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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스톡커] 한화에 美호위함 만들라는데, 라이선스는 언제
국제 정치·사회 2025.12.24 17:09:56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해군의 ‘황금 함대’ 구축 구상을 발표하면서 새 프리깃함(호위함)들을 한화(000880)와 협력해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미가 합의한 한국의 대미 조선업 투자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가 상업용을 넘어 군용까지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다만 지난해 12월 한화가 인수한 미국 펜실베니아주의 필리조선소가 해당 역할을 맡으려면 방산 업체 지정 등 여러 라이선스(인증)가 필요해 군용 마스가 프로젝트가 실제 가동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함 자체가 해군사에서 이미 한물간 전력이라는 점에서 함대 구상이 현실화되기 힘들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별도로 만약 한화가 필리조선소를 통해 미 해군 군함 건조 사업에 확실하게 뛰어들 경우 미국 핵잠수함으로 그 지평을 넓히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이 경우 해당 경험을 토대로 한국 거제도에서 한국형 핵잠수함을 만들겠다는 우리 정부의 복안도 조금씩 양국 간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트럼프급 대형 전함으로 ‘황금 함대’ 구축…한화와 호위함 협력”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자신의 마러라고 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주 해군은 새로운 급의 프리깃함 건조 계획을 발표했다”며 “그들은 한국의 회사와 함께 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한화라는 좋은 회사”라고 협력 기업 이름을 직접 소개하며 “필라델피아 해군 조선소에 50억 달러(약 7조 4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필리조선소를 가리켜 “그곳은 위대한 조선소였다”며 “오래전 폐쇄됐지만 다시 문을 열어 미 해군, 민간 회사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황금 함대’를 발표하면서 프리깃함을 거론했다. 황금 함대는 냉전 시대 이후 사라진 거대 전함을 다시 도입하는 전략이다. 황금 함대는 3만~4만 톤의 기함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이른바 ‘트럼프급’ 전함이다. 여기에는 함포뿐 아니라 미사일, 극초음속 무기, 전자기 레일건, 고출력 레이저, 핵무기(핵탄두를 실은 해상발사 크루즈 미사일)까지 탑재된다. 첫 트럼프급 전함의 이름은 ‘USS 디파이언트’다. 이 배는 2척을 먼저 건조한 뒤 궁극적으로 20~25척까지 그 수를 늘릴 계획이다. 첫 전함 건조에만 2년 6개월가량이 걸려 2030년대 초에나 완성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대형 항공모함 3척, 잠수함 12~15척도 이미 건조하고 있거나 건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함정들을 미국에서 건조할 것이고 해군이 민간 기업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며 “다음주에 주요 방산 업체들과 만나 생산 일정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은 하루 평균 4척 이상의 선박을 건조했다”며 “그런 능력을 우리가 잃게 된 것은 비극”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화와 손을 잡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들 함정이 지금 당장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에서 도입하려던 프리깃함 사업이 지연되자 한국의 신속한 선박 건조 능력에 눈을 돌린 셈이다. 미국에서 함포를 단 전함은 함재기를 실은 항공모함과 미사일을 탑재한 구축함에 밀린 탓에 1994년 이후 더 이상 건조되지 않았다. 미국이 전함을 실제 전투에 사용한 것은 이라크를 상대로 한 1991년 걸프전이 마지막이었다. 마지막 전함인 ‘USS 미주리’는 1992년에 퇴역해 하와이의 진주만 항 박물관에 보존돼 있다. 현재 미 해군의 주력함은 배수량이 약 9500톤인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이다. 마크 몽고메리 전 해군 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새 호위함의 경우 수직발사 시스템이나 이지스 방어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전술적 활용도가 전무하다”며 “전함이 멋있어 보인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관 중시 기조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신형 전함에 현직인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단 것을 두고도 곧장 논란이 일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군함의 급 명칭은 통상 그 급으로 지은 첫 군함과 똑같이 붙인다. 첫 전함 이름이 USS 디파이언트라면 디파이언트급 전함으로 불러야 맞다는 지적이었다. 현직 대통령의 이름을 쓰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미 해군은 현직이 아닌 생존 인물의 이름조차 군함 명칭에 쓰지 않다가 리처드 닉슨 대통령 때인 1974년부터 정책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에도 ‘미국 평화연구소(USIP)’의 이름을 ‘도널드 J 트럼프 평화연구소’로 바꾸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간판에 본인 이름을 새겼다. 또 수도 워싱턴DC의 공연장인 ‘존 F 케네디 기념 공연예술센터’의 이름에도 자신의 이름을 추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연장 이름을 ‘도널드 J 트럼프와 존 F 케네디 기념 공연예술센터’로 변경하고 새 간판을 달았다. 남중국해에서 中 견제 목적…‘마스가 프로젝트’ 첫 투자처 될 수도 트럼프 대통령이 황금 함대를 구상한 것은 날로 커지는 중국의 해군력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핵추진 항공모함 전단과 잠수함, 이지스 구축함 등 막강한 군사력을 갖춘 나라다. 전력이 전 세계에 분산돼 있다는 게 문제다. 무엇보다 인도·태평양 해역에서 중국을 압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인식이 이번 황금 함대 구축 계획에 영향을 줬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한물간 전력으로 평가되는 전함을 개선해 미 해군에 보탬이 되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때부터 전함 재도입을 추진했다. 백악관도 이달 초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전 세계 해상 운송량의 3분의 1이 매년 남중국해를 통과한다”며 “이곳의 유리한 재래식 군사 균형이 전략적 경쟁의 핵심 요소”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만 해협의 현상 유지를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어떤 시도도 지지하지 않는다”며 “제1도련선 어디서든 침략을 저지할 수 있는 군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경쟁국 가운데 어느 한 국가가 남중국해를 장악할 가능성, 잠재적 적대 세력이 세계 최대의 상업 항로 가운데 하나에 통행료 체계를 부과하거나 마음대로 폐쇄할 경우”를 언급했다. 