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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김정곤

김정곤 논설위원

논설위원실

기사 1,015개

mckid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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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경제 김정곤 기자입니다.

  • [만화경] ‘칼이 된 방패’ 특허

    만화경

    ‘칼이 된 방패’ 특허

    미국 반도체 회사 인텔은 1990년대 중후반 전 세계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인텔이 재채기를 하면 전 세계 PC 산업이 독감에 걸린다”는 말이 회자됐다. 이런 인텔도 특허관리전문회사(NPE·Non Practicing Entity)의 공격을 피하지 못했다. 1998년 인텔은 테크서치라는 회사의 특허 소송에 휘말렸다. 테크서치는 파산한 회사들의 특허를 사들여 인텔 같은 거대 IT 기업에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했다. 인텔의 사내 변호사인 피터 뎃킨은 테크서치를 ‘특허괴물(patent troll)’이라고 불렀다. 다리 밑에 숨어 지나가는 염소를 협박해 통행료를 갈취한 북유럽 전래 동화 속 괴물 ‘트롤’에 빗댄 비판이다. 뎃킨이 2000년 세계 최대 규모 NPE인 인텔렉추얼벤처스(IV)를 공동 설립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NPE에 특허 기밀을 넘긴 전 삼성전자 지식재산권(IP)센터 직원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 NPE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 이 직원은 심지어 재직 중 몰래 자신의 NPE까지 설립한

  • [만화경] ‘그린 슈트’와 체감경기

    만화경

    ‘그린 슈트’와 체감경기

    “경제 곳곳에서 그린 슈트(Green Shoots)가 분명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미 CBS방송의 심층 보도 프로그램 ‘60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연준의 공격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공포 심리가 잦아들고 증시가 반등하는 희망의 시점을 비유한 표현이다. 그린 슈트는 겨우내 얼어붙어 있던 땅을 뚫고 가장 먼저 올라오는 봄 새싹으로 경기회복의 가장 이른 신호를 뜻한다. 장기간 부진했던 국내 경기에도 마침내 봄기운이 돌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102.7을 기록하며 무려 4년 만에 긍정으로 돌아섰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핵심 수출 품목의 선전이 기업들의 심리를 크게 개선한 결과다. 경기에 선행하는 종합주가지수 역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의 쌍끌이에 힘입어 전인미답의 6000 시대를 열었다. 경제는 심리라는 점에서 BSI 전망치와 주가 호조는 분명 반가운 희망의 신호다. 다만 경기 전체를 낙관하기에는 밑바닥의 체감경기지표가 여전히 부진하다. 경기선행지표

  • [만화경] KDI와 싱크탱크의 힘

    만화경

    KDI와 싱크탱크의 힘

    “우리도 이제는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나라 살림을 설계해야 되지 않겠는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국개발연구원(KDI)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1962년부터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면서 선진국의 자문에만 의존하지 말고 우리 경제정책을 스스로 연구할 전문가 집단을 육성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KDI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직접 설립을 지시하고 사재 100만 원을 털어 설립 자금에 보탰는가 하면 KDI 서울 홍릉청사 건설 당시 두 차례나 현장을 방문할 만큼 관심을 보였다. KDI 세종청사 1층 로비에 걸려 있는 ‘번영을 향한 경제설계’라는 친필 휘호도 홍릉청사 개막식에서 남긴 글이다. 한국의 대표적 싱크탱크 KDI가 1971년 설립 이후 올해로 55주년을 맞는다. KDI는 한국이 세계 최빈국에서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막중한 역할을 해왔다. 한국 경제의 굵직굵직한 변곡점마다 KDI가 정책 연구의 중심에 있었다. 연구원들에게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던 1970~1980년대에는 최고의 두뇌들이 모인 최고의 직장으로 불렸다. 1990년대 이후에는 KDI 출신 인사들이 정관계에

  • [청론직설] “벤처투자는 성장의 마중물…자본·산업·지역 연결고리 돼야”

