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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은 특파원의 딩동 베이징
연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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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간의 노동절 연휴가 시작된 이달 1일 중국 베이징 시내 중심가 왕푸징의 한 대형 쇼핑몰 1층. 인산인해 속에서도 유독 많은 인파가 몰린 가게로 따라가 보니 휴대폰을 높이 쳐든 사람들 사이로 판다 로봇과 로봇 개가 묘기를 부리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무대가 열린 곳은 연휴 특수를 노리고 전날 막 영업을 시작한 유니트리의 첫 직영 판매점이었다. 기자 입장에서는 새롭지 않았으나 삼삼오오 모인 아이들과 부모들의 눈빛은 호기심과 경외감으로 반짝였다. 요즘 중국에선 어딜 가든 로봇 붐이다. 어떤 박람회를 가든 로봇이 메인 부스를 차지하고 심지어 로봇 마라톤·올림픽처럼 아예 로봇만을 위해 만들어진 행사들도 많다. 당장 이번 연휴 기간에도 항저우에서 세계 최초 로봇 경찰팀이 실전에 투입돼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인간을 위한 노동절마저 로봇이 주인공이 되는 광경을 보니 얼마 전 출장에서 만난 한 중국 기자의 말이 문득 떠올랐다. 중국 기술 굴기의 중심지인 선전에서 온 그는 조만간 로봇 마라톤을 취재하러 가야 한다는 내 말에 대뜸 “로봇이 싫다”고 했다. 안 그래도 일자리가 없어 난리인데 로봇이 이렇게 확산되면 젊은 사람들은 어떡하냐는
‘百年科學城 奮鬪每一天(백년과학성 분투매일천)’ 백년의 과학성에서 매일을 분투한다. 이달 9일 방문한 중국 베이징 화이러우 과학성 본관 1층 로비를 장식한 문구다. 도심에서 1시간 30분가량 북동쪽으로 떨어져 있는 이곳에 베이징시는 2019년 연구시설은 물론 주거·문화·의료까지 갖춘 기초과학 클러스터를 조성했다. “100년 과학도시로 키우겠다”는 선언과 함께다. 언뜻 진부해 보이지만 그간 봐온 중국을 가장 잘 설명하는 문구라는 생각이 들어 무의식적으로 셔터를 눌렀다. 부임 3개월도 채 되지 않았지만 현장을 다니며 느낀 점은 분명하다. 중국은 모든 계획을 최소 수십 년 단위로 세우고 이에 맞춰 자원을 배분한다. 수도 베이징만 보더라도 2035년 세계 최고 과학기술 혁신도시 도약을 목표로 2017년 ‘3성 1구’ 과학 클러스터 계획을 수립했다. 이후 화이러우 과학성(기초과학), 창핑 미래과학성(기업 주도 응용연구), 중관춘(첨단기술 창업), 이좡 경제기술개발구(첨단기술 생산·실증)를 축으로 60여 개 특화 단지까지 구축했다. 정부가 큰 틀을 설계하고 자본을 투입하면 지방정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인재를 유치하고 성과를 낸다.
최근 방문한 중국 최북단 헤이룽장성 헤이허의 HL만도 동계 테스트장은 영하 30도 혹한을 뚫고 달리는 중국 전기차들로 분주했다. 처음 들어본 중소형 브랜드마저 눈밭 위에서도 흔들림 없는 승차감을 뽐냈다. 더 인상적인 것은 개발 속도였다.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들이 신차 개발에 최소 24개월을 들이는 데 비해 중국 고객사들은 14~18개월이면 새 모델을 내놓는다고 회사 관계자는 귀띔했다. 일정이 워낙 타이트하다 보니 춘제 연휴를 반납하고 일하는 엔지니어들도 적지 않다고 했다. 춘제 때 보통 2주, 최대 한 달까지 쉬는 중국인들의 풍습을 생각하면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는 광경이다. 비슷한 시기 취재 현장에서 우연히 친해진 한 대학생 인턴기자와 주말에 도심 나들이를 갔다. 대학을 다니는 저장성에서 하도 인턴을 구할 수가 없어서 베이징까지 올라왔다는 그는 하루 50위안(약 1만 원)을 받고 일하지만 출근만 있을 뿐 퇴근 시간은 따로 없다고 했다. 오후 6시가 다 돼가는 시간에 길거리에서 함께 중국의 떡볶이 격인 ‘카오렁미엔’을 먹고 있을 때도 휴대폰은 끊임없이 울렸다. 결국 음식을 반도 먹지 못한 채 사무실로 향한 그는 “그래도 무
12년 전 떠난 중국 땅을 다시 밟은 지 딱 3주 차다. 꼬박 12간지를 한 바퀴 돌고 다시 마주한 이곳의 변화는 신문으로 틈틈이 접해온 것보다도 크다. QR코드 하나로 모든 결제가 해결돼 현금을 받으면 위폐부터 의심하던 시절이 전생처럼 느껴질 정도다. 애플이 줄곧 꿰찼던 백화점 1층 황금 자리는 물류 거인 ‘징둥(JD)’이 운영하는 국산 가전 매장으로 탈바꿈했다. 겨울 내내 방진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했던 날들이 무색하게 요즘 베이징의 하늘은 연일 티 없이 맑다. 하지만 급격한 발전에는 경외심과 함께 의문이 뒤따르는 법. 최근 참석한 한 행사에서의 일화가 단적인 예다. 짐 보관을 위해 찾은 사물함에는 무려 안면 인식 시스템이 적용돼 있었다. 얼굴 스캔부터 사물함 자동 배정까지 불과 수 초밖에 걸리지 않아 사물함 위치를 찾는 데 오히려 시간이 더 걸렸다. 함께 있던 타사 기자는 요즘 대부분 관광지에서 동일한 기술이 적용돼 있다고 귀띔했다. 일상 깊숙이 파고드는 편리함에 감탄하면서도 베이징에만 100만 대가 족히 넘게 설치된 폐쇄회로(CC)TV가 떠올라 간담이 서늘해진 건 기자만이었을까. 쿠팡보다 다섯 발쯤은 앞선 듯한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