특정 국가 이름은 거론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제1도련선은 일본, 대만, 필리핀 등 중국 연안의 섬들을 잇는 가상의 선이다. 재계와 외교가에서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마스가 프로젝트의 첫 닻을 내린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앞서 한국은 미국의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내리는 대가로 조선업 분야에만 1500억 달러(약 222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프리깃함 사업이 마스가 프로젝트의 첫 사업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한미 양국은 아직 마스가 프로젝트의 첫 투자처를 정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미 해군도 이달 19일 2028년 진수를 목표로 첫 호위함을 만들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해군은 미국의 최대 군함 조선업체인 헌팅턴 잉걸스(HII)를 필두로 호위함 건조를 여러 조선소에 맡길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군과 한화가 어떤 방식으로 협력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소개하지 않았다. 한화의 필리조선소도 수주 경쟁을 거쳐 미 해군의 일감을 따낼 가능성이 있다. 한화는 최근 호주의 조선·방산 업체인 오스탈의 최대주주 지분도 확보했다. 오스탈은 미국 모바일과 샌디에이고 등에서 조선소를 운용하며 미 해군에 군함을 납품하고 있어 한화가 이곳을 통해 협력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건조를 강조한 만큼 거제도 등 한화오션(042660)의 한국 조선소가 사업장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18일 서명한 202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도 미 해군 함정의 외국 건조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번스·톨레프슨법’을 재확인했다. 해군 함정 건조용 예산으로 260억 달러를 배정하고도 한국 업체가 참여할 길을 확실하게 열어두지는 않은 것이다. 외교가에 따르면 지역구에 자국 조선업체를 둔 미국 정치인들이 해외 발주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필리조선소 상선만 건조 가능, 전함은 한물간 전력…핵잠 사업까지는 ‘첩첩산중’ 문제는 한화의 필리조선소 역시 아직 미 해군 군함을 곧바로 건조할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재 필리조선소는 상선만 건조할 수 있다. 미 군함을 건조하려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설보안허가(FCL)부터 받아야 한다. 이를 통해 방산업체로 지정돼야 하고 함정정비협약(MSRA), 사이버보안 성숙도 모델 인증(CMMC) 등의 라이선스도 확보해야 한다. 기술 이전과 예산 등과 관련한 의회의 승인도 필요하다. 현재 연간 1~1.5척의 상선만 건조할 수 있는 제조 역량도 설비·인력 투자를 통해 한층 더 끌어올려야 한다. 트럼프급 전함이 실제 지어질지 여부조차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신형 전함이 중국을 압도할 전력인지도 불분명한 데다 비용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에서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급 전함 한 척당 비용을 100억~120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개발 기간도 5년 안팎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1940년대에도 몬태나·오하이오·메인·뉴햄프셔·루이지애나라는 이름의 ‘몬태나급’ 전함 5척을 건조하려다가 1943년 취소한 바 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첫 해 직접 한화의 이름까지 거론하며 추진 의지를 밝힌 만큼 사업이 곧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한화의 라이선스 취득 작업도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한번 미 해군 군함 사업을 수주하면 한화가 원하는 미국 핵잠수함 건조 사업도 추후 노려볼 만하다. 물론 미국 핵잠수함까지 만들려면 국방부·에너지부의 해군 원자력 추진 프로그램(NNPP), 의회의 핵연료 공급·사용에 관한 법적 예외 승인과 특수 기술 이전 협정 등 취득하기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라이선스가 추가로 있어야 한다. 핵잠수함은 미국 입장에서도 전략 무기라서 필리조선소가 관련 기술을 취득하기가 쉽지 않은 분야다. 만약 중장기적으로 필리조선소가 미국 핵잠수함까지 건조하게 될 경우 한국 조선소에서 한국형 핵잠수함을 건조하기 위한 논의도 시작해 볼만 하다. 백악관은 지난달 13일 한미 정상회담 팩트시트(자료집)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미국은 한국이 핵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10월 29일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경북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지 16일 만이었다. 백악관은 그러면서도 당시 핵잠수함 건조 시기와 장소는 명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인 10월 30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한국은 훌륭한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에서 핵잠수함을 건조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한국에서 건조하는 것을 전제로 양국 논의가 진행된 것”이라고 이를 반박했다. 갓 첫발을 뗀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도 한국형 핵잠수함에는 큰 걸림돌이다. 현행 협정은 한국이 2035년까지 미국의 동의 아래 20% 미만의 우라늄만 농축할 수 있게 한다.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는 아예 금지한다. 요컨대, 트럼프 대통령이 황금 함대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면서 한화와 한국 조선 업계에도 미 해군 군함 사업에 참여할 길이 이전보다는 더 넓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기회를 잘 살릴 경우 한국 기업이 미국의 핵잠수함을 건조하고, 나아가 우리 땅에서 그에 못지 않은 핵잠수함을 지을 수도 있다. 물론 이에 도달하기까지는 정치·안보적 진통이 뒤따를 공산이 크다. 시간과 돈도 많이 들 게 분명하다. 증시의 주가 반응처럼 일희일비할 프로젝트는 아니라는 뜻이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트럼프, 마지막 백악관 황금열쇠 李대통령에 선물
