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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 지났다" 80년 달러 제국의 균열 [북스&]
문화·스포츠 문화 2025.10.17 18:06:301971년 여름, 유럽의 재무장관들이 미국 워싱턴으로 쫓아왔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금 태환 중단을 선언하자 유럽 각국이 들고 있던 미국 채권이 휴짓조각이 될 가능성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그때 닉슨 행정부의 재무장관 존 코널리는 냉소적으로 말했다. “달러는 우리 통화고, 문제는 당신들 거야(Our dollar, your problem).” 달러 통화 정책은 미국의 소관이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각국이 알아서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오만하지만 정확한 진단이었다. 그 한마디는 이후 반세기 넘게 이어질 달러 패권의 상징이 됐다. 그로부터 80여 년이 지난 지금, 하버드대 경제학자 케네스 로고프가 다시 그 말을 꺼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그는 금융 위기와 부채의 역사를 꿰뚫은 거시경제 전문가로 손꼽힌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전 “대형 투자은행 하나가 곧 무너질 것”이라 경고했던 예언이 적중하며 명성을 얻기도 했다. 그의 신작 ‘달러 이후의 질서(원제 Our Dollar, Your Problem)’는 달러가 지배해온 지난 70년의 세계 금융사를 되짚으며 달러 패권의 균열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로고프는 먼저 달러가 어떻게 ‘세계의 통화’가 됐는지를 짚는다.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에서 기축통화로 공식화된 뒤 닉슨 시대의 금 태환 중단과 브레튼우즈 체제 붕괴, 2008년 금융위기, 2020년대 미중 무역 전쟁까지 이어지는 굵직한 사건 속에서 달러는 ‘세계 통화’로 부상했다. 세계 외환 거래의 90%가 달러와 관련돼 있고 글로벌 외환보유고의 60% 이상이 달러로 구성된다. 과거 패권 통화였던 네덜란드의 길더화나 영국의 파운드화와는 비교할 수 없는 지배력이다. 고도로 세계화된 무역·금융 시스템이 달러의 전례 없는 위력의 배경이 됐다. 도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유로화는 패권 통화로 올라서지는 못했지만 지역 화폐로는 제법 성공했다. 특히 옛 소련과 중국 등 반서구 진영은 달러 패권에 노골적인 반기를 들어왔다. 달러 위기론은 반복돼 왔지만 정작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나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에도 되레 강세를 보이는 아이러니가 벌어졌다. 그럼에도 로고프는 달러의 정점은 이미 지나갔다고 진단한다. 그는 달러 패권이 2015년을 고비로 서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한다. 위기의 원인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다. 과도한 부채, 정치적 분열, 그리고 연방준비제도(Fed)의 독립성 약화가 달러 신뢰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연방 부채는 36조 달러를 넘어섰고 이자 비용만 매년 1조 달러를 웃돈다. 무엇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장벽과 ‘약달러’ 기조는 각국이 탈달러화를 서두르게 만들었다. 브릭스(BRICS) 국가들이 위안화 결제를 확대하고 유럽과 중동이 암호화폐·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실험하는 흐름도 같은 맥락이다. 로고프는 이러한 움직임을 일시적 현상으로만 보지 않는다. 그는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에 몰두할수록 달러의 국제적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에도 비판적인 견해를 보인다. 미국이 달러의 지위를 지키고 패권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우방국들이 미국의 헤게모니에 느끼는 ‘애증’의 감정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과 관련해서 그는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자 아시아의 독재국들에 맞선 보루”라며 한국이 달러 블록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국가 중 하나라고 평가한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업을 다시 육성하고 싶어하고 한국이 이 분야 선도국임을 알면서도 “왜 징벌적 관세로 한국의 뺨을 후려치려 들려 하나”라고 일갈하며 모순된 태도를 지적한다. 최근 암호화폐와 디지털 통화가 달러의 지위를 위협할지에 대해 로고프는 신중한 입장을 취한다. 그는 암호화폐가 이미 20조 달러 규모의 세계 지하 경제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점차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여전히 과세, 법 집행, 통화 정책의 틀을 흔들 정도의 통화로 자리 잡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본다. 통화의 지배력은 결국 군사력과 제도적 신뢰가 뒷받침될 때만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로고프는 “지폐를 나무 껍질로 만들던 몽골의 화폐도 그 뒤에는 쿠빌라이 칸의 권력이 있었다”며 화폐의 힘은 언제나 제국의 힘과 궤를 같이해왔다고 강조한다. 그의 결론은 명확하다. 지금 당장은 달러의 몰락을 예단하기 어렵지만 미국이 부채와 정치적 분열, 통화 정책의 왜곡을 방치한다면 달러 패권의 지위는 서서히, 그러나 어느 순간 급격하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달러 패권은 국제 거시경제의 단골 주제이지만 관련 서적 대부분은 학술적이고 난해하다. 반면 로고프는 방대한 역사적 일화와 자신의 경험, 그리고 오늘의 사례를 생생하게 엮어 일반 독자들도 세계 금융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낸다. ‘우리의 문제’인 달러의 현 주소와 미래를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번역도 비교적 쉽고 명료하다. 2만 9800원. -
관세 데드라인 열흘 앞두고…김정관·러트닉 120분 협상
국제 정치·사회 2025.10.17 17:55:30한미 무역 협상판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열흘여 앞두고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시간 동안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이견을 집중 조율했고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을 찾아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고 정부 측이 전했다. 한미 양측이 APEC 전에 타결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최종 결과물에 관심이 집중된다. 김 실장과 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6일 저녁(현지 시간) 워싱턴DC 상무부 청사에서 러트닉 장관과 실무 협상을 가졌다. 김 실장은 회의를 마친 후 성과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2시간 동안 충분히 이야기했다”고만 답했다. 