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서비스는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님
문화부
기사 2,159개
jminj@sedaily.com
안녕하세요. 서울경제 정민정 기자입니다.
여명
매년 2월, 미국 전역이 들썩인다. 슈퍼볼 때문이다. 미국프로풋볼(NFL)의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은 단순한 스포츠 경기가 아니다. 4쿼터 60분간 펼쳐지는 한 편의 짜릿한 드라마다. 공격팀은 10야드를 전진해 터치다운을 노리고, 수비팀은 상대의 진격을 막으며 반격의 기회를 엿본다. 흥미로운 점은 하프타임까지 앞서던 팀이 반드시 승리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판세를 좌우하는 지략과 거친 몸싸움을 버텨낼 체력,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순발력이 승부를 가른다. 지금 세계는 또 다른 슈퍼볼을 목도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AI 전문가 6명에게 미중 AI 경쟁을 미식축구 점수로 매겨달라고 요청했다. 결과는 미국 24점, 중국 18점. 현재 미국이 6점 차로 앞서 있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슈퍼볼에서 6점은 단 한 번의 터치다운으로 뒤집힐 수 있는 점수다. 현재 미국의 ‘쿼터백’은 엔비디아다. 첨단 AI 칩을 독점적으로 생산하며 전 세계 AI 개발의 심장부를 장악하고 있다. 오픈AI와 구글, xAI, 앤스로픽 같은 ‘리시버’들은 정교한 패스를 받아 터치다운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엔비디아가 있다면 중국에는 캠브리콘이 있다.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 대체재로 부상하며 매출이 뛰었고 주가도 치솟았다. 덕분에 자산이 30조 원 넘는 창업자 천톈스(40)의 특이한 이력에 관심이 모아졌다. 14세에 중국과학기술대(USTC) 소년반에 입학했고 25세에 박사과정을 마친 수재다. 중국에서는 천톈스처럼 이공계 수재들이 창업해 성공한 ‘슈퍼 영리치’가 적지 않다.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도 그중 하나다. 그 역시 중학교에 조기 입학해 중고등학교 과정을 최상위 성적으로 졸업했다. 대학 입시(가오카오)에서 우촨시 수석을 차지했고 저장대 전자정보공학과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딥로보틱스(4족 보행 로봇)의 주추궈, 유니트리(휴머노이드 로봇)의 왕싱싱, 브레인코(뇌과학)의 한비청 등도 비슷한 경로를 거쳤다. 그 뒤에는 중국의 치밀하고도 체계적인 인재 육성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 ‘천인계획’을 통해 해외 인재를 데려오고 자국 내 고급 인재를 키우는 ‘만인계획’을 병행하고 있다. 과학 우수자 선발을 강화한 ‘강기(强基) 전형’을 만들었고 베이징대와 칭화대는 각각 ‘투링반’과 ‘야오반’이라는 최정예 A
“70여 년 동안 중국의 발전은 자력 갱생과 고된 투쟁을 통해 이뤄졌고 그 누구의 시혜에도 의존하지 않았기에 불합리한 억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올 4월 미국의 145% 관세 폭탄에 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놓은 메시지다. 당시 고된 투쟁과 자력 갱생을 발전의 요체로 규정한 것을 두고 시 주석의 ‘7년 하방(下放)’을 발원지로 보는 해석이 나왔다. 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부친이 숙청되자 15세 소년은 산시성 량자허 작은 마을로 보내졌다. 순탄하지 못한 청소년기를 보냈던 시진핑은 7년간 하방 생활을 통해 온몸으로 고난을 맞닥뜨렸다. 그는 훗날 “7년의 고난이 나를 키웠다”고 회고하곤 했다. 2018년 7월 발발한 1차 미중 무역전쟁은 시 주석이 미국 측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인 1차 무역합의를 체결(2020년 1월)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과 함께 2차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했지만 이번에는 중국의 대응이 사뭇 다르다. 중국은 미국을 겨냥한 공세적 관세·무역 조치를 쉴 새 없이 쏟아내고 있다. 희토류·조선·농산물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중국
이재명 대통령 취임 82일 만에 성사된 한미정상회담은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숙청이나 혁명이 일어나는 것 같다”고 쓰는 바람에 초긴장 상태에서 회담이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피스 메이커”라고 띄우며 반전을 꾀했고 “미국이 다시 위대하게 변하고 있다”며 폭풍 칭찬을 이어갔다. AP통신은 “이 대통령이 아부(flattery)로 백악관 방문을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양국 정상의 첫 만남이 비교적 무난하게 마무리된 가운데 관심은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에 쏠린다. 이 대통령의 ‘환심 외교’ 못지않게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6000억 달러(에너지 구매 1000억 달러 포함)에 달하는 대미 투자인 까닭이다. 삼성전자는 생산 거점 확대를 위해 2030년까지 37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현대차그룹은 자동차·로봇 등에 향후 4년간 260억 달러를 투입한다.