정치 대통령실 2025.12.24 16:08:4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백악관 황금 열쇠’를 선물했다. 황금열쇠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 백악관을 방문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 가까운 인사에게 주는 특별한 선물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5개 제작된 백악관 황금 열쇠 중 마지막 남은 1개를 우리 대통령에게 보내왔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황금열쇠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방한 당시 이 대통령에게 받은 천마총 금관 모형 등 선물에 대한 답례 성격이다. 황금열쇠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대통령 문장과 함께 ‘백악관 열쇠(KEY TO THE WHITE HOUSE)’라는 문구가 각인돼 있다. 지금까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황금열쇠를 받았다고 강 실장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회고록에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첫 번째 황금열쇠를 선물하면서 ‘내가 퇴임한 이후에도 열쇠를 백악관 정문에서 보여주면 안으로 들여보내 줄 것’이라고 말했다는 일화를 소개한 바 있다. 강 실장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 이번 황금열쇠 선물이 굳건한 한미관계의 상징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굳건한 한미동맹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임 주미대사 신임장 제정 행사를 열고 강경화 주미대사를 통해 이 대통령에게 각별한 안부를 전했다고 강 실장은 언급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많이 좋아한다(I really like him)”고 말하기도 했다. -
2025년 최대 이슈는 ‘조기 대선’… 2030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
산업 중기·벤처 2025.12.24 08:24:00HR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실시한 ‘2025년 올해의 인물과 이슈’ 설문조사 올해의 이슈 1위로 ‘조기 대선’이 꼽혔다. 24일 인크루트에 따르면 회원 16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의 대표 이슈 조사에서 조기 대선이 30.8%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2.0 출범에 따른 무역 불확실성’이 29.1%로 2위,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이 27.9%로 3위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뚜렷한 인식 차이가 나타났다. 20대(29.7%)와 30대(30.2%)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을 올해의 대표 이슈로 가장 많이 선택한 반면 40대는 ‘코스피 4000 돌파’(34.9%), 50대는 ‘조기 대선’(43.8%)을 각각 1위로 꼽았다. 방송·연예 분야에서는 개그우먼 이수지 씨가 14.4%로 1위에 올랐다. 이수지를 선택한 이유로는 화제성이 63.3%로 가장 많았다. 그는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를 통해 대치동 제이미맘, 래퍼 햄부기, 랑데부 미용실 원장 등 다수의 부캐릭터를 흥행시키며 주목받았고 최근 쿠팡플레이 토크쇼 ‘자매다방’ 출연으로 인기를 입증했다. 지드래곤(G-DRAGON)(9.9%), 박정민(9.4%) 순으로 뒤를 이었다. 스포츠 분야에서는 손흥민 선수가 36.9%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선택 이유로는 ‘업적 인정’이 47.9%로 가장 많았다. 손흥민은 지난 5월 토트넘의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끈 뒤, 10년간 몸담았던 토트넘을 떠나 미국 MLS LAFC로 이적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2위는 e스포츠 선수 페이커(17.7%), 3위는 배구선수 김연경(15.2%)이었다. 특히 페이커는 20대 응답자 중 30.5%의 선택을 받아 해당 연령대 ‘올해의 인물’ 1위에 올랐다. 경제·기업인 분야에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40.0%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선택 이유 1위 역시 화제성(47.0%)이었다. 젠슨 황 CEO는 APEC 정상회의 기간 한국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치맥 회동’으로 주목받았다. 이재용 회장(27.6%)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10.7%)가 각각 2위, 3위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됐으며 신뢰 수준 95%, 표본오차는 ±2.04%포인트다. -
‘관광의 날’ 김민석 국무총리 “관광은 미래 전략산업…모든 부처가 힘을 모을 것”
문화·스포츠 문화 2025.12.24 00:58:35정부가 관광산업을 핵심적인 미래 전략산업으로 재확인했다. 정부 각 부처들이 관광 관련 정책을 공동으로 마련하고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관광 컨트롤타워’ 기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23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진행된 ‘제52회 관광의 날’ 영상메시지를 통해 “관광산업이야말로 문화와 경제를 함께 성장시키는 핵심적인 미래 전략산업”이라며 “올 한해 한국을 찾은 관광객은 1800만 명을 넘어섰다. 역대 최대치로 예상된다. K컬처 열풍과 경주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대한민국 관광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무총리가 관광의 날 행사에 영상 메시지를 보낸 것은 지난 2018년(당시 이낙연 국무총리) 이후 처음이다. 2019년에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축사메시지를 문체부 장관이 대독한 바 있다. 관광에 대한 관심 측면에서도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완전히 회복한 셈이다. 이날 영상메시지에서 김민석 총리는 “외국인 관광객의 수도권 집중과 짧은 체류 기간 등 관광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과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K컬처가 세계를 흔들고 있는 지금, K관광은 성장을 이어가면서 깊이를 더해 가야 할 때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3000만 세계인이 찾을 관광산업 기반 구축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주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관광이 우리 산업의 큰 부분임을 강조하시면서 국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 본인도 관광에 적극 관심을 가질 것을 다짐했다. 그는 “저 역시 지난 9월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했고, 관광 활성화 미니정책 TF , 무장애 관광지 현장 점검 등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2030년 목표인 방한 관광객 3000만 명의 조기 달성을 위해 모든 부처가 힘을 모아 총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여행비 부담을 줄여서 우리 국민의 국내 여행도 늘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존경하는 관광인 여러분의 창의와 열정이 대한민국 관광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정부는 여러분과 함께 K컬처 산업이 꽃을 피우고 세계인이 대한민국 곳곳을 찾는 선진 관광국가를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문체부 주최,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주관으로 열린 ‘2025 관광의 날’ 기념식에서는 은탑산업훈장 1명, 동탑산업훈장 1명, 철탑산업훈장 1명, 산업포장 3명, 대통령 표창 6명, 국무총리 표창 11명 등 23명이 정부포상을 받았다. 