협상 당사자인 김 장관과 러트닉 장관의 만남은 성과 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이뤄져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이날 오전 김 실장은 덜레스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해 “지난 몇 개월 중 양국이 가장 진지하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협상을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최근 한미 무역 협상에서 열흘 안에 가시적인 결과물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미국이 많은 양보를 할 것 같다”고 운을 떼며 “우리는 APEC을 계기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 매우 중요하다고 이야기했고 그런 기대(미국의 양보)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과 김 장관, 여 본부장은 이날 오후에는 백악관에서 러셀 보트 OMB 국장과 50여 분간 면담하고 조선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 장관은 “마스가에 대해 여러 건설적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할지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특파원단과 만나 “실무 장관은 ‘업프런트(up front·선불)’가 어렵다는 한국 입장을 이해하고 있다”며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느냐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대미 투자에 따른 통화스와프 등 외환 안전판에 대해서는 “3500억 달러 투자를 어떻게 구성할지 그 계획에 따라 외환 안정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마러라고' 모인 재계 총수들…對美 추가투자 보따리 내놓나
국제 정치·사회 2025.10.17 17:36:08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19일(현지 시간)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리조트에서 정치자금 모금 행사와 기업인과의 골프 행사를 갖는다. 1인당 참가비는 100만 달러(약 14억 1800만 원)로 알려져 있는데 전형적인 ‘트럼프식 정치쇼’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나라 4대 그룹 총수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70여 명이 대거 참석한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오찬 회담을 한 후 에어포스원을 타고 오후 5시 25분(미 동부시각 기준) 팜비치에 도착한다. 이날 저녁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Inc’가 마련한 정치자금 모금 만찬을 주재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과 4월에도 1인당 100만 달러의 참가비가 드는 슈퍼팩 만찬을 주재했으며 올 상반기에만 1억 7700만 달러(약 2460억 원)를 모금했다. 내년 중간선거에 쓰일 자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러라고에 머무는 동안 기업인들과의 골프 라운딩도 예정돼 있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초청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 부회장 등이 속속 미국 현지에 도착하고 있다. 골프 행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전설적인 골프 선수 게리 플레이어의 90세 생일을 맞아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돈독한 손 회장 측이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6시쯤 미국 출장길에 오른 최 회장은 출발 직전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려운 경제 현안이 많다”면서 “최선을 다해 우리 경제에 기여가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미 무역 협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한 우리 기업인들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소통을 통해 협상 타결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마러라고리조트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이후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발표된 상징적인 곳이다. 손 회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지난해 12월 이곳에서 1000억 달러의 투자 계획을 밝혔고 올 1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부동산 개발 업체 DAMAC의 후세인 사즈와니 회장이 최소 20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발표했다. 재계 총수들이 공식 초청을 받은 만큼 추가 대미 투자나 손 회장이 주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추가 참여 등에 대한 발표가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소프트뱅크는 오픈AI·오라클 등과 함께 미국 전역에 AI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하는 5000억 달러(약 700조 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삼성·SK 등은 오픈AI와 스타게이트 사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메모리 공급과 AI 데이터센터 건설 신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한 바 있다. -
[韓美 관세협상] “3500억弗 펀드 구성따라 통화스와프도 연동”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0.17 17:34:36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약 열흘 앞두고 진행된 한미 간 ‘120분 협상’에서는 3500억 달러(약 497조 원) 규모의 투자 구성비가 핵심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투자 비율, 투자처 선정 방식, 이익 배분 구조 등 향후 대미 투자 지형에 큰 변화를 불러올 굵직한 이슈들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국은 이번 고위급 협상을 마친 뒤 다음 주까지 실무 협상을 계속하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협상 ‘키맨’들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만난 16일(현지 시간) 협상에서 양측은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은 미국과의 협상을 최종 타결하면서 △원금 회수 뒤 미국이 이익 90% 획득 △투자처 결정 시 45일 내 달러 송금 등을 골자로 한 투자 이행 방안을 확정한 바 있으나 우리나라는 일본식 합의는 어렵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17일 "한국의 외환시장에 대한 상호 간 이해를 바탕으로 3500억 달러 펀드의 구체적인 자금 구성 비율 등에 대해 큰 방향성을 잡기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며 “세부적인 부분은 실무적으로 추가 작업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 측은 직접투자 비율을 당초 계획보다 높이는 대신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할 장치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7월 말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직후 대미 직접투자 비율을 전체 투자 금액의 5% 내외로 계획했지만 후속 협의 과정에서 미국 측이 투자 대부분을 직접투자로 