    청론직설

    “벤처투자는 성장의 마중물…자본·산업·지역 연결고리 돼야”

    새해 들어 주식시장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K자형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쏠림에서 볼 수 있듯이 산업 간 격차가 크고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내수 부진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K자형 성장을 극복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벤처·스타트업을 꼽았다. 모태펀드 운용사인 한국벤처투자는 2005년 설립돼 국내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에 마중물을 붓는 역할을 21년째 하고 있다. 모태펀드 규모도 설립 당시보다 10배가 커졌다. 모태펀드 조성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1조 3313억 원, 출자자 조합 규모는 1426개에 총 47조 6376억 원에 달한다. 이대희 한국벤처투자 대표는 2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벤처 투자는 경제성장을 이끄는 마중물”이라며 “민간자본의 글로벌·딥테크 투자를 끌어내고 보완해주는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벤처투자는 단순히 투자를 집행하는 기관을 넘어 자본·산업·지역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며 “국내에서 성장한 기업이 글로벌 무대로 나가고 수도권뿐 아니라

  • [만화경] 책방주인 이해찬

    만화경

    책방주인 이해찬

    ‘7선 의원’ ‘킹메이커’ ‘실세 총리’ ‘선거의 제왕’ ‘노회한 지략가’. 25일 별세한 고(故)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전 국무총리)에게 붙는 다양한 수식어들이다. 한국 현대 정치사의 굵직한 분기점마다 핵심 역할을 했던 고인은 1972년 10월 유신(維新)을 계기로 학생운동에 투신한 1세대 운동권이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복역한 뒤 출소한 그는 1978년 모교인 서울대 녹두거리에 인문사회과학 서점인 ‘광장서적’을 열고 책방 주인이 됐다. 광장서적이라는 이름은 소설가 최인훈의 ‘광장’에서 따왔다. 광장서적은 단순한 서점이 아니었다. 1980년대 학생운동과 재야운동의 근거지였다. 당시 출판이 금지된 각종 사회과학 서적을 유통하는 동시에 사상 검열과 정치적 억압을 피해 모여든 청년들의 해방구가 됐다. 이 전 총리는 1979년 사회과학 출판사 ‘돌베개’를 설립하기도 했다. 광장서적은 고인이 1988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동생 해만씨가 경영을 맡았다. 1980~1990년대 대학가에는 서울대 광장서적 외에도 연세대 ‘오늘의 책’, 고려대 ‘장백서원’, 성균관대 ‘풀무질’, 한양대 ‘한마당’, 중앙대 ‘청맥

  • [목요일 아침에] 알파고 10년, AI 전성시대가 던지는 질문

    목요일 아침에

    알파고 10년, AI 전성시대가 던지는 질문

    “기계는 상상할 수 있는가?” 천재 수학자이자 암호학자, 현대 컴퓨터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앨런 튜링이 1950년 발표한 논문 ‘계산 기계와 지능(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에서 던진 질문이다. 튜링은 기계가 지능을 가졌는지 판별하는 기준으로 인간과의 대화를 꼽았다. 기계가 인간의 언어를 완벽히 모방하면 지능을 가진 것으로 간주하는 이미테이션 게임, ‘튜링 테스트’가 여기서 나왔다. 그가 던진 질문들은 인간이 인공지능(AI)을 설계하는 길잡이가 됐다. 튜링 테스트가 발표된 지 70여 년, AI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특히 생성형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조합해 정답을 도출하는 속도와 효율성에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섰다. 인간처럼 글을 쓰고 컴퓨터 코딩까지 해낸다. 그러나 명확한 한계도 드러냈다. 허구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내놓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환각)’ 현상이 단적인 예다. 무엇보다 AI는 과업을 ‘왜’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떤 사회적 영향을 미치는지 스스로 묻지 못한다. 챗GPT나 제미나이로 정보를 찾고 보고서를 쓰는 시대라지만 단순한 활용 능

  • [만화경] 애플·구글 ‘적과의 동침’

    만화경

    애플·구글 ‘적과의 동침’

