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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지연의 MMCA소장품이야기⑬> 보테로 ‘춤추는 사람들’ [아트씽]

    아트씽

    <류지연의 MMCA소장품이야기⑬> 보테로 ‘춤추는 사람들’

    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는 이른바 뚱뚱한 형태의 인물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밝은 색채와 통통한 형상이 주는 유머러스한 분위기는 작가가 지닌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느끼게 한다. 보테로는 1932년 콜롬비아 메데진(Medellin)에서 태어났다. 콜롬비아 제2위의 도시 메데진은 안데스 산맥의 고원지대에 위치하고 있는데 오늘날은 콜롬비아 커피 산지로 잘 알려져 있지만 20세기 중반에는 마약 카르텔의 중심지로 악명이 높았다. 보테로는 19세에 첫 개인전을 개최한 후, 1952년 처음 콜롬비아를 떠나 스페인 프라도미술관에서 본 서양 고전미술 거장들의 작품과 이탈리아 여행 중 만난 프레스코 벽화에서 깊은 영향을 받았다. 작가가 처음부터 부푼 형태를 그린 것은 아니었다. 그는 “당시 미술학도들은 자신만의 작품 스타일을 구축하려 노력했던 반면, 나에게는 테크닉을 익히는 것이 일 순위였다”라고 밝힌 바 있다. 1957년 보테로는 ‘만돌린이 있는 정물’을 그릴 때 비로소 과장되게 부풀려진 형태의 특징을 처음 터득했고, 점점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림을 그리게 됐다. 이러한 특징은 당시 잭슨 폴록으로 대표되는 추상

  • <류지연의 MMCA소장품이야기⑫> 전수천 '방황하는 혹성들의 토우' [아트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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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지연의 MMCA소장품이야기⑫> 전수천 '방황하는 혹성들의 토우'

    최근 한국문화가 전세계적으로 관심받는 분위기 속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정점을 찍고 있는 듯 하다. 한국 현대미술도 세계 주요 미술관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한국 작가들의 개인전 소식도 자주 접하고 있어 더없이 반가운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어느 미술전문 월간지가 진행하는 설문조사 중 ‘한국미술이 세계무대에서 주목받은 순간은?’이란 질문이 눈에 띄었다. 필자의 미술사 지식 속에서 한국 현대미술이 세계무대에 명함을 내밀었던 시작은 1961년 파리 비엔날레, 1963년 파리 비엔날레와 상파울루 비엔날레라고 생각했지만 작가 개인의 작품성이 제대로 평가받았던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1995년 제46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전수천의 ‘방황하는 혹성들 속의 토우’라고 말할 수 있다.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1995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큐레이터는 장 클레어(Jean Clair)와 디디에 오팅어(Didier Ottinger)였고, 그 해의 전시 제목은 ‘정체성과 대안성:신체의 형상(Identity and Alterity:Figures of the Body) 1895/1995’였다. 전시 타이틀의 ‘정체성’은 개

  • <류지연의 MMCA소장품이야기⑪> 김종휘 '향리' [아트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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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지연의 MMCA소장품이야기⑪> 김종휘 '향리'

    한 직종에 오래 몸담고 있다 보면 특유의 버릇이나 직업병이 생기게 마련이다. 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해온 필자의 직업병 중 하나는 일상 주변에서 미술작품이 보이면 어김없이 작가명, 작품명을 확인하거나 국립현대미술관에 작품이나 아카이브 소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미술사에서 중요한 작가의 미발표작이거나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품이 없는 작가를 발견하면 로또에 당첨된 듯 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작가 김종휘의 작품을 재발견한 계기는 매우 우연한 기회였다. 2019년 ‘갤러리 60’이 성북동에 잠시 있었을 때다. 전시를 보러 가서 갤러리 카페에서 커피를 기다리다 벽에 걸린 풍경화 소품을 발견하게 됐다. 구성과 필치가 좋아서 작가명을 물어보았더니 김종휘 작가라고 했다. 당시 갤러리 60의 김정민 대표가 김종휘 작가의 차녀임을 알게 됐고 그 뒤로 작가에 대해서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당시 국립현대미술관에는 김종휘의 작품이 2점 밖에 없었기에 김종휘의 전체 작품세계 중 시기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향리’(1987),'오향(奧鄕)'(1979),'청관(淸館)'(1959) 3점을 추가로 수집하기에 이르렀다. ‘향리’는