진행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직접투자는 투자자가 책임을 지는 일인 데다 대미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외환을 대규모로 끌어와야 하는 만큼 그 리스크에 대한 안전장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구조가 큰 틀에서 확정되면 통화스와프 체결, 원화 지급 등 직접투자 금액 조달 방식에 대한 합의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을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의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특파원단과 만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의 스킴(구조)이 확정되면 그에 따라 외환 소요가 나올 것”이라며 “이 부분이 어떻게 변동되는지에 따라 통화스와프가 가능한지, 한다면 얼마나 해야 하는지 등을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 안팎에서는 미국 재무부의 외화안정화기금(ESF)을 활용한 통화스와프 체결, 원화 계좌 개설 후 투자금(달러) 현지 조달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대미 협상팀은 한미 조선 협력 방안인 ‘마스가’ 프로젝트,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참여, 농산물 비관세장벽 완화 등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외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에도 속도를 내며 막판 ‘올코트 프레싱(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김 장관은 이날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과 면담한 뒤 “마스가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이 마스가 프로젝트를 선도하고 있는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겨냥해 제재를 진행했지만 한미 조선 협력에는 영향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 셈이다. 미국 국무부 역시 이날 관련한 한국 취재진의 질의에 “(중국의 제재는) 민간기업 운영을 간섭하고 미국 조선 및 제조업 부흥을 위한 한미 협력을 약화시키려는 무책임한 시도”라며 “중국의 행동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동맹국과 협력국들과의 경제 협력 강화 중요성을 재확인시켜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 국무부는 “우리는 한국과 단호히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장관은 미국 현지에서 17일 더그 버검 국가에너지위원장 겸 내무장관, 앤드루 그리피스 에너지부 부장관 등과도 면담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정부 "경기, 상반기 부진 벗어나…건설부진, 수출둔화는 지속"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0.17 17:12:07생산·소비 등 주요 지표가 전반적인 개선 흐름을 보이면서 상반기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생산·소비 등 주요 지표가 월별 등락 가운데서도 전반적인 개선 흐름을 보이며 상반기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에는 “경기 회복에 긍정적인 신호가 강화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는데 한 달 만에 긍정적 표현에 힘을 더했다. 8월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건설업(-6.1%), 서비스업(-0.7%)은 감소했지만 광공업(2.4%)이 증가하며 보합세를 나타냈다. 소매판매(-2.4%), 설비투자(-1.1%) 등도 줄었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정부 평가다. 조성중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7월은 전반적인 산업활동 지표가 좋았고 8월에는 조정을 받는 모습이었지만, 3분기 전체로 보자면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돼 상반기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속보성 지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카드 승인액은 1년 전보다 8.5% 증가했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 역시 18.1% 늘며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재부는 "9월 소매판매는 양호한 소비자심리지수와 카드 국내승인액 증가율 확대 등은 긍정적 요인"이라며 "다만 할인점 카드 승인액 감소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주식 시장 호조가 1차적으로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나아가 기업 등 경제 전반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취업자는 1년 전보다 31만2000명 늘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석유류 가격 상승 전환 등으로 2.1% 상승했다. 정부는 이번 그린북에서도 "건설투자 회복 지연, 취약부문 중심 고용 애로,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는 표현은 그대로 남겨뒀다. 대외 환경과 관련해서도 "글로벌 경제는 주요국 관세부과에 따른 통상환경 악화 등으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지속 및 교역·성장 둔화가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추경 신속 집행, 민생회복 소비쿠폰, 대규모 할인행사 등이 소비·지역경제 등 내수 활성화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범정부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우리 기업 피해지원 등 통상 리스크 대응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美, 대두수입 확대 요구…협상 최종 테이블 오를듯
국제 정치·사회 2025.10.17 16:30:30미국이 우리 정부에 미국산 대두 수입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전면 중단하자 한국을 대체 수출 시장으로 지목한 것인데 이번 관세 협상의 최종 테이블에서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현지 시간) 워싱턴DC의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특파원단과 만나 ‘미 정부가 대두 수입을 늘릴 것을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협상 과정 중이라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구 경제부총리는 “협상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얘기가 오가고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협상의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달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우리 측에 대두 수입 확대를 요구한 것은 5월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한 조치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세계 최대 대두 소비국으로 매년 1억 톤 이상을 수입한다. 