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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경제 윤홍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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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검사 제도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스페셜 카운슬(Special Counsel)’은 전통적으로 살아 있는 권력의 비위를 보다 독립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장치로 활용돼 왔다. 1973년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자신을 수사하던 아치볼드 콕스 특별검사를 해임하는 이른바 ‘토요일 밤의 학살’이 벌어졌고 이는 미국 정치에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이 사건을 계기로 대통령이 수사 책임자를 임의로 통제할 수 있는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이 제기됐고 미 의회는 1970년대 후반 특검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법제화했다. 그 후 특검은 기존 시스템이 작동하기 어려운 극단적 상황에서만 가동되는 예외적인 장치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제도적 취지와 달리 오늘날 한국의 특검 제도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운용되고 있다. 살아 있는 권력의 비위를 겨냥한 최후의 수단이라기보다 정권 교체기마다 정치권 전반이 특검을 정쟁의 도구로 꺼내 드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 현 여당은 전임 정권을 향한 특검법을 또다시 통과시켰고 야당 역시 통일교, 공천 헌금 의혹 등을 겨냥한 새로운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 특검이 예외가 아닌 정치 공방의 일상적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달 5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던진 화두가 서늘한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초인공지능(ASI) 시대를 언급하면서 “이제는 인류가 금붕어가 되고 AI가 인간이 되는 그런 모습이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인간보다 1만 배 더 똑똑한 AI가 등장했을 때 인간의 지적 능력이 금붕어의 그것처럼 미미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섬뜩한 금붕어 쇼크가 최근 논란에 휩싸인 우리 대입 제도 수학능력시험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등장한 AI 모멘트 이후 우리는 어느 때보다 지식에 접근하기 쉬운 시대를 살고 있다. 인류가 쌓아온 방대한 지식이 몇 초간의 키보드 입력으로 효율적으로 재구성돼 눈앞에 펼쳐진다. ‘답을 찾는 기술’은 점점 인간이 아닌 AI의 몫이 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수능은 AI가 잘하는 이 능력을 인간과 경쟁시키고 있다. 올해 수능에서 논란을 빚은 국어 영역 17번 문항을 짚어보자. 이마누엘 칸트의 ‘인격 동일성’이라는 고도의 철학적 사유를 다루면서도 정답을 찾는 과정은 텍스트 간의 피상적인 일치 여부를 가리는 ‘숨은그림찾기’ 수준에 머물렀다. 인간의 사유는 사라지
“규모가 큰 노동조합, 원청 노조는 ‘연대’라는 기본적인 정신을 보다 확장할 계기로 생각하고 ‘좋은 원·하청 노사 교섭 모델’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노동계의 책임과 권한이 커진 만큼 사회적 책임이 뒤따라야 하며 경영계 또한 한국의 고용 관계가 왜 이렇게 복잡해졌는지 되돌아봐야 합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26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3월 시행될 예정인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2·3조 개정안)’과 관련해 “노사 관계는 ‘사법화’가 돼선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조 또한 원청 사측과 교섭할 수 있도록 하청 노조의 교섭권을 크게 강화해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반면 현장에서는 노사 교섭 틀 안에 하청 노조가 들어오게 되면서 사업장마다 법적 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원청 사측 이익을 하청 노조와 나눠야 하는 원청 노조 입장에서는 하청 노조를 견제하거나 대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장관이 원청 노조를 향해 ‘연대 정신을 발휘해 달라’고 당부한 배경이다. 김 장관은 “노란봉투법 시행령 개정안은 하청 노조의 실질적인 교섭
