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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일

한영일 논설위원

논설위원실

기사 1,527개

han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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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경제 한영일 기자입니다.

  • [만화경] 나라없는 민족의 쿠르디스탄

    만화경

    나라없는 민족의 쿠르디스탄

    중동전쟁에는 낯익은 풍경이 있다. 빗발치는 공습과 미사일 아래 불타오르는 유전, 중화기로 무장해 전선을 누비는 수많은 민병대다. 그리고 그 현장에는 으레 ‘쿠르드족’이 있다. 최근 미국·이스라엘-이란전에서도 지상 작전 투입설이 나오는 이들도 바로 쿠르드 무장세력이다. 미군을 대신해 위험천만한 지상전을 감내하려는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 하나, 피의 대가로 ‘국가 건설’을 향한 미국의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다. 인구 3000만 명이 넘는 쿠르드족은 독립국가를 갖지 못한 대표적인 ‘나라 없는 민족’이다. 그들의 고향 ‘쿠르디스탄’은 튀르키예·이란·이라크·시리아 등 네 국가의 험준한 국경 산악지대에 걸쳐 있다. 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20년 세브르조약을 통해 독립의 희망이 피어오르는 듯했으나 3년 뒤 로잔조약에서 그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쿠르드의 역사는 가혹한 국경과 끝없는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이어져왔다. 주변국들은 영토 분할을 우려해 그들의 자립을 필사적으로 가로막았고 강대국들은 필요할 때만 쿠르드의 용맹함을 소모품처럼 활용했다. 산악 지형에 최적화된 쿠르드 전사들은 중동에서 가장 강력한 지상군 중 하나로 꼽힌다. 실

  • [만화경] 전쟁과 선박 호송작전

    만화경

    전쟁과 선박 호송작전

    1943년 3월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대서양 한복판. 미 해군 플레처급 구축함들을 앞세운 연합군 함대가 100여 척의 상선을 지키려고 독일 U보트 잠수함 40여 척과 사투를 벌였다. 22척의 상선을 잃었지만 끝내 보급로를 지켜낸 이 ‘대서양 전투’는 2차 대전의 흐름을 바꾼 분수령이었다. 2020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그레이하운드’에서 함장 역할을 한 배우 톰 행크스가 보여준 처절한 사투가 긴 세월을 건너뛰어 중동 호르무즈해협에서 재연될 조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혁명수비대의 해협 봉쇄 위협에 맞서 “미 해군이 유조선 호위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2차 대전 때 상선들을 호송했던 컨보이 시스템(convoy system)의 부활이다. 과거 U보트의 어뢰 공격이 연합군의 숨통을 조였다면 지금은 이란 자폭 드론과 미사일이 공포의 대상이다. 이미 10여 척의 선박이 피격됐고 한국 국적 26척 등 총 750여 척이 인근 해역에서 숨죽인 채 대피 중이다.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 특히 한국 수입 원유의 70%가 지나는 이 좁은 해협이 봉쇄된다는 것은 세계경제의 동맥이 막히는 셈이다. 시장은 공포에 휩싸였

  • [목요일 아침에] AI의 공습, 상상력이 무기다

    목요일 아침에

    AI의 공습, 상상력이 무기다

    지금보다 1세기나 앞서 살았던 체코의 극작가 카렐 차페크가 최근 자주 소환된다. 그가 1920년에 쓴 희극 ‘로섬의 만능 로봇(Rossum’s Universal Robots)’ 때문이다. 이 작품은 기계문명이 인간 말살을 시도하는 미래를 그렸는데 ‘로봇’이라는 단어를 처음 등장시켰다. 노예나 고된 노동을 뜻하는 ‘로보타(robota)’에서 비롯된 이 말에는 태생부터 노동 대체의 뉘앙스가 담겨 있다. 100여 년이나 된 ‘오래된 상상’이 한국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 생산 라인에 인공지능(AI)을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투입될 가능성이 나오자 노조가 즉각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향후 전개는 지켜볼 일이지만 훗날 휴머노이드 로봇 투입을 거부한 국내 첫 노조로 기록될지도 모를 일이다. 로봇이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미래는 이제 더 이상 공상과학이 아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번 노조의 반발은 마차 시대에 자동차 운행을 제한했던 영국의 ‘붉은 깃발법’이나 산업혁명 초창기 기계 파괴 운동이었던 ‘러다이트’를 떠올리게 한다. 기술 진보 앞에서 우리가 불안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기존

