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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이 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더불어민주당(161석)이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14석)과 함께 175석을 차지하며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국민의힘은 2022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승리했지만 2년 만에 총선에서 참패했다. 국민의힘과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108석(지역구 90석·비례대표 1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야당의 협조 없이는 국회에서 입법, 개혁 정책, 예산 등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선거 다음날 “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총리·수석급 이상 참모도 사의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이 진정 국정을 쇄신하려면 인적 쇄신과 국정 기조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본인은 항상 옳고 모든 것을 자신의
지난 한 달간 뜨겁게 달아올랐던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어제로 막을 내렸다. 총선 결과에 상관없이 정부는 낮은 곳으로 임해 첨예한 정치적 대립으로 분열된 국민들의 마음을 보듬는 겸허한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며 난관에 봉착한 경제와 민생에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다. 현 정부는 경제 측면에서 매우 험난한 상황에서 출범했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무리한 재정지출로 촉발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응해야 했고, 특히 지난 정부에서 파국으로 치달은 부동산 시장의 버블 붕괴에 대응하는 데 주력해야 했다. 여기에 우리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경기가 하강한 데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수출 환경 역시 급속히 얼어붙었다. 그렇다 보니 지난 2년 동안 현 정부의 경제 성적을 절대평가하라면 외양상 C 학점을 받기도 민망할 정도지만 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는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을 썼다. 특히 눈에 띄는 현상은 후보와 정당이 국회라는 입법기관을 오해하고 심지어 혐오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회의원 선거의 궁극적인 목적은 선거라는 정당한 방법을 통해 유권자로부터 한시적으로 정치권력(입법권)을 위임받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와 정당은 국회 내 다수당의 지위를 차지하려는 목적에 충실했던 것 같지 않다. 여당은 대통령실의 불통 때문에 선거운동을 원활히 진행하지 못했고 야당은 과반 의석 확보보다 당내 권력 강화에 신경을 쓴 듯한 공천의 후유증을 진정시키는 데 시간과 노력을 허비했다. 입법부의 구성원을 뽑는 선거가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을 염두에 두고 진행되는 현실, 구체적으로 현직 대통령의 심판과 차기 대통령 후보 하마평으로 점철된 현실은 우리가 왜 국회의원 선거를
지난달 18~2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현재 인공지능(AI) 가속기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이 80~90%나 되다 보니 개발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계자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의 불황으로 대부분 기업의 매출이 감소했지만 엔비디아는 AI 열풍과 함께 거의 두 배 성장해 상위 3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대중이 AI에 열광한 것은 챗GPT의 등장 때문이다. AI는 연구실에서 개발되는 고급 기술로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챗GPT가 이 벽을 허물어뜨린 것이다. 챗GPT는 AI의 한 형태로 대화 생성과 관련한 특정 작업에 초점을 맞춘 AI 모델이다. 지금까지 선보인 어떠한 AI 기술보다 인기를 끈 비결은 자연
2023년 한 해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약 500만 대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됐다. 이 가운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약 120만 대였다. 전기차 전환이 대세가 될 2030년께 전기차 위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향배는 세계 경제와 강대국 기술 패권 경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재로서는 21세기 석유라고 하는 핵심 광물을 확보하고 배터리 부품 제조 측면에서 지난 10여 년간 우위를 보인 중국이 최종 제품인 전기차 생산과 수출에서도 주도권을 쥐고 있다. 2021~2022년 중국은 한 해 3000만 대 정도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100만~150만 대가량을 주로 개발도상국에 수출하는 국가였다. 2023년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획기적으로 늘어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로의 내연차 수출 급증, 중앙아시아·브라질·멕시코 등