한때 미국산 대두 수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던 중국은 미중 갈등 이후 브라질·아르헨티나 등 남미 시장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대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주로 생산된다. 미국 측이 이번 관세 협상에서 대두를 포함한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을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우리나라도 이미 미국산 대두를 상당량 수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말 기준 약 38만 톤의 미국산 대두를 수입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저율할당관세(TRQ) 물량과 자유무역협정(FTA) TRQ를 합친 연간 대두 수입량은 109만 톤에 달한다. 대두 수입량의 35%가 미국산이라는 얘기다. 한국 정부는 국내 식품 산업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두 TRQ 수입 물량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이런 이유로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매년 발표하는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도 대두는 특별히 거론되지 않았다. 다만 올해의 경우 국내 콩 생산 물량이 늘어 수입 물량을 확대하지 않았다. -
조현준 효성 회장, 사법 족쇄 벗고 경영 보폭 넓힌다
산업 기업 2025.10.17 16:11:14조현준 효성(004800)그룹 회장이 지난 8년간 족쇄로 작용해온 사법리스크를 해소하면서 국내외 경영 활동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전날 대법원으로부터 횡령·배임 사건에 대해 최종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데 따라 향후 대내외 경영 활동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15일부터 일본 도쿄를 찾아 한미일 3국 정·재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민간 협의체인 한미일 경제대화(TED)와 이날 열린 제32회 한일재계회의에 잇따라 참석하며 글로벌 관세 불확실성 등 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완전한 경영 복귀가 가능해진 만큼 향후 조 회장이 국제 무대에서 한층 보폭을 넓힐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조 회장은 또 핵심 계열사인 효성중공업(298040)을 중심으로 사업 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찌감치 전력기기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지목하며 공을 들여온 조 회장은 올해 3월부터 효성중공업 사내이사로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전환으로 글로벌 전력망 재편 수요가 급증하자 전력기기 산업은 이례적인 ‘슈퍼사이클’을 맞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이날 네덜란드 아르험에 유럽 연구개발(R&D) 센터를 열면서 미국에 이어 유럽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R&D센터는 효성중공업이 미래 전력 기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마련한 첫 글로벌 연구거점이기도 하다. 조 회장은 “R&D센터 오픈을 계기로 네덜란드를 비롯한 해외 연구기관과 협력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새로운 전력 기술 스탠다드를 만들어 효성의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
원·달러 환율 1420원대 상승…한미 협상·BOJ 결정 주시 [김혜란의 FX]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0.17 16:04:25원·달러 환율이 저가 매수세와 결제 수요에 힘입어 1420원대로 상승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3.3원 오른 1421.2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전날보다 0.9원 낮은 1417.0원에서 출발했으나 저가 매수세와 결제 수요가 유입되면서 상승 전환했다. 시장에서는 한미 간 무역협상 결과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한국 정부 협상단은 현재 미국 워싱턴 D.C.에서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6일(현지 시간)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과 함께 워싱턴DC 상무부 청사를 찾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등과 약 2시간 동안 협상을 벌였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전날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만나 대미 투자금 공급 기간을 10년 등 장기로 늘리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관세 협상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질 경우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 양국은 7월 30일 관세 협상을 통해 미국이 예고한 대(對)한국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이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시행하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대미 투자 이행 방안을 두고 세부 조건에서 이견을 보이며 최종 타결이 지연되고 있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3500억 달러가 전액 현금으로 투자될 거라는 시나리오가 외환시장에 반영된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관세 및 미·중 관계 불확실성에 더해 상방이 크게 열린 상황은 맞다”고 말했다. 일본은행(BOJ)의 금리 결정도 환율 흐름의 또 다른 변수로 꼽힌다.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 당선 이후 엔화 약세가 심화된 가운데 시장에서는 연말로 갈수록 엔화 약세가 일부 진정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한편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날보다 0.50% 내린 98.078을 기록했다. -
트럼프 "習 2주내 만날 것…100% 對中관세 지속 못해"
국제 정치·사회 2025.10.17 15:46:48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내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모두 만나겠다고 공언했다. 미중 무역 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둘러싼 ‘세기의 담판’이 연이어 성사될지 세계의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간) 폭스 비즈니스 뉴스 인터뷰에서 미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관련해 “시 주석을 2주 안에 만날 것”이라며 “나는 그와 매우 잘 지낸다”고 말했다. 2주 뒤는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 확대,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제재 등 대미 공세를 쏟아내면서 미중 정상회담 불발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이를 반박한 것이다. 