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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대선은 모르겠고 강성지지층 업고가야 당권쥔다[송종호의 여쏙야쏙]
정치 정치일반 2025.03.21 13:20:00김기현·나경원·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나란히 파이팅을 외치는 사진입니다. 지난 19일 국회에서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주재로 열린 ‘글로벌 체제전쟁, 대한민국은 어디로’ 토론회에 사진인데 낯설지가 않습니다. 한국사 강사인 전 씨가 국회에 온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지만 이미 보수 스피커로 활동 범위를 넓히는 그의 모습을 고려하면 유별난 행보도 아닙니다. 그보다 김기현, 나경원, 윤상현 현역 의원 3명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누구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며 국민의힘 강성 지지층을 끌어모으는 장본인들이기도 합니다. 오른쪽→오른쪽…중원을 비우다 이날 토론회 발언도 강경했습니다. 나 의원은 “(탄핵에 찬성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시위를 보면 민주노총 간첩단 수사기록에 있는 북한 지령문 구호와 같다”고 주장했고, 윤 의원은 “우리의 주적은 좌파 사법부·부정부패 선관위·종북 카르텔”이라고 했습니다. 이에 질세라 김 의원은 이날 SNS에서 윤 대통령 파면 요구 시국선언에 창원간첩단 사건 핵심 인물이 참여했다며 “대통령 탄핵에 불순한 세력이 개입해 있다는 국민적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목청을 높였습니다. 강경한 발언에 강성 지지층은 더욱 결집하고 있고 환호하고 있습니다. 12.3비상계엄 이후 윤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불안해 보였던 보수층 결집에 성공한 것은 이처럼 강력한 당대표급 다선 의원들이 중심을 잡아서일 겁니다. 실제로 2023년 3월 8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전당대회에서 이들은 출마를 결심(나경원)하다 접었거나 출마 후 컷오프(윤상현) 되기도 했고, 어렵지 않겠냐는 세간의 평가를 뚫고 결국 당대표에 당선(김기현)됐습니다. 다시 말해 언제든지 당권을 쥐기 위해 뛰어들 당권 주자라는 이야기입니다. 지난해 7월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는 한동훈 전 대표가 당대표에 당선됐습니다.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한동훈 지도부가 붕괴했고 지난해 말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비대위 지도부가 시작됐습니다. 6개월 임기인 비대위는 연장될 수도 있지만 7월 이후에는 어떤 식으로든 현재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민의힘도 새 지도부를 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조기대선이 변수지만 큰 흐름에서 차기 당대표는 적어도 하반기에 선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헌 제28조에 따라 새 대표의 임기는 2년입니다. 2028년 23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당 대표는 아니나 내년 지방선거는 진두지휘할 수 있습니다. 당대표 직을 거쳐 더 큰 정치적 체급에 도전할 길도 열릴 수 있습니다. 당권주자들의 선명성 경쟁…당권행보 눈치 채셨나요. 김기현, 나경원, 윤상현 의원들의 행보. 다시 말해 당권 도전입니다. 여당 대선주자 1위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들 당권 주자들은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 입장이 분명하고 강력합니다. 반대로 다른 여당 내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들은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려다가도 반대했다가 또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습니다. 조기 대선이 열린다면 중원 확장, 중도 영토 공략이 필요해서입니다. 김 장관이 대선 본선에 나설 경우 중도 확장이 가능하겠냐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기도 합니다. 강한 지지층 결집이 탄핵 정국에서도 국민의힘을 받쳐주는 힘이 되는 것은 사실이나 중원 확장에 의문이 든다는 식의 분석입니다. 이런 까닭에 대선 출마를 고심중인 잠룡들은 강성 지지층과 중원 확장 사이에 고민이 있습니다. 반면 김기현·나경원·윤상현 의원은 선명성 경쟁이라도 하듯 더욱 강한 말들을 쏟아냅니다. 일단은 강력한 지지층 결집을 통해 당권을 쥐겠다는 계산입니다. 이 같은 전략은 놀랍게도 황교안 전 대표와 빼닮았습니다. 8년 전인 2017년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를 수행하던 중에 직접 대권에 눈을 돌렸습니다. 하지만 약한 당내 지지기반에 대선도전을 포기했습니다. 그러다 딱 2년 만인 2019년 당권을 쥐게 됩니다. 비결은 태극기부대였다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해석입니다. 대선 포기 후 2년 만에 당권 쥔 황교안 황교안 당 대표 시절 원내대표는 나 의원입니다. 