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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주총의 교훈과 과제

지난 12일 열린 SK㈜의 주주총회는 최태원회장을 중심으로 한 기존 대주주들이 국내 기관투자가들과 소액주주들의 지원에 힘입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소버린측 관계자가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고 말한 데서 알 수 있듯이 경영권 도전은 최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으로 넘어갔다. 현재 상장돼 있는 대기업 기운데 적대적 M&A에 취약한 기업이 많기 때문에 외국 금융자본과 국내 대주주가 경영권을 놓고 벌이는 결전이 수시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사태는 재벌이란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한국 자본주의의 진로와도 연계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금융자본은 단기 수익 극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가의 기간산업이 그 같은 헤지펀드의 지배를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는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지배와 마찬가지로 긍정적 효과보다 부정적 효과가 많다. 소버린의 경영권 도전이 결과한 가장 긍정적 효과는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경영투명성의 확보다. SK가 부실경영에 책임이 있는 경영인을 교체하고 사외이사 비중을 70%로 확대한 것이나, 소버린의 투자이후 SK의 주가가 6배나 오른 것 등은 `소버린 효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정부는 외국인투자 관련정책을 하루빨리 수정ㆍ보완해야 할 것이다. 적대적 M&A를 활성화시키면서 경영권 안정을 도모하는, 어찌보면 상반되는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과제로 전문적이고 세심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국내 재벌그룹도 반성하고 스스로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업을 대주주의 사유물로 인식하는 경향이 여전히 존재하는 있는 것을 부인키 어렵다. 또 불법대선자금 수사에서 드러났듯이 기업주들은 아직도 기업 돈을 오너의 쌈짓돈으로 생각하고 비자금 조성을 예사로 하고 있음이 입증되었다. 이번 SK㈜ 주총에서 경영권을 사수한 최태원회장측은 비록 정관개정안 처리가 무산됐지만 투명경영위원회 신설과 사외이사 과반수 이상 등은 이사회 결의로도 가능하므로 신속히 지배구조개선의 취지를 살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 경영진은 또 소버린측과도 협의를 계속해 기업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 것이 기업과 경영진, 주주 3자가 모두 윈-윈하는 길이다. SK경영진은 소액주주들과 기관투자가들이 토종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국내 경영진 편을 들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만약 앞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에 앞서 그들이 먼저 경영권을 바꾸려 할 것이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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