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4대 그룹 총수 등 기업인 16명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기업인들이 미국에서 동분서주하고 있던 그 시각, 한국에서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최근 한 장의 지도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한반도를 가운데 놓고 남북을 180도 뒤집은 ‘동아시아 지도’다. 주한미군사령부가 자리한 경기 평택 캠프험프리스를 기점으로 타이베이(1425㎞)와 마닐라(2550㎞), 베이징(985㎞), 평양(255㎞)까지의 직선 거리가 표시됐다. 위아래만 뒤집은 게 아니라 대만·필리핀 등이 한 지도에 드러나도록 각도를 틀었다. 지난해 부임한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의 지시로 제작됐고 주한미군이 자체 교육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거나 남중국해에서 충돌이 벌어질 경우 주한미군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은) 일본과 중국 사이의 항공모함과 같다”는 발언을 통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강조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뒤 주한미군 감축·이전 배치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온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미국이 항상 모든 곳에 있을 수는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했다. 헤그세스의 수석고문을 지낸 댄 콜드웰은 현재 약 2만 8500명 수준인 주한미군 중에서 전투병력 대부분을 철수하고 약 1
이재명 정부가 닻을 올린다. 8년 전 대선 다음 날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와 닮은꼴이다. 국내외 제반 환경은 그때보다 훨씬 나쁘다. 무엇보다 경제가 문제다. 최근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낮췄다. 올 2월 1.5% 성장 전망치를 두고 한은 총재가 “이게 우리 실력”이라고 단언해 화제가 됐는데 3개월 만에 절반 수준으로 추락한 셈이다. 1950년 이후 한국 경제가 1% 미만 성장했던 때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코로나19 팬데믹을 포함해 다섯 번에 불과하다. 저출생·고령화에 신산업 성장 동력마저 약해지며 저성장 고착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고용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건설업 불황과 자영업 줄폐업 여파다. 문제는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내수 부진 속에 그나마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 전선에 적신호가 켜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정책 탓이다. 미국 역사상 대표적인 경제위기는 대공황 때였다. 당시 1700만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200만여 명이 길거리에서 노숙을 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1933년 취임 연설에서 “두려움 말고는 두려워할 게 없다”며 국민에게
‘예정된 전쟁(Destined for War)’이 결국 발발했다.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교수는 2017년 동명의 저서를 통해 패권국인 미국과 도전국인 중국의 갈등이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포문을 열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맞받아치면서 미중 무역전쟁은 날로 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145%, 중국은 미국에 125%까지 관세율을 올려 사실상 양국 교역은 단절된 상태다. 급기야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글로벌 상품 무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0.2%로 대폭 낮췄다. 트럼프의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시진핑의 강령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트럼프 2기에 펼쳐지는 무역전쟁의 양상은 1기 때에 비해 훨씬 거칠고 강도도 세다. 관세와 비관세 장벽이 결합
요즘 극장가에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가 상영 중이다. 마블코믹스의 슈퍼 히어로 중 맏형 격인 ‘캡틴 아메리카’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기 1년여 전인 1940년 12월 탄생했다. 평범한 인물이 초인적 힘을 갖고 악당과 맞서 싸우는 캡틴 아메리카의 영웅담에 미국인들은 열광했다. 전쟁이 끝난 뒤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미국의 이미지에는 ‘캡틴 아메리카’가 오버랩되곤 했다. 미국은 1·2차 대전 이전만 해도 유럽과 거리를 두는 고립주의가 득세했다. 그러나 파시즘 위협에 직면하자 적극적으로 국제 질서에 개입했다. 미국은 유엔과 같은 제도와 다수의 동맹을 구축해 국제 안보 질서를, 브레턴우즈 체제로 불리는 국제통화 체제와 자유무역 질서를 확립해 국제 경제 질서를 관리했다. 지정학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로툰다에서 제 47대 미국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4년 만에 백악관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한반도를 비롯한 글로벌 안보 및 무역 질서가 대격변에 휩싸일 것으로 관측된다. AFP연합뉴스