  • [만화경] 김 한 장에 150원

    만화경

    김 한 장에 150원

    한겨울 칼바람이 남해안의 푸른 물살을 가르는 요즘 바닷가 사람들의 손길은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수온이 낮을수록 제맛을 내는 김이 수확의 절정을 맞았기 때문이다.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찬 바다의 기운을 먹고 자란 김은 우리 식탁에서 친숙하게 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이 소박한 반찬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바다의 반도체’ ‘검은 반도체’라는 별명과 함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지난달 말 마른 김 10장의 가격이 1515원을 기록하며 처음 1500원 선을 돌파했다. 얇은 김 한 장 가격이 2년 새 50%나 치솟으며 150원을 넘어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가격 상승의 불씨는 ‘K푸드 열풍’이 지폈다. 지난해 마른 김 수출은 1억 699만 속(1속=100장)에 달하면서 처음 1조 원을 돌파했다. 전남 신안과 완도 등지의 양식장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면적을 넓혀봐도 해외에서 조미김과 김 스낵을 찾는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세계인의 입맛을 잡느라 정작 우리네 식탁 위 공급망에는 빨간불이 켜진 꼴이다. 김에 대한 기록의 뿌리는 깊다. 일연의 ‘삼국유사’는 신라 시대부터 바다에서 ‘해의(海衣)’나 ‘해태(海苔

  • [만화경] 천지원전의 눈물과 기대

    만화경

    천지원전의 눈물과 기대

    지난해 3월 경북 일대를 휩쓴 대형 산불은 5개 시군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 영덕읍 석리와 노물리에 걸쳐 있는 해발 180m의 야트막한 천지산(千地山)도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검게 그을린 산등성이에 최근 희망의 싹이 트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그 희망의 원천은 ‘원전’이다. 이달 26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신규 원전 2기 건설 계획을 발표하자 영덕군청 신재생에너지팀을 필두로 지역사회가 다시 팔을 걷어붙였다. 사실 영덕에 원전은 눈물과 기대가 교차하는 ‘애증의 이름’이다. 시곗바늘을 돌려보면 2012년 이명박 정부는 석리·노물리·매정리 일대 324만 ㎡를 원전 부지로 확정했다. 지역 이미지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산 이름을 딴 ‘천지원전’으로 명명했다. 계획대로라면 1400㎿급 1호기는 올해 상업운전을 시작하고 2호기는 내년쯤 가동에 들어갔어야 했다. 그러나 2017년 6월 ‘탈원전’ 기치를 든 문재인 정부에 의해 천지원전은 한순간에 백지화됐다. 기대에 부풀었던 지역민들의 실망은 컸다. 수년간 예정지로 묶여 재산권 행사가 봉쇄됐던 토지 소유주들은 말할 것도 없다. 군은 이미 받은 원전 선정 지원금

  • [만화경] 부활하는 ‘K온천’

    만화경

    부활하는 ‘K온천’

    국내 유명 온천은 1980년대만 해도 신혼여행 ‘성지’로 꼽혔던 여행 명소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사람들이 일본 ‘료칸’으로 떠나면서 구닥다리 여행지로 전락했다. 경남 창녕의 부곡온천도 그렇게 쇠락의 길을 걸었다. 부곡온천 방문객은 2013년 388만 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240만 명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바뀐 여행 방식, 낡은 시설, 그리고 ‘어른들의 공간’이라는 고정관념에 발목이 잡혔다. 하지만 그랬던 부곡온천이 요즘 달라졌다. 지난해 방문객이 30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2017년 온천 대명사였던 ‘부곡하와이’가 문 닫은 뒤 8년 만에 처음이다. 낡은 타일을 걷어내고 가족탕을 만들고 아이들을 위한 객실도 준비하는 등 재기에 힘쓴 효과가 비로소 나타나고 있다. 충남 덕산온천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이곳은 1917년 국내 최초로 ‘탕(湯)’을 연 곳으로 2014년 연간 방문객이 400만 명을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한때 160만 명대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겪다가 최근 300만 명을 회복하며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지난해 말에는 충남도와 호반건설이 고급 숙박시설을 짓기로 해 ‘환골탈태’ 기대감이 커졌다. 국내에는 55