  • <류지연의 MMCA소장품이야기(10)> 이성자 '천년의 고가' [아트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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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지연의 MMCA소장품이야기(10)> 이성자 '천년의 고가'

    이성자의 ‘천년의 고가(古家)’는 1960년대 대지 연작 중 하나로서 한국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이성자 만의 가장 독특한 기법으로 제작된 추상화풍 작품이다. 이성자는 1918년 경상남도 진주 출신으로 진주 일신여자고등보통학교(현 진주여고)를 졸업한 뒤 도쿄 지센여자전문학교(현 지세여자대학교)에서 유학했다. 1938년 결혼 후 세 아들을 낳아 키우던 중 한국전쟁이 발발했고, 그즈음 결혼생활이 파경에 이르러 1951년 부산을 거쳐 파리로 건너갔다. 1953년 의상디자인 학교에서 공부하던 중 선생이 순수미술로 전향하기를 권유하여 아카데미 그랑드 쇼미에르에서 회화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프랑스어도 전혀 모르던 상태로 시작했던 프랑스 생활이었는데 미술 교육도 전혀 받은 적이 없는 작가였기에 타국에서의 모든 상황은 도전과 모험과 시련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성자는 재능을 인정받아 1954년부터 회화와 조각도 배우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미술가로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1956년 보자르 국립조형예술협회전에 작품을 처음으로 출품하면서 성공적으로 데뷔했고 이 시기 도자를 배우기도 했다. 1956년부터 거의 매년 개인전을 열었는데 특히 1

  • <류지연의 MMCA소장품이야기(9)> 심경자 '별전' [아트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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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지연의 MMCA소장품이야기(9)> 심경자 '별전'

    심경자(81)의 작품이 본격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시점은 1971년부터다. 그전에는 백양회를 중심으로 스승이던 김기창, 박래현, 성재휴, 이유태 등과 전시에 출품했으나 1971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연륜’으로 동양화 비구상 부문에서 문공부장관상을 수상하면서부터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었다. 1970년대 초반 한국화단의 신진세대들은 이전 세대의 산수화풍을 벗어나서 현대미술을 다루고자 하는 열망이 있었기에 국전의 동양화 비구상 부문에서는 실험적인 작업들이 많이 선보였다. 작가는 당시 나무토막, 떡살, 다식판 등을 탁본기법으로 화면에 찍어나가는 ‘탁본 기법’을 선보여 주목을 끌었는데 이러한 작품에 대해 평론가 이일은 “심경자의 ‘연륜;이 훌륭한 작품이며 섬세한 추상에 공감이 가고 동양화가 지니는 특색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1972년에는 ’반야경'으로 국전에서 특선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하이라이트는 1973년 국전이었다. 1971년부터 연이어 국전에 출품하면서 역량을 인정받았던 심경자였기에 1973년 ‘별전(別錢)’을 출품했을 때는 작품성을 인정받아 송영방 작가와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인 끝에 특선을 수

  • <류지연의 MMCA소장품이야기(8)> 이인성 '계산동 성당' [아트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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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지연의 MMCA소장품이야기(8)> 이인성 '계산동 성당'

