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서비스는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님
10대 패권기술 키워라
진행중
기사 26개
코어파워 KOREA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지난해 4월 북한의 GPS 신호 교란 행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결정을 채택했다. 우리 정부가 “2024년 이후 북한의 GPS 교란으로 민간항공기 4400여 대가 영향을 받았다”고 ICAO 이사회에 정식으로 문제 제기한 데 따른 조치다. 신호 교란은 한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최근 수년간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을 거치며 전 세계적으로 재밍(신호 방해)과 스푸핑(위치 조작)이 급증했다. 그 파장이 항공·해양 안전을 넘어 드론·자율주행·물류 등 미래 산업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주요국들은 미국의 GPS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독자 항법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한국 정부 역시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KPS)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30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우주항공청 등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총 8기의 위성과 지상 시스템으로 구성된 KPS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주 당국은 2029년 1호기 시험발사를 시작으로 2033~2035년 후속 위성을 순차적으로 올려 정지궤도 위성 3기, 경사지구동기궤도(IGSO) 위성 5기 체계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 치열하게 벌어지던 2022년 말, 우크라이나군 드론들이 갑자기 우수수 추락했다. 이들 기기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 동태를 파악하는 데 문제없이 비행해왔던 만큼 집단 추락은 미스터리였다. 긴 조사 끝에 밝혀진 추락 원인은 러시아의 신호 교란 작전이었다. 인공위성과 연결된 드론의 무선 신호를 방해해 오작동을 유도한 것이다. 소리 없는 첨단 전자전은 최근 이란 전쟁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한 기술의 중요성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벨기에의 고정밀 위성항법(GNSS) 수신기 전문 기업인 셉텐트리오는 점차 교묘해지는 전파 방해(재밍) 행위를 차단하는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달 10일(현지 시간) 뢰번 본사에서 시연된 재밍 차단 기술은 촌각을 다투는 위기 상황에서도 교란 신호를 실시간으로 걸러낼 수 있는 위력을 발휘했다. 수신기가 전파 스펙트럼을 분석해 간섭 신호를 감지하면 이를 제거하고 정상 신호만 선별해 위치 정보를 복원했다. 브뤼노 부가르 셉텐트리오 부사장은 “20년 넘게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분석을 적용해 재밍 대응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이는
“위성항법 시스템은 단순한 위치 정보 제공을 넘어 국가의 명운을 결정짓는 소버린 인프라입니다. 다른 국가의 기술에만 의존하다가 그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 국가 시스템 전체가 마비되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합니다.” 이달 10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 소재 유럽연합(EU) 빌딩에서 만난 도미닉 헤이스 EU 집행위원회 정책관은 독자 위성항법 시스템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주파수 관리 및 국제 관계 정책을 담당하는 그는 EU가 갈릴레오를 지속 고도화하는 이유로 무엇보다 리스크 대비를 꼽은 것이다. 갈릴레오는 미국 GPS의 대항마로 시작해 현재 전 세계 40억 대 이상의 스마트폰에 탑재된 유럽 독자 위성항법 시스템이다.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사용이 가능할 만큼 광범위한 범용성을 자랑한다. EU는 이를 기반으로 ㎝ 단위의 정확도를 제공하는 고정밀서비스(HAS)나 메시지 위·변조를 방지하는 인증 서비스 OSNMA 등을 무료 개방해 갈릴레오 활용도를 더욱 높였다. 내년부터는 스마트폰에 실시간 재난 상황을 안내하는 서비스도 실시할 예정이다. 헤이스 정책관은 “갈릴레오는 내비게이션과 같은 편리 기능을 넘어 국방·전력·통신
