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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건축 이야기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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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도시
데이터센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안 확보다. 보안을 위해 건물 외벽에 높은 담장을 세울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이유로 그동안 데이터센터 설계 방향은 ‘철옹성’을 만드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규모 건축물인 만큼 이에 걸맞은 부지도 필요해 도심 내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존재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준공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이 같은 고정관념을 깼다. 센터가 위치한 장소부터 파격적이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경기 안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부에 지어졌기 때문이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카카오의 첫 자체 데이터센터다. 향후 카카오그룹의 주요 데이터센터로 사용될 예정인 만큼 규모도 크다. 4000개의 랙(서버 보관 설비)과 12만 대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으며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양이 6EB(엑사바이트)에 달하는 ‘하이퍼스케일(
“사는 방식도, 살고 싶은 삶의 지향성도 다 다를 텐데 이를 모두 아파트로 가둬 놓는 건 아닌지 싶습니다. 지금까지 공급은 공급자 중심의 아파트로 되고 있는 게 현실인데 수요자 중심 공급의 작은 시도 중 하나가 협동조합주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강화바람언덕 협동조합주택’의 건축가인 윤승현 중앙대 교수와 송민준 건축사사무소인터커드 대표는 최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인터커드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강화바람언덕은 다소 생소한 ‘협동조합방식’으로 시행된 마을(주택단지)이다. 윤 교수는 “협동조합 방식은 맞춤형 거주 공간을 마련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모여 조합을 꾸리고 이를 통해 부지 물색부터 예산 마련 방법, 설계와 공사 품질 및 세제 컨설팅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각자 꿈꾸는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부동산 가치 수익도 온전히 조합원의 몫
2018년 가을, 강화도에 거주하고 있는 대안학교 학부모 몇몇이 함께 모여 살아갈 마을을 꿈꾸기 시작했다. 이들은 하우징쿱협동조합주택과 함께 부지를 물색했고 이듬해 강화군 능내리에 알맞은 터를 발견했다. 이들이 터를 잡기로 한 1700여 평의 땅은 택지를 조성하다 사업이 멈춰 오랜 시간 방치된 부지였다. 계단형으로 땅이 깎이고 최대 15m의 높낮이 차이가 있었지만 남측으로 바다가 보이고 북측으로 수림을 등진 한적한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도면 능내리 209에 12가구로 구성된 ‘강화바람언덕 협동조합주택’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함께 살기 위해 만들어진 주택 단지다. 시행사인 조합원들의 목표는 배타적인 전원마을 조성이 아닌 기존 지역과 관계를 맺으며 이웃 주민과 일정 부분 삶을 공유하는 마을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한다
“단순히 학교의 연장선에 놓여 있는 청소년 시설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마침 발주처인 남양주시도 기존의 청소년 공공시설과는 다른 혁신적인 공간을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저희는 청소년들이 그 공간 속에서 지내면서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설계를 했습니다.” ‘펀그라운드 진접’의 건축가인 ㈜건축사사무소 신의 신호섭 대표와 신경미 소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펀그라운드 진접의 가장 독특한 부분은 건축가가 인테리어에 참여한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신 대표는 “국내에서 건축가의 역할은 상당히 축소돼 건축가는 건물만 짓고 내부는 인테리어 업체가 담당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라면서도 “저희는 ‘어떤 공간을 만들겠다’로 시작해 내부와 외부로 생각의 흐름이 이어지는 것이 건축설계라고
