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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 내기에서 이기려면?

대통령 선거 베팅하시죠..이번에 이겨보세요
1. 지지율과 득표율은 다르다
2. 2일 실시된 여론조사, 선거당일 민심과 달라
3. 프레임 변화와 동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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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여론조사읽어주기, 문재인, 안철수, 심상정, 유승민



5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 내기에서 이기려면?
*자료 : 미디어리서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미디어리서치는 조사기간 2012년 12월 12일, 집+휴대전화 RDD, 95%신뢰수준에 ±3.1%포인트


5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 내기에서 이기려면?
5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 내기에서 이기려면?


#직장인 김모씨는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대선 D-5일인 4일, 직장 동료들과 오는 9일 치러지는 19대 대통령 선거를 두고 내기를 했기 때문이다. 1위 후보의 이름과 그의 득표율을 가장 가깝게 맞추는 사람에게 판돈을 몰아주는 ‘몰빵’방식이다. 1인당 판돈은 5만원(이른바 오만원빵), 같은 부서 직원이 자신 빼고 10명이니 잘만 하면 한번에 50만원의 거금을 손에 쥔다. 대박까지는 아니지만 한달 용돈으로는 충분한 돈이다.

당선자가 사실상 확정된 상태에서 남은 것은 득표율 맞추기다. 5만원이라는 거금이 걸린 만큼 무작정 찍을 수는 없는 법. 김씨가 득표율을 합리적으로 예측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1. 득표율≠지지율=여론조사 기관의 지지율이 득표율과 같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지지율과 득표율은 개념부터 다르다. 지지율은 여론조사 대상자 중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힌 비율이다. 반면 득표율은 투표를 한 사람 가운데 특정 후보에게 표를 준 사람이다.

두 개념의 차이를 푸는 열쇠는 ‘부동층’에 있다. ‘부동층’의 대부분이 투표장에 가지 않는다고 가정해보자. 이들은 실제 선거에서 ‘기권’한 사람들이다. 여론조사는 부동층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하지만, 득표율에는 기권자가 빠진다. 수식으로 풀어 보자. 대선 후보가 A, B 두 명인 상황에서 유권자 1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다. 이 가운데 4명은 A후보 지지를, 3명은 B후보 지지를, 남은 3명은 부동층(모름/무응답/ 없음) 이라고 하자. 그럼 A 후보 지지율은 40%[4/(4+3+3)*100]다.

만일 실제 선거에서 A후보 지지자는 A에게 표를 주고 B후보 지지자는 B를 찍고 부동층은 투표를 하지 않았다(기권)고 가정하면, A 후보의 득표율은 57.14%[4/(4+3)*100)다.

과거 사례를 보자,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공표 가능한 여론조사를 실시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2012년 12월 12일 미디어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47.1%,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43.4%였다. 부동층은 8.5%.

실제 선거결과는 유권자 4,050만7,842명 가운데 3,072만1,459명이 투표(투표율 75.84%, 기권 978만6,383명)했다. 투표자 중 1,577만3,128명은 박근혜 후보에게, 1,469만2,632명은 문재인 후보에게 표를 던졌고, 무효처리된 표는 12만6,838명이다. 이에 따라 박근혜 후보의 득표율은 51.55%가 된다. 계산법은 [득표수/유효투표수*100, 유효투표수=투표수-무효표]=[1,577만3,128/(3,072만1,459-12만6,838)*100]. 같은 계산법으로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은 48.02%가 된다.

박근혜 후보의 득표율은 지지율에 비해 4.4%포인트, 문 후보의 득표율은 지지율보다 4.6%포인트 오른 것이다. 이는 지지율 계산시에는 분모에 부동층이 포함되지만, 득표율 계산시에는 분모에 기권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나오는 결과다.

따라서 여론조사를 통해 득표율을 예측하려면 분모에서 부동층을 제외해야 한다. 하지만 부동층이라고 해서 모두 투표장에 가지 말라는 법이 없고, 적극적 투표층이라고 해서 반드시 투표장에 간다는 보장은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2. 유권자의 변심은 무죄=여론조사 설문 문항을 보자. 대부분 이런식이다. “내일이 대통령 선거일이라면, 다음 사람 중에서 누구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 공표 가능한 여론조사의 마지막 조사 일시가 지난 2일이었으니, 이 질문은 다음과 같이 바꿀 수 있다. “3일이 대통령 선거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 3일날 A 후보에게 투표한다고 답한 사람이 실제 투표일인 9일에도 A후보에게 투표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 사이에 어떤 사건이 벌어질지 어떤 심경의 변화가 일어날지는 알 수 없다. 마지막 선거 여론조사를 토대로 득표율을 추정하면 실패할 확률이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일주일간 여론조사가 금지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론조사는 틀리는 게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항변한다. 선거 일주일 전인 2일날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 9일날 선거 결과와 비교해 “여론조사가 맞았네 틀렸네” 평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3. 남은 변수는?=그렇다면 2일날 실시된 여론조사에 지지율과 득표율의 차이를 감안하고, 그에 더해 남은 일주일간의 깜깜이(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동안 일어나는 민심의 변화를 나름의 판단 기준으로 예측해 득표율을 맞춰야 한다.

현재까지 드러난 변수를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정권교체’프레임에 맞선 ‘보혁대결’ 프레임의 부상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이 빠지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추세인 것은 프레임의 변화 탓으로 볼 수 있다. 남은 5일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 후보, 홍 후보간의 프레임 대결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감안해야 한다. 또 하나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존재다. 두 자릿수 득표율을 목표로 삼고 있는 심 후보가 막판 뒷심을 발휘하면 문 후보에게 불리하다. 유 후보에 대해서는 ‘동정론’이 만만찮다.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 있다”며 마지막 TV토론에서 보여준 ‘감성 연설’이 ‘약자’에게 후한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했다. ‘동정표’가 의외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건 선거판의 정설이다. 유 후보의 막판 선전이 다른 후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계산하기 어렵다. 같은 보수후보인 홍 후보와 유 후보의 표를 갉아먹을 가능성이 크지만, 주로 20대 사이에서 동정론이 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문 후보의 표도 일부 유 후보로 이탈할 수 있다. 유 후보는 4일 서울 신촌과 건대 등 주로 젊은층이 많은 대학가를 돌며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한가지 더. 여론조사에서 나온 적극적 투표층의 비율과 실제 투표율간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그 외에 선거판에는 예측할 수 없는 너무나 많은 변수들이 있다. 가짜뉴스는 그 대표적인 예다.

너무 복잡한가? 어쩌면 이렇게 복잡하게 계산하기 보다는 그냥 찍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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