중국에 부과한 100% 추가 관세에 대해서는 “그것은 지속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6일 트루스소셜을 통해서는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마쳤으며 매우 생산적인 대화였다”면서 “푸틴 대통령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만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영광스럽지 못한’ 전쟁을 끝낼 수 있을지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언제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마 2주 내”라고 답변했다. 양국 정상이 마주하는 것은 올 8월 15일 알래스카 회담 이후 처음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이라며 전쟁 종식이 임박했다고 공언했지만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오히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폭격을 퍼부으면서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종전 논의가 변곡점을 맞이하게 됐지만 정상회담이 향후 협상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토마호크 미사일 지원을 요청하고 미국이 이를 검토하면서 러시아를 압박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지난 협상 때처럼 시간 끌기에 나설 경우 추진력이 약해질 수 있어서다. 토마호크는 러시아 본토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순항미사일로 푸틴 대통령을 협상 테이블로 끌고 나올 강력한 압박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토마호크 미사일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우리도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에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도 내비쳤다. 블룸버그통신도 양국 정상 간 통화와 차후 이어질 만남이 미국의 대러 압박 수위를 약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이번 통화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동 직전에 이뤄진 점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토마호크 지원 등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보다 앞서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가 이뤄진 셈이다. -
美, 車부품 수입 관세 완화 연장 추진…韓 기업 숨통 트이나
국제 정치·사회 2025.10.17 14:41:36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입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인하 조치를 연장한다. 미국 완성차 업계의 대대적인 로비 활동이 승리를 거둔 셈이다. 대미(對美) 수출 비중이 약 37%에 달하는 한국 자동차 부품 업계의 관세 부담도 당분간은 일정 부분 상쇄될 전망이다. 1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수입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인하 조치를 5년으로 연장할 예정이다. 당초 이 조항은 2년 후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3년을 추가해 총 5년간 세제 할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타격을 막기 위해 포드와 GM 등 완성차 업계가 수개월간 로비한 결과다. 올 초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자동차와 더불어 수입 자동차 부품에 각각 25%의 관세를 매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는 미국 완성차 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부품에 대해서는 2년 간 한시적으로 관세를 인하해주기로 했다. 인하율은 차량 소비자 가격의 최대 3.75%를 부품 관세에서 제해주는 방식이다. 1년 후 할인률은 2.5%로 줄어든다. 5년으로 연장할 경우 할인률을 어떻게 적용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관세로 인해 부품은 물론 철강과 알루미늄의 가격 인상에 직면한 미국 완성차 업계는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에 전방위적인 로비를 벌여왔다. 특히 미일 상호관세 협상에서 일본차에 대한 관세가 27.5%에서 15%로 낮아지자 불만은 극에 달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미일 무역 협정이 도요타 같은 경쟁사에게 미국 제조 모델 대비 차량당 수천 달러의 비용 우위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수출 비중이 높아 트럼프 관세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 자동차 부품 업계 입장에서는 이번 관세 인하 결정이 ‘불행 중 다행’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자동차 부품 대미 수출 비중은 2020년 29.5%에서 지난해 36.5%로 증가했다. 미국의 자동차 부품 수입 가운데 한국산 비중은 지난해 기준 6.4%로 금액으로는 135억 달러(약 19조원)에 달한다. -
현대모비스도 임단협 마무리…성과금 450%+1420만원 지급
산업 산업일반 2025.10.17 14:29:34현대모비스(012330) 노사가 성과금 450%, 격려금 1420만 원 지급을 골자로 하는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상(임단협) 합의안을 타결했다. 지난달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에 이어 핵심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까지 임단협을 마무리 지으면서 현대차그룹은 25%의 미국 관세 부과가 유지되는 가운데 노사 부담을 덜었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3개 노조는 임단협 합의안과 관련해 찬반 투표를 벌였고 모두 가결됐다. 찬성률은 대표 노조격인 울산 모비스위원회가 58.66%, 진천 노조가 53.60%, 창원지회가 64.04%였다. 합의안에 따라 사측은 기본급 10만 원(호봉승급분 포함)을 인상하고 성과금 450%, 격려금 1420만원, 우리사주 17주, 재래시장 상품권 20만 원을 지급한다. 이는 현대차와 기아의 합의안과 대동소이하다. 현대차는 앞서 기본급 10만 원 인상, 성과금 450%+1580만 원, 주식 30주 및 재래시장 상품권 20만 원 지급에, 기아는 기본급 10만 원 인상, 성과금 450%+1600만 원, 주식 50주 및 재래시장 상품권 20만 원 지급에 합의했다. -
구광모 LG 회장, 트럼프 별장 마러라고行