“공수처가 설치됐더라면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은 없었을지 모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20년 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공수처가 무소불위의 검찰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이며, 권력 기관 개혁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듬해 1월 김진욱 초대 처장이 취임하며 공수처가 공식 출범했다. 고위 공직자와 검찰의 부패에 질릴 대로 질린 만큼 공수처에 대한 국민적 여망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살아 있는 권력에 칼을 겨누는, 문 전 대통령 말처럼 그런 수사 기관이 탄생하길 기대했다. 하지만 내년 출범 5주년을 맞는 공수처의 현주소는 처참하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1일 피의자 신분으로 채 상병 특검에 출석해 13시간 조사를 받았다. 혐의가 가볍지 않다. 공수처의 1호 척결 대상이던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다. 오 처장은 송창진 공수처 전 부장검사의 위증 혐의를 인지하고도 이를 관련 법에 따라 대검에 통보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공수처 간부였던 송 전 부장검사는 국회 위증 혐의와 동시에 채 상병 사망 사건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외압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
한 통역 업체 대표가 전한 얘기다. 국제 행사가 있어 폴란드어 통역사를 모집하는 구인 공고를 냈는데 엉뚱하게도 영어 통역사들이 잔뜩 지원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회사 젊은 직원들이 이유를 알려줬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한 ‘증빙용 지원’이라는 것이었다. 당장 일은 하기 싫고 실업급여는 받고 싶은 이들이 두려워하는 것이 ‘진짜 취업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 이유라면 폴란드어 통역사 모집에 영어 통역사가 지원한 것은 여러모로 영리한 선택으로 보인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한 증빙은 할 수 있겠지만 진짜 취업이 될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특정 사례를 일반화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이런 일들이 어렵지 않게 목격된다. 유튜브나 인터넷 카페에서는 ‘빠른 퇴사 후 실업급여 타는 법’이 자세하게 소개된다. 제도의 취지를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다. 실직자의 생계 안전을 도우며 노동시장에 다시 참여하게 만드는 적극적 고용정책이 바로 실업급여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우 이 제도의 이름을 ‘구직자 수당(Jobseeker’s Allowance)’이라 하는데 이는 실업 때 받는 급여가 적극적 구직 활동 의무를
2002년 노사 간 교섭 결렬로 미 서부 항만 29곳이 멈춰서자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태프트·하틀리법’을 발동해 노사 분쟁에 직접 개입했다. 로스앤젤레스(LA) 등 서부 항만은 물류의 요충지로 미 컨테이너 수입의 40%를 담당한다. 10여 일간의 항만 폐쇄로 100억 달러 이상 손실이 발생하고 군수물자 수송까지 어려워지자 대통령이 강제 수단을 꺼내든 것이다. 1947년 제정된 태프트·하틀리법은 국가 비상사태 시 대통령이 법원에 파업 중단 명령 등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 당시 법원이 부시 대통령의 요청을 수용해 80일간의 강제 업무 복귀 명령을 내리면서 항만 폐쇄는 일단락됐고 노사는 그해 11월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미국은 이처럼 파업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경제적 영향에 따라 정부와 법원이 개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갖추고 있다. 1935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정부는 노조 결성과 단체행동을 적극적으로 보장하는 노사관계법을 제정했는데 이후 노조의 정치적 영향력이 극대화하자 이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태프트·하틀리법이다. 미국 역대 대통령들이 이 카드를 실제로 꺼낸 사례는 많지 않으나 태프트·하틀리
국내에서 불과 5년 만에 사업체 수가 10배가량 증가한 신기한 업종이 있다. 바로 화장품 산업이다. 2011년 1600개에서 2016년 1만 5000개 이상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해당 산업 매출액 역시 7185억 원에서 1조 5558억 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 후로 10년이 지난 현재 국산 화장품이 이끄는 K뷰티 산업은 반도체·조선·자동차에 이어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수출 효자 산업으로 등극했다. 이 같은 드라마틱한 성장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비결은 규제 혁신에 있었다. 2012년 화장품법 전부개정은 국내 화장품 산업의 무한한 잠재력을 막강한 경쟁력으로 바꿔 놓았다. 당시 법 개정의 핵심은 제조판매업자 제도와 원료 네거티브제 도입 등 두 가지가 꼽힌다. 이는 지금까지도 규제 관련 정책을 연구해온 민관 전문가들 상당수가 공인하는 국내 규제 개혁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12년 전까지만 해도 화장품의 품질·안전 관리 책임은 유통업자가 아닌 생산을 담당하는 제조업자에게 있었다. 화장품 유통은 보통 소비자와의 대면 영업을 통해 이뤄지는데 품질·안전 책임을 제조업자에게 묻다