정부가 2025년 연구개발(R&D) 예산을 큰 폭으로 확대한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1월 말 대통령실에 과학기술수석을 임명하고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2차관과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을 교체하는 등 쇄신을 꾀하는 분위기다. 선거용 발언이 아니라 ‘과학 강국으로의 퀀텀 점프’를 위한 굳은 의지의 표명이라고 믿고 싶다. 올해 정부 R&D 예산은 전년 대비 14.7% 감소했다. ‘R&D 효율화’와 ‘질적 개선’이라는 명분으로 대부분의 프로젝트 예산을 일괄 삭감함에 따라 과학기술계 전체의 원성이 높았다. 효율성을 저해하는 과제만을 식별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일이나 현시점에서는 일률 삭감이 차선이라고 본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사회나 과학기술행정은 아직 그만큼 성숙해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고,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특정 부분을 도려낼 경우 부작용이 상
그간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한 여러 가지 분석이 있었다. 또 공격이 발생한 후에 피해와 대응 방향에 대한 정부와 전문가들의 논의들이 반복돼왔다. 이 기간 우리의 대응은 전문가팀을 구성해 장애를 복구하는 한편 사건을 조사하고 결과를 발표한 후 동일한 피해 가능성을 시급히 막는 조치를 취하는 것들이었다. 이런 단순 대응이 장기간 되풀이되며 우리는 고정된 사고의 틀에 갇혔고 정작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에 대한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5~10명 단위의 해커팀들이 단일 표적을 10년 이상 공격해왔다면 대부분은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우리가 이 가정의 타당성을 받아들인다면 우리 주요 표적 수백 개가 이미 적에게 장악된 상태라는 가정 또한 받아들여야 한다. 사실 우리가 적의 공격을 인지한 것은 적이 표적에 장애를 일으켜줬기 때문
요즘 사외이사가 동네북이 됐다. 아니 죄인이 됐다. 국내 한 대학 경영과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외이사 임기를 3년 단임으로 해보자”고 주장했다. 아마 소유분산기업의 사외이사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자는 것 같다. 금융감독원장을 지낸 분도 한 일간지 칼럼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올바른 기업 지배구조 확립이 관건이라면서 “사외이사 임기를 단임제로 하는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유분산기업의 참호구축(entrenchment)이 사외이사 임기 때문이라거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사외이사 임기의 중임 때문이라고 하니 사외이사들은 황당하다 못해 참담하겠다. ‘전라디언의 굴레(조귀동·2021)’ 제4장의 제목은 ‘부패와 무능의 도시’다. 저자는 “구조화된 부패의 핵심 원인으로 한 정당이 독주하는 광주의 정치 상황이 손꼽히는 이유”라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이 0.65명으로 사상 첫 0.6명대 분기 출산율을 기록했다. 끝을 모르고 추락하는 합계출산율에 거액의 출산장려금 지급, 자녀 출생 시 대출 탕감 등 이제껏 시도하지 않았던 ‘파격적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설익은 대책의 남발은 또다른 실패로 귀결될 수 있다. 최근 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과 출산은 소득에 따라 양극화되고 있다. 소득이 높을수록 혼인율이 높고 소득 상위층에서 출산율이 소득 하위층보다 높다. 혼인율과 출산율의 감소 추세는 모든 소득 분위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소득이 높을수록 그 감소 폭이 작다. 이는 출산율 제고를 위한 대책이 소득에 따라 다르게 설계돼야 함을 의미한다. 그간 저출산 대책은 대체로 영유아 보육료 및 학비, 아동 수당 등 출산 및 양육 비용에 대한 보편적 현금 지원 형태로 시행됐