이날 최고 영예인 은탑산업훈장을 수훈한 ㈜노랑풍선 고재경 회장은 650명 규모의 관광 분야 정규직 일자리를 창출하고, 연간 국내 여행 2만 명, 시티투어버스 이용객 9만 8000명(외국인 3만 4000명)을 유치하며 국내 여행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한 ㈜대한항공 우기홍 부회장은 약 40년간 항공업계에서 근무하며, 2024년 매출액 17조 8707억 원의 사상 최대 실적 달성과 함께 국적 항공사의 안정적인 운영을 통해 대규모 관광객 유입과 외화 획득 등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철탑산업훈장을 수훈한 ㈜호반호텔앤리조트 이정호 대표는 2024년 매출액 2383억 원을 달성하고, 관광 인력 양성을 위해 교육기관 46개소와 산학협력을 체결했다. 신규 채용 204명을 통해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관광 관련 분야에서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헌신한 공로자 80명은 문체부 장관 표창을, 외화 획득에 기여한 업체 5곳은 관광진흥탑을 각각 받았다. 한편 올해 외래 관광객은 역대 최다였던 2019년보다 100만 명 늘어난 1850만 명을 돌파, 2025년 전체 1870만 명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문체부는 전망했다. 외래 방한 관광객은 2018년 1535만 명, 2019년 1750만 명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급락했다가 2023년 1103만 명, 2024년 1637만 명으로 회복 중이다. 문체부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1850만 번째로 입국한 외래 관광객을 환영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김대현 문체부 제2차관은 인천국제공항에서 한국에 1850만 번째 외래 관광객으로 입국한 싱가포르인 샬메인 리 씨에게 한복 목도리와 꽃다발을 증정하며 환영했다. 샬메인 리 씨는 “한국에 10번 이상 방문할 정도로 한국을 좋아한다. 생일인 12월 24일을 기념해 한국에서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보내려 한다”라고 방한 소감을 전했다. -
한중 정상회담 추진에 재계 총수들 내년 초 방중 준비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2.23 07:17:00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을 비롯해 재계 총수들이 대거 내년 초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중국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는 내년 1월 초 200개사 규모의 중국 경제사절단을 파견하기 위해 희망 기업들의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 사절단은 최태원 SK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 자격으로 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중국을 방문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의 성공적 개최와 양국 경제 협력 확대에 대해 협의한 바 있다.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까지 사절단에 포함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는 이날 신청 접수를 마감하고 심사를 거쳐 사절단을 꾸릴 예정이다. 방중 세부 일정과 참석자 명단 등은 내년 초로 추진되고 있는 한중 정상회담의 최종 조율 여부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사절단은 한중 비즈니스 포럼과 경제 협력 업무협약(MOU) 체결 등을 베이징에서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트라는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을 위해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도 열 예정이다. 대한상의가 방중 경제사절단을 꾸리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 시절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린 2019년 12월 이후 6년여 만이다. -
[청론직설] “李, ‘승자독식 정치’ 결별하고 국민 통합에 전력 쏟아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2.22 18:01:18올 6월 취임 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일해온 이재명 대통령이 곧 청와대로 대통령실을 옮겨 집권 2년 차 업무를 시작한다. 각 부처별 업무보고를 끝내고 새해 국정 계획 구상에 돌입한 이 대통령 앞에는 쉽지 않은 여러 과제들이 놓여 있다. 집권 1년 차가 12·3 계엄으로 헝클어진 국가를 바로잡는 기간이었다면 앞으로는 나라 안팎의 난제를 풀어내며 뚜렷한 성과를 내야 할 시간이다. 윤종빈 한국정치학회장(명지대 공공인재학부 교수)은 2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집권 2년 차를 앞둔 이재명 정부는 민주주의 회복과 지속 성장의 과제를 안고 있다”며 “역대 정권에서 종종 보였던 집권 2년 차 징크스를 피하려면 취임사에서 내세웠던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구체화하면서 국민 통합과 국력 결집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통합을 위해서는) 승자독식 정치체제와 결별하고 합의형 정치 구조를 뿌리내리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달 초 55대 한국정치학회장에 취임한 윤 회장은 “전 세계가 여전히 무역전쟁의 암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리더십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권 1년 차 이재명 정부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60% 안팎의 높은 국정 운영 지지율이 보여주듯이 이 대통령의 현장 소통과 탈권위 행보는 많은 국민적 공감을 얻고 있다. 지금까지는 행정가형 현장 실무 리더십 효과로 높은 국민적 지지를 받았지만 이제는 복잡한 국제 질서에서 정치가형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시기다. 그러려면 이념과 정쟁보다는 국익과 실용을 중시하는 국정 기조를 견지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통합은 유능의 지표이며 분열은 무능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정치 상황을 보면 협치·통합에서 멀어지는 것처럼 보여 안타깝다. 지금은 소통과 대화를 통해 공존과 통합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초심을 다시 다지고 실천해야 할 때다. -내년 집권 2년 차에 가장 우선해야 할 과제는. △먼저 정치적으로 사회 갈등과 양극화를 봉합하고 국민 통합의 전환점을 이루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세대·지역·계층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숙의 민주주의와 공론화 등을 통해 첨예한 사회적 갈등 쟁점의 해결에 나서야 한다.