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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누리호 발사 위성 덮개(페어링) 분리 확인
산업 IT 2021.10.21 17:06:50 -
우리 기술로 날았다…누리호 '절반의 성공'
산업 IT 2021.10.21 17:01:07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1일 오후 5시 이륙 후 1단, 페어링, 2단 분리, 위성 모사체 분리 등의 모든 비행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발사 성공 여부의 최종 판단은 데이터 분석 후에 내려지지만, 지금까지 정보로는 정상적으로 시퀀스가 진행된 것으로 보여 성공 기대를 높이고 있다. 누리호는 이날 오후 3시 35분 연료 탱크 충전을 완료했으며 오후 4시 5분쯤 산화제 탱크 충전을 끝냈다. 오후 4시 24분 발사체 기립 장치 철수가 완료됐으며 오후 4시 50분부터 10분간 발사자동운용(PLO)을 가동한 뒤 이륙했다. 누리호는 발사 후 127초가 지난 오후 5시 2분께 고도 59㎞에서 1단이 분리됐다. 오후 5시 4분에는 누리호에 탑재된 위성모사체(더미 위성)을 보호하는 덮개인 페어링이 분리됐다. 같은 시각에 2단 엔진 정지가 확인됐으며 3단 엔진 점화도 확인됐다. 오후 5시 6분 누리호는 비행 고도 500㎞를 돌파했고 5시 8분에는 비행 고도 600㎞를 돌파했다. 오후 5시 12분에는 누리호 3단 엔진 정지가 확인됐다. 오후 5시 15분에는 위성모사체가 정상 분리된 것이 확인됐다. -
연료·산화제 주입하며 발사 준비하는 누리호
산업 IT 2021.10.21 15:24:00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의 발사가 오후 5시로 결정됐다. 용홍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브리핑룸에서 직전 개최된 발사관리위원회 결과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용 차관은 "누리호 발사를 위한 기술 준비 상황과 기상 상황, 우주물체 충돌 가능성을 종합적 검토해 오후 5시 정각으로 발사 목표 절차를 진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면서 "당초 오후 4시에 예정됐었으나 발사체 하부 시스템 및 밸브 점검에 추가 시간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한편 누리호는 오늘 오후 3시 40분부터 연료를 충전하고 발사 10분 전인 오후 4시 50분에 발사자동운용에 들어간다. 이 단계에서 수동으로 정지는 불가능하지만, 스스로 이상을 감지하면 자동 정지된다. -
[속보]‘누리호’ 오후 5시 발사 최종 결정
산업 IT 2021.10.21 14:34:54‘누리호’ 오후 5시 발사 최종 결정 -
과학기술·경제·안보까지···한국형발사체(누리호)의 꿈
산업 IT 2021.10.21 11:38:27우리나라가 오늘 오후 4시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누리호)를 쏘아 올린다. 누리호는 수많은 과학기술 난제를 극복하고 탄생했다. 토종 기술로 개발한 누리호는 기술과 산업, 나아가 안보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누리호에 관한 궁금증을 일문일답으로 알아본다. -드디어 한국형 발사체를 처음으로 발사하게 되는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오늘 1.5톤 더미(모사체 위성)를 실은 누리호를 남쪽 해상으로 발사해 700㎞ 상공에 띄운다. 다만 첫 발사라 정식 위성을 탑재하지는 않는다. -우주 발사체를 향한 우리나라의 30년 숙원이 오늘 이뤄지나. △누리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2조 원가량 들여 12년 가까이 개발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우주발사체 개발을 위해 나선 지 30여 년 만에 홀로서기의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 1991년 말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에 견학 수준을 조금 뛰어넘는 정도의 기술 연수에 나섰던 때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우리는 그동안 미국 주도의 미사일 기술 통제 체제(MTCR)와 국방 관련 수출입 규제(ITAR)로 인해 우여곡절이 많았다.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면 세계 7번째 중대형 액체 로켓엔진 개발 국가가 된다고 하는데. △그렇다. 우주 발사체 자립 국가는 더 많다. 러시아(1957년), 미국(1958년), 유럽(1965년), 중국·일본(1970년), 인도(1980년), 이스라엘(1988년), 이란(2009년), 북한(2012년)은 우주발사체 자립에 성공했다. 이 중 이스라엘·이란·북한은 상대적으로 위성 발사 능력이 소형에 그친다. -그렇다면 누리호를 과학기술적으로 분석해보자. 우선 누리호의 구성은 어떻게 돼 있나. △누리호는 75톤 추력을 내는 로켓엔진 4개를 클러스터링해 핵심인 1단부(대기권 돌파용·고도 59㎞ 분리)로 사용하고 75톤 엔진 1개와 7톤 엔진 1개를 각각 2단부(고도 258㎞ 분리)와 3단부(700㎞ 궤도 안착용)로 쓴다. 2018년 말에 바로 이 75톤 엔진을 공개적으로 시험발사했었다. -누리호는 높이도 아파트 15층 높이라고 하던데. △높이는 47.2m, 중량은 200톤(연료 56.5톤, 산화제 126톤)이다. -2013년에는 나로호도 발사했었는데 차이점은 뭔가. △앞서 두 차례의 실패 끝에 지난 2013년 1월 성공한 나로호는 핵심인 1단 로켓을 러시아제로 써 우리 기술만으로 설계·제작·시험을 이루지 못했다. 