2019~2020년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장외투쟁에 본격 돌입했는데 두 사람은 광화문 집회에 함께 하곤 했습니다. 바로 같은 시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에 취임한 전광훈 목사가 태극기 부대와 함께 전국조직을 만들어 ‘문재인 하야 서명’을 받았습니다. 2019년 10월엔 전 목사의 광화문 집회에 황 전 대표가 의원들과 함께 참석하기까지 합니다. 김 장관, 윤 의원 등도 태극기를 쥐고 목청을 높였습니다. 대단한 결집이었습니다. 때마침 발생한 코로나19까지 2020년 4월 총선은 자유한국당 후신 미래통합당이 민주당보다 유리한 정치구도를 형성했습니다. 그리고 21대 총선 결과는 어땠을 까요. 더불어민주당 180석,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103석, 정의당 6석이었습니다. 황 전 대표는 선거 당일 15일 밤 자정을 15분 남겨두고 당 대표직을 사퇴했습니다. 진부할 만큼 많이 인용된 역사학자 E.H.카의 말을 빌려봅니다.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다.’ -
이재명 “고용불안 비정규직, 정규직보다 보수 높은게 상식”
사회 사회일반 2025.02.21 17:47:25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거 대선 후보 때 주장하던 비정규직 근로자의 일종의 ‘공정임금론’을 다시 꺼냈다. 정규직의 60% 수준인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 수준 이상으로 높이는 방식으로 고용 불안과 정규직 일자리 경쟁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21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건물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등 지도부를 만나 “불안정하고 일시적으로 고용되는 사람은 그 대가가 안정적인 사람 보다 많아야 한다”며 “(이는) 외국도 대체적으로 상식이다, 호주를 보면 같은 일을 해도 아르바이트 보수가 더 많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말은 임금 총액이 아니라 시간당 임금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총액은 워낙 격차가 크다. 단 같은 일을 하더라도 비정규직인 이유로 정규직 보다 임금이 더 낮은 상황은 우리 노동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임금뿐만아니라 복지제도, 사내 문화 등 비정규직은 여러 면에서 차별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똑같은 현장에서, 똑같은 조건으로, 똑같은 효용을 내도 안정적으로 고용되지 않은 비정규직 보수가 정규직의 60%인 것은 황당하고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의 분석을 보면 2024년 8월 기준 정규직 임금이 100이면 비정규직 임금은 53.8에 그쳤다. 100대 60으로 나뉜 이 격차는 매년 유지되고 있다. 이 대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노동시장의 정규직을 줄이는 방식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정규직이 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규직이 되려는 경쟁이 치열하고, 사용자는 정규직을 안 뽑으려고 한다, 고용 불안정이 노동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불합리한 결과를 만들었다”며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노동계가 바라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다. 비정규직 임금공정론은 이 대표의 소신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021년 12월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로서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 나와 같은 주장을 폈다. 당시 이 대표는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 격차를 공정수당 지급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런 주장은 당시 대선 내내 이어졌다. 이 대표는 이날 한국노총 지도부도 만나 최근 노동 이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다시 밝혔다. 쟁점이 된 반도체 특별법 내 주 52시간제 유예와 관련해서는 ‘노동시간 단축과 주 4일제 도입’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반대의 뜻을 피력했다. 양대 노총은 최근 이 대표가 특별법 내 주 52시간제 유예에 찬성할 가능성을 판단하고 이 대표를 향해 비판 논평을 냈었다. 또 이 대표가 우클릭하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경제 성장은 민주당이 역대 정부마다 해온 일”이라고 동의하지 않았다. -
[송종호의 여쏙야쏙]다시 초박빙 대선…이재명, '확장'과 '결집'의 속도전