1955년부터 줄곧 열려온 오일장으로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던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로. 아쉽게도 2000년대에 들어서서는 그것도 옛말이 되고 말았다. 인근의 신시가지 개발로 이 일대는 구도심으로 전락해 버렸고 이곳을 찾는 이들도 줄어들며 활기를 잃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청소년 문화 시설인 ‘펀그라운드 진접’이 들어서며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펀그라운드 진접은 청소년 전용 공공시설이다. 건축주인 남양주시는 2019년 청소년 전용 공간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청소년 전용 시설 만들기에 나섰다. 청소년들만 입장이 가능해 보다 편안함을 느끼고 또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다는 아쉬움과 청소년의 출입을 금지하는 성인 전용 공간은 많지만 정작 청소년들의 출입만 허용하는 청소년 전용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
‘건축은 삶을 바꿀 수 있다.’ 임태형 건축사사무소 플랜 대표의 오랜 믿음이다. 크고 웅장한 랜드마크도 멋있지만 매일 거주하는 집이나 회사, 생활 가운데 마주치는 평범한 건축물의 소박한 존재감이 때론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다. 무등산 국립공원과 활기찬 광주 도심 사이에 지어진 작은 지산돌집은 그의 바람을 온전히 담아낸 집이다. 2023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주택 부문 본상(국무총리상)을 받은 지산돌집은 이제 막 새로운 가정을 꾸린 젊은 건축주 부부로부터 시작됐다. 현재 지산돌집이 들어선 대지는 당시 뚜렷한 주거 환경도 아니고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상업가로도 아니었다. 형태도 삼각형인 데다 도로가 정비되는 과정에서 땅 일부가 도로로 편입돼 설계 가용 면적도 62.72㎡에 불과했다. 협소하고 반듯하지 않은 모양의 땅이었기에 저렴한 가격으로 젊은 부부가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백화점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게 있다. 바로 시계와 창문이다. 방문객들의 시간관념을 없애 쇼핑에 빠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며 온·오프라인 간 경계가 무너지자 이 같은 전략을 수정하는 백화점이 많아지고 있다. 방문객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것은 둘째 치고 일단 매장에 나오게끔 하는 게 급선무가 됐기 때문이다. 2020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준공건축물 부문 우수상을 받은 갤러리아 광교(2020년 3월 오픈)도 오프라인 소비 위축이라는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고민 끝에 탄생한 결과물이다. 백화점에는 창문이 없다는 공식을 깨고 유리 통로를 활용해 업계 최초로 전 층에 빛을 들여오고 판매 면적 10%를 과감히 줄이는 대신 문화 공간을 조성했다. 그 결과 오픈 3년 만에 연 매출 6000억 원대를 기
저출산·고령화로 최근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학교의 수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이와 함께 노후화된 도심에서 도시정비사업이 이뤄지면서 기존과는 다른 모습의 신축 학교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점점 과밀화되는 도시 속에서 아이들이 더욱 압박받는 교육 환경까지 고려해 학교 설계의 지향점도 많이 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한국건축문화대상 사회공공 부문 대상을 수상한 신길중학교(2021년 3월 개교)는 학교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한 설계로 주목을 받았다. 통상 학교는 거대한 운동장을 지나 도달하는 박스형의 4층 건물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를 과감히 깨고 2층짜리 집들이 모여 있는 동화 속 마을처럼 교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을 갖췄다. 신길중학교의 설계 의도는 단순하다. 과거 빌라촌과 단독주택 밀집 지역이던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은 신길뉴타
사람이 다니지 않는 동네는 자연스레 낙후한다. 1960년대 형성된 서울 구로구 구로시장도 그중 하나다. 구로공단 직공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으며 왕성한 교류의 장이었던 동네는 1980년대 말 산업구조 변화로 공단 입주 기업들이 하나둘씩 떠나며 함께 쇠락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빈자리를 대신하며 시장 기능은 일부 유지됐지만 대중이 찾아올 이유를 잃으며 상권은 밤이면 다시 깜깜한 어둠에 잠기고는 했다. 어둡기만 했던 골목에 빛이 들기 시작한 건 밤 시간 조명 역할을 자처한 커다란 ‘나무 소쿠리’가 놓이면서다. 구로시장 초입에 위치한 ‘서편재(?編齋)’는 한자 그대로 나무를 엮은 집이라는 의미다. 6층 높이로 지어진 이 건물의 용도는 사옥 등 업무 시설이다. 늦은 시간까지 업무에 여념 없는 회사의 조명이 적삼목 루버 사이로 새어 나오며 건물은 상점들
“건축물을 감상하는 일은 음악을 듣는 일과 비슷합니다. 좋은 음악은 훈련받지 않은 귀로도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건축도 취향의 차이가 일부 있을 수 있지만 보편적으로 좋다고 느껴야 좋은 건축입니다.” 이재성 지음재아키텍츠 대표는 최근 서울 용산구 서우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지음재의 철학은 공공성과 조형성, 보편성과 합리성 중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점을 잡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기능성(합리성) 위주로만 설계된 건물은 사람들에게 정서적 공감을 끌어낼 수 없고 조형성만 강조되면 건축을 배운 사람만 이해하는 ‘조형물’이 돼버리기 십상”이라며 “보편적인 사람도 영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건축을 할 때 입주민과 지역민들은 물론 건축주도 이루고자 하는 바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이같이 균형성을 강