그나마 100㎏급 위성을 300㎞ 상공에 올리는 수준이었다. 누리호는 설계·제작·시험·발사 운용 등 전 과정을 우리 기술로 진행했다. -누리호 발사가 오늘 꼭 성공해야 하는데 관건은 뭔가. △연료와 산화제, 즉 추진제를 담는 곳이 탱크인데 지상에서 솟구칠 때 이것이 안정적으로 연소해야 하고 누리호가 대기권을 통과할 때 보호 덮개인 페어링이 잘 분리돼야 한다. -연료와 산화제가 안정적으로 타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얘기인데. △누리호는 핵심인 1단부의 75톤 엔진 4개가 똑같이 추진력을 내면서 연료와 산화제를 담은 추진제 탱크(높이 10m, 직경 3.5m)로 연결되는 게 중요하다. 이 탱크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특수 알루미늄 합금을 2㎜ 두께로 아주 얇게 만들었다. 누리호는 300여 개의 크고 작은 기업이 참여해 만든 총 37만 개의 부품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정부와 항우연은 당초 누리호의 1·2차 발사 시기를 올 2월과 10월로 잡았다가 21일과 내년 5월로 조정했다. -그렇게 탱크가 얇은데 발사과정에서 그 뜨거운 고열을 견디나. △그렇다. 연료 점화를 위한 액체 산소의 온도가 영하 183도나 되고 엔진 화염은 무려 3,300도에 달하는데 이것을 견뎌야 한다. 이를 통해 엄청난 양의 추진제를 안정적으로 연소시켜 가스를 얻는 게 발사 성공의 관건이다. -페어링도 잘 분리되는 게 중요한데. △누리호가 고도 59km 부분에서 핵심인 1단 로켓이 분리된 후 보호 덮개인 페어링이 잘 분리돼야 한다. 앞서 나로호는 실패 원인 중 하나로 페어링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것이 꼽혔다. -누리호 발사가 갖는 산업·경제적 파급 효과도 클텐데. △우주 발사체와 위성 개발에 적용된 기술은 전기 전자, 소재, 통신, 에너지, 의료, 항공, 3D프린팅, 건축 등 다양한 연관 산업에 활용될 수 있다. 실례로 터보 펌프 기술을 극저온 액화천연가스(LNG) 운송 선박에 활용하는 식이다. -미국도 1960년대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유인 달 탐사를 위한 아폴로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과학기술 발전이 더 이뤄지지 않았나. △그렇다. 문샷형(미래를 향한 파괴적 혁신) R&D와 기업가 정신 고취 효과가 있었다. 기업가 정신은 모험정신, 도전정신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한 창조적 파괴 아니겠나. -구체적으로 예를 든다면 우주인의 식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개발(R&D)을 하다가 정수기·전자레인지 기술이 나올 수 있었다는 얘기도 있던데. △맞다. 병원에서 필수적인 자기공명영상장치(MRI)나 컴퓨터단층촬영(CT) 기술도 우주 기술에서 파생됐다고 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도 위성항법장치 위성이라는 우주 기술이 있기에 가능하다. 우주 기술은 방송통신, 환경 분석, 재난재해 정보제공뿐 아니라 우주인터넷, 우주 관광, 바이오 생명과학, 인공지능(AI)·3D프린팅, 신재생에너지, 건축 등으로 파급효과가 나타난다. 국방 측면에서도 위성과 발사체 기술은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누리호를 발사하면 국내 위성을 자체 발사하게 되는 것인가. △그것은 아니다. 최소 몇년 간은 그렇게 하기 힘든 실정이다. 안정성과 경제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누리호에 1.5톤 더미를 싣고 띄운다. 내년 5월 2차 발사 때는 1.3톤 더미와 200㎏의 성능 검증 위성을 탑재하게 된다. 그 이후에는 누리호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오는 2027년까지 네 차례 추가로 발사한다. -계속 누리호의 성능을 개량하다 보면 위성 발사 대행 서비스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누리호가 성공해도 최소 몇 년이 지나야 우리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다. 실상 국제 위성 발사 시장에서 누리호가 국제 경쟁력을 갖기가 매우 힘들다. 현재는 미국 스페이스X와 유럽 아리안스페이스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 다만 정부는 누리호 이외의 소형 발사체를 개발해 2025~2030년 500㎏ 이하의 소형 위성을 저궤도에 발사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나아가 2030~2040년에는 우리 발사체로 저궤도에 대형 위성을 보내고 3만 6,000㎞ 상공의 정지궤도 위성까지 띄운다는 목표다. -정부는 2030년 달 착륙선을 보낼 때도 누리호의 성능을 높여 쓰려고 하지 않나. △맞다. 누리호 성능을 개선해 쓰려고 한다. 하지만 지난 8월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 예비 타당성 검토에서 누리호 후속 연구개발(R&D) 이 전액 삭감됐다. 보완작업을 거쳐 다시 한 번 예탸를 받아 관련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내년 8월 달 궤도 탐사선을 어떻게 보내나. △내년 8월 미국 스페이스X 발사체를 활용해 발사한다. 이 때 2030년 달 착륙 후보지 등을 물색한다. -누리호 개발은 안보 측면에도 영향이 있지 않겠나. △영향이 있다. 