의 체질을 완전히 바꾼 외환위기가 터졌고 다시 10년 조금 넘게 지나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그리고 이제는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창궐해 온 국민을 위협하고 있다. 세계 역사의 흐름을 바꾼 큰 사건은 보통 전쟁과 질병의 대유행(팬데믹)이다. 그 절정이 20세기 전반 세계 1·2차 대전이라

  • [시론] 언론중재법이 '언론재갈법'으로 불리는 이유

    시론

    언론중재법이 '언론재갈법'으로 불리는 이유

    최근 1년 여 동안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모두 16개다. 그만큼 언론중재법 개정에 대한 논의 상황이 복잡하며 민주당 내에서도 이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논란의 핵심은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흔히 가짜 뉴스라고 일컬어지는 허위·조작 보도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한다. 법적 제재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도 이견이 없다. 그럼에도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언론재갈법’이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것은 언론사 등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이 법리에 반하며 현행법 체계에 맞지 않는 무리한 규제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손해배상은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한 ‘피해의 전액(全額)’을 배상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입증의 문제로 제대로 된 배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 [시론] 탄소중립, 속도조절 필요하다

    시론

    탄소중립, 속도조절 필요하다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지난 5일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발표한 후 뒷말이 무성하다. 초안에서는 탄소 중립 사회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전환, 산업, 수송, 건물, 농축수산, 폐기물, 흡수원, 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CCUS), 수소 등 9개 부문의 세부 내용을 포함했으며 석탄 발전 여부, 전기차·수소차 비율, CCUS와 흡수원 확보량 적용 방법 등 3개 안으로 차별화했다. 방향성에는 공감하나 각론에 대해서는 분야별로 비판적인 반응이 강하다. 경제·산업계는 과도한 목표이며 추진 과정에서 산업 경쟁력이 악화할 것을 우려한다.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면 환경 단체는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았다. 배출량이 0인 한 개의 시나리오로만 추가 논의를 하자는 주장이다. 시나리오 작업에서 소외된 관련 전문가들은 기술 개발 가능

  • [시론] 한미연합훈련 흔들리지 말아야

    시론

    한미연합훈련 흔들리지 말아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하명(下命)’에 한미연합연습이 또다시 갈팡질팡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군 통신선 복구와 함께 정부 쪽에서 남북정상회담설이 흘러나온 가운데 이달 1일 김 부부장은 8월 한미연합연습을 겨냥해 “희망이냐, 절망이냐를 선택하라”면서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그러자 통일부는 연합연습 연기론을 띄웠고 대통령은 군 수뇌부를 청와대로 불러 조정을 주문했으며 급기야 5일에는 여당 의원 74명이 ‘남북 대화 재개를 위한 연합연습 연기’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해 남북 대화와 연합연습 간에는 등가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북한이 연습 중단을 압박하는 것은 자기 눈에 있는 대들보는 그냥 두고 남의 눈의 티끌을 시비하는 격이다. 2018년 북한의 평화 공세 이후 한미연합연습은 폐지·축소·변질의 길을 걸어왔다. 키리졸

  • [시론] 정년연장 어떻게 볼 것인가

    시론

    정년연장 어떻게 볼 것인가

    더불어민주당이 현행 60세인 정년을 늘리는 방안을 대선 공약으로 준비 중인 모양이다. 민주당이 ‘정년 연장’의 카드를 꺼내든 것은 유권자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50대 연령층을 겨냥하기 위함이다. 정년 연장을 법으로 못 박는 것은 청년들의 미래에 대못을 박는 행위이기도 하다. 지금 노동시장에 필요한 것은 법이라는 미명으로 곳곳에 박아 놓은 대못들을 빼내 기업들의 숨통을 틔워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청년들이 손쉽게 직업의 세계로 진입해 자신의 경제적 기반을 갖추고, 사회적 경험을 쌓음으로써 인간다움의 자부심과 실존을 느끼도록 해줘야 한다. 정년 연장은 법으로 강제할 사항이 아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꼭 필요한 사람, 꼭 있어야 할 사람을 계약 자유의 원칙에 따라 쓸 수 있도록 사업주에 재량권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모 아니면 도’ 식으로 획일