정치 선거 2022.02.24 17:32:51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해 10월 당 대선후보 확정 뒤 30%대 지지율 벽에 막혀있습니다. 연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앞지르는가 싶더니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윤 후보 간 야권단일화 이슈가 발생한 뒤 다시 대선 구도가 윤 후보에게 기울어 있는 형편입니다. 야권 단일화가 결렬수순을 밟는다지만 여전히 불씨는 살아있는 형국인데, 단일화 이슈를 잠재우고 이 후보가 대선 막바지 노릴 수 있는 최대 병기. 말 그대로 ‘확장’과 ‘결집’을 노린 마지막 승부수가 주목됩니다. 일각의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윤 후보 모두 결집은 끝났고, 중도층 확보에 승패가 갈린다고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이 후보에게 오지 않은 여권표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바로 친노-친문 표심입니다. 최근 이낙연계 인사인 정운현 씨의 이탈이 대표적입니다. 여권 지지층이면서도 ‘죽어도 이재명은 싫다’는 정서를 이 후보가 넘어서야 승리를 보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친노·친문에 “‘아픈 손가락’으로 받아달라” 급기야 이 후보는 22일 직접 페이스북을 통해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는 “5월 노무현 대통령님 13주기, 문재인 대통령님과 손 잡고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으로 인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게시글의 제목은 ‘아픈 손가락’이었습니다. 그는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아픈 손가락이 있다”고 운을 때며 “청소노동자로 살다가 세상을 떠난 동생, 재옥이는 저의 가장 아픈 손가락”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끝끝내 화해하지 못하고 떠나보낸 셋째 형님도 그렇습니다”며 “돌아가신 아버지, 어머니는 어찌 말로 표현하겠습니까. 가족의 일은 온전히 제가 감당할 몫이지만 공적영역에서 만들어진 아픔은 해소하기가 참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꺼냈는데요. 이 후보는 “제게 정치적으로 가장 아픈 부분은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님을 사랑하는 분들의 마음을 온전히 안지 못한 것”이라며 “2017년 경선, 지지율에 취해 살짝 마음이 흔들렸다. 과도하게 문재인 후보님을 비판했다. 두고두고 마음의 빚이었다”고 아쉬워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직도 제가 흔쾌하지 않은 분들 계신 줄 압니다”며 “그러나 제게 여러분이 아픈 손가락이듯 여러분도 저를 아픈 손가락으로 받아주시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친노·친문의 온전한 지지가 절실한 이 후보는 지난 6일에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참혹했던 순간을 잊기 어렵다”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친노·친문는 마음을 열까요. 이 후보 발언으로는 부족하다고 봤는지 친노·친문의 대표적 정치인으로 꼽히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지원사격에 나섰습니다. 이 후보 발언 다음날일 23일 윤 의원은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은 거 같다”며 “선대위 비상 대응 체제 갖췄지만 지금껏 해온대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친노·친문에게)마음 어린 사과를 했다”며 “이 후보가 20대 대통령이 돼 19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오는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고 했습니다. 이어 “상처 난 아픈 손가락을 보지 마시고 5월 봉하마을 들판에 선 세 분의 대통령을 바라봐달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대선 막판까지 친노·친문을 향한 이 후보의 구애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도 마음을 주지 않는 친노·친문에게 4기 민주당 정부의 ‘적통’으로 인정을 받고 그들이 투표장에 나오게 하는 방법 이 후보가 승리할 수 있는 키 포인트라는 데 이견이 없습니다. 통합정부론…‘야권단일화’ 막고 중도직진 작전 다른 한편, 민주당은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정치제도 개혁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중도확장의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나라 정당들이 함께 '국민통합 정치개혁안'을 만들고 실천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 개혁 방향으로는 △국민통합 정부 실천 △국민통합 국회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 △국민통합 개헌으로 권력 구조의 민주화 등을 제시했습니다. 결선투표제와 책임총리제를 골자로 한 정치제도 개혁은 ‘적폐 수사’를 시사한 윤 후보와 차별점을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안 후보를 비롯한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까지 아우르는 통합 행보를 통해 분열을 종식시킬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는 점을 내세운 겁니다. 