우리가 위성뿐 아니라 우주 발사체 쪽에서 능력을 과시하는 효과가 있고 그동안 발사체 쪽에서 국방부와 과기정통부 간 협조가 이뤄지지 못했는데 양 측의 협조를 촉진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누리호는 액체 연료 발사체라 신속성·기동성이 중요한 군사용으로는 쓸 수 없다. 군용인 고체 연료 발사체보다 추력은 크지만 발사 수십 분 전 추진제(연료·산화제)를 주입하고 발사도 한자리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군에서는 주로 고체 연료 발사체를 쓰는가. △그렇다. 고체 연료 발사체는 추진제를 미리 넣어 장기 보관하고 이동식 발사도 가능하다. 물론 군용 목적의 액체 발사체도 있다. 다만 추진제의 장기 보관이 용이하도록 탱크를 추가 처리하고 지하 발사 설비를 구축해야 한다.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미사일 개발 족쇄 해제와 아르테미스 협정(미국 주도의 국제 달 탐사 프로젝트) 가입이 이뤄지면서 발사체 쪽 개발 촉진 효과가 있지 않나. -맞다. 국방부와 과기정통부는 2024년 75톤급 고체 연료 2단 우주 발사체로 소형 위성과 다수의 초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쏴 올릴 계획이다. 현재 항우연과 국방부 산하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기존 위성 분야뿐 아니라 발사체에서도 협력의 길을 트게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시야를 확대해 중국과 일본을 보면 중국은 지금 화성정복에 도전하고 일본은 소행성 탐사를 하고 있는데. △그렇다. 미국과 우주패권을 다투고 있는 중국은 우주굴기를 펴며 달과 화성 정복에 나서고 지구궤도의 우주정거장을 구축 중이다. 우주 발사체도 가장 많이 발사하고 있다. 일본도 지구에서 3억㎞나 떨어진 소행성 시료를 채취할 정도로 우주 발사체 강국이다. 나중에 소행성에서 희귀자원 채취 등을 위해서다. -결국 한국형 발사체(누리호)를 쏘아 올리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데. △우리나라는 위성은 세계 7대 강국으로 평가되지만 우주발사체는 이제서야 홀로서기 단계다. 미국·유럽·중국·일본에서는 민간이 우주개발과 상업화에 나서는 뉴 스페이스가 트렌드이다. 누리호 개발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전체 조립,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엔진 설계, 현대중공업이 발사대 구축에 나섰다. 제조·설계·조립·용접 등에 300여 개의 중소기업이 참여했다. 그런데 정부에서 발주하는 용역사업만 해서는 안 된다. 우주기업들이 자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게 과제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도 우주 관련 모태펀드 조성 등 생태계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 그동안 정권따라 우주 컨트롤타워 부재로 정책의 부침이 있었다. 차기정권은 우주전담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
"우주로 가자"…누리호 발사에 우주항공산업株에 쏠린 관심
증권 국내증시 2021.10.21 06:00:00국내 기술력으로 만든 발사체와 발사체 엔진이 탑재된 ‘누리호(KSLV-II)’이 발사를 앞두며 우주산업과 우주항공 관련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누리호 발사를 기점으로 성공 여부에 따라 국내 우주산업 성장 관련주들의 주가 향방이 결정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누리호는 이날 오후 4시 경 1차 발사를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누리호는 추진제와 전기를 공급는 엄빌리칼 설비와 연결을 끝냈으며, 기밀 시험이 진행됐다. 누리호는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발사체다. 지난 2010년 3월 개발사업에 착수해 2018년 11월 28일에는 엔진시험 발사체 발사, 지난 3월 25일에는 누리호 인증모딜(QM) 1단부 엔진 종합연소시험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누리호 발사에 성공할 경우 한국은 세계에서 7번째로 실용위성을 자력으로 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하는 나라가 된다. 누리호 발사로 항공 우주 관련 종목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술만을 활용해 제작한 첫 발사체인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된다면 글로벌뿐만 아니라 국내 우주산업 역시 성장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률은 30~40%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누리호 발사가 지연되거나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날 경우 관련 종목들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한 우려감에 지난 20일 우주항공산업 관련 종목들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전일보다 5.5% 하락한 4만8,100원에 