    이인성의 첫 미술계 등단 기록은 1928년 10월, 약관 16세의 나이로 세계아동예술전람회에서 개인화 부문에 ‘촌락의 풍경’으로 특선을 수상했다는 소식이다. 제대로 된 미술교육을 전혀 받지 않은 상태에서 실력을 인정받게 된 이인성은 1928년 대구화단을 이끌었던 최초의 서양화가 단체인 ‘0과회’ 회원들을 알게 됐고, 그 중 서동진이 경영하는 대구미술사에 들어가 수채화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1929년 제 8회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작품 ‘그늘’로 처음 입선한 이후 1930년 ‘겨울 어느 날’로 입선, 1931년 ‘세모가경’으로 첫 특선, 1935년 ‘경주의 산곡에서’로 최고상인 창덕궁상을 수상했다. 나혜석은 1932년 조선미술전람회를 비평하는 글에서 이인성의 작품 ‘카이유’를 언급하면서 “작년 출품작품과 비슷한 것으로 빽이 좋았고, 색채가 선명하며 필치가 자유스러운 좋은 작품이었다. 매년 특선됨은 경하하는 바이다”라고 상찬했다.(삼천리 제 4권 제 8호,1932년 7월 1일) 일제강점기 거의 유일한 공식등단 기회로서 조선미술전람회에서의 연이은 수상은 가난한 집안 출신인 이인성이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게 한 기반이 됐다.

  • <김희영의 눈> 예술가는 언제 '예술가'가 되는가? [아트씽]

    아트씽

    <김희영의 눈> 예술가는 언제 '예술가'가 되는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한창인 호주 예술가 ‘론 뮤익(Ron Mueck): 시간의 입자’(7월13일까지)전에 전시 중인 ‘쇼핑하는 여인’은 극사실주의 조각으로, 백인 중년 여성의 고단한 삶과 육아의 무게를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실물보다 작은 크기임에도 전시장에서 보면 강한 실재감을 준다. 무표정한 여성은 코트 안쪽으로 갓난아기를 안고 있으며, 손에는 장을 본 비닐봉지를 들고, 초췌한 표정은 삶의 피로가 짙게 묻어난다. 여기 아이를 안은 또 다른 여성이 있다. 그녀는 아기를 가슴에 업은 채 두 손을 모으고, 기도의 대상을 지친 눈으로 응시하고 있다. 아기는 잠에 빠졌다. 흐린 배경은 여성의 내면에 집중하게 만든다. 최우열이 2011년 그린 작품 ‘기도’는 섬세한 붓질로 모성을 고요한 분위기로 이끈다. 두 작품 모두 현실과 육아에 지친 여성을 다루지만 ‘쇼핑하는 여인’의 질끈 묶은 머리, 무표정한 얼굴, 불균형한 자세가 관객을 불편함과 연민으로 이끄는 반면 ‘기도’는 피곤에도 아이를 품은 손을 모은 어머니의 모습이 현실 너머 응시하는 어떤 희망으로 우리를 이끈다. 론 뮤익은 어머니의 고단한 현실을 극사실주의적으로 제시하고,

  • [김보라의 음미미음]오페라에서 나온 클레의 그림들 [아트씽]

    아트씽

    오페라에서 나온 클레의 그림들

    파울 클레(Paul Klee·1879~1940)는 그의 일기장에 열 살 때 처음 본 오페라인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Il trovatore·1853년 초연)에 관한 기억을 담고 있다. 어린 소년은 오페라 속 깊은 절망에 빠진 여주인공 레오노라가 스스로 자신의 이를 뽑아내는 장면에 관한 인상을 적어두었다. 또한 학창 시절 수학 노트 한편에는 절규하는 듯한 여인이 그려져 있는데,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Lohengrin·1850년 초연)에서 살해의 누명을 쓴 여주인공이 신에게 운명을 맡기며 부르는 ‘엘사의 꿈’ 장면이다. 음악과는 뗄 수 없는 화가 클레는 그 후로 계속 오페라의 인상들을 자신만의 회화적 방식으로 재구성했다. 오르가니스트였던 증조부, 음악 교사였던 아버지, 성악을 전공한 어머니로 인하여 클레는 음악과 함께 성장했다. 일곱 살 때부터 시작한 바이올린에 대한 재능이 뛰어나 베른시립관현악단에서 특별 연주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클레가 1898년부터 1918년까지 쓴 일기장은 마치 공연의 기록인양 음악회에서 보낸 저녁 시간들로 가득하다. 그 안에는 클레의 음악에 관한 단상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부인이 된 피아