목요일인 22일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때 이른 더위가 한 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8시 현재 주요 도시 기온은 서울 20.4도, 인천 19.2도, 대전 22.4도, 광주 22.6도, 대구 17.7도, 울산 16.7도, 부산 19.2도다. 낮 최고기온은 17∼27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등 중부내륙을 중심으로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었던 전날보다 기온이 낮아져 평년 수준에 머무는 것이다. 다만 북쪽 찬 공기가 남하하다가 개마고원을 마주했을 때 동편으로 돌면서 우리나라에 동풍이 유입, 백두대간 서쪽의 기온을 다소 끌어올리겠다. 이에 서쪽 지역은 낮 기온이 25도를 웃돌 전망이다. 경기동부와 강원에 오전까지, 충북과 경북에 오전부터, 전북·전남동부·경남서부에 낮부터 비가 조금 오겠다. 충북과 경북은 오후에, 전남동부
올해 대학 입시를 치르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2007년 ‘황금돼지띠’의 해에 태어났다. ‘600년 만에 한 번 오는 황금돼지해에 태어난 아이는 부자가 된다’는 속설과 함께 출생아 수가 크게 반등한 해다. 길한 운명을 타고났다는 이 아이들의 삶은 그러나 평탄하지 못했다. 정치판이 입시판을 뒤흔들면서 유례없이 혼란스러운 학창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다. 운명의 장난일까. 이 가운데 무려 20만 명에 육박하는 이들이 다음 달 조기 대선에 유권자로 참여한다. 시간을 거슬러 2014년으로 돌아가보자. 고3 학생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해다. 당시 처음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이 도입됐다. 학종이란 대학을 가기 위해 보는 시험인 수학능력시험 평가 대신 내신, 학생회, 봉사 활동, 수상 경력 등의 기록으로 대학에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이 전형이 대입에서 중요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자격을 회복한 김문수 후보 측이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취하한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후보 측은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에 전날(10일) 낸 대통령 후보자 선출 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취하할 예정이다. 김 후보 측은 10일 새벽 국민의힘 지도부가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잇달아 열어 대선후보 교체를 추진하자 당일 오전 당을 상대로 "대통령 후보자 취소 효력을 정지하라"며 서울남부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남부지법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주말임에도 불구, 심문 기일을 열었다. 하지만 심문이 종결되고 법원이 결정문을 작성하는 사이 당원 투표를 통해 김 후보가 후보자 지위를 다시 얻어 이 소송은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국민의힘은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
“대한의사협회장이 할 수 있는 것이 딱 두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바로 삭발과 단식입니다.” 꽉 막힌 의대 문제가 답답해 의대생을 자녀로 둔 지인에게 전화를 걸자 그는 대뜸 이렇게 말했다. 수도권 사립대 의대 23학번인 그의 자녀는 1년째 학교를 다니지 않고 있다. 그는 의대생들의 복귀 문제와 관련해 “지난 1년여간 선배들의 투쟁을 따라 젊은 학생들이 희생했는데 의협은 이제 ‘각자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해괴한 소리를 한다”면서 “그러다 보니 의대생들 사이에서도 ‘의협 회장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자조 섞인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의료계 내부의 복잡한 사정을 다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의협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지난 1년여간의 의정 갈등 상황만 봐도 누구나 알 수 있을 것 같다. 개원의·교수·전공의 등 다양한
30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 일대에 벚꽃이 펴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창원시는 영남권 대형산불 장기화로 오는 4월 6일까지 열리는 제63회 진해군항제를 대폭 축소해 진행한다. 연합뉴스
교장 선생님이 봉쇄 명령을 내리면 교사들은 즉시 교실 문을 걸어 잠그고 창문에 있는 커튼을 쳐서 외부에서 교실 안이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학생들은 웅크리고 앉아서 절대 소리를 내지 말라는 지시를 받는다. 그 시간에 화장실 등 다른 곳에 있던 학생은 가장 가까운 교실로 뛰어들어가 숨어야 한다. 미국 특파원으로 재직했을 당시 큰 아이가 전한 초등학교의 ‘록다운 드릴(Lockdown Drill, 봉쇄 훈련)’ 모습이다. 아이는 “가짜 상황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순간에 무엇인지 모를 긴장과 공포가 있었다”고 했다. 미국 학교에서는 이런 식의 총기 사고 대응 훈련이 매년 2번가량 실시된다. 미국의 공립학교 교육 시스템은 우수하지만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의 마음 한편에는 늘 공포감이 자리잡고 있다. 불행하게도 이제는 미국인의 삶의 일부가 돼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