거래를 끝냈고, AP위성(-8.02%), LIG넥스원(079550)(-3.38%), 쎄트렉아이(099320)(-6.38%), 한국항공우주(047810)(-3.25%), 한화시스템(-4%) 등도 줄줄이 하락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항공기엔진, CCTV, 칩마운터 등 민수부문에서의 약진과 K9자주포, 레드백 장갑차 등 군수부문에서 의미 있는 진전에 더해 항공우주 부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증가 등이 주가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했다”며 “이번 발사가 성공한다면 한국은 세계에서 7번째로 무게 1톤 이상의 실용위성을 자체발사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게 된다”고 말했다. -
한화가 '누리호 심장' 만들고 KAI가 조립하고
산업 기업 2021.10.20 17:55:26국내 기술로 완성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의 발사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누리호 개발 사업에 참여한 국내 기업은 300여 곳으로 투입된 인력은 500여 명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누리호 개발을 계기로 역량을 쌓은 민간이 우주 산업을 주도하는 한국판 ‘뉴 스페이스’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21일 발사 예정인 누리호 개발 사업에 참여한 국내 주요 기업은 한화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300여 개에 달한다. 정부는 누리호 개발 초기 단계부터 산·연 공동 연구 센터를 구축하고 기술이전 지원에 힘써왔다. 실제 누리호 전체 사업비의 80%에 해당하는 1조 5,000억 원이 참여 기업에 쓰였다. 지난 2014년부터 일찌감치 누리호 사업에 참여한 KAI는 사업에 함께한 300여 개 기업의 제품으로 누리호 체계 총조립을 수행했다. 누리호 1단 연료 탱크와 산화제 탱크의 제작도 맡았다. 누리호의 ‘심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만들었다. 누리호의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75톤 액체 로켓엔진’은 발사체가 중력을 극복하고 우주궤도에 도달하기까지 극한 조건을 견뎌내도록 제작됐다. 아울러 누리호의 연소 시험은 현대로템이 진행하고 발사대 제작은 현대중공업이 맡았다. 대기업들뿐 아니라 두원중공업·에스앤케이항공·이노컴 등 다수의 우주 소재·부품·장비 분야 중소기업들도 사업에 함께하며 기술력과 노하우를 쌓았다. 이번 누리호 발사는 국내 우주산업의 패러다임이 정부가 개발을 주도하는 기존 ‘올드 스페이스’에서 민간이 선두에 나서는 방식의 뉴 스페이스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국내 기업들도 우주개발 역량을 키우고 있다. 우선 KAI가 경남 사천에 설계부터 제작·조립·시험을 한곳에서 진행하는 민간 우주 센터를 세우고 있다. 한화그룹은 올 3월 우주산업을 총괄하는 협의체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하고 사업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6월 영국 위성통신 안테나 전문 기업 ‘페이저 솔루션’의 사업 인수를 통해 한화페이저를 세웠고 올 8월에는 글로벌 우주인터넷 기업 ‘원웹’에 3,50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누리호 발사를 계기로 국내 기업들이 관련 산업에 대한 역량 강화의 필요성을 인지했다”며 “뉴 스페이스 시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장기적 관점의 투자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산업서 안보까지…대한민국 도약 시킬 '16분의 비행'
산업 IT 2021.10.20 17:48:38우리나라가 21일 오후 4시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하는 한국형 발사체(누리호)는 수많은 과학기술 난제를 극복하고 탄생했다. 토종 기술로 개발한 누리호는 기술과 산업, 나아가 안보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누리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2조 원가량 들여 12년 가까이 개발했다. 항우연은 이날 1.5톤 더미(모사체 위성)를 실은 누리호를 남쪽 해상으로 발사해 700㎞ 상공에 띄운다. 다만 첫 발사라 정식 위성을 탑재하지는 않는다. △누리호 구성은=누리호는 75톤 추력을 내는 로켓엔진 4개를 클러스터링해 핵심인 1단부(대기권 돌파용·고도 59㎞ 분리)로 사용하고 75톤 엔진 1개와 7톤 엔진 1개를 각각 2단부(고도 258㎞ 분리)와 3단부(700㎞ 궤도 안착용)로 쓴다. 높이는 47.2m, 중량은 200톤(연료 56.5톤, 산화제 126톤)이다. 성공하면 세계 7번째 중대형 액체 로켓엔진 개발 국가가 된다. 앞서 두 차례의 실패 끝에 지난 2013년 1월 성공한 나로호는 핵심인 1단 로켓을 러시아제로 써 우리 기술만으로 설계·제작·시험을 이루지 못했다. 