  • [김보라의 음미미음]두 예술가의 목소리, 그뤼네발트와 힌데미트 [아트씽]

    아트씽

    두 예술가의 목소리, 그뤼네발트와 힌데미트

    독일과 인접한 프랑스 알자스로렌 지방의 주요 도시인 콜마르에서 남쪽으로 26km 떨어진 곳에 이젠하임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이젠하임 제단화(Isenheim Altarpiece)’로 더 친숙한 지명일 수도 있는데 이 곳에는 중세시대 성 안토니우스 수도회에서 설립한 자선 병원이 있었다. 안토니우스는 피부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수호성인으로 예술작품 속에 종종 등장하는데, 이 병원은 맥각균에 의한 피부질환으로 죽음과 직면한 농민들을 위해 헌신했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고통받는 환자들을 치유하기 위한 상징적 역할로 병원의 예배당에 ‘이젠하임 제단화’가 제작되었다. 이 제단화는 북유럽 르네상스 시대에 독창적 화풍을 구축했던 당대 유명한 화가인 마티아스 그뤼네발트(Matthias Grünewald·1470경~1528)가 맡았다. ‘이젠하임 제단화’

  • [김보라의 음미미음]클림트, 빛으로 그린 자유의 송가 [아트씽]

    아트씽

    클림트, 빛으로 그린 자유의 송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빈으로 가다 보면 첫 눈에도 마음을 빼앗길 만한 푸른 호수를 만날 수 있다. 단지 푸르다는 표현은 언어의 빈곤함 만을 드러낼 뿐 형언할 수 없는 빛의 신비가 느껴지는 곳이다. 나 역시 그 호수의 아우라에 매료되었고, 그곳이 어둠에 빛을 더하려 했던 말러(Gustav Mahler·1860~1911)와 금빛 색채 화가로 불리는 클림트(Gustav Klimt·1862~1918)가 시간차를 두고 머물렀던 아터제(Attersee) 호수임을 알게됐다. 말러는 1893년부터 1896년까지의 여름을 이곳으로 찾아와 호수 바로 앞에 오두막을 짓고 작곡에만 전념했다. 그는 여섯 개의 가곡과 두 개의 심포니를 여기서 작곡했는데, 말러가 가장 오랜 시간 고뇌했던 교향곡 2번 ‘부활’이 이곳에서 완성됐다. 이 곡은 죽음과 삶을 관통하며 인류

  • 비상을 꿈꾼 여성 작가…이젠,날아 올랐는가? [아트씽]

    아트씽

    비상을 꿈꾼 여성 작가…이젠,날아 올랐는가?

    2024년 하반기 가장 의미있는 전시로서 필자는 서울시립미술관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 전시와 국립현대미술관 ‘접속하는 몸-아시아여성미술가들전’을 꼽는다. 이 두 전시의 공통점은 한국과 아시아 지역에서 맹렬하게 활동했던 여성미술가들의 작품을 살펴본다는 것인데, 특히 그들이 작품을 통해 메시지를 담으려는 노력만큼이나 작업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왔는지를 알게 되면서 더 감동을 받았다. 식민지와 전쟁을 치루었던 한국에서 여성미술가들의 삶과 작업 역시 20세기 후반기라고 해서 더 나아진 것 없이 여전히 열악한 현실 속에 처해있었다. 그나마 1990년대 이후 전세계적으로 공산주의의 몰락과 더불어 냉전 체제가 종식되어 새로운 문화재편의 시대가 도래하였으며 한국에서는 1980년대 독재시대가 종식됨으로써 민주화시대가 시작되었고 억눌렸던 개인의

  • [김보라의 音美美音]불멸의 전람회 된 음악 [아트씽]

