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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현

정영현 기자

테크성장부

기사 4,173개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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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경제 정영현 기자입니다.

  • [여명]'클로이드 모멘트'를 기다린다

    여명

    '클로이드 모멘트'를 기다린다

    ‘CES 2026’의 열기가 가라앉고 이제 기술의 본질을 반추할 시간이다. 올해 CES의 주인공은 단연 현대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였다. 아틀라스가 무대 위로 걸어나오던 순간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Veni, vidi, vici)’가 아닐까. 아틀라스의 등장은 기원전 47년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승전보를 떠올리게 했다. 단순히 인간을 닮은 게 아니라 ‘강하고 위풍당당한’ 인간을 닮은 모습에 현장은 환호했다. 반면 CES 현장의 또 다른 한국 대표 로봇, LG전자의 ‘클로이드(CLOiD)’를 향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박했다. 냉장고 문을 열고, 세탁기를 돌리고, 빨래를 정리했지만 백텀블링하는 아틀라스와 비교됐다. 특히 ‘빨리빨리’를 선호하는 관람객 사이에서는 클로이드가 수건을 개는 모습에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클로이드는 관람객 앞에서 동작 속도를 낮추고 반복적으로 안전 정지 상태를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틀라스와 클로이드는 같은 트랙에서 경쟁하는 로봇이 아니다. 아틀라스는 산업 현장의 특수성과 극한 환경을 상정해 설계된 로봇이다. 고출력 제

  • [여명]콘크리트가 데이터가 됐을 뿐, 달라진 게 없다

    여명

    콘크리트가 데이터가 됐을 뿐, 달라진 게 없다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대형 인재(人災)가 집중된 시기를 꼽는다면 단연 1994~1995년이다. 1994년 10월 성수대교 붕괴로 32명이 사망했고 두 달 뒤인 12월 서울 아현동에서 도시가스가 폭발해 불기둥이 50m 넘게 치솟았다. 그로부터 넉 달 뒤인 1995년 4월에는 대구 지하철 공사 현장에서 또다시 도시가스가 터졌다. 101명이 숨지고 202명이 다쳤다. 폭발 사고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6월에는 삼풍백화점 붕괴로 5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불과 1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교량, 도시가스 시설, 지하철, 대형 건축물 등 다중이용시설이 연쇄적으로 무너졌다. 2025년 우리는 또다시 대형 연쇄 참사를 겪고 있다. 30년 전은 콘크리트, 현재는 데이터 관리 시스템의 연쇄 붕괴다. 30년 전과 사고의 형태는 다르지만 위험이 만들어지는 구조는 놀라울 만큼 닮았다. 첫째,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통제의 속도다. 1990년대에는 급속한 도시화로 교량과 건축물, 인프라 이용량이 확대됐지만 정밀 진단과 구조 검증, 유지 관리 체계, 안전 의식이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현재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다중 연결 플랫

  • [여명] 평등하지 않은 '모두의 AI 시대'

    여명

    평등하지 않은 '모두의 AI 시대'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의 국내 주간 활동 사용자 수가 1700만 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400만 명에서 불과 1년 새 4배 넘게 늘었다. 인구 대비 사용률로는 세계 1위다. 늘 그랬지만 신기술이나 첨단 기기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과 경험 의지는 경이롭다. 이처럼 기술 수용성이 높은 한국인들에게 며칠 내에 또 한번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카카오톡과 챗GPT의 결합이다. 5000만 명이 사용하는 ‘국민 앱’ 카카오톡에서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AI와 대화할 수 있게 된다. 길 찾기, 음악 추천, 여행지 동선과 같은 생활형 기능은 물론 보고서 작성·요약·번역까지 가능해진다. 카카오톡과 챗GPT의 결합은 우리 사회에서 AI를 일상의 도구로 전환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에서 더 나아가 민간·공공 영역 전반으로 다양한 AI 기반 서비스와 기기가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 현장에서 제조 공장, 행정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AI가 당연한 일상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 바야흐로 ‘모두의 AI 시대’로의 진입이다. 그러나 ‘모두의 AI 시대’가 열린다고 해서 모두가 AI로부터 동일한 혜택