그나마 100㎏급 위성을 300㎞ 상공에 올리는 수준이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누리호는 설계·제작·시험·발사 운용 등 전 과정을 우리 기술로 진행했다”며 “누리호 성공을 계기로 우주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10년 3월 시작된 누리호 개발 사업에는 내년 10월까지 1조 9,572억 원이 투입된다. ◇안정적 연소·페어링 분리가 관건=핵심인 1단부의 75톤 엔진 4개가 똑같이 추진력을 내면서 연료와 산화제를 담은 추진제 탱크(높이 10m, 직경 3.5m)로 연결되는 게 중요하다. 이 탱크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특수 알루미늄 합금을 2㎜ 두께로 아주 얇게 만들었다. 연료 점화를 위한 액체 산소의 온도가 영하 183도나 되고 엔진 화염은 무려 3,300도에 달하는데 이것을 견뎌야 한다. 이를 통해 초당 1,000㎏의 추진제를 안정적으로 연소시켜 가스를 얻는 게 발사 성공의 관건이다. 누리호는 300여 개의 크고 작은 기업이 참여해 만든 총 37만 개의 부품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수준 높은 소재, 용접 기술도 필수적이다. 누리호가 대기권을 통과할 때 보호 덮개인 페어링이 잘 분리되는 것도 필요하다. 앞서 나로호는 실패 원인 중 하나로 페어링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것이 꼽혔다. 정부와 항우연은 당초 누리호의 1·2차 발사 시기를 올 2월과 10월로 잡았다가 21일과 내년 5월로 조정했다. 내년 5월 2차 발사 때는 1.3톤 더미와 200㎏의 성능 검증 위성을 탑재하게 된다. 그 이후에는 누리호의 성능 향상과 상용화 모색을 위해 오는 2027년까지 네 차례 추가로 발사한다. ◇산업·경제적 파급 효과는=우주 발사체와 위성 개발에 적용된 기술은 전기 전자, 소재, 통신, 에너지, 의료, 항공, 3D프린팅, 건축 등 다양한 연관 산업에 활용될 수 있다. 실례로 터보 펌프 기술을 극저온 액화천연가스(LNG) 운송 선박에 활용하는 식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1960년대 유인 달 탐사를 위한 아폴로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우주인의 식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개발(R&D)을 하다가 정수기·전자레인지 기술이 나올 수 있었다. 내비게이션도 위성항법장치 위성이라는 우주 기술이 있기에 가능하다. 병원에서 필수적인 자기공명영상장치(MRI)나 컴퓨터단층촬영(CT) 기술도 우주 기술에서 파생됐다고 할 수 있다. 우주 기술은 방송통신, 환경 분석, 재난재해 정보제공뿐 아니라 우주인터넷, 우주 관광, 바이오 생명과학, 인공지능(AI)·3D프린팅, 신재생에너지, 건축 등으로 파급효과가 나타난다. 국방 측면에서도 위성과 발사체 기술은 필수적이다. 초소형 위성 제작·서비스 회사인 나라스페이스의 박재필 대표는 “미국·유럽·중국·일본에서는 민간이 우주개발과 상업화에 나서는 뉴 스페이스가 트렌드”라며 “우리도 우주 관련 모태펀드 조성 등 생태계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위성 자체 발사는 언제?=정부는 누리호를 활용해 2025~2030년 500㎏ 이하의 소형 위성을 저궤도에 발사, 2030~2040년에는 저궤도에 대형 위성을 보내고 3만 6,000㎞ 상공의 정지궤도 위성까지 띄운다는 목표다. 위성 발사 시 안정성과 경제성을 확보하기까지는 족히 수년 이상 소요되는 것이다. 정부는 2030년 달 착륙선을 보낼 때도 누리호의 성능을 높여 쓰게 된다. 착륙 후보지는 내년 8월 미국 스페이스X 발사체를 활용해 발사하는 달 궤도 탐사선을 통해 물색한다. 허환일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누리호가 성공해도 현재 미국 스페이스X와 유럽 아리안스페이스가 장악한 위성 발사 시장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기가 매우 힘들다”며 차별화를 주문했다. ◇안보 측면에도 영향=누리호는 액체 연료 발사체라 신속성·기동성이 중요한 군사용으로는 쓸 수 없다. 군용인 고체 연료 발사체보다 추력은 크지만 발사 수십 분 전 추진제(연료·산화제)를 주입하고 발사도 한자리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반면 고체 연료 발사체는 추진제를 미리 넣어 장기 보관하고 이동식 발사도 가능하다. 물론 군용 목적의 액체 발사체도 있다. 다만 추진제의 장기 보관이 용이하도록 탱크를 추가 처리하고 지하 발사 설비를 구축해야 한다. 국방부와 과기정통부는 2024년 75톤급 고체 연료 2단 우주 발사체로 소형 위성과 다수의 초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쏴 올릴 계획이다. 올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미사일 개발 족쇄 해제와 아르테미스 협정(미국 주도의 국제 달 탐사 프로젝트) 가입이 이뤄진 데 따른 것이다. 현재 항우연과 국방부 산하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기존 위성 분야뿐 아니라 발사체에서도 협력의 길을 트게 된다. -
누리호 엔진부터 UAM 각축전까지…韓 항공우주 미래 기술 한자리에