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민주주의와 경제를 회복시키는 성공적인 대통령의 초석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물가와 민생·부동산 안정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이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확충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해 포용적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 외교적으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경주 회의에서 보여준 글로벌 중견국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발휘하는 노력을 펼쳐야 할 것이다. -내년에는 이재명 정부의 첫 전국 선거인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엇보다 정치권의 변화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이념 간, 지역 간 갈등의 해소는 정부와 국회의 정책 대안 마련과 정치권의 근본적인 인식 전환 없이는 불가능하다. 선거 과정에서는 ‘국민 갈라치기’를 통한 표심 동원은 지양해야 한다. 진영 논리에 갇혀 갈등과 정쟁을 유발해서도 안 된다. 유권자들도 방관자가 아닌 적극적인 선거 참여로 정치인에 대한 감시와 평가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낸 ‘빛의 혁명’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았지만 정당 참여, 주민자치 참여, 투표 참여와 같은 제도적 참여는 여전히 미흡하다. 내년 지방선거가 유권자의 일상적 정치 참여를 이끌어낼 절호의 기회가 돼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크다. △미국 하버드대 정치학자인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이 공동으로 펴낸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는 독점된 권력에 의한 입법부·사법부의 무력화와 민주적 제도·규범의 잠식을 민주주의 최대의 위협으로 지적했다. 민주주의의 회복 탄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체제가 위기에 처했을 때 이를 예방하고 흡수하고 적응하는 민주적 특성을 유지하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권력 분립과 사법 독립의 제도적 안정성, 정당 간 경쟁과 협력, 자율적이고 참여적인 시민사회 등의 요소가 필요하다. 포퓰리즘의 차단도 중요한 과제다. 매표를 위한 포퓰리즘 동원은 반드시 심판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 견제와 균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도 크다. △여소야대였던 지난 정부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견제한다는 명분이 있었다. 하지만 대통령과 행정부·입법부를 모두 장악한 상황에서 정부·여당은 권력 독점과 협치 거부의 책임을 피할 수가 없다. 권력에 서열이 있고 국민이 직접 선출한 입법부가 간접 선출된 사법부보다 우위에 있다는 생각은 삼권분립의 가치를 훼손하고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한다. 권력에 서열이 있다면 헌법재판소가 직접 선출 권력인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논리도 가능하다.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서는 삼권분립에 의한 견제와 균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행정부의 법안 제출권 제한, 국회의원의 장관 겸직 금지, 탄핵소추권·면책특권 제한 등의 국회 견제도 필요하다.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병폐를 무엇이라고 보나. △승자독식의 정치 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 정치는 대통령 선거에서 승자와 패자가 결정되고 총선에서는 단순다수 소선거구제에 의해 다수의 사표가 발생한다. 결국 양대 거대 정당이 득표에 비해 더 많은 의석을 가져가는 구조다. 양당제를 유도하는 현행 대선 및 총선 선거제도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명확한 승자와 패자의 이분법 구도가 정치 갈등을 부추기고 대화와 타협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승자만이 남는 다수제 정치 구조는 바뀌어야 한다. 1년 임기의 한국정치학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승자독식의 이분법적 갈등의 ‘다수제’ 정치 구조를 개선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합의형’ 정치 구조를 만들기 위한 권력 구조 및 선거제도 개편을 위해 적극 노력할 생각이다. -글로벌 질서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현재의 국제 질서는 긴장의 고착화 속에서 구조적 불안정의 심화로 압축할 수 있다. 전 세계는 지금 미중 경쟁과 보호무역주의가 낳은 전대미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글로벌 질서의 키워드는 바로 ‘넥서스 기술과 지정학(Nexus technologies and geopolitics)’이다. ‘연결’ 또는 ‘융합’이라는 의미의 ‘넥서스’가 새로운 기술과 만나 일으키는 지정학적 변화다. 앞으로의 국제 질서는 힘과 군사력이 아니라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기술의 변화와 데이터 등 소프트 파워에 좌우될 것이다. 최근 이 대통령을 만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초인공지능(ASI)’ 시대를 강조하면서 미래 사회가 반도체와 에너지, 데이터, 인재 교육 등 4개의 키워드로 나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로운 이슈 중심의 기술 협력과 새로운 연합·동맹을 중심으로 국제 질서가 재편될 것이라는 의미다. -경주 APEC 이후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도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이 대통령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을 의미하는 ‘안미경중’을 더는 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만 문제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미중 경쟁과 갈등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안미경중은 이미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이제는 국익 중심의 독자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공급망 재편의 경제안보 시대를 맞아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이 이재명 정부가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외교적 과제가 된 것이다. -한국 경제의 신성장 동력 강화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치 리더십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경제 리더십이다. 경제 리더십의 최고 덕목은 글로벌 미래 트렌드를 읽어내는 비전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여기에는 글로벌 기술 변화를 인지하고 시장 변동성을 예측해 중장기적인 경제성장 계획을 구상하는 일이 포함된다. 