  • [여명]희망과 고문의 돌림 노래, 개성공단

    여명

    희망과 고문의 돌림 노래, 개성공단

    지금으로부터 6년 전 2018년 9월 버스 여러 대가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를 지나 북측으로 향했다. 한낮에도 고요한 북측 도로를 한참 달린 끝에 버스 행렬이 다다른 곳은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남측 예산 100억 원을 들여 정성껏 새 단장한 사무소 건물이 단단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남측 인사들을 맞이했다. 건물 입구에 부착된 ‘공동련락사무소’ 일곱 개의 금빛 글자는 가을 햇살 아래 유난히 반짝였다. 칠이 벗겨지고 녹슨 채 방치된 공단 입주 기업의 생산 시설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마치 흑백사진 속 유일한 컬러 피사체처럼 보였다. 사무소 개소식 참석자들은 개성공단 입주 기업 생산 시설에도 연락사무소처럼 전기와 통신이 조만간 다시 들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2004년 겨울 모두가 환호했던 ‘통일냄비’가 머지않아 다시 생산될 것이라는 덕담도 주고받았다. 하지만 2020년 6월 북한은 별안간 사무소 건물에 저주의 언어와 폭약을 동시에 쏟아부었다. 건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희망은 순식간에 고문으로 변했다. 한동안 잊혔던 ‘희망과 고문의 돌림 노래’ 개성공단이 올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다시 언급되고 있다. 정부는

  • [여명]사만다에 의지하는 사람들

    여명

    사만다에 의지하는 사람들

    2013년 개봉한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공상과학(SF) 영화 ‘그녀(Her)’는 남자 주인공 테오도르가 우연히 구입한 인공지능(AI) 운영체제(OS) 사만다와 대화를 나누다가 진지한 감정에 빠져드는 상황을 그린 작품이다. 이듬해 미국 오스카와 골든글로브 각본상을 동시에 석권했을 정도로 주인공의 오묘한 감정 변화와 상상의 영역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다. 개봉 당시 관객들은 기계와 사랑에 빠지는 인간의 모습에 내심 불편함을 느꼈지만 현실이 아닌 SF물일 뿐이라고 치부하며 평정심을 찾았다. 하지만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었던 2025년 현재, 영화는 더 이상 SF물이 아니다. 시장조사 기관인 프리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AI 시장 규모는 현재 750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2034년에는 3조 6800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속도로 AI 기술이 발전하고 관련 산업이 급팽창하고 있어서 시장 규모를 전망하려는 시도는 사실 큰 의미가 없다. AI 기술 발전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 이점은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AI 덕에 바벨탑이 허물어졌다. 다국어 번역, 실시간 통역, 음성 인식 기술 등 AI의

  • [여명]'속도전' AI 시대, '시간 루팡' 정부

    여명

    '속도전' AI 시대, '시간 루팡' 정부

    정부의 국가인공지능(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이 재공모 끝에 이달 13일 또 유찰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시절 광주를 사업지로 낙점했다가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의 반발을 샀던 바로 그 프로젝트다. 정부는 올 1월 민관 합동으로 ‘AI 대전환 시대의 핵심 축’을 만들겠다며 비수도권 지역에 국가AI컴퓨팅센터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총사업비는 최대 2조 5000억 원 규모로 이를 통해 그래픽처리장치(GPU) 3만 장 수준의 연산 자원을 확보해 국내 AI 산업의 자립 기반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도 제시했다. 이 같은 계획에 광주를 비롯해 전남·대구·경북·경남·충남·강원 등 사실상 모든 비수도권 지자체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인구 소멸과 기존 산업 노후화로 지역경제가 붕괴 직전까지 약화된 상황에서, 이 사업은 각 지자체에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이나 다름없었다. 미래 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날 마지막 기회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이러한 절박함은 지자체 간 과열 유치 경쟁으로까지 번졌다. 그러나 정작 정부와 손잡겠다고 나선 민간기업이 단 한 곳도 없었다. 5월 1차 공모에 이어

  • [여명]과학기술인의 행로난(行路難)

    여명

    과학기술인의 행로난(行路難)

    사이즈 A4, 위 여백 25㎜, 왼쪽·오른쪽·아래 여백 20㎜, 본문 글자 크기 11포인트, 줄 간격 160%. 기업이나 관공서의 오래된 문서 작성 규정을 보는 듯한 이 양식은 놀랍게도 2025년 4월 현재 진행중인 정부 주최 학생 과학 대회 보고문 제출 양식이다. 전국 초중고 학생들이 참여해 과학적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력을 겨루는 행사인데, 대회 시작도 전에 학생들은 고정된 틀부터 강요받는다. 주최 측은 심사의 효율성과 형평성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과학과 창의성을 내세운 학생 대회에서 시작부터 ‘틀에 맞추기’를 강요하는 것은 부조리하다. 다양한 생각과 발상이 자유롭게 발휘돼야 할 공간에 정해진 형식을 먼저 들이대는 방식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다. 대회 출품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 [여명]한국의 심리적 ‘역(逆)굴기’