산업 기업 2021.10.19 15:09:2821일 발사 예정인 누리호의 액체로켓 엔진부터 차세대중형위성, 도심항공모빌리티(UAM)까지 한국 항공우주 산업의 미래 기술이 한자리에 모였다. 19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1’(ADEX 2021)에는 한화(000880),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 LIG넥스원(079550) 등이 참석해 ‘뉴 스페이스(민간 주도 우주 개발)’, UAM, 드론 등 차세대 항공우주 기술을 뽐냈다. ADEX 2021은 이날 개막해 23일까지 열린다. 한화그룹은 ‘스페이스 허브’ 존을 마련했다.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한화시스템(272210) 등 한화그룹 계열사들의 우주 사업 역량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단연 눈길을 끄는 건 오는 21일 발사 예정인 누리호의 75톤 액체로켓 엔진이다. 대중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0년의 개발 끝에 국산화에 성공했다. SAR 탑재체와 본체·태양전지판을 일체화해 무게를 60㎏대로 줄인 한화시스템의 초소형 SAR 위성도 눈여겨 볼 만하다. 현존 위성 중 가장 가벼워 하나의 발사체에 많은 위성 탑재가 가능해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한화시스템이 지난 8월 글로벌 위성통신 서비스 업체 원웹에 3억 달러를 투자했던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기술도 선보였다. KAI는 미래사업 존을 통해 차세대중형위성, 초소형 위성 등 민간 주도 위성 기술을 선보였다. KAI는 위성 설계·제작·조립·시험이 가능한 국내 최초 민간 우주 센터를 건립하고 다수 위성을 동시 제작 가능한 양산 인프라를 구축했다. ADEX 2021에서는 차세대 모빌리티의 핵심 축인 UAM 기술 각축전도 벌어졌다. KAI는 이번 전시회에서 UAM 형상을 최초 공개했다. 유인 수송용과 무인 화물용 두 가지 플랫을 내놨다. 2020년대 후반까지 독자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유인 수송용 UAM은 5인승 전기추진 수직이착륙기(eVTOL)로 최대속도 250㎞, 항속거리 100㎞이다. 도심간 30분 내외 이동을 목표하고 있다. 무인 화물용 UAM은 최대 600㎏ 화물 적재가 가능하다. 국제규격 화물 팔레트를 적용하여 화물 탑재와 하역에 최적화된 설계를 적용한다. KAI UAM은 파워트레인, 날개, 항공전자 등을 공용 플랫폼으로 표준화하여 민·군 등 다양한 수요에 대한 확장성을 높였다. 한화시스템은 민수용 UAM 기술을 활용한 국방용 틸트로터 수직이착륙기를 공개했다. 미국 UAM 업체인 오버에어와 UAM을 함께 개발 중인 한화시스템의 기체는 수직이착륙·고기동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 인원·물자 수송·감시·정찰 등 국방 분야에서도 다방면으로 사용 가능해 선행 개발을 준비 중이다. LIG넥스원은 수소연료전지 기반 카고드론 모형을 선보였다. LIG넥스원은 이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UAM 분야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LIG넥스원은 한국형 GPS(인공위성위치정보)라고 불리는 한국형 위성항법 시스템(KPS)도 내놨다. KPS는 2022년부터 2035년까지 총 3조 7,234억 원을 들여 위성 8기를 띄우는 사업이다. UAM·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한다. LIG넥스원은 이를 위해 위성통신단말, 적외선센서(IR) 등 KPS 기반이 될 핵심 구성품을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하고 있다. 이번 ADEX의 특징은 민간 항공우주 기술이 대거 소개된 것이다. 국내 방산업계는 기존 군수사업 기술을 활용한 미래 사업 진출에 눈독 들이고 있다. 방산업계는 군수 기술을 통해 축적한 항공우주 사업 역량을 민수 영역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산업 규모는 작년 3,500억 달러(약 413조 원)에서 2040년 1조 1,000억 달러(약 1,297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미래 무기 기술도 대거 소개됐다. 현대로템(064350)은 기아와 현대위아 등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공동전시관을 마련해 실물 무기체계와 수소·무인시스템 등이 결합된 차세대 신기술을 공개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되는 ‘DOSS’는 지능형 로봇 기술과 바퀴를 결합해 오프로드 차량이 갈 수 없는 험난한 지형까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변형 가능한 미래 지상 플랫폼(UMV)이다. DOSS는 4개의 로봇 다리와 바퀴가 달려 평탄한 지형에서는 사륜구동으로 주행하지만 험난한 지형에서는 지능형 로봇 다리의 보행 능력을 이용한다. 또 원격과 자율주행도 가능해 전투 임무에 따라 감시정찰, 경계, 부상자 수송, 물자 운반 등도 할 수 있다. 현대로템은 국내 국방 분야 최초로 수소연료전지가 탑재된 무인 플랫폼 디펜스 드론도 함께 선보인다. 디펜스 드론은 원격과 자율주행이 가능하고, 전후방 독립 조향 시스템으로 제자리에서 돌거나 대각선으로 움직이는 크랩 워크도 구현된다. 최고속도는 시속 120㎞ 이상으로,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450㎞에 달한다. -