실제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결선투표제는 안철수 후보,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도 개편은 정의당을 겨냥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이러한 제안에 안 후보가 공감대를 보여 국민의힘과 단일화를 하지 않고 대선을 끝까지 완주만 해도 민주당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대통령이 국무총리를 해임하려면 국회와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켜 총리가 헌법에 명시된 국무위원 임명 제청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은 안 후보에 대한 러브콜로 해석됩니다. 즉, 정치 교체라는 명분을 통해 ‘이·안’ 후보 간 정책 연대로 거리를 좁힐 수 있다는 기대감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윤·안 단일화’를 견제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정치 보복 대 통합 정부라는 프레임이 선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실제 정치 개혁을 관철시키기에는 논란의 소지가 많다”며 “단순히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를 차단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재명 安향해 “선거 끝나면 원팀되자”…안철수 “동맹 중요” 정치교체라는 명분속에 ‘통합정부’의 밑그림이 안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지난 11일 2차 TV 토론 발언도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당시 이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나중에 선거가 끝나면 원팀이 되자”고 제안했고 안 후보도 “다당제로 정책 교환을 해 일종의 동맹을 만들어야 한다”고 화답했습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단일화 등을 염두에 뒀다기보다 ‘이·안’ 연대의 명분을 쌓고 통합 정부의 밑그림을 제시하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의원은 “야권 단일화가 인위적인 정치공학 전술이라면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한 여당의 통합정부론은 분열종식의 기치를 가진 중도층 공략 전략”이라며 대선 막판 승부수라고 평가했습니다. 정치개혁 아젠다를 던진 뒤 하루 뒤인 25일엔 법정TV토론이 바로 열립니다. 주제는 공교롭게 정치분야로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된 후보들의 입장을 확인하는 날입니다. 이 후보가 정치개혁을 전날 발표한 만큼 토론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자리에서 중도층을 끌어당길 통합의 리더십을 선보일 수 있을까요. 이 후보가 3월9일 최종승리자가 된다면 25일 TV토론이 결정적인 순간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송종호의 여쏙야쏙]이재명의 대선분투기…'파크뷰' 벼르던 세력 '대장동' 몰려왔나
부동산 부동산일반 2021.10.11 02:31:29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됐습니다. 지난 2010년 성남시장 당선 이후 1%대 지지율을 받으며 대선 후보로 처음 언급된 이후 6년 만입니다. 축하와 환호를 받아야 하지만 대선후보로 선출된지 2시간여 만에 2위 주자 이낙연 전 대표 측은 경선 무효표 처리를 당 선관위에 공식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경선 결과를 승복하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사단은 이 후보가 지역별 순회 경선과 1~3차 선거인단 투표(슈퍼위크)에서 누적 득표율 50.29%로 간신히 과반을 달성해서 벌어졌습니다. 사실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라던 캠프 내 판단과 달리 24만8,000여명이 참여한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전 대표가 62.37%를 차지, 이 후보(28.3%)를 압도하며 상황이 묘하게 바뀌었습니다. 후보 확정 2시간여 만에 이낙연 사실상 경선불복 앞서 민주당 선관위는 특별당규 59조에 따라 전체 유효투표 수에 정세균 전 총리와 김두관 의원이 얻은 표를 제외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습니다. 59조 1항은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하는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이 전대표 측은 “후보 사퇴했을 때 그 사퇴한 후보에 대한 투표는 무효라는 이야기다. 이것이 마치 여태까지 모든 득표를 무효로 하는 것으로 과잉해석”이라며 “이것을 바로잡지 않으면 나중에 선거결과에 따라 엄청난 후폭풍이 올 수 있다”고 경고 한 바 있습니다. 이미 ‘애프터경선’ ‘경선중단’등을 요구한 이 전 대표 측이 경선을 불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 배경입니다. 