    여명

    한국의 심리적 ‘역(逆)굴기’

    1997년 외환위기는 한국 국민들에게 ‘판도라의 상자’였다. 판도라가 신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상자를 열었을 때처럼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이 시작되자 상실·분노·증오·불신·가난·질병·이별 등 온갖 재앙이 한국 사회에 쏟아졌다. 재앙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전 세계가 기대한 ‘뉴 밀레니엄(New Millennium)’에 진입해서도 한국에 ‘새 천년 새 희망’은 없었다. 거리에는 노숙자가, 가정에는 실업자가 넘쳤다. 등록금이 없어 휴학했던 대학생들은 캠퍼스로 돌아가지 못했다. 전쟁 후 사력을 다해 재건한 터전이 다시 무너진 격이라 국민들의 절망감은 더더욱 컸다. 당시 국가 원수였던 고(故) 김대중 대통령이 주저앉은 국민들을 일으켜세우기 위해 꺼내든 카드가 ‘정보 강국 건설’이다. 아직 세계 무대에 절대 강자가 없어 해볼 만한 신(新)산업 영

  • [여명]끓는 물 속 K개구리

    여명

    끓는 물 속 K개구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귀환을 한 달여 앞두고 있던 지난해 12월 19일 왕후닝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은 ‘미국에서 온 중요한 손님’을 만났다. 중국 권력 서열 4위인 왕 주석이 각별하게 맞이한 인물은 그레이엄 앨리슨 미국 하버드대 명예교수. 앨리슨 교수는 저서 ‘예정된 전쟁(2017)’을 통해 미중 패권 경쟁의 위험성을 일찌감치 예고했던 석학이다. 특히 앨리슨 교수는 해당 저서에서 아테네와 스파르타 전쟁사까지 끌어와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이라는 용어를 통해 현시대 미중 충돌 기능성을 강하게 경고했는데, 이후 중국의 군사·경제·외교적 파워가 급격히 커지면서 이는 오늘날 미중 관계를 설명하는 대표적 정치 이론으로 자리 잡았다. 이날 두 사람의 대화에서도 ‘투키디데스 함정’은 빠지지 않았다. 당연히 왕 주

  • [여명]'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을 사는 힘

    여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을 사는 힘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11일 12·3 계엄 사태에 대해 내놓은 보도문은 치욕적이다. 사태 발생 후 일주일이 넘도록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더니 고르고 골라 우리를 향해 던진 단어가 ‘아비규환’이다. 북한의 막말 도발이 하루 이틀된 일도 아니지만 가진 게 없어 주민들이 배를 곯는 게 일상이고 군인들을 남의 나라 전쟁터에 총알받이로 실어 나르는 북한이 ‘차마 눈뜨고 보기 어려운 참상’이라고 대한민국을 비웃었다. 북한만큼 공식적으로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이웃국들의 시선도 수치스럽고 모욕적이다. 중국의 한 매체는 “한국 드라마가 흥미롭다고는 하나 한국 현실은 더 흥미진진하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극우 정치인들 사이에서 “다케시마 탈환 기회가 왔다”는 ‘헛소리’가 나왔다. 혈맹 미국은 국방부 장관이 방한 일정을 연기하는 식으로 점잖게 한국을 패싱했

  • [여명]지금 이 순간 절실한 '외교적 수사'

    여명

    지금 이 순간 절실한 '외교적 수사'

    요즘 한국 방위산업은 유례없는 관심과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인공지능(AI) 드론 비행을 비롯해 라이다 센서 기반의 고정밀 지도 제작, 웨어러블 카메라를 활용한 사각지대 탐지 등 첨단기술을 확보한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세계 각지에서 쏟아지고 있다. 방산 ‘빅4’로 불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한국항공우주산업(KAI)·LIG넥스원에는 기술 협력과 완제품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한 예로 이달 중순 핀란드 수도 헬싱키 인근에서 열린 한국 방산 스타트업의 군사 드론 시연에는 핀란드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군 관계자들이 찾아와 성능을 확인했다고 한다. 국경 너머에서 2년 8개월째 군인은 물론 민간인들이 수도 없이 죽어 나가고 있으니 적군의 무기 자원에 정밀 타격을 가하면서 아군의 인적 희생은 최소화하는 첨단무기에 대한 관