[투자의 창] 스페이스X와 누리호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1.10.18 14:32:18지난달 우리는 미국 우주개발 기업 ‘스페이스X’가 우주여행에 성공했다는 놀라운 뉴스를 접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우주센터에서 발사한 민간인을 태운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사흘간 지구궤도 탐험 후 성공적으로 귀환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우주여행이 가능해졌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역사적인 뉴스를 접하면서도 여전히 우주여행이 우리와 상관없는 먼 나라 이야기, 먼 미래의 상황으로 여겨지는 것은 왜일까. 며칠 전 한 외신은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의 자산평가액이 약 265조 원으로 집계돼 세계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최근 그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지난주 주식을 투자자들에게 매각하기로 하면서 기업가치를 산정했는데 적자투성이 비상장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1,000억 달러(약 120조 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불과 1년 전에는 약 55조 원이던 가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먼 미래의 이야기에 먼 나라 투자자들이 너무 높은 가치 평가를 하는 것은 아닐까. 투자자의 입장에서 현재 스페이스X의 성공은 그저 부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모든 일들이 그렇듯 하루아침에 빛을 보는 사업은 거의 없다. 현재의 스페이스X는 혜성처럼 나타난 기업이 아니다. 지난 2002년 설립됐으니 근 20년이나 이어져온 회사다. 설립 이후로 15년간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았고 파산 직전까지 몰리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사업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은 2015년 12월 대기권을 나갔던 발사체가 귀환해 수직 착륙에 성공하면서다. 당시 스페이스X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50년간 이륙 역할 후 버려졌던 로켓 부스터를 재활용하는 우주여행을 생각해냈다. 기존 대비 수십 분의 1로 낮아진 비용으로 정확한 지점으로의 착륙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스페이스X의 가치가 올라가지 않을 수 없던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사실 우리들 대부분은 아주 좁고 단편적인 지식에 의존하게 된다. 현실이 바빠 어떤 아이디어에 대해 깊게 생각할 시간이 없다. 따라서 우주여행이라는 이야기가 가슴에 와닿지 않는 것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더욱이 20년간, 50년간 이어지는 사건의 이면을 들춰 보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느리더라도 멈추지 않는 기술 혁신의 거대한 흐름, 그 흐름을 이해하고 20년간의 시간을 기다려온 투자자들만이 우주여행의 미래와 최근 스페이스X의 가치를 나눌 수 있는 것이다. 부럽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이달 20일 오전 7시가 되면 우리나라도 우주탐사의 역사를 새롭게 시작한다. 2010년부터 순수 국내 기술로만 개발해온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첫 시험 발사를 앞두고 있다. 누리호는 이를 시작으로 오는 2027년까지 일곱 차례의 발사가 예정돼 있다. 어느새 우주라는 공간이 우리나라에도 다가온 것이다. 무역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우주산업 시장 규모는 2020년 423조 원이며 향후 2040년까지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부터라도 우주산업 성장의 이면에 있는 첨단 기술과 기술 혁신의 큰 흐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진정한 투자자라면 보다 장기적인 산업의 변화와 기술 혁신의 큰 흐름에 보다 집중해야 하는 시대다. -
‘누리호 발사 D-5’…뉴스페이스의 산실 KAI 우주센터를 가다 [서종갑의 헤비뉴스]
산업 기업 2021.10.16 17:00:00지난 8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 종포공장. 이곳은 오는 21일 우주로 날아오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2)’의 1단 추진제 탱크가 탄생한 곳이다. 아파트 6층 높이인 15.4m의 공장 천장을 바라보니 아득한 느낌이 들었다. 누리호에 필요한 연료와 산화제를 담은 추진제 탱크는 이미 생산이 끝나 전남 고흥 우주센터로 옮겨졌다고 했다. 발사체는 총 3단이다. 그 중 1단이 추진제 탱크로 산화제 탱크와 연료 탱크, 엔진으로 이뤄졌다. 높이만 23.1m에 달한다. 추진제 탱크는 엔진과 함께 발사체의 핵심 기술이다. 기술 이전이 불가능해 KAI가 수차례 실패 끝에 국산화에 성공했다. KAI 관계자는 “한 치 오차도 없이 추진제 탱크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실패를 거듭했지만 결국 우리가 해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번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 우주 발사체 기술 보유국 지위에 오른다. 우리나라의 액체 엔진 개발 기술은 미국, 러시아 등 우주 선진국의 70% 정도 수준으로 전해졌다. 