산업 기업 2025.10.17 10:58:11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달 그룹을 뒤흔든 ‘미국 현지 직원 구금 사태’의 영향이 여전한 가운데, 구 회장은 17일 오전 9시 38분께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마러라고 회동에서 어떤 성과를 기대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수고 많으십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 이어 구 회장까지 4대 그룹 총수 모두가 미국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게 됐다. 앞서 최 회장은 한국에서,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향했다. 이번 회동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주도하는 5000억 달러(약 700조 원) 규모의 인공지능(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참여 기업을 모으는 행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7일(현지시간)부터 리조트를 찾아 기업인들과 골프 회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총수들과 마찬가지로 구 회장 역시 대미 투자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에게 이번 방미는 의미가 남다르다. 올 9월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협력사 직원들이 비자 문제로 미국 이민 당국에 구금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기 때문이다. 당시 조지아 공장에서 발생한 문제로 미국 출장이 전면 중단되는 등 현지 사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현재 구금됐던 인력들은 유급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했으며, 공장도 재가동에 들어갔다. 한미 당국이 단기 비자로도 공장 건설 업무가 가능하다고 합의하며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일부 협력사에서는 여전히 미국 출장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남아있고, 언제든 문제가 재발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감돈다. 사태의 후폭풍은 현재 진행형이다. 애틀랜타의 이정화 변호사는 구금됐던 근로자 약 30명을 대리해 미국 연방 정부를 상대로 불법 구금에 대한 보상과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다. 구 회장이 이번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비자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나 재발 방지 약속 등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재계는 이번 총수들의 마러라고 회동이 관세 협상 타결 등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
[트럼프 스톡커] 3년 만에 돈 푸는 미국, 韓집값·주가 또 치솟나
국제 정치·사회 2025.10.17 10:17:00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의 실업률이 상승 전환할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며 몇 달 안에 통화정책을 양적완화(대차대조표 확대)로 전환하겠다고 예고했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이 끝난 직후인 2022년 6월 이후 3년 남짓 지난 시점에서 양적긴축(대차대조표 축소)을 끝내겠다는 선언이었다. 미국 월가와 주요 외신은 이를 두고 연준이 이달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추가로 내리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불확실성은 남아 있지만, 실업률 등 고용시장 둔화 문제부터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해석이다.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전환은 한국의 금리, 주식·채권시장, 부동산시장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코로나19 당시 미국이 쏟아낸 글로벌 유동성이 한국의 주가와 집값을 천정부지로 밀어올렸던 점을 생각하면 이번에도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전고점을 한참 넘어선 코스피가 더 달릴 수도, 정부의 고강도 규제 효과가 어느 정도 지난 시점에서 집값이 다시 꿈틀거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다만 코로나19 때는 세계 경제가 부진한 상황에서 유동성이 급격하게 공급됐지만, 이번에는 글로벌 성장률이 나쁘지 않은 상태에서 양적완화가 완만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5월 연준 의장을 교체하며 금리 인하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도 또 다른 변수다. 파월 “실업률 올라갈 때 돼 몇 달 내 양적긴축 종료”…이달 금리인하 기정사실화 파월 의장은 지난 14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학회(NABE) 연례회의 공개 연설에서 “충분한 준비금 조건과 일치한다고 판단하는 정도보다 다소 높은 수준에 도달했을 때 대차대조표 축소를 중단하겠다고 오래전부터 계획을 밝혔다”며 “우리는 앞으로 몇 달 안에 그 시점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고 이 결정을 알리기 위해 광범위한 지표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직후인 지난 2022년 6월 시작한 양적긴축을 곧 종료하겠다는 발언이었다. 양적긴축은 연준이 보유한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시중은행 시스템의 예치금(준비금)을 흡수하는 통화정책이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이면서 시중에 통화를 공급하는 양적완화는 그 반대 개념이다. 연준은 코로나19 확산기에 시중에 풀었던 돈을 회수하려는 목적으로 양적긴축을 개시한 뒤 지금까지 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양적긴축 과정에서 2022년 4월 8조 9655억 달러에 달했던 연준의 보유 자산 규모는 이달 8일 현재 6조 5908억 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연준은 2018∼2019년 너무 이른 양적긴축으로 증시가 급락한 경험을 한 탓에 그 뒤부터는 통화정책 변화에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파월 의장은 “현재까지 이용 가능한 데이터로 볼 때 지난달 FOMC 회의 이후 경제 전망에는 큰 변화가 없다”면서도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단)’으로) 9월 고용 지표 발표가 연기되고 있지만 이용 가능한 자료에 따르면 구직 대한 가계의 인식과 채용에 관한 기업의 인식은 지금까지 이어진 (고용시장의) 하향 추세가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구인 건수가 빠르게 줄어도 실업률이 오르지 않은 놀라운 기간이었지만 이제는 구인이 추가로 줄 경우 실업률이 상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관세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위험에 대해서는 “상품 가격 상승은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압력보다는 주로 관세 반영에서 비롯됐다”며 “인플레이션의 단기 기대치는 올해 전반적으로 상승했지만, 장기 기대치는 연준의 2% 목표에 부합하는 상태”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이에 대해 “셧다운으로 인해 9월 고용 보고서를 포함한 주요 데이터 발표가 지연되고 있음에도 연준이 올해 10월과 12월 두 번 남은 FOMC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금리를 결정할 연준의 FOMC 회의는 이달 28~29일, 12월 9~10일 두 차례 예정돼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기대에 반박하는 말은 거의 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 인사들이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로 인하할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린 가장 강력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9월 통화정책 ‘갑론을박’서 전향적 입장 변화…“관세發 물가 상승” 트럼프와는 선 그어 월가에서는 애초 이달 셧다운 사태로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를 섣불리 결단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연준이 이달 8일 공개한 9월 FOMC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연내 금리 인하 횟수를 두고 폭 넓은 의견을 냈다. FOMC 위원들은 고용 시장 악화 문제로 지난달 연준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데에는 만장일치로 동의하면서도 올해 남은 기간 전체 인하 횟수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회의록에 따르면 19명의 위원 가운데 올해 남은 10월과 12월 두 번의 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씩 두번 금리를 내리는 데 찬성한 이는 9명뿐이었다. 