    애플과 구글은 정보기술(IT) 변천사에서 협력자와 숙적 관계를 가장 드라마틱하게 오갔던 사례로 꼽힌다. 애플은 구글 설립 초기 공동의 적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항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격돌하며 적대적으로 맞서게 됐다. 당시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구글을 향해 “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 구호는 헛소리(bullshit)”라고 독설을 날리기까지 했다. 구글이 자사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첫 스마트폰 ‘넥서스 원’을 출시하자 창업 모토까지 공격하며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다. 애플은 잡스 사후에도 팀 쿡 CEO가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 업체를 상대로 전 세계에서 법정 공방을 벌이며 긴장 관계를 이어왔다. 그랬던 애플이 자신의 심장에 구글의 인공지능(AI) 모델인 ‘제미나이’를 이식한다. 자사의 차세대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가동하기 위해 영원한 숙적의 두뇌를 빌려 쓰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애플은 자사 운영체제인 ‘iOS’ 중심의 폐쇄적 생태계를 줄곧 고집했다. 스마트폰과 PC 등 애플 하드웨어 디바이스는 물론이고 소프트웨어까지 한꺼번에 통제하는 방식으로

  • [만화경] 다시 불붙는 ‘달 탐사 경쟁'

    만화경

    다시 불붙는 ‘달 탐사 경쟁'

    “우리는 달에 갈 것입니다. 10년 안에 갈 것이고 다른 일들도 할 것입니다. 쉬워서가 아닙니다. 어렵기 때문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옛 소련을 중심으로 냉전이 한창이던 1962년 9월 미국 라이스대에서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남긴 이른바 ‘문샷 스피치’의 일부다. 미국은 그로부터 7년 뒤인 1969년 7월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를 달 표면인 ‘고요의 바다’에 착륙시켰다. 인류 최초로 지구 밖 천체에 발을 디딘 역사적 순간이자 우주 탐사에서 앞서가던 옛 소련에 미국이 역전승을 거두며 자존심을 회복한 사건이었다. 달 탐사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과학 학술지 네이처는 올해 과학계의 가장 주목할 사건 중 하나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유인 탐사 우주선 ‘아르테미스 2호’ 발사를 꼽았다. 아르테미스 2호는 올해 2월 4명의 우주 비행사를 태우고 10일 동안 달 주변을 비행한다. 인간이 달 궤도를 도는 유인 비행을 하는 것은 1972년 ‘아폴로 17호’를 마지막으로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가 중단된 지 54년 만이다. 과거 달 탐사는 ‘누가 먼저 깃발을 꽂느냐’의 자존심을 건 기술 패권 전쟁이었으나

  • [만화경] 해수부 부산시대

    만화경

    해수부 부산시대

    “다가오는 21세기를 한민족의 위대한 시대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먼저 우리나라를 해양 강국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1996년 8월 23일 김영삼(YS) 대통령은 해양수산부 개청식 연설에서 “21세기 신해양 시대를 열자”며 이같이 강조했다. 건설교통부 외청이던 해운항만청과 농림수산부 산하의 수산청 등으로 흩어져 있던 해양·수산 업무가 해수부 한 곳으로 합쳐지는 순간이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해수부처럼 정권의 입맛에 따라 신설·폐지·부활·이전을 모두 겪은 부처는 드물다. 김영삼 정부에서 ‘해양 강국’의 기치를 내걸고 힘차게 닻을 올렸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존폐론에 시달리며 영욕의 시간을 보냈다. 김대중 정부 출범 당시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여파로 부처 통폐합 대상에 올랐으나 YS의 강력한 재고 요청으로 백지화됐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때 부처 축소 정책에 따라 결국 폐지되며 해양 분야는 국토해양부, 수산 분야는 농림수산식품부로 이관됐다. 박근혜 정부 들어 5년 만에 부활했지만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책임론이 불거지며 다시 해체 위기에 몰렸다. 해수부가 23일 부산 시대를 개막했다. 이재명 대통