그간 우리나라는 발사체의 심장인 75톤급 엔진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184회 1만 8,290초 시험을 거치며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고 향후 추가 시험 발사를 거쳐 상용화가 가능한 단계가 되면 1.5톤급 실용위성을 고도 600~800㎞로 올릴 수 있는 능력도 갖추게 된다. 실용급 위성을 발사 가능한 국가는 전 세계에서 6개국 뿐이다. KAI 우주센터도 방문했다. 이곳에서는 양산형 위성 생산을 위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우주센터를 둘러보고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게는 첫 민간 위성 개발이지만 한국 우주산업에는 위대한 도약이다’는 말이 떠올랐다. 우주센터를 들어가는 길은 흡사 반도체 첨단 공장을 연상케했다. 방진복과 방진모를 갖춰 입고 정전기 방지, 먼지 제거 과정까지 거친 뒤 위성검사실로 들어섰다. 높이 2.89m, 무게 약 500㎏인 KAI의 차세대 중형위성 2호가 당당히 서 있었다. KAI 관계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차중 위성 2호를 옮겨온 후 고온·저온·진공 시험을 모두 마치고 분리충격 시험만 남아있다”며 “연말이면 위성 상태 점검은 끝난다”고 설명했다. 차중 위성 2호는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 시대’를 여는 신호탄이다. 항우연 주도로 만든 1호기는 올 3월 성공적으로 발사됐고 2호기부터는 KAI가 설계부터 제작까지 총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발사가 목표다. KAI 우주센터는 3~5호기 개발·제작도 맡는다. ‘메이드 인 코리아’ 양산형 위성 생산기지로 발돋움 한다는 계획이다. 우주센터는 이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2,644㎡(약 800평) 규모의 위성 조립실은 관련 장비를 들이고 구축하느라 바빠보였다. KAI 관계자는 “조립실이 완성되면 소·중·대형 위성을 한 장소에서 혼류 생산할 수 있게 된다”며 “어떤 위성 제작 주문이 들어와도 대량 양산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단일 위성 조립·시험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라는 게 KAI 측 설명이다. 조립실이 완성되면 KAI는 대형 위성은 한 번에 6기, 중형은 10기, 소형은 20기를 동시 생산할 수 있다. 위성 전장품 제작도 양산화 작업에 돌입했다. 현재까지는 인쇄회로기판(PCB)에 반도체 칩을 올리고 납땜하는 작업을 100% 수작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KAI 관계자는 “보드 하나를 제작하는데 숙련자 기준으로 2주 정도가 걸린다”며 “양산화 장비인 리플로우 솔더링을 활용할 경우 리드 타입이 70% 정도 줄어 3일이면 보드 제작이 끝난다”고 설명했다. 누리호의 추진제 탱크를 제작한 종포공장도 방문했다. 누리호는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한국형 발사체로 오는 21일 1차 발사를 앞두고 있다. 추진제 탱크는 엔진과 함께 발사체의 핵심 기술이다. 기술 이전이 불가능해 KAI가 수차례 실패 끝에 국산화에 성공했다. KAI는 국내 뉴스페이스 시대 개막의 선봉에 섰다. 한창헌 KAI 미래사업부문장은 “위성, 발사체 매출 규모는 3년 단위로 2배씩 성장하는 중이다”며 “3년 후에는 연간 2,000억~3,000억 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기업 중 우주 사업 연매출 최대 기업은 KAI다. KAI는 양산형 위성 및 발사체 제작, 위성 서비스 사업 추진으로 우주사업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한 부문장은 “우주사업은 위성·발사체 제작이라는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시장 전환이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위성은 임무 기준으로 관측·항법·통신 부문이 있는데 항법, 통신 부문에 도전해 위성 서비스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 지원이 담보돼야 한다. 한 부문장은 “위성, 발사체 사업은 긴 호흡을 가지고 진행되는 사업인데 1년 단위 예산과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여부에 따라 사업 실행 여부가 갈려 변동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민간 우주 사업 육성을 위해서는 긴 안목을 갖고 사업 계획 및 예산 집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위성 서비스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 역할도 중요하다. 한 부문장은 “위성 제작, 납품만으로는 서비스 시장이 크는데 한계가 있다”며 “관측 위성을 예로 들면 정부가 1년에 몇 장의 위성 사진을 살 테니 민간업체에서 위성 제작과 운영까지 맡으라고 하는 방식이 자리잡길 바란다”고 말했다./사천=서종갑기자 ※‘서종갑의 헤비(HEAVY)뉴스’는 조선·해운·철강·기계·방산·상사 등 중후장대 산업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드리는 연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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