위원들은 그러면서 내년과 2027년에는 한 차례씩만 금리를 더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지난달부터 FOMC에 합류한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만 9월에 곧바로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을 단행해야 한다며 이후에도 더 공격적으로 통화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이 지난달 공개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해 분기마다 발표하는 표)를 봐도 위원들은 평균적으로 12월까지 기준금리를 총 0.50%포인트 더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체 연준 위원 19명 가운데 12명만 연내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했고, 이 가운데 0.50%포인트 금리 인하를 예상한 이는 9명에 불과했다.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2명이었고, 1.25%포인트나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한 사람도 1명 있었다. 연말 기준금리가 현 수준과 같거나 높을 것이라 전망한 위원도 7명이나 됐다. 내년 말 금리 전망 분포도 2.75∼3.75%로 넓게 분산됐다. 위원들은 평균적으로 내년에 연준이 겨우 한 번만 금리를 인하할 것 같다고 예상했는데, 이는 이번 파월 의장의 양적긴축 종료 예고와는 다소 결이 다른 전망이었다. CNBC는 8일 FOMC 회의록 내용을 두고 “노동부와 상무부 등이 운영을 중단하면서 데이터를 공개하거나 수집하지 않고 있다”며 “시장은 연준이 10월과 12월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인하할 게 거의 확실하다고 믿지만, 그 결정은 인플레이션, 실업률, 소비자 지출 등 데이터 부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파월 의장은 몇 달 내 전격적인 양적완화 전환을 예고하면서도 이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과는 무관함을 연달아 분명히 했다. 외려 양적완화를 결정하는 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방해가 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기준금리를 1%대까지 내려야 한다며 그간 파월 의장과 연준을 수 차례 압박하고 조롱했다. 연준은 15일 발간한 10월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에서도 “조사 기간 물가가 더 상승했다”며 트럼프 대통령 책임을 재차 부각했다. 연준은 “관세로 인한 투입 비용 증가가 많은 지역에서 보고됐다”며 “높은 수입 비용과 보험, 의료, 기술 솔루션 등 서비스 부담이 커져 투입 비용이 더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며 분석했다. 가격 변화에 민감한 업종은 대체로 소비자들의 반발을 의식해 가격에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 제조·소매업은 수입 비용 상승분을 최종 가격에 완전히 전가하고 있다고 알렸다. 베이지북은 미국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담당 지역별로 은행과 기업, 전문가 등을 접촉해 최근 경제 동향을 수집한 경제 동향 보고서다. 통상 금리 수준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2주 전에 발표한다. 이번 베이지북은 지난달 3일 보고서 발간 후 이달 6일까지의 지역별 경제 상황을 설문조사로 수집한 내용을 담았다. 미국서 글로벌 유동성 쏟아지면 한국 부동산·금융·주식시장도 연쇄 영향 미국 연준이 예상보다 금리 인하 속도를 빠르게 낼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 여파가 한국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15일 3657.28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지수가 외국인투자가들의 추가 매수로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금도 풍부한 유동성 속에서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한국 증시가 또 하나의 큰 호재를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현 한국 증시는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코로나19 당시에도 밀려드는 글로벌 유동성에 힘입어 별다른 대형 호재 없이 2021년 7월 6일 3305.21까지 치솟은 바 있다. 당시에도 세계 경제는 각국의 입국 제한으로 뒷걸음질쳤지만, 주가지수 만큼은 넘치는 시중 유동성을 딛고 고공행진을 펼쳤다. 코스피는 1년 뒤 연준이 양적긴축에 돌입한 뒤로 장기간 조정을 거쳤고, 2021년 전고점을 다시 돌파하기까지 무려 4년의 시간이 더 버텨야 했다. 미국발(發) 글로벌 유동성이 한국의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릴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 코로나19 당시인 2021년 5월 서울 아파트 값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의 두 배 수준으로 솟구쳤다. 이 가격은 이후에도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나아가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현재에는 시중 유동성을 바탕으로 또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등은 이에 이달 15일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새 규제책을 내놓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한지 고작 4개월 만에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이 낸 것이다.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또 수도권에서 최대 6억 원까지 허용했던 주택담보대출을 주택 가격에서 따라 2억~4억 원으로 한정하는 대출 제한 카드도 꺼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같은 날 부동산 공급 전담 조직까지 신설하겠는 구상도 밝혔다. 이와 관련해서는 노력해서 미래 소득을 끌어 쓰려는 젊은 사람들의 집 구매를 차단하고 이미 현금이 많은 중장년층 부자들에게만 부동산 매매 기회를 몰아주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파월 의장이 양적완화 본격 전환을 예고한 시점은 공교롭게도 이 대책의 효과가 시장에서 확인될 즈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현재 연 4.00~4.25%에서 연말 3.50~3.75%까지 낮아질 공산이 커지면서 2.50% 수준에서 금리를 계속 동결하고 있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고심도 커지게 됐다. 