“셉텐트리오의 고정밀 위성항법(GNSS) 수신기는 현재 산업·농업 로봇, 배달 로봇 등 다양한 무인 기기에 탑재돼 정확한 위치값을 제공합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에도 곧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브뤼노 부가르 셉텐트리오 부사장은 이달 10일(현지 시간) 벨기에 뢰번 소재 본사를 방문한 서울경제신문 기자에게 손톱만 한 GNSS 수신기 모듈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셉텐트리오는 세계 최고의 고정밀 위성항법 수신기 개발·제조 전문 기업으로 위성 측위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셉텐트리오 수신기는 수천 ㎞ 이상 떨어져 있는 우주위성들이 보내는 다양한 주파수대역 신호를 실시간으로 받아 자체 기술을 통해 위치값을 찾아낸다. 특히 셉텐트리오는 신호가 방해받는 환경에서 정확한 위치값으로 보정해내는 기술까지 확보하고 있다. 실제 이날 현장의 수신기를 통해 확인한 본사 위도와 경도는 좌표와의 오차가 3㎜에 불과했다. 브뤼노 부사장은 “수신기가 유럽 갈릴레오, 미국 GPS, 중국 베이더우 등 전 세계 주요 위성항법 시스템과 모두 연동해 총 39기의 위성으로부터 신호를 받아 보정해낸 결과값”이라고 설명했다. 초정밀측위(RTK) 기술은 특히
이달 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차로 30분 걸려 도착한 교외 도시 마시팔레조. 이곳에는 양자 전문 기업 파스칼의 본사와 연구소가 자리 잡고 있었다. 연구소 내 ‘hoth’라는 이름의 방에서는 엔지니어들이 고객사에 공급하기 위한 양자컴퓨터를 제조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파스칼이 한국 언론에 처음 공개한 양자컴퓨터는 약 200큐비트급의 높은 성능을 갖추고도 공중전화 부스 정도 크기에 불과했다. 그간 일반에 종종 공개됐던 다른 양자컴퓨터들과 비교하면 작은 편이다. 이러한 차이는 핵심 기술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흔히 알려진 형태의 양자컴퓨터는 통상 초전도 방식으로 구현된 것으로 양자 상태를 보존하기 위한 커다란 냉동고가 양자 칩을 감싸고 있다. 반면 파스칼의 경우 중성 원자 방식을 통해 냉각장치 대신 레이저 시스템과 진공 챔버로 원자를 제어할 수 있어 다른 컴퓨터와의 호환에도 유리하다. 중성 원자 기반 양자컴퓨터는 인공지능(AI) 인프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데이터센터를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지을 수 있는 경쟁력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파스칼은 프랑스 국가 고성능 컴퓨팅 기관인
미국이나 중국, 유럽에 비하면 한국 양자컴퓨터 산업은 후발 주자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아직 절대적 강자가 없는 만큼 국내 관련 기업들은 글로벌 양자 생태계의 여러 빈틈을 파고들며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양자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서서히 몸집을 키우고 있다. 23일 정부가 최근 발간한 ‘2025 양자 백서’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 시장에서 스타트업·중소기업은 2025년부터 2035년까지 연평균 20.1% 성장해 대기업(16.3%), 정부·군사 부문(18.4%)보다 더 빠르게 커질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스타트업·중소기업 양자 시장은 같은 기간 377억 원에서 1889억 원으로 확대돼 연평균 17.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장에서는 소부장 업계를 중심으로 초기 상용화가 이미 시작됐다는 데 이견이 없다. 양자컴퓨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SDT의 윤지원 대표는 “현재 데이터센터들은 GPU와 고성능컴퓨팅(HPC) 클러스터를 운영하면서 새로운 컴퓨팅 파워를 찾고 있다”며 “양자 컴퓨터를 GPU와 결합한 하이브리드 서버 형태로 도입하려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단일광자 광원을 개발하는 브라이트퀀텀의 이동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지난해 12월 국가양자팹연구소를 출범시키고 양자팹 연구동 기공식을 열었다. 총 450억 원 이상 투입되는 시설로 2027년 준공, 2028년 운영이 목표다. 양자처리장치(QPU) 칩 제작 공정을 연구·확립하는 국내 최대 규모 개방형 양자 소자 팹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캠퍼스에서도 이달 13일 ‘양자나노팹’이 문을 열었다. 300억 원이 투입되며 양자 소자 설계부터 제작·분석·검증·실증까지 전 주기를 한 공간에서 수행할 수 있다. 23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대전과 울산에 이어 수도권 등지에서도 양자팹을 축으로 한 추가 제조 인프라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양자 소자는 일반 반도체보다 훨씬 까다로운 제조 환경을 요구한다. 극미세한 온도 변화와 진동, 전자기 잡음, 먼지 같은 요소만으로도 성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여기에 광자, 초전도, 중성원자, 이온트랩, 반도체 스핀 등 여러 플랫폼이 공존하는 초기 단계여서 하나의 표준 공정만으로 대응하기도 어렵다. 조용훈 KAIST 국가양자팹연구소장은 “해외 파운드리를 활용하면 국내에 축적돼야 할 공정 기술과 노하우가 바깥
