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설계도면을 빌려서 조선업을 시작한 지 반세기 만에 조선 설계기술을 수출하는 쾌거를 일궜다.
현대중공업은 17일 사우디 합작조선소인 ‘IMI(International Maritime Industries Co.)’와 초대형유조선(VLCC) 도면 설계기술 판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중공업은 IMI에 VLCC 기본·상세 설계도면, 설계지원, 기술컨설팅 등 설계 전반에 대한 노하우를 제공할 계획이다. 앞으로 IMI가 건조하는 VLCC 1척당 일정금액의 로열티를 받는 조건이다. 선박을 수주하며 설계기술을 지원한 적은 있어도 로열티를 받고 설계기술을 수출하는 건 회사 설립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971년 말 영국의 스콧리스고(Scott Lithgow)사에서 26만톤급 VLCC 2척의 설계도면을 빌려 첫 선박을 건조했던 현대중공업이 거의 50년 만에 설계기술을 수출하는 회사로 성장한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설계기술 지원을 조건으로 선박 수주에 나선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로열티를 받으며 설계기술을 수출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세계 1위 조선사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이와 함께 IMI, 사우디 국영 해운사인 바흐리와 31만9,000톤급 VLCC 1척에 대한 건조계약도 체결했다. 이 선박은 IMI 출범 이후 첫 건조계약으로 울산 조선소에서 건조돼 오는 2021년 하반기에 인도될 예정이다.
IMI는 한국조선해양, 사우디 아람코, 바흐리, 람프렐 등이 투자한 합작회사다. 오는 2020년까지 사우디 동부 라스 알헤어 지역에 선박 및 해양플랜트, 엔진 등을 제작할 수 있는 초대형 조선소로 건립될 계획이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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