  • [만화경] 안중근의사 유해봉환 사업

    만화경

    안중근의사 유해봉환 사업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뒀다가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옮겨라.” 안중근 의사가 1910년 3월 26일 중국 뤼순 감옥에서 순국하기 직전 남긴 유언이다. 올해로 광복 80주년, 안 의사가 순국한 지 115년이 지났지만 유언은 실현되지 못했다. ‘안중근 의사 유해 봉환 사업’은 2005년 광복 60주년 기념사업으로 제15차 남북 장관급회담 합의가 이뤄지고 같은 해 북한 개성에서 실무 접촉이 진행되며 최초의 남북 보훈 협력 사업으로 첫걸음을 뗐다. 2006년 남북 공동조사단은 관계자 증언 등을 토대로 뤼순 감옥 인근 매장 추정지를 조사하고 위안바오산을 가장 유력한 장소로 꼽았다. 이를 토대로 2008년 한중 공동발굴단이 지표투과레이더(GPR)까지 동원해 29일간 정밀 발굴했으나 유해를 찾는 데는 실패했다. 이미 많은 시간이 흘러 지형이 깎이거나 매립된 탓이다. 이후 유해 발굴 작업은 정체 국면으로 접어들었으나 최근 연구 결과 뤼순 감옥 동쪽에 위치한 공동묘지터 ‘둥산포(東山坡)’가 유력 후보지로 지목되며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해당 지역은 발굴이 엄격하게 금지된 문화재보호구역인

  • [청론직설]

    청론직설

    "퇴직연금 의무화로 초고령화사회 노후안전판 만들어야"

    퇴직연금제도가 올해로 국내 도입 20년을 맞았다. 퇴직연금 가입 사업장이 계속 늘면서 지난해 말 적립금은 431조 7000억 원, 가입자는 714만 4000명에 이른다. 특히 최근 5년간 적립금 규모가 두 배로 증가하는 등 노후 생활의 안전판으로서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입 사업장은 43만 7000개로 도입률이 전체 사업장의 26.4%에 그치고 있다. 대기업 등 대규모 사업장의 도입률은 높지만 중소기업과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은 여전히 미진하다. 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운용 수익률 제고도 숙제로 남아 있다. 김경선 한국퇴직연금개발원 회장은 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초고령사회에 퇴직연금은 안정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며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퇴직연금 의무화를 통해 퇴직금제도를 퇴직연금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퇴직연금 일원화가 점진적·단계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만큼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기금형 도입과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퇴직연금 의무화는 비용 부담이 있는 만큼 중소기업

  • [목요일 아침에] 위기의 K제조업, 어제를 버려야 산다

    목요일 아침에

    위기의 K제조업, 어제를 버려야 산다

    2015년 3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리커창 중국 총리가 전국인민대표대회 단상에 섰다. 그는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2025년까지 핵심 부품·소재의 자급률을 70% 수준으로 높이고 2035년에는 독일·일본, 2049년에는 미국까지 추월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중국 제조 2025’의 시작이다. 이는 단순한 산업 육성책이 아니었다. 이른바 ‘대이불강(大而不强·몸집은 크지만 강하지 않다)’의 자아 성찰이었다. 싸구려 물건을 조립하던 하청 기지에서 벗어나 2049년 중국 건국 100주년에는 세계 최강의 기술 패권국이 되겠다는 ‘기술 굴기(崛起)’ 선언이었다.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 코리아의 엔진이 식어간다는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K제조업의 위기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올 7월 “한국 제조업의 잃어버린 10년이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제조업의 질적 성장을 언급하며 “인공지능(AI)으로 다시 제조업을 일으키지 못하면 향후 10년 후면 거의 다 퇴출당할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의 경고는 이미 현실이다. 과거 수주 잭팟을 터뜨리며 한국 경제를 먹여 살렸던 석유화학 단지는 가동률이 떨어지며 신음하고

