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이슈와 문화
베네수엘라 사태, 개입과 방치 사이의 딜레마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반응은 극명히 엇갈린다. 그럼에도 주권국의 현직 대통령을 무력으로 체포해 연행한 행위는 유엔 헌장 제2조 제4항이 금지하는 무력 사용과 주권 침해에 해당하는 국제법 위반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없다. 그간 마두로 정권의 권위주의와 부패, 독재적 통치, 각종 범죄 연루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국제사회의 기본 규범을 무너뜨리는 수단까지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특히 브라질·멕시코·콜롬비아를 비롯한 다수의 중남미 국가는 이번 사태를 국제법 위반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베네수엘라 장기 독재의 종식을 환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사태는 어느 한쪽의 논리만으로 재단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질문을 국제사회에 던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 위기의 중심에는 사람의 삶이 놓여있다. 중남미 여러 나라의 거리에서 수많은 베네수엘라 사람들을 직접 본 결과, 시장과 버스터미널, 국경 인근에서 만난 이들은 정치 구호를 외치지 않았다. 대신 ‘돌아갈 수 없는 나라’에 대해 말하며 슬픔과 체념을 토로했다.
금융규제 포커스
2026년, 핀테크·디지털자산 생태계 활성화를 기대하며
병오년 새해가 밝았다. 작년을 돌아보면 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의 흐름이 여럿 있었다. 우선 전자금융거래법이 개정되었다. 소위 ‘티메프 사태’가 촉발시킨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 규제 개선 논의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개정법에 따라 PG업자의 정산자금 보호장치 도입, 대규모 PG업 영위에 필요한 자본금 요건 강화 등 규제가 전반적으로 강화되었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PG의 정의조항을 정비해서 다른 주된 사업에 부수하여 내부 정산을 수행하는 e-커머스 플랫폼, 백화점, 프랜차이즈 본사 등을 전자금융업 등록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년간 지지부진했던 디지털자산 법제화 논의도 활기를 띠고 있다. 작년 6월 미국에서 지니어스법이 통과되면서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시장의 화두가 되었고, 국회에서 주도하는 법제화 논의에 업계와 규제당국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의견을 내고 있는 모양새다.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조각투자상품이 제도권으로 진입한 것도 의미 있는 변화로 꼽을 수 있다. 그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제한적으로 허용되었던 비(非)금전신탁 수익증권 형식의 조각투자상품 발행·
부동산 Insight
2026년 주택 시장의 세 가지 함정과 기회
주요 기관들의 2026년 부동산 시장 전망은 장기적인 공급 부족과 금리 안정세가 맞물리며 '대세 상승'이 유력시되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한 방향을 가리킬 때일수록 이면의 복잡한 ‘결’을 세밀하게 읽어야 한다. 올해 부동산 시장은 상승 추세 속에서도 매물 잠김으로 인해 원하는 물건을 얻기 힘든 '거래 가뭄'의 역설과 침체되었던 지방 시장의 회복세가 공존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올해 부동산 시장은 흐름에 몸을 맡기는 시기가 아니라, 제한된 선택지 속에서 자산을 어떻게 재배치할지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이런 시장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세 가지 트렌드를 짚어본다. Trend 1: 진주 속 다이아몬드 찾기, ‘손품보다 발품’ 현재 주택시장의 특징은 서울 등 핵심지 위주의 급격한 매물 부족이다. 실제 지난해 초 8만 5000건을 웃돌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연말 현재 6만 2000건 수준까지 감소했다. 매도자 우위 시장이 공고해지면서 내 집 마련을 위한 우량 단지를 선별하는 '진주 찾기'를 넘어, 그 중 취득 가능한 적정 시세의 물건인 ‘다이아몬드’를 찾는 선별력이 필수적이다. 경쟁력 있는 매물은 포털에 노출되기 전 현장에서
한식인문학
한식에 담긴 과학
한국 음식에 대하여 과학적으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한식의 과학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없다. 그러나 한식의 과학을 모르면 한식에 대하여 잘못된 비과학적인 이야기가 쉽게 침투하여 한식의 본질을 왜곡하는 풍토가 생긴다. 닭도리탕이 일본말에서 왔다느니, 파오차이와 김치가 뿌리가 같다느니, 김치가 200년밖에 안되었다느니, 원래 김치는 백김치였다느니 등이 한식의 본질을 흐리는 대표적인 잘못된 것들이다. 우리 음식의 과학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나온 풍설 등이다. 한식의 과학은 크게 어떻게 한식이란 음식이 한반도, 아니 고조선을 기반으로 한 우리 민족의 고유한 음식으로 탄생하였는가와 발효과학 그리고 왜 한식은 건강한 음식인가 측면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 먼저 여기서는 한식의 탄생 이야기를 먼저 다루고자 한다. 세계 모든 고유의 토속음식은 그 지역의 지리적, 농경학적 풍토에서 탄생한다. 즉 어느 민족이 처한 지리적, 농경학적으로 처한 환경에서 어떻게 하면 먹고 살아가는 처절한 환경에서 지혜와 과학이 쌓여가면서 자연발생적으로 고유의 음식이 탄생하는 것이다, 지리생물학적으로 만주를 포함한 한반도에서는 밀보다 쌀
K- 행정, 혁신의 길을 묻다
광주·전남 행정통합, ‘환상’ 걷고 ‘실증’의 길 가야
지역 소멸이라는 거대한 파고 앞에서 광주와 전남이 생존을 위한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는 대의명분(大義名分)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지역의 경쟁력을 높여 시·도민 모두가 잘 사는 터전을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의 절박한 염원이며, 필자 역시 그 방향성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무엇을(What)’ 하느냐만큼 중요한 것이 ‘어떻게(How)’ 하느냐이며, 더 나아가 ‘왜(Why)’에 대한 냉철한 실증이 전제되어야 한다. 최근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불쑥 튀어나온 방식은 심히 우려스럽다. 시·도지사의 전격적인 선언과 ‘속도전’을 방불케 하는 추진 과정은 마치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위로부터의 개혁’을 답습하는 듯하다. 이는 ‘지방 시대’라는 정부 기조에 편승하여 임기 내 가시적 성과를 내보이려는 단체장들의 조급함이 빚어낸 ‘정치공학적 계산’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행정통합은 단순한 물리적 결합이 아니다. 지역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흔드는 고도의 화학적 결합이자, 주민의 삶을 재구성하는 거대한 실험이다. 통합 찬성론자들은 앵무새처럼 ‘해외 선진 사례’를 거론하며 장밋빛 미래를 약속한다. 프랑스의 레지옹 개편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