두 번째 덕목은 혁신 역량으로 글로벌 변화를 수용하려는 태도다. 과거 관행과 규제에서 벗어나야 하며 수평적 소통 능력을 통해 AI와 디지털 전환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 -기업 활력 높이기 법안에 대한 정치권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 가운데 하나가 ‘노란봉투법’ 등 기업을 옥죄는 법안들을 보완하는 일이다. 사용자 범위와 관련해 원청의 실질적·구체적 지배력 판단 기준을 좀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노사 모두가 반발하는 교섭 창구 단일화 관련 시행령도 복잡한 갈등을 유발하는 요소로 보인다. 미래의 먹거리와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안정적으로 연구개발(R&D)에 임하고 투자 및 고용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성장률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기 부양책도 필요하지만 생산성과 투자를 증대하는 경제구조 전반의 혁신과 개혁도 중요하다. ◇He is… 1968년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대건고와 한양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미주리대에서 ‘선거구민과 의원의 대표성’에 관한 논문으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연구위원을 거쳐 국회 소속 한국의회발전연구회 이사장을 맡았다. 서울시 및 경기도 선거구획정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명지대 국제교류처장과 공공인재학부 정치외교학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달 초 한국정치학회 총회에서 제55대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저서로는 ‘스마트 거버넌스’ 등이 있다. -
[특별기고] 내년 부산 세계유산위원회, 국가 브랜드 강화 기회다
문화·스포츠 문화 2025.12.21 17:53:26얼마 전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는 국내외 방문객들의 관심이 경주와 그 주변 도시까지 퍼져 문화·관광을 키우고 지역경제에 활력이 되는 계기가 됐다. 이를 이어받아 국가유산청은 2026년 7월 부산에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개최해 문화 강국 대한민국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인류가 기억하고 보호해야 할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는 기구다. 세계유산협약은 가입국이 196개국에 달해 내년 부산에는 수천 명의 각국 정부 대표와 전문가, 세계유산 관계자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1950년대에는 유네스코로부터 교육 원조를 받던 국가였지만 오늘날에는 유네스코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가 됐다. 반세기 만에 유네스코 수혜국에서 기여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발전상이 많은 국가에 귀감이 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폭발적인 관심을 받는 K컬처에 힘입어 내년 세계유산위원회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를 열린 마음으로 즐길 준비가 돼 있는 많은 관객을 확보한 셈이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내년 세계유산위원회를 통해 국제사회에서의 대한민국 위상을 높이고 우리가 가진 문화적 힘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세 가지 전략을 수립했다. 첫 번째 전략은 ‘성공적인 국제회의 운영’이다. 우선 범정부 준비위원회, 전문가 자문단 등을 구성해 좋은 성과를 냈던 APEC 사례처럼 협력 체계를 강화할 것이다. 또 기후위기로 고통을 받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 소도서 개발도상국 등 저개발국가를 초청하고 역량 강화 기회를 제공해 회의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아울러 무안·고흥·여수·서산 갯벌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의 갯벌’ 2단계 확장 등재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할 것이다. 두 번째 전략은 ‘세계인 대상 K헤리티지 홍보’다. K컬처의 뿌리는 K헤리티지다. 우리나라의 유무형 유산과 K헤리티지 콘텐츠는 세계인의 마음을 울릴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등재한 17건의 세계유산 홍보 외에도 한국인의 삶과 지혜가 응축된 무형유산 공연과 시연, 정보기술(IT) 강국 한국의 뛰어난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국가유산을 재해석한 미디어아트 전시 등 다양한 부대 행사를 기획할 것이다. 또 국내외 관광객이 세계유산 우선등재 목록으로 선정된 ‘피란수도 부산’을 비롯해 전국의 세계유산을 방문하며 K푸드·K뷰티 등 다양한 K컬처를 경험해 지역상권을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여러 연계 행사를 추진한다. ‘지속 가능한 정책적 성과 창출’이 세 번째 전략이다. 대한민국은 국제선언문 채택을 통해 내년 세계유산위원회 개최국이자 의장국으로서 세계유산을 통한 국제적 협력과 연대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오늘날 세계유산위원회는 각국이 국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전장이자 인류가 공유하는 유산을 통해 국제사회의 연대와 평화를 도모하는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세계유산위원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일은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우리의 뛰어난 문화적 역량을 중심으로 국가 브랜드를 강화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
HD현대중공업, '페루 특화' 차세대 잠수함 공동 개발한다
산업 산업일반 2025.12.21 11:26:21HD현대중공업(329180)이 페루 정부와 협력을 강화하며 첫 잠수함 수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작전 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잠수함을 공동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페루 리마의 국영 시마조선소에서 페루 해군 및 시마조선소와 ‘차세대 잠수함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11월 초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서 양국 간 체결된 ‘잠수함 공동 개발, 공동 건조 관련 의향서’의 후속 조치다. 잠수함 공동 개발 계약 체결식에는 호세 헤리 페루 대통령도 참석했다. HD현대중공업은 자체 잠수함 기술력에 페루의 작전 요구 사항을 반영한 ‘페루형 차세대 잠수함’ 개발을 목표로 연구개발(R&D)에 돌입할 예정이다. 페루 해군의 작전 환경은 한반도 해역과 달리 수심이 3000m 이상으로 깊다. 현지 해상 환경을 고려해 페루 전용 설계를 도출하고 최신 장비 패키지와 무장·통신체계 등을 적용할 계획이다. 개발 기간은 내년 1월부터 11월까지다. HD현대중공업은 페루 잠수함 사업이 향후 K잠수함 수출 확대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이번 사업이 단순 구매가 아닌 고객 국가의 요구 조건을 구체적으로 수용한 맞춤형 잠수함 개발·건조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헤리 대통령은 “시마조선소와 HD현대중공업과의 계약은 페루 조선업 강화뿐 아니라 페루와 한국 간 실질적·전략적 협력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은 “이번 계약으로 한국 잠수함 수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면서 “페루 해군의 작전 환경과 수요를 반영한 최적의 잠수함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월 페루와 함정 3종, 총 4척의 수상함 건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