경선 중반 이 전 대표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치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보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후보의 득표가 과반에 못 미치는 48.37%가 되면서 결선 투표가 진행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전 대표 측 계산과 달리 공개된 이 후보의 득표수와 무효표를 고려해도 49.31%의 득표율로 과반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불안한 예감이 현실이 돼버린 상황. 민주당 내홍은 깊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재명, 대선후보 일정 시작…文대통령도 “축하한다” 이미 11일 오전 송영길 당 대표와 이 후보는 대전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집권여당 대선후보 공식 일정을 시작합니다. 후보 수락연설을 마쳤을 뿐만 아니라 송 대표는 이 후보에게 당선증까지 교부했습니다. 이상민 선거관리위원장은 “이재명 후보는 당규에 따라 선출됐다. 중대 하자가 없는 한 안 바뀐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날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서 이재명 지사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축하한다. 경선 절차가 원만하게 진행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그만큼 경선결과가 뒤집혀 결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굉장히 낮아보입니다. 다만 이낙연 전 대표를 포함한 지지층을 흡수해 ‘원팀’을 구축할 수 있냐는 점은 의문으로 남게 됐습니다. 3차 슈퍼위크 결과…대장동 불리한 여론 전개? 무엇보다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전 대표가 62.37%로 압도적인 득표를 했다는 점도 이 후보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이 후보에게 불리한 여론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후보로 확정된 이후 대장동 공세는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 내부에서도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일각에서는 2002년 대선 당시 새천년민주당 후보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흔든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이야기까지 흘러 나오고 있습니다. 이 후보는 노 전 대통령 처럼 간난신고를 뚫고 내년 3월9일 승리할 수 있을까요. 노무현 변호사 한마디에 시작된 이재명 인권변호사 이 지사가 처음 ‘사회적 감수성’에 눈을 뜨게 해준 이가 노 전 대통령이라는 점은 운명의 장난과도 같습니다. 이 후보가 산골 출신 소년공으로 어려운 가정형편상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에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는 건 잘 알려진 일화입니다. 보통 힘든정도가 아니라 후각을 잃고 팔은 굽었습니다. 검정고시 단과반 학원에 다닐 수 없을 지경에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극한의 삶에서 대학에 입학했지만 80년 시대는 군부독재정권이 민주주의를 유린하던 시기였습니다. 감옥에 가 있는 친구들과 경찰에 쫓겨 다니는 후배들 속에서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이 후보는 ‘돼지와 사람의 차이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연속이었습니다. 지난 8월 출간된 '인간 이재명'에는 이런 이 후보의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 준 게 한 변호사의 특강이었다는 구절이 나옵니다. -연수원에서 한 변호사님이 특강을 했는데, 정말 말을 시원시원하면서도 구수하게 잘 했어요. 그분이 내가 하려는 바로 노동인권 변호사였으니깐, 내가 귀를 쫑긋 세우고 한 마디도 빠뜨리지 않고 들었어요.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이 그분의 말을 그 대로 다 빨아들였죠. 그중에서도 마지막에 한 말씀이 나를 확 사로잡았어요. 변호사는 뭘 해도 밥은 안 굶는다. 그러는 거예요.<인간 이재명 p221> -이재명이 우러러보던 조영래 변호사가 이재명을 불러서 변호사 사무실 열라며 금융기관에서 5백만 원을 빌려주었다. 판검사 임용을 포기한 25세 변호사의 무모한 용기와 딱한 사정을 가상하게 여긴 조영래 변호사의 격려였다. (중략)이재명은 그렇게 성남에서 ‘우리 변호사’가 되었다.<인간 이재명 p226> 특강 강사가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입니다. “주변에서는 다들 1년, 아니 하다못해 6개월 만이라도 현직에 나가라고 권했다. 6개월만 판검사를 해도 전관예우가 있던 시절이었다. 그러면 사무실 열 비용은 마련할 수 있다며 그를 걱정해줬다. 고마웠지만 그는 따르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노동인권 변호사의 삶의 첫 출발을 조영래 변호사가 지원했다는 점도 운명같습니다. 다만 이 후보의 ‘대장동’은 그 때 이미 잉태됐습니다. 