한국은 현 정부의 잇딴 부동산 대책 탓에 그 효과를 확인할 때까지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구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연준의 연내 0.50%포인트 금리 인하와 한국의 연속적인 금리 동결이 현실화되면 한미 금리 차이는 2023년 3월 1.50%포인트 이후 2년 9개월 만에 최소 수준으로 좁혀진다. 더욱이 14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 전망보다 0.2%포인트 높은 3.2%로 상향 조정하면서 한국은 0.8%에서 0.9%로 0.1%포인트만 올렸다. 올해 2.0% 성장이 예상되는 초강대국 미국도 경기를 살리겠다며 금리 인하를 서두르는데 0%대 저성장 국면에 빠진 한국만 집값 상승 우려로 금리를 내리지 못하는 형국이다. 연준 의장이 교체되고 11월 중간선거를 치르는 내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따라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가 더 가팔라질 수도 있다. 이달 미국 금리 향방에 최대 변수로는 오는 24일 발표되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통계가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애초 CPI를 15일에 공개하려다가 셧다운 사태에 이를 연기했다. 미국 사회보장국이 다음달 1일 전까지 생활비 기준 연례 조정 작업을 마치고 내년도 연금 수령 재원을 추산하기 위해 3분기 CPI 자료를 요구하자 비로소 관련 직원들에게 업무 복귀를 요청했다. 15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이 이달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97.8%로 반영했다. 연준이 현 4.00~4.25% 금리를 그대로 동결할 가능성은 2.2%에 그쳤다. 연준이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릴 확률은 94.9%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GM·포드 로비 먹혔다…"미 정부, 車부품 수입 관세 완화 연장 추진"
국제 기업 2025.10.17 09:53:08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관세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자동차 부품 수입 시 부과되는 관세를 경감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를 5년간 연장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4월 외국에서 수입한 부품으로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의 관세 부담을 2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는데, 이를 5년으로 3년 추가 연장한다는 것이다. 당시 포고문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사가 미국에서 조립한 자동차의 가치의 15%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1년간 줄이고, 그다음 해에는 10%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해 관세가 줄어든다. 이에 따라 상무부는 자동차 제조사가 올해 4월부터 1년간 미국에서 조립한 모든 자동차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합산해 그 금액의 3.75%를 부품 관세를 상쇄하는 데 쓸 수 있도록 했다. 그 이후 1년간은 권장소비자가격 총액의 2.5%를 관세 상쇄에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소식통들은 상무부 발표가 이르면 17일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런 완화 조치가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몇개월 간 로비를 벌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수입 차량 및 부품, 철강 및 알루미늄 등 원자재에 부과한 관세로 인해 더 높은 비용 부담을 안고 있다. -
한일 재계 "한일 경제협력 2.0시대, 통상·수소·저출산 공동 대응" 성명서 채택
산업 기업 2025.10.17 09:34:44한일 경제계가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 협력을 한 단계 높인 '한일 경제협력 2.0' 시대를 열기로 뜻을 모았다. 양국 재계는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공동 대응하고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7일 일본 게이단렌(경제단체연합회)와 함께 일본 도쿄 게이단렌회관에서 제32회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류진 한경협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 한국 기업인 14명과 츠츠이 요시노부 게이단렌 회장 등 일본 측 기업인 11명이 참석했다. 류 회장은 개회사에서 "양국이 60년간 탄탄히 다져온 신뢰 위에, 이제 양국 관계의 새로운 미래인 '한일 경제협력 2.0 시대'를 개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강화가 최우선 과제"라며 "글로벌 환경의 급변과 불확실성 속에서 경제·산업 구조가 유사한 한일 양국이 공급망 재편과 국제규범 논의에서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수소·미래차 표준, 자원안보 등 분야에서의 협력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한국의 CPTPP 가입을 위한 양국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츠츠이 회장은 개회사에서 "보다 공정하고 다자적인 자유무역체제 실현을 위해 WTO 개혁을 추진하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CPTPP 등 경제연계협정(EPA)의 심화·확대를 함께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립과 분단이 심화되는 세계 속에서 한일 양국은 양자 관계를 넘어 미국을 포함한 3국 간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실현에 기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미국의 관세 조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기업들이 ‘초(超)불확실성’ 속에 직면했다고 진단하며 맞춤 전략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양국 재계는 당면한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녹색전환, 통상 대응의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경제정책을 추진 중이며 양국의 정책 방향성이 유사한 만큼 협력의 여지가 크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와 관련해서는 무역·투자 자유화와 규범 측면에서 RCEP보다 높은 수준으로 협상을 가속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아울러 참석자들은 양국 관광이 양적으로 크게 성장한 만큼 '자동출입국 시스템 상호 개방'을 통해 양국 국민이 출입국 시 자국민에게 적용되는 자동출입국 시스템을 이용하는 편의를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편 한경협과 게이단렌은 이날 회의를 토대로 △규범 기반의 자유롭고 개방된 무역질서 유지 및 CPTPP 추진 △글로벌 통상환경 공동 대응 및 공급망 협력 △한·미·일 협력과 FOIP(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구상 연계 강화 △APEC·OECD 등 국제무대에서의 공조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서를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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