조현 “내년 한미정상회담·국빈방중 추진”
정치 대통령실 2025.12.19 17:59:42이재명 대통령이 내년 한미·한중 정상회담을 추진한다. 미국과의 팩트시트(공동 설명 자료)에 포함된 사항들의 이행 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양국 정상 간 회담을 통해 후속 조치에 더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다. 연초에는 중국을 국빈 방문해 한반도 평화 문제와 한한령(한류 금지령) 해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부 업무보고에서 주요 업무 추진 방향을 발표하며 이 같은 구상을 설명했다. 조 장관은 “내년에도 적시에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정상 간 합의 사항 이행 성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특히 핵추진잠수함, 원자력 협력, 조선 분야에서 실질적 진전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한미 간 조인트 팩트시트 발표 후 양국 실무진은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물밑 협의를 하고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6일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과 각각 면담했다. 위 실장은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미국과의 협의에) 진전이 있었다”며 “(구체적 분야에서 어떤 성과가 있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고 (양국 정상 간 합의에 대한) 후속 조치를 서둘러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팩트시트에 명시된 핵심 사안에 대한 후속 조치를 더 신속히 진행하자는 데 의견 일치를 이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다시 성사되면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핵추진잠수함 건조 등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내년 초 국빈 방중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회담은 지난 달 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렸다. 조 장관은 “중국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고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여러가지 성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한중 간 경제적 마찰이나 서해 문제 등 여러 이슈를 논의하고 좋은 결과를 맺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약속한 셔틀외교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10월 말 한일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 나라시에서 만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밖에 조 장관은 “러시아와도 필요한 소통을 계속하겠다”며 “우리 경제의 영토를 넓히기 위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추진하고 태국·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등과도 양자 경제협력 협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
경기관광공사,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마이스 도시’ 2년 연속 수상
사회 전국 2025.12.19 09:50:24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2025년 국내외 최고 권위의 마이스(MICE) 시상식에서 연이어 수상하며, '성장형 마이스 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여 가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경기관광공사는 지난 17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글로벌 트래블러 테스티드 어워즈(GT Tested Reader Survey Awards 2025)'에서 2년 연속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마이스도시(Fastest Developing MICE City)' 수상 성과를 거뒀다. 앞서 지난 11월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2025 대한민국마이스대상'에서 ‘우수지역 CVB(Convention & Visitors Bureau)상’을 수상하는 등 경사가 겹쳤다. '글로벌 테스티드 어워즈'는 미국의 프리미엄 비즈니스 관광 매체 ‘글로벌 트래블러(Global Traveler)’가 주관하는 시상식으로 매년 독자 투표를 통해 분야별 최고 항공·호텔·관광 서비스 등을 선정한다. 독자의 43%가 마이스 기획자나 주최자로 구성돼 있어 전문성과 영향력이 큰 세계적 여행 전문지이다. 경기관광공사는 2025년 한 해 동안 차별화 된 틈새 시장 공략, 현장 중심 세일즈 활동 강화 등을 통해 국내 정부기관과 북미 최고 권위 매체로부터 ‘지역 마이스 모델’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기관광공사는 국제 마이스 환경 변화에 맞춰 포스트 APEC 시대를 선도하는 지역 기반 마이스 생태계 모델 구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내 산업 인프라, 스토리 자원, 유니크베뉴, 31개 시·군 플랫폼을 바탕으로 경기도만의 확장형 마이스 모델을 더욱 고도화해 국제학회·산업회의·고급 인센티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경기관광공사 관계자는 "이번 수상은 경기도가 단순한 지역 MICE를 넘어 '경험·정성·전략' 중심의 새로운 성장형 MICE 모델을 만든 도시로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올해의 성과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마이스 시장에서 경기도의 마이스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日 총리 다카이치 “한일수교 60주년 협력 중요…관계 심화 기대”