서울중앙지법은 5일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020년 9월 기소 후 3년 5개월 만이다. 이번 재판의 핵심쟁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이 ‘1대 0.35’로 정해진 것이 이 회장이 대주주였던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해 이 회장 승계를 돕기 위한 것이었는지의 여부다. 이번 사건은 2015년 5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되자 2016년 12월 참여연대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 회계 의혹을 제기한 데서 시작됐다. 참여연대 등은 삼성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을 정당화하고자 제일모직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높이는 분식 회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국정 농단 사건’으로 이 회장을 수사 중이던 박영수 특검팀은 이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24일로 2년이 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미국의 유력 언론인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와 조만간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전쟁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을 중단하는 것이 평화 협상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즉각적이고 완전한 철수 등 ‘영토적 완전성 회복’ 없이 평화 협상은 성립될 수 없다고 맞섰다. 양측의 불신과 혐오를 볼 때 두 당사국 간 자력에 의한 종전은 불가능해보인다. 그래서 푸틴 대통령은 전쟁 장기화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전쟁 지속 능력은 물론 저항 의지마저 완전하게 소멸시키는 소모전을 추구한다. 전쟁은 모두에게 잔인하다. 지난해 12월 세르게
의사들이 또다시 파업을 무기로 의대 증원을 무산시키려 하고 있다. 응급실 뺑뺑이와 소아 진료 대란, 가파르게 치솟는 의사 연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비 절반을 조금 넘는 인구당 의사 수. 이 모든 지표가 우리나라에 의사가 부족하다고 말하는데도 대한의사협회는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고 우긴다. 의사들이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것은 자신들이 대부분의 의료 행위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 공급을 억제해야 몸값을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독점권을 이용해 자신들이 만들어 낸 경제적 가치에 비해 더 많은 몫을 차지하려는 전형적인 지대 추구(rent seeking)다. 이는 시장이 잘 작동하지 못하게 만들어 의료 체계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 만들어 낸 가치를 약탈하기 때문에 의료인 간 불평등을 악화시킨다. 2020년처
‘과유불급’. 최근 정부와 정치권이 총선을 앞두고 몰아붙인 수도권 2기 광역급행철도(GTX) 구상, 철도지하화 및 노후도시특별법 시행령 등 3개의 메가 프로젝트 발표를 지켜보면서 떠오른 고사성어다. 여야가 합심한 이번 구상의 범위와 강도가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던지는 덕담쯤으로 생각하기에는 서울대도시권에 미칠 파장이 너무 크다. 그래서 매력적으로 다가오겠지만 불안하다. 불안의 근본적인 이유는 대한민국이 과거의 급속한 성장기가 아닌 인구축소기를 시작한 시점이라는 데 있다. 지금 제시된 정책들이 모양새를 갖추기 시작하려면 15년 이상 지나 2040년경이 되어야 할 것이다. 통계청의 수도권 인구추계를 보면 전반적인 인구도 감소하지만, 활발한 통근 및 새로운 주택수요 형성의 주축이 될 수도권의 25~45세 주요생산연령인구가 2020년 1000만명 남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로 현금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법정화폐이자 디지털 지급 수단이다. 이는 민간에서 발행하는 가상화폐와 달리 실물화폐와 동일한 교환 비율이 적용되므로 가치 변동의 위험이 없고 화폐의 공신력이 담보된다. CBDC를 발행하면 지폐 인쇄 및 배분 비용이 절감되고 거의 즉시 국내외 결제가 가능한 이점이 있다. 국제결제의 경우 그 복잡함 때문에 거래를 매개할 제3의 중개자들이 필요하다. 이들이 요구하는 고비용도 부담되고 거래 정보가 이들에게 제공되는 것도 문제다. CBDC를 이용할 경우 중개 기관이 불필요해져 비용과 시간이 대폭 절감될 수 있다. CBDC는 맞춤형 지불에도 쓰일 수 있다. 거래 비용을 낮춰 소액 지불이 용이해지면 새로운 경제활동도 늘어날 수 있
최근 고유가 인플레이션과 국제유가 급변동의 귀환은 저탄소 추세와 석유 종말 전망을 무색하게 할 정도다. 국제유가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에도 수급 요인으로 이미 오르기 시작했다. 2022년 3월 실제 전쟁이 시작되자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았다. 2023년 3월 전쟁 이전 수준인 80달러대로 내려갔던 국제유가는 같은 해 9월 95달러로 13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달했다. 100달러 진입을 바라보던 국제유가는 4개월 만인 11월 다시 70달러대로 하락했다. 이러한 단기간 국제유가의 급등락으로 관련국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국제유가를 80~90달러로 유지하기 위해 감산을 추진하는 반면 미국은 40~50달러로 내리기 위해 셰일오일 생산을 늘리고 사우디 정부에 생산량 증대 압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