“양자컴퓨터를 클라우드로 사용하려면 분당 100달러를 내야 합니다. 실험을 위해 자유롭게 활용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단백질 구조 최적화 연구를 진행 중인 권태호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박사는 이달 20일 서울경제신문 인터뷰에서 한국 양자 생태계의 현실을 이렇게 설명했다. 권 박사는 신약 후보 탐색 과정에서 후보 물질이 단백질과 어떤 방식으로 결합하는지, 어떤 구조가 더 적합한지 등을 정교하게 찾아내는 연구를 하고 있다. 그는 “기존 컴퓨터가 유력 후보를 빠르게 추려내는 데 강점이 있다면 양자컴퓨터는 그 후보가 실제로 잘 작동할지를 분자 수준에서 더 정밀하게 따져보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비용이다. 반복 실험이 필수인 연구자 입장에서는 분당 100달러 안팎에 이르는 해외 양자컴퓨터 클라우드 사용료가 까마득히 높은 벽이다. 권 박사는 “일부 기업이 10분 안팎의 무료 사용 혜택을 제공하지만 실제 연구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정부 과제로 진행되는 연구에서 이 같은 고비용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이런 비용 문제 때문에 양자 산업은 초반부터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자본이 넉넉한
“한국에서 파스칼의 존재감은 수년 내 훨씬 커질 것입니다. 파스칼 서울 연구개발(R&D)센터에 양자컴퓨터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와식 보카리(사진) 파스칼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9일(현지 시간) 프랑스 마시팔레조에 위치한 본사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 인터뷰에서 한국과의 협력 관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파스칼과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총 5284만 달러(약 752억 원) 규모의 투자와 51명의 신규 고용을 포함한 양자컴퓨터 R&D센터 설립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보카리 CEO는 “서울이 글로벌 양자 허브로 발전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파스칼의 풍부한 엔지니어링 경험이 한국 양자 생태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가 우수한 과학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파스칼이 보유한 과학 인재는 독보적”이라며 “프랑스의 깊은 과학적 전통, 뛰어난 인력을 고려했을 때 파스칼과 같은 양자컴퓨터 기업이 프랑스에 있는 건 당연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LG전자 등 국내 기업과의 파트너십도 강화되고 있다. 현재 신소재 발견 등 재료 분야에서 협력 중이다. 보카리 C
파스칼 본사와 연구소에서 직접 확인한 양자컴퓨터의 경쟁력은 날로 발전하고 있었다. 양자컴퓨터가 다른 연산장치보다 기술적인 우위를 가진 것을 넘어 생산능력 측면에서도 비약적인 개선이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양자기술이 인공지능(AI) 인프라를 비롯해 다양한 산업군에서 핵심 솔루션으로 안착할 기반이 다져지고 있다는 얘기다. 파스칼은 연구소 안에 뒀던 제조 시설을 본사로 확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본사 신규 제조 시설에는 양자처리장치(QPU) 공간이 9곳이 마련돼 있어 연구개발(R&D)용은 물론 데이터센터(클라우드)용 양자컴퓨터 제조가 가능하다. 프랑스 외에 북미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 캐나다에도 생산 시설을 마련했다. 2019년 프랑스 광학연구소(Institut d’Optique)에서 출발한 파스칼은 그해 최초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구글이 처음으로 양자컴퓨터를 만들었다고 발표한 해와 같은 시기다. 파스칼은 200큐비트 양자컴퓨터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주목받았다. 창업자 중 한 명으로 참여했던 양자 석학 알랭 아스페는 양자얽힘의 존재를 입증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2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