  • [시론] 디지털 화폐가 극복해야 할 것들

    시론

    디지털 화폐가 극복해야 할 것들

    최근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세상이 디지털화되면서 보다 빠르고 편리한 지급 결제 수단과 방식이 필요하게 됐고 통장 대신 전자지갑에 표시되는 디지털 시대의 현금 수요도 구체화되고 있다. 페이스북의 ‘리브라’로 반영된 민간 주도의 디지털 화폐 수요는 그동안 시대 변화에 뒤졌던 국경 간 거래 관련 송금이나 청산 결제 분야에서 신선한 자극을 주면서 변화를 앞당기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는 칸막이 식 규제 체계로 불가피한 국경 간 거래에 유용한 측면이 부각된다. 그러나 민간의 해법은 과세 기반 축소 및 금융 안정과 소비자 보호에 관한 우려, 자금 세탁 방지 의무 관련 규제의 필요성으로 인해 확장성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현 금융 시스템의 핵심 기구인 중앙은행이 기술 발전으로 주도된

  • [시론] 통신선 복원만이 능사 아니다

    시론

    통신선 복원만이 능사 아니다

    끊어졌던 남북 간 통신선이 복원됐다. 지난 4월 이래 여러 차례에 거친 정상 간 친서 교환의 결과라고 한다. 중요한 신뢰 구축 조치가 복원된 것이기에 환영한다. 하지만 통신선 복원이 곧 남북 관계의 개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북한의 의미 있는 변화를 유도하며 지속 가능한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더욱 어려운 과제가 남아 있다. 통신선 복원이라는 소식에 많은 국민이 기뻐하는 것은 그만큼 평화에 목 말라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를 돌아보면 지난해 6월 북한은 민간단체가 보낸 대북 전단을 문제 삼아 일방적으로 통신선을 차단해버렸다. 남북 간 합의를 제멋대로 위반한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관행이 지속되는 한 복원된 통신선은 언제든지 다시 끊어질 수 있다. 북한의 행동에 일희일비할 일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냉철한 접근이 필요한 시

  • [시론] ‘고분양가 논란’ 사전청약 개선해야

    시론

    ‘고분양가 논란’ 사전청약 개선해야

    정부는 지난 16일부터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시작했다. 사전청약은 본청약에 앞서 1~2년가량 먼저 청약을 진행하는 제도다. 이번 사전청약은 7월 4,300가구를 비롯해 오는10월 9,100가구, 11월 4,000가구, 12월 1만 2,800가구 등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사전청약 공급 규모는 3만 200가구로 이 중 1만 4,000가구는 신혼부부에게 분양되고 나머지 1만 6,200가구는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등 무주택 소외 계층에게 분양된다. 구체적으로 혼인 기간 7년 이내인 신혼부부 또는 예비 신혼부부와 6세 이하 자녀를 둔 한 부모 가족에게 30%가 배정되고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25%가 분양된다. 또한 만 65세 이상 직계존속을 3년 이상 부양하고 있는 노부모 부양 가구에 5%가 배정되며 미성년 자녀가 3명 이상인 가구에

  • [시론] 백신접종,  無계획·無원칙 더 이상 없어야

    시론

    백신접종, 無계획·無원칙 더 이상 없어야

    7월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000명 이상 발생하면서 4차 유행이 거세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상황에서 전염이 빠른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유입된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느슨해진 거리 두기 개편안 시행은 시기상조였다. 정부의 섣부른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 조성과 백신 1회 접종 시 야외 탈마스크 인센티브는 국민의 코로나 경각심을 무장해제했다.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1단계 거리 두기 대응도 다수 국민이 비수도권으로 휴가를 가면서 코로나19 환자가 전국으로 퍼지는 풍선 효과를 낳았다. 비수도권 거리 두기 단계를 상향했지만 다중 이용 시설 집합 금지 없는 5인 이상 모임 금지만으로는 역부족일 테다. 관건은 정부가 장담한 국민 70% 대상의 9월, 11월 1차, 2차 백신 접종률 목표 달성이다. 하지만 백신 선구매를 놓친 정부는 백신 확보