  • [청론직설]

    청론직설

    "피지컬AI로 ‘글로벌 3강’ 가능…규제 풀고 칸막이 없애야"

    지난주 개최된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는 인공지능(AI)이 우리 생활과 산업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명확히 보여줬다. 특히 피지컬 AI와 자율주행은 우리의 상상을 현실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우리나라도 AI 주도권 경쟁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대한 청사진을 만들고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 꾸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위원장 대통령)가 출범한 지도 넉 달이 흘렀다. 대통령령으로 첫발을 뗀 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AI 기본법’ 개정안에 따라 국가 법정 기구로 거듭났다.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은 1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조업이 강한 우리나라가 이를 AI에 접목했을 경우 글로벌 경쟁력이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민관이 협력하는 시스템을 통해 AI 3강은 충분히 달성한 목표”라고 자신했다. 국내 1세대 IT 전문가이자 정책가인 임 부위원장은 “AI의 생명인 데이터 활용과 관련해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우선 학습과 서비스 분야를 분리해 저작권이나 개인정보 등 데이터 규제를 차별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역량을 쏟겠다

  • [만화경] 33년만에 퇴역하는 장보고함

    만화경

    33년만에 퇴역하는 장보고함

    1993년 6월 2일 경남 진해 해군기지. 국방부 장관과 해군 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의 표정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독일(서독) HDW 조선소에서 만든 대한민국 최초의 잠수함 ‘장보고함(SS-061)’이 공식 취역하는 순간이었다. 1300톤급에 전장 56m, 폭 6.2m의 장보고함은 연안 작전에만 머물던 해군에 장거리 단독 잠항과 작전을 가능하게 했다. 비록 외국 기술로 태어났으나 ‘침묵의 암살자’로 불리며 우리 영해를 물샐틈없이 지켜낸 방패가 돼줬다. 지난 33년간 심해를 지켜온 장보고함이 31일 공식 퇴역한다. 그간 누빈 거리는 총 63만 3000㎞, 지구를 15바퀴나 도는 대장정이었지만 단 한 차례의 중대 사고도 없었다. 이는 좁고 폐쇄된 함내에서 함정을 닦고 조이며 기름칠한 수많은 장병과 역대 함장들의 헌신이 일궈낸 성과다. 장보고함을 기점으로 우리 잠수함 전력은 일취월장했다. 500톤급 범고래함을 거쳐 1800톤급 손원일함으로 체급을 키웠고 최근에는 세계 수준의 독자 기술력을 응집한 3000톤급 도산안창호함까지 건조했다. 요즘 한반도 주변 바닷속 긴장감은 그 어느 때보다 팽팽하다. 북한은 현재 60~70척의 잠수함을

  • [만화경] 봉황의 청와대 귀환

    만화경

    봉황의 청와대 귀환

    1967년 1월 대통령 공고 제7호를 통해 두 마리의 봉황이 무궁화를 감싸 안은 문장이 ‘국가 최고 권력’의 공식 상징으로 선포됐다. 이승만 전 대통령 시절부터 의전 차량에 간간이 얼굴을 내밀던 전설의 새 봉황은 수컷인 ‘봉(鳳)’과 암컷인 ‘황(凰)’이 합쳐진 상상의 존재다. 기러기의 앞모습과 닭의 부리, 용의 비늘과 거북의 등껍질을 두루 갖췄다. 이는 국가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德)·의(義)·예(禮)·인(仁)·신(信) 등을 형상화한 것이기도 하다. 성군이 나타나 태평성대가 오면 모습을 드러낸다는 이 영물은 그렇게 권력의 집무실 벽면과 깃발, 휘·표장, 기념품 등에 깊이 각인됐다. 권력에 상징을 세우는 것은 우리만의 일은 아니다. 미국의 흰머리독수리는 힘과 자유를, 러시아의 쌍두독수리는 비잔틴제국의 계승을, 프랑스의 월계수는 공화국의 가치를 대변한다. 그중에서도 우리의 봉황은 유독 권력의 부침과 운명을 함께했다. 탄핵이라는 헌정사적 비극 속에서 깃대 아래로 내려지기도 했고 ‘왕권의 잔재’가 아니냐는 눈총을 받기도 했다. 29일 0시 용산 대통령실을 지키던 봉황기가 다시 청와대 본관에 게양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취임일