  • [만화경] 빅파마의 '우주신약' 경쟁

    만화경

    빅파마의 '우주신약' 경쟁

    미국 머크(MSD)는 2017년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주성분인 ‘펨브롤리주맙’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가져가 단백질 결정 최적화 연구를 진행했다. 단백질은 인체 내 신호 전달, 면역 반응, 호르몬 작용 등 생명 현상의 주요 역할을 하는 물질로 바이오 의약품의 핵심 성분이다. MSD는 우주 공간인 무중력 상태에서 더 균일하고 점도가 낮은 단백질 결정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확인하고 이 같은 연구 결과를 2019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글로벌 빅파마들의 우주 신약 개발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중력의 방해를 받지 않아 ‘천상의 실험실’로 불리는 ISS를 민간도 2016년부터 이용 가능해지면서 우주 신약 개발 경쟁이 가일층 격화하는 모양새다. MSD뿐만 아니라 일라이릴리·아스트라제네카·암젠·노바티스 등 글로벌 빅파마 대부분이 ISS에서 단백질 결정화, 질병 모델링, 신약 전달 시스템 개선 등의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바르다스페이스는 2023년 ISS가 아닌 위성에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K바이오도 우주 신약 개발 경쟁에 뛰어들

  • [만화경] ‘중동판 꽌시’ 와스타

    만화경

    ‘중동판 꽌시’ 와스타

    중동에서 비즈니스를 원활하게 진행하려면 아랍어로 인맥·연줄을 뜻하는 ‘와스타(Wasta)’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와스타는 ‘중간’을 뜻하는 아랍어 ‘와사트(wasat)’에서 파생된 말로 부족주의 전통이 뿌리 깊은 중동의 인맥 중심 문화를 상징한다. 단순한 인맥을 넘어 영향력, 수수료, 때로는 뇌물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개념으로 쓰인다고 한다. 중국의 ‘관시(關係)’라는 말과 비슷하다. 와스타는 관료주의가 뿌리 깊은 중동에서 복잡한 각종 절차를 유연하게 만들고 개인이나 기업이 관공서 등과 원활히 소통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비자나 여권, 운전면허증의 신속한 발급과 갱신은 물론이고 정부의 인허가를 받을 때도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과거 중동에 진출했던 우리나라 건설 업체가 와스타가 없어서 수주도 못 하고 고생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와스타를 쌓으려면 부족장들이 여론을 수렴하던 전통에서 유래한 사교 모임인 ‘디와니야(Diwaniya)’ 등을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18일 아부다비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UAE 100년 동행을 위한

  • [만화경] “산부인과·소아과 지원자에 병역특례” 논란

    만화경

    “산부인과·소아과 지원자에 병역특례” 논란

    “손흥민은 되는데 왜 방탄소년단(BTS)는 안 됩니까.” 2020년 BTS가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핫100 차트 1위를 달성한 후 예술·체육인에게 적용하는 병역특례를 대중문화계까지 확대해야 한다며 나온 주장이다. BTS의 국위선양을 고려해 병역특례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는 컸지만 형평성 논란 등에 막혀 실현되지 않았다. 예술·체육인에 대한 병역특례는 박정희 정부 때인 1973년에 제정된 ‘병역의무의 특례 규제에 관한 법률’을 모태로 한다. 체제 경쟁이 치열하던 당시 국가 차원에서 엘리트 예술·체육인을 양성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법이었다. 1993년 관련 법이 폐지되면서 병역특례라는 말은 공식적으로 사라졌지만 병역법으로 흡수돼 보충역의 하나인 ‘예술체육요원’으로 유지되고 있다. 예술 분야는 지휘자 정명훈, 체육 분야는 레슬링 선수인 양정모가 첫 혜택을 받았다. 병역특례를 받고 활발하게 활동 중인 체육·예술인은 축구 선수 손흥민, 야구 선수 류현진, 피아니스트 조성진·임윤찬 등이 있다. 병역특례는 그동안 기준의 형평성과 확대, 존폐 여부를 놓고 숱한 논란이 계속돼왔다. 매년 국정감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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