2021년 1월 2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났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기 몇 시간 전인 이른 아침이었다. 이날 오전 8시 40분께 미 방송 CNN은 아침 일찍 백악관을 떠난 트럼프 대통령이 앤드루스 공군기지 활주로에서 환송식을 갖고 고별 연설하는 장면을 보도했다. 후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 미국 대통령은 1869년 앤드루 존슨 이후 처음이다. 대통령으로서 트럼프가 남긴 마지막 말은 “조만간 다시 보자(We will see you soon)”였다. 4년 만에 그가 돌아왔다. 제47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선거인단 투표에서 312대226으로 압승을 거뒀다. 7개 경합주에서 모두 이겼고 50.4%(7487만 표) 득표율을 기록했다. 상·하원은 물론 사법 권력까지
미국 대선 직후인 11월 7일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스톰이 돌아왔다(Trump Storms Back)’며 강력해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전망했다. 기성 정치권의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 당선인은 상·하원은 물론 대법원까지 우군으로 확보한 노회한 대통령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요즘 뉴스를 장식하는 낯선 장면들은 곧 닥칠 ‘트럼프 스톰’의 예고편이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1월 29일 예정에 없던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트럼프의 25% 관세 엄포에 플로리다의 마러라고리조트로 달려간 것이다. 트뤼도 총리는 다음 날 X(옛 트위터)에 트럼프와 나란히 앉은 사진을 올리고 “트럼프 대통령(당선인), 지난밤 저녁 식사에 감사한다. 함께할 수 있는 일을 고대한다”고 썼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관세 부과 계획이 발표되자마자 트럼프
이태규(사진) 서울경제신문 기자가 1일 신임 워싱턴 특파원으로 부임했다. 이 신임 특파원은 본지 국제부, 경제부, 정치부, 금융부 등을 거치며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의 경제·금융 정책과 외교 안보 분야를 주로 취재했다. 이 특파원은 세계 정치의 심장 워싱턴D.C.에서 새롭게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대외 정책 등을 다루며 우리나라 경제·외교안보에 미칠 영향을 깊이 있게 보도할 예정이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외설적 대화가 담긴 동영상 테이프가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트럼프는 위기를 맞았지만 외려 트럼프 지지층이 뭉치는 계기가 됐다. 4년 뒤인 2020년 대선 때는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차남 헌터의 사생활 자료 유출로 코너에 몰렸지만 민주당 지지자들의 결집 덕에 백악관에 입성했다. 4년마다 11월 첫째 주 화요일에 치르는 미 대선에서는 투표일을 한 달도 안 남긴 시점에 돌발 이슈가 터져 선거판을 흔들어 놓곤 했다.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의 이변)’다. 초접전을 펼치는 선거판에서는 티끌만큼의 불씨도 엄청난 폭발력을 갖는 ‘옥토버 서프라이즈’로 비화해 11월 대선을 흔드는 ‘노벰버(November) 서프라이즈’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두 대륙에서의 전쟁으로 위기감
최근 블룸버그통신이 ‘미국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경합주의 경제 현실(The Swing-State Economic Realities Shaping the US Election)’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11월 대선에서 초박빙 승부가 점쳐지면서 경합주의 표심이 중요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경합주 7곳의 인구는 6100만 명,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4조 4000억 달러로 독일과 맞먹는다. 그런데 개별 주를 떼어놓고 보면 사정이 복잡하다. 2019~2023년 7개 경합주의 실질GDP 성장률이 평균 4.2%였던 데 반해 펜실베이니아(0.9%), 위스콘신(-0.7%) 등은 처참한 수준이다. 경합주 안에서도 유독 부침이 심했던 개별 카운티의 속사정은 미국 서민들의 고단한 삶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가령 펜실베이니아의 이리카운티는 2022년
지난해 9월 올리버 앤서니라는 무명 가수가 부른 컨트리송 ‘리치 멘 노스 오브 리치먼드(Rich Men North of Richmond·리치먼드 북쪽 부자들)’에 미국 전역이 들썩였다. ‘하루 종일 영혼을 팔며 일하고(I’ve been sellin’ my soul, workin’ all day) 형편없는 급여를 받으며 초과 근무했다(Overtime hours for bullshit pay)’는 가사에 담긴 서민의 고단한 삶과 정치권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폭넓은 공감을 얻었다. 고교 중퇴 뒤 일용직을 전전했다는 앤서니의 절절한 인생 스토리까지 더해지며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에서 1위에 올랐다. ‘리치먼드 북쪽’은 미국 워싱턴DC를 지칭한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미국 대통령과 정치인들이 모여 있다. 4개월 뒤 리치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