  • [만화경] 웰다잉 인센티브

    만화경

    웰다잉 인센티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달 11일 연명 치료를 주제로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환영사를 하다 눈시울을 붉힌 채 말을 잇지 못했다. 8월 돌아가신 어머니가 연명 치료를 원치 않았던 개인적 경험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이날 한은은 연명 의료의 현실과 과제를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는데 이 총재는 “모친께 바치는 보고서”라고 했다. 닷새 뒤 이재명 대통령은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연명 치료 중단 환자에게 건강보험료 할인 등 혜택을 주는 방안을 제안했다. 국정 최고 책임자와 통화정책 수장이 연명 의료 중단이라는 예민한 이슈를 잇따라 꺼낸 것은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삶의 마지막이 의료 장치에 의존해 이어지는 모습은 환자는 물론 가족에게도 큰 고통이다. 하루하루 쌓이는 병원비도 피할 수 없다. 국내에서 연명 치료 중단, 이른바 존엄사가 인정된 것은 2009년 대법원 판결 이후다. ‘웰다잉’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2018년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된 후 의향서를 작성한 사람은 316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실제 치료 중단으로 이어진 사례는 46만여 명뿐이다. 한은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 [만화경] 애피타이저가 ‘한끼’인 시대

    만화경

    애피타이저가 ‘한끼’인 시대

    고대 로마의 특권층은 달팽이 요리로 식사를 시작했다. 오늘날로 치면 메인 요리에 앞서 입맛을 돋우는 애피타이저(전채)다. 애피타이저라는 말은 프랑스어 ‘식욕을 돋우는’이라는 뜻의 ‘아페티상’에서 유래했고 19세기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최근에는 고물가와 맞물려 미국에서 ‘애피타이저 경제(Appetizer economy)’라는 신조어로 확장되고 있다. 외식비 부담이 커지자 소비자들이 비싼 메인 요리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애피타이저를 더 많이 주문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미국 요식업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메인 요리와 디저트 판매는 줄거나 정체된 반면 애피타이저 주문은 20%가량 늘었다. 높아진 관세와 공급망 불안을 타고 치솟은 식자재 가격에 더해 음식 값의 최대 30%에 달하는 팁 부담까지 겹치면서 미국 소비자들조차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식료품 가격이 오르면서 ‘푸드플레이션(음식값 상승)’ ‘런치플레이션(점심 값 인플레이션)’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상승)’ 등과 같은 신조어가 일상이 됐다. 가격은 그대로 두고 양만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 [만화경] ‘청탁 통로’ 된 ‘소통 창구’

    만화경

    ‘청탁 통로’ 된 ‘소통 창구’

    2008년 5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싸고 ‘광우병 촛불’이 번지자 이명박 정부는 크게 휘청거렸다. 후폭풍 속에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이라는 직책이 신설됐다. 인터넷이 여론의 심장부로 올라서던 시기, 정부가 뒤늦게나마 ‘인터넷 민심’ 관리에 나선 것이다. 뒤이어 정권을 잡은 박근혜 정부는 이 조직을 과감히 없앴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지지율이 급락하자 정부는 온라인 유언비어 대응을 명분으로 뉴미디어비서관을 재가동했다. 이후 청와대 내 온라인 관리 조직은 ‘디지털 소통’으로 이름이 바뀌고 소속도 시민사회수석실→홍보수석실→대통령비서실로 변경되는 등 정권 교체 때마다 부침을 거듭했다. 그런 디지털 소통 조직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남국 전 국민디지털소통비서관의 인사 청탁 논란 때문이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로부터 특정 인물의 인사 추천을 받은 김 전 비서관이 대통령실 핵심 인사들을 ‘훈식이 형(강훈식 비서실장)’ ‘현지 누나(김현지 부속실장)’라 부르며 “부탁해보겠다”고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들통났다. ‘인사 전횡’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커지자 김 비서관은 논란이 불거진 지 이틀 만인 4일 사직서를