그를 첫번째 전과자로 만든 ‘파크뷰 특혜사건’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대장동 의혹의 첫 출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파크뷰 특혜사건은 아파트를 지을 수 없어 포스코개발이 281억원의 위약금을 물면서 포기한 땅을 소규모 건설업자 홍 모씨가 100억 원의 계약금을 내고 매입한 다음 용도 변경을 추진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업무시설이 들어설 자리에 주상복합아파트를 짓는 건설업자에게 엄청난 차익을 안겨주는 범죄행위를 파헤쳐 가던 이 후보는 이 사건의 배후에 토건업자와 정관계, 검찰, 언론으로 이어지는 막강한 커넥션이 버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취재중이던 KBS피디가 당시 성남시장에게 파크뷰 담당 검사라고 하는 전화통화 자리에 이 후보도 같이 있으면서 검사사칭 공동정범이 됐습니다. “우리가 시장합시다…저 쓰레기 같은 놈들 싹 몰아내고” 이후 시민운동 역시 활발히 활동한 이 후보는 성남 구도심 지역의 유일한 대학병원인 인하병원의 폐업에 따라 시립병원 설립추진위원회도 참여합니다. 이 후보는 단 3주만에 주민발의자 1만8,595명을 모아 ‘주민발의 조례’를 성남시에 접수했습니다. 그러나 성남시의회에 상정 47초만에 심의보류가 선포되었습니다.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이 다수였던 성남시의회가 사실상 부결처리해 버린 셈입니다. 이 때 이 후보는 “우리가 시장합시다. 저 쓰레기 같은 놈들 싹 몰아내고, 병원 만듭시다”라며 처음 정치참여를 결심하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된 그는 취임 직후 '성남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며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돈이 없자 도둑질 당한 시민의 돈을 되찾아오기로 했습니다. 대장동 사건의 본격적인 시작입니다.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부지였다. 분당과 수지 사이에 자리잡은 대장동은 응달산과 태봉산, 대장천에 둘러싸인 천혜의 요지였다. 경부고속도로 판교 나들목과 용인-서울고속도로 서분당나들목에 인접한 교통의 요지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땅은 미래세대를 위한 보존녹지로 지정되어 있어 아무도 손을 대지 못하게 되어 있었다. LH가 아무도 손댈 수 없었던 대장동 일대의 도시계발계획에 착수하면서 대장동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그런데 이재명 시장이 취임하기 석 달 전에 갑자기 LH가 대장동의 사업권을 포기했다. 모두가 군침을 흘리는 땅을 공공기관인 LH가 포기했다. 어림잡아 수천억이 넘는 개발이익을 민간의 누군가에게 넘기겠다는 뜻이었다. LH와 토건마피아의 협잡이란 걸 이재명은 단박에 알아차렸다. 쾌적한 삶을 위해 남겨둔 시민의 공유자산인 그린벨트와 같은 보존녹지를 풀어서 그 이익을 토건 마피아의 아가리에 넣어주겠다는 가당치 않는 수작이었다.(…중략…)파크뷰 사건을 통해 이재명이 토건 마피아들의 실체를 알았듯이 토건 마피아들도 이재명 꼴통 기질을 알았다. 그래서 이재명이 시장이 되기 석 달 전에 서둘러 민영개발로 엎어치기를 해놓은 것이었다. 토건 마피아들은 이것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불가역적인 조치일 줄 알았다. 그럴 뻔했다. 하지만 상대는 이재명이었다. 이재명은 그들이 생각한 것보다도 훨씬 더 겁이 없는 꼴통이었다. (…중략…)시나리오는 파크뷰 분양특혜 사건 떄와 같을 것이었다. 회유→협박→음해·공격.(…중략…)토건 마피아 뱃속에 고스란히 들어갈 뻔했던 대장동 개발이익 5,500억 원을 되찾을 수 있었다. 시민들은 환호했지만 밥상을 빼앗긴 기득권세력은 이를 갈았다. 이재명은 두고두고 감당해야할 엄청난 적을 또 그만큼 늘렸다. <인간 이재명 p279~285> ‘달려라 마루치·날아라 아라치’…기업하기 좋은 단체장 ‘이재명’ 한 경제지가 실시한 50개 대기업과 50대 중소기업, 총 100개의 기업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해 가장 노력을 기울이는 단체장’조사에서 이 후보는 1위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성남시장 시절에도 이 후보는 특혜논란이 두려울만도 했지만 방치된 공공용지와 의료용지에 대기업 사옥과 연구소를 과감하게 유치해 현대중공업 종합연구개발센터와 두산그룹 사옥이 성남에 들어올 수 있게 했습니다. 이 후보가 과감하게 기업을 유치하고 지원할 수 있었던 것은 청렴의 힘이었다고 평가받습니다. 대장동 특혜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가운데서도 이 후보의 지지율이 굳건한 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의혹의 본질은 이 후보가 평생 명운을 걸고 싸워온 토건기득권 세력에 있습니다. 물론 사업 당시의 성남시장으로서 이 후보의 책임이 없지 않습니다. 그런 까닭에 과반확보에도 시비가 걸릴 만큼 경선 득표율에도 이상징후가 발생했을 겁니다. 이 어려움을 이 후보는 극복할 수 있을까요. 이 지사가 육성회비를 내지 못해 화장실 청소를 독차지 했던 산골 초등학교 시절 가장 많이 불렀던 노래는 ‘마루치 아라치’였습니다. 노래에는 거친 파도를 헤치고 힘차게 꿈을 찾아 나가는 어린 이재명의 꿈이 담겨있었습니다. 열일곱살 이재명은 “어렵다는 것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고 일기에 적어뒀습니다. 대장동에 걸린 정치적 책임과 결과적 책임을 극복하고 당장 당내 경선 불복문제부터 어떻게 풀어나갈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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