서울시 도봉구에 자리한 ‘김근태 기념도서관’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보통의 도서관과는 다르다. 15~17대 국회의원에서부터 열린우리당 의장과 원내대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으며 민주화운동과 정치 개혁에 앞장서 민주화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고(故) 김근태 전 의장을 기념하기 위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도서관은 김 전 의장을 기리고 민주화 역사의 기록을 보관·전시·공감할 수 있는 ‘라키비움(larchiveum)’으로 설계됐다. 라키비움이란 도서관(library)과 기록관(archives)·박물관(museum)을 합친 복합문화공간을 뜻한다. 건물의 설계를 담당한 홍규선 여느건축디자인건축사사무소 소장은 “기념관인 만큼 단순히 예쁘게 조형하기보다 기념관의 엄숙함을 보여줄 수 있도록 불필요한 장식 등을 없애고 강하게
서울 도봉구 도봉산역(1·7호선)에서 출발해 도봉산과 북한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은 의외의 장소를 등산로의 시작으로 삼고는 한다. 바로 ‘김근태 기념도서관’이다. 등산로의 시작을 알리듯 수려한 자연환경과 빌라 등으로 빽빽한 주거 단지, 등산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가 등이 모인 거리의 접점에서 웅장함을 자랑하며 우뚝 서 있는 김근태 기념도서관은 지역 주민은 물론 등산객의 눈길까지 사로잡는다. 도서관은 이 같은 입지에 맞게 도서관 건물 외부 모서리 곳곳에 여러 개의 벤치를 놓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등산을 시작하는 혹은 등산을 마치고 내려오는 이들도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 것이다. 김근태 기념도서관의 설계를 맡은 홍규선 여느건축디자인건축사사무소 소장은 “김근태 기념도서관이 들어서기 전 이곳에 작은 공원이 있었는데 인근에 북한산 국립공원이
급격한 인구 고령화로 인해 ‘웰에이징(Well-Aging)’은 우리 사회의 주요 화두로 자리 잡았다. 잘 먹고 잘 사는 ‘웰빙(Well-Being)’을 넘어 노년기 행복한 여생을 보내기 위한 고민이 커지면서다. 건축계도 다르지 않다. 일상 대부분을 보내는 주거 공간의 위치나 구성·배치 등 건축적 요소에 따라 삶의 질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노인요양시설인 ‘KB골든라이프케어 서초빌리지’는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다양한 시도 끝에 2021년 문을 열었다. 도심형 요양시설을 내세운 만큼 위치부터 남다르다. 서울 서초구 우면산 끝자락 주거지에 들어선 이곳은 거주 노인과 지역사회의 ‘연결’을 고민했다. 일반적으로 도심과 동떨어진 외곽 지역에 지어지며 ‘단절’의 이미지를 갖는 기존 요양시설과 차별점을 뒀다. 요양시설, 나아가 그 안에 거주하는 노인들
“노인요양시설에서 거주하는 노인 환자의 만족도, 삶의 질을 높이려면 1~2인실과 독립된 생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사업성에 막혀 실제 적용까지는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에서 사업성을 보완할 수 있는 용적률 혜택을 제공한다면 이러한 건축적인 시도가 현장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KB골든라이프케어 서초빌리지의 설계를 맡은 이정승 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상무는 노인요양시설의 양적·질적 개선을 위해서는 민간과 공공의 역할 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간은 더 나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요양시설의 건축 방법을 고민하고, 공공은 민간이 이를 실현 가능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상무는 “서초빌리지의 경우 기존에 4인실 위주의 기존 요양시설과 달리 1~2인실로만
“무언가를 의도하는 형상의 디자인은 모든 것을 담기에 적절하지 않습니다. 건축물은 건축가의 창조적인 결과물인 동시에 현재와 미래의 무한한 가능성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네이버 제2사옥 ‘1784’의 설계를 총괄한 이주병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팀장은 좋은 건축물에 대한 생각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좋은 건축물이란 순수하게 비워져 있으나 새로 무엇인가를 담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준비된 기능을 녹여낸 공간 플랫폼”이라며 “1784가 그러한 공간 플랫폼이 되기를 간절히 원했고 그렇게 완성됐다. 미래 건축을 위한 새로운 장을 여는 건축물로 평가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가 몸담고 있는 삼우는 삼성물산의 자회사로 네이버 제1사옥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의 사옥들을 설계해 왔다. 이 팀장은 사옥을 설계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