  • 서학개미에게 '화살'을 쏠건가 [목요일 아침에]

    목요일 아침에

    서학개미에게 '화살'을 쏠건가

    1990년대 후반 일본 경제는 버블 붕괴 이후 장기 불황과 초저금리, 엔저(엔화 가치 하락)의 늪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다. 가계 살림을 책임지던 일본 주부들은 남편 월급과 예금이자로는 생활이 버거워지자 과감한 선택을 했다. 사실상 제로금리였던 일본 은행에서 엔화를 빌려 뉴질랜드·호주·튀르키예 등 고금리 국가의 채권이나 통화 상품에 투자해 고수익을 거뒀다. 일본 개인투자자의 대명사가 된 ‘와타나베 부인(Mrs. Watanabe)’의 탄생이다. 이후 그들은 금리 차를 이용한 엔캐리 트레이드의 핵심 세력이 됐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외환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30여 년이 흐른 지금 한국에서는 ‘서학개미’가 와타나베 부인의 뒤를 잇는 모습이다. 수년간 침체된 ‘국장(코스피)의 배신’ 속에 저금리, 미국 기술주 랠리, 투자 플랫폼 고도화가 ‘동학개미’를 미국 증시로 대거 이동시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액은 2019년 말 12조 원에서 현재 236조 원으로 6년 만에 무려 20배 넘게 불어났다. 해외 주식 순매수 역시 지난해 15조 원에서 올해 42조 원까지 늘었다. 취업난

  • [만화경] AI 수능 도전기

    만화경

    AI 수능 도전기

    “AI가 수능 풀어…영어 12점, 수학 16점” 2018년 11월 17일자 서울경제신문 사회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인공지능(AI)이 곧 인간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놀라운’ 소식이 전해지던 시절 실제로 AI에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풀게 한 결과를 전한 기사였다. 요즘은 각종 생성형 AI가 문제를 푼 결과가 쏟아지지만 당시만 해도 AI의 수능 풀이 자체가 국내 언론으로서는 첫 시도였다. 국내에는 문제 풀이용 AI가 없어 미국 앨런AI연구소(Allen AI)의 시스템을 빌려 결과를 냈다. 불과 7년 전 일인데 무섭게 발전하는 AI를 보면 까마득한 옛일인 듯싶다. 지난해 챗GPT-5가 2025학년도 수능을 풀었을 때는 국어 95점, 수학 82점, 영어 92점을 받았다. 몇 년 전만 해도 대학 입학은 엄두도 못 낸 AI가 이제는 명문대를 넘볼 수준이 된 셈이다.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수능에 55만 4000여 명이 응시했다. ‘황금돼지띠(2007년생)’ 출산 붐 영향으로 7년 만에 수험생이 최대였다고 한다. 그런데 수험생이라면 한 번쯤 꿈꾸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이 요즘 AI를 이용한 대규모 커닝 사태로 시끄럽다

  • [청론직설]

    청론직설

    "日 과거사·영토 문제 강경 기류…‘국익 중심’ 한일 관계 지켜야”

    강경 우파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취임으로 동북아시아 외교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아베의 후계자’ ‘일본판 트럼프’로 불리는 일본 첫 여성 총리의 등장은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라 일본 정치, 동북아 국제질서의 근간을 뒤흔들 중대 사건으로 평가된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는 경제적으로는 ‘아베노믹스’를 계승하고 정치·외교적인 측면에서도 강한 일본을 지향하면서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주변국과 마찰을 빚을 우려가 제기된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 대우교수는 1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카이치 정권은 한마디로 아베 신조 정치의 완벽한 부활”이라며 “외교·경제·안보 모든 면에서 아베 노선을 계승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한일 관계를 연구해온 호사카 교수는 “다카이치 총리는 앞으로 과거사·영토 문제,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에서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며 “이재명 정부는 한일 관계에 있어서도 철저하게 국익을 위한 ‘실용 외교’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정부의 등장이 한일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앞으로 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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