  • [여명]'화장발' 중기 수출

    여명

    '화장발' 중기 수출

    올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571억 달러를 기록했다.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상반기 실적이다. 10대 수출국 중 7개국으로의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10대 중기 수출 품목 중 8개가 플러스 성장을 했다. 고무적인 수치다. 하지만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평가의 방향은 달라진다. 중소기업 수출 1위 품목이 화장품이다. 중기 화장품은 올 상반기 33억 달러어치가 수출됐다. 화장품의 수출 증가율은 30.8%,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8%에 달했다. 화장품 산업만을 놓고 보면 충분히 반길 일이고, 박수 쳐줘야 할 성과이나 2023년 기준 중기 수출 품목이 8960개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정 품목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게다가 이 같은 화장품 수출 성과

  • [여명] '사르코'와 노후 돌봄 공포

    여명

    '사르코'와 노후 돌봄 공포

    이달 17일(현지 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비영리단체 ‘더라스트리조트’가 안락사 조력 기계 ‘사르코(Sarco)’의 실물을 외부에 공개했다. 석관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사르코파구스(sarcophagus)’에서 이름을 딴 사르코는 한 사람이 들어가 누울 수 있는 크기의 캡슐 형태 기계다. 안락사를 선택한 이가 기계 안에서 스스로 질소 투입 버튼을 누르면 저산소증으로 수십 초 내에 사망한다고 한다. 사르코 공개 소식은 안락사를 허용하는 국가인 스위스를 넘어 전 세계 각지로 타전됐다. 국내에서도 신문·방송은 물론 인터넷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회자됐다. 한국에서는 안락사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기계 도입 자체가 불가능하고 생명 존엄성을 중시하는 사회·문화적 가치관과도 크게 배치되지만 그럼에도 세간의 관심은 컸다.

  • [여명]아프리카가 기회의 땅이라면서

    여명

    아프리카가 기회의 땅이라면서

    2015년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이 ‘세계를 바꾼 혁신 기업’을 선정해 순위를 매겼는데 1위 자리를 생소한 기업이 차지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구글·도요타·월마트·알리바바 등을 제치고 최상단에 영국 보다폰과 함께 공동으로 이름을 올린 기업은 케냐의 사파리컴이었다. 보다폰과 사파리컴은 함께 내놓은 핀테크 서비스 ‘엠페사(M-pesa)’ 덕분에 그해 혁신의 아이콘이 됐다. 2007년 케냐에서 첫선을 보인 엠페사는 모바일의 첫 글자 M(엠)과 스와힐리어로 ‘돈’을 뜻하는 페사(pesa)를 조합해 만든 브랜드다. 말 그대로 ‘모바일 머니’다. 은행 인프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케냐의 한 대학생이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모태다. 모바일 송금은 물론 결제, 길거리 주차요금 정산, 세금이나 과태료 납부도 가능하다. 수도 나이로비의 고급 식당에서는 물론 먼지

  • [여명] 다시, 사과 꽃 필 무렵에

    여명

    다시, 사과 꽃 필 무렵에

    ‘백설공주’에 나오는 마녀의 거울은 어쩌면 이번 총선 결과를 미리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독이 든 사과가 백설공주를 쓰러뜨렸듯이 가격이 폭등한 사과가 4·10 총선에서 여당을 참패시킬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물론 달랑 사과 하나 때문에 여당이 총선에서 졌다는 건 지나친 확대해석일 수 있다. 하지만 사과값이 폭등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달랑 사과 하나’라는 소리는 목구멍 뒤로 다시 쑥 들어갈 수밖에 없다. 1년 전으로 시계를 되돌려보자. 사과값 폭등 가능성에 대한 경고음은 이미 이때부터 울리기 시작했다. 봄날 기온이 이상했다. 제대로 된 꽃샘추위도 없이 기온이 급격히 오르면서 사과 꽃이 일찍 폈다. 그러더니 기온이 뚝 떨어졌다. 너무 빨리 핀 꽃은 열매가 채 맺히기도 전에 축 처져버렸다. 한 농업 전문지는 지난해 5월 10일 ‘갑작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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