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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밭길’ 네타냐후...5연임 성공 청문회가 분수령

네타냐후 내달 2~3일 예정 청문회 생중계 요청

검찰 “법적 근거 없다”며 거부

혐의 방어 성공 시 연정 구성 힘 받을 듯

실패 시 정치생명 보존도 어려울 수 있어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간츠 청백연대 대표./AFP연합뉴스




총선 재선거 패배 이후 연정 구성권 확보로 5연임 불씨를 살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기소 여부가 조만간 결정된다. 검찰이 네타냐후 총리를 기소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상황에서 기소 전 마지막 절차인 청문회가 총리직 유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과 예루살렘포스트(JP)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부패 혐의 관련 청문회가 내달 2일~3일 열릴 예정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할리우드 거물 등에게 정치적 호의를 대가로 수십만달러 규모 선물을 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뿐 아니라 기소 가능성을 밝힌 검찰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청문회를 앞두고 검찰과 총리는 장외공방을 통해 한차례 기 싸움을 벌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6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동영상에서 “3년 동안 (나의 혐의에 대한) 부분적이고 편향적인 (내용) 유출이 넘쳐나 대중이 모든 것을 들을 때가 왔다”며 “나는 검찰총장에게 청문회를 생방송으로 공개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총리의 제안을 일축했다. 아비차이 만델블리트 검찰총장은 네타냐후 총리의 제안 이후 현지 방송사인 채널 13에 출연해 “이번 요구는 전례가 없고, 법적 근거도 없다”며 “청문회의 목적은 국민을 납득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 측이 검찰에 단 한장짜리 변론서를 보낸 것을 언급하면서 “네타냐후 총리 변호인단은 자신들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을 이미 알고 있는 허황된 요구를 하는 대신 법적 의무를 준수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상세한 증거를 제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비판 수위를 올리기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에게 연정구성권을 부여한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AFP연합뉴스




여론을 돌리지 못할 경우 사실상 총리직 유지가 힘든 만큼, 네타냐후 총리는 청문회에 직접 출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델블리트 검찰총장이 지난 2월 성명을 내 수사 과정에서 수집한 증거를 검토한 결과 네타냐후 총리를 부패 혐의로 기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어 검찰의 공세도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네타냐후 총리가 청문회에서 자신의 혐의를 잘 방어할 경우 연정 구성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미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으로부터 연정 구성권을 부여 받은 상황이다. 네타냐후 총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최장 42일이다. 앞으로 28일 이내에 다른 정당과 연정을 이뤄야 하지만, 협상이 지연될 경우 대통령에게 14일간 추가 협상시한을 요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총선에서 제1당이 된 청백당(청백연대)가 “부패 정치인과는 연정 구성을 할 수 없다”며 네타냐후가 이끄는 리쿠드당과의 대연정을 거부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을 수립하지 못하면 정부 구성권은 간츠 대표에게 돌아간다.

부패 이미지에서 벗어날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한다면 청백연대가 연정 불참 의사를 철회할 수도 있다. 이스라엘법상 총리가 기소되더라도 사임할 필요는 없어 청백연대가 연정에 참여할 경우 기소를 막아 줄 든든한 후원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정치적 공세로만 일관할 경우 기소와는 상관 없이 연정 구성에 실패해 총리직을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총리직 유지 실패에 검찰 기소까지 더해질 경우 정치 생명을 보존하기 힘들 수도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구성에 실패하거나 기소될 경우 간츠 대표가 총리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지만, 청백연대 역시 연정 구성을 위한 의회 과반 의석(61석)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아 자칫 3차 총선을 치러야 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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