    아트씽

    불멸의 전람회 된 음악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지난 6월 전국 순회공연에서 무소르그스키(Modest Petrovich Mussorgsky·1839~1881) ‘전람회의 그림’을 연주하여 관객들의 열광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유화를 보는 것만 같은 색채감 짙은 음악이었다. 그날 임윤찬은 원래 다른 곡을 연주하기로 되어 있었고 ‘전람회의 그림’은 그가 공식적으로 연주한 적 없는 곡이었다. 그런데 불과 공연 40일 전에 스무 살 피아니스트는 연주곡을 과감히 변경했다. 그 이유에 대해 임윤찬은 며칠 동안 아무런 계기없이 ‘전람회의 그림’ 전곡이 계속 머릿속에 떠오르는 경험을 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게 그는 마치 운명처럼 무대 위에서 무소르그스키와 조우하게 된다. 이 작품은 임윤찬뿐만 아니라 수많은 피아니스트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호로비츠(Vladimir Horowitz·190

  • 미국 서부를 점령한 두 명의 흑인 여성 예술가[아트씽]

    아트씽

    미국 서부를 점령한 두 명의 흑인 여성 예술가

    백인 경찰의 무차별 폭력으로 인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미국 내 흑인 인권 운동(Black Lives Matter)이 확산했고, 예술계의 다양성 요구가 더해지면서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흑인 작가에 대한 미술계의 재평가가 이어지는 중이다. 근래 들어 그 목소리가 더 커지는 추세이고 현재 미국의 주요 미술관에서는 흑인 작가에 대한 조명이 활발하다.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도시인 로스앤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현재 흑인 여성 작가 전시들이 한창이다. LA에서는 조각가 시몬 리 (Simone Leigh)의 입체 작품을 ,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초상화로 유명한 에이미 쉐랄드(Amy Sherald)의 평면 작업을 볼 수 있는 대조적인 매체 경험이 흥미롭다. LA카운티미술관(LACMA)에서 열리고 있는 시몬 리의 대규모 회고전은 원래 2019

  • 메디치의 후예, 저축은행재단 [아트씽]

    아트씽

    메디치의 후예, 저축은행재단

    이탈리아의 은행의 뿌리는 지역사회와 깊은 관계가 있다. 역사적으로 저축은행(Casse di Risparmio, Savings Banks)이나 ‘자비의 산’(Monte di Pietà)과 같은 기관은 지역사회 복지와 사회적 지원을 위해 설립됐다. 이런 전통은 은행이 현대 금융 기관으로 발전한 이후에도 계속 이어져 왔다. 일반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이 자선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가톨릭 국가로서의 이탈리아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과 깊은 관련이 있다. 가톨릭교회의 사회적 책임과 자선 정신은 저축은행들의 자선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복지와 발전에 기여한다. 즉 이탈리아 은행은 저축의 관리, 이익 및 소득 창출 외에 부의 재분배라는 중요한 사회적 기능을 담당해 왔다. 1990년 이후 저축은행 재단으로 개편된 이후 현재 8

  • [김보라의 음미미음]화가 샤갈의 음악 부케 [아트씽]

    아트씽

    화가 샤갈의 음악 부케

    세 번째 밀레니엄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Palais Garnier)’의 무대를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1756~1791)의 마지막 오페라 ‘마술피리’가 채우고 있었다. 이반 피셔(Ivan Fischer·1951~ )가 이끄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소프라노 나탈리 드세(Natalie Dessay·1965~ )가 투혼으로 부른 밤의 여왕 아리아 ‘지옥의 복수심이 내 마음에 끓어 오르고’가 특별한 기억으로 남은 공연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건, 극장의 천장에서 모차르트의 음악을 그대로 품고 있던 또 하나의 ‘마술피리’! 그것은 바로 샤갈(Marc Chagall·1887~1985)의 작품 안에 있었다. 발레나 오페라를 보지 않더라도 파리에 간 수많은 사람들이 오페라 가르니에를 방문한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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