  • [시론] 한일정상회담 해도 성과 내기 어렵다

    시론

    한일정상회담 해도 성과 내기 어렵다

    도쿄올림픽에서의 한일정상회담 성사 여부를 두고 양국 간에 치열한 샅바 싸움이 진행되고 있다. 인류의 스포츠 제전인 올림픽을 생각하면 이웃 국가 대통령이 도쿄올림픽을 축하하면서 우의를 다지는 것이 일반적인 상례일 것이다. 그러나 한일 양국의 모습은 여론전을 앞세워 막판까지 기싸움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상회담의 내용과 의전 등 모든 면에서 난항을 거듭하는 지금 상황이야말로 현재 한일 관계의 실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우선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정상회담을 논의하고 있지만 불신은 쌓이고 있는 형국이다. 도쿄올림픽을 한일 관계 개선의 기회로 삼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주장에도 스가 요시히데 정부는 ‘한국이 강제 징용,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진전된 제안을 가져오지 않으면 대화는 할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일본에서는 문 대통령과 대화를 하더라도

  • [시론] 최저임금제도 정상화 시급하다

    시론

    최저임금제도 정상화 시급하다

    최저임금심의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5.1% 인상했다. 문재인 정권이 약속했던 최저임금 1만 원에 미치지 못해 노조는 불만이지만 해마다 오르는 최저임금을 코로나19보다 더 두려워하는 자영업 및 소상공인에게는 충격이다. 자영업이 중산층에서 저소득층으로 추락하고 일자리 찾기를 아예 포기한 근로자가 증가하는 문제는 계속될 것이다. 반면 고소득 근로자들은 최저임금 인상 덕분에 덩달아 임금이 올라가 소득 불평등은 커질 것이다. 빈곤층을 줄이려고 도입한 최저임금제도는 역효과를 일으켜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랬듯이 최저임금 심의는 소모적인 대립을 반복해왔다. 최저임금의 합리적인 수준에 대한 논의는 실종되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대립만 있었다. 양측의 주장이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시간을 끌어도 합의할 수가 없어 결국 공익위원이 결정해왔다. 최저임금 인상의

  • [시론] 한국 대선 레이스 관전법

    시론

    한국 대선 레이스 관전법

    여야 유력 대권 주자들이 모두 출사표를 던지면서 마침내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포함해 이낙연·정세균·추미애 등 9명이 대선 경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민주당 경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이재명 대세론’의 지속 여부다. 선거는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 없는 불확실성의 게임이기 때문에 대세론은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이며 김대중 정부 시절 집권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의 2002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대이변이 일어났다. 노무현 후보가 ‘이인제 대세론’을 무너뜨렸다. 당시 민주당은 한국 정당 사상 최초로 전국 16개 시도를 순회하는 ‘국민참여경선제’를 실시했다. 경선을 앞둔 시점에서는 이인제 민주당 후보와 야당인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양자 구도가 대세였다. 당시

  • [시론]  실종된 조세원칙 바로 세워야

    시론

    실종된 조세원칙 바로 세워야

    세금은 나라 살림을 위해 꼭 필요한 만큼만 최소한으로 징수해야 한다. 증세가 불가피하면 충분한 논의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뿐만 아니라 자칫 잘못하면 국가 위기로까지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의 세금 정책을 보면 매우 위태롭다. 조세법률주의와 조세 평등 원칙이 지켜지고 있는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종합부동산세를 둘러싼 갈등은 공동주택 공시가격 급등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시가격은 세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재산세·종부세·증여세는 물론 건강보험료의 산정 기준이다. 공시가격 급등은 곧바로 개인이 내야 하는 세금 증가로 이어진다. 올 해 전국적으로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9.08% 급등했다. 가장 많이 오른 세종은 70.56%나 뛰었다. 이로 인해 종부세 납부 대상이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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