국제 정치·사회 2025.12.18 20:32:42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한일기본조약 발효 60주년을 맞아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18일 엑스(X) 계정에 올린 글에서 “지난 60년간 일한 간에는 여러 교류·협력이 축적됐다”며 “특히 국민 간 교류가 현재의 양호한 일한 관계를 지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의 엄중한 전략환경에서 지역·국제사회의 여러 과제에 일한이 협력해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상 간 셔틀 외교를 통해 더 관계를 심화해 갈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과 만났다고 소개했다. 그는 “국교 정상화 이후 지금까지 구축해 온 일한 관계 기반에 기초해 일한 관계를 미래 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데에 일치했다”고 전했다. 또 10월 취임 기자회견 발언 덕분에 이 대통령으로부터 좋은 화장품을 받아 매우 기뻤다고 알렸다. 최근에는 일본인 친구들로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한국 김을 선물로 받는 경우도 늘었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회견에서 “한국 김을 매우 좋아하고 한국 화장품도 쓰고 있고 한국 드라마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기본조약은 1965년 6월 22일 조인됐고 그해 12월 18일 발효됐다. 한국과 일본 정부는 내달 13~14일께 다카이치 총리 고향인 나라현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트럼프 스톡커] '中봉쇄령' 美 AI 동맹, 李 1월 방중 부담 줄라
국제 정치·사회 2025.12.17 06:00:00미국이 중국과 인공지능(AI) 패권을 두고 치열하게 다투는 과정에서 한국 등 동맹·우방국들을 자국 중심의 공급망으로 규합하고 나섰다. 사실상 글로벌 AI 공급망에서 중국을 완전히 고립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년 11월 중간선거까지 미중 무역 전쟁을 유예한 상황에서 그때까지 중국에 의존하거나 위협받지 않는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 시간) 엔비디아의 고사양 AI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에 대한 수출을 허용했음에도 이를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는 상태다. 미국 내부에서도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엔비디아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도록 한 결정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이미 미국 업체들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적극적으로 공급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정략적 동맹 선언 종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추가적인 실익은 없는 반면, 외교적으로 가만히 있던 중국과 마찰을 빚을 수 있는 까닭이다. 더욱이 이재명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내년 1월 곧바로 중국을 답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간 힘 겨루기 속에서 자칫 미국의 엔비디아는 물론 한국의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같은 기업까지 휘말릴 수 있는 상황이다. 닻 올린 미국 주도 ‘팍스 실리카’…중국 AI 고립 시동 미국 국무부는 지난 12일 워싱턴DC에서 한국·일본·싱가포르·네덜란드·영국·이스라엘·아랍에미리트(UAE)·호주 등 8개국과 첫 ‘팍스 실리카 서밋(최고회의)’을 개최하고 사실상 중국을 AI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선언문을 작성했다. 팍스 실리카 선언에는 UAE와 네덜란드를 제외한 총 7개국이 참여했다. UAE와 네덜란드가 불참한 것은 각각 중동과 유럽연합(EU)의 지정학적 이해관계를 고려한 조치로 읽힌다. ‘팍스 실리카’는 미국이 치열한 기술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을 견제할 목적으로 주변국을 한데 모은 협의체다. ‘평화’를 의미하는 라틴어 ‘팍스(Pax)’와 반도체 소재 ‘실리카(Silica)’를 합친 단어로 미국이 AI 세계 질서를 이끌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날 미국 국무부와 한국 외교부가 공개한 선언문에서 이들 국가는 “우리는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이 우리의 공동 경제안보에 필수적임을 인식한다”며 “글로벌 기술 공급망의 전략적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노력을 장려한다”고 밝혔다. 협력 강화 분야에는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과 플랫폼, 데이터 인프라, 반도체, 광물 정제·가공, 에너지 등을 포함한다고 적시했다. 선언문은 특정 국가를 지칭하지는 않으면서도 공정한 시장 질서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등 사실상 중국을 겨냥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들 국가는 “경제안보를 위해서는 강압적 의존을 줄이고 공정한 시장 관행을 준수하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공급업체와 새로운 연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혁신과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비시장적 관행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잉 생산과 불공정 덤핑(대량 저가 판매) 관행 등 시장 왜곡에서 민간투자를 보호하고 민감 기술과 핵심 인프라를 부당한 접근, 영향력, 통제로부터 지키는 데 있어 각국의 정책 이행 협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팍스 실리카를 추진하는 것은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AI 산업의 핵심 자원인 반도체와 희토류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해 기술적 우위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 무기화해 미국을 압박하자 동맹국과 연대해 이에 맞서는 핵심 공급망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대만 문제를 두고 최근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은 아예 하루 전인 11일 워싱턴DC의 미국평화연구소(USIP) 행사에서 미국과 협력 의지를 확인하는 공동 문서에 미리 서명했다.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2일 “팍스 실리카는 중국의 방대한 기술 산업 투자를 따돌리고 미국의 핵심 광물 접근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희토류 독점을 중대 위협으로 인식하면서 중국이 AI·양자컴퓨팅 투자를 통해 21세기 경제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HBM·배터리 등 담당할 듯…중국과 교류할까 ‘노심초사’ 참여국들은 조만간 세부 분야별 실무 그룹을 구성해 AI 공급망 협력·분담 과제를 조율할 예정이다. 미국은 AI 반도체 아키텍처(설계 구도)를 비롯해 가속기·플랫폼·장비 등의 산업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기술 표준 제정과 달러화 금융 지원, 경쟁국 제재 주도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일본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의 공급과 첨단 원천기술 협력, 싱가포르는 물류와 기술·자본의 중개, 영국은 AI 규범과 외교, 이스라엘은 칩 설계와 군사·보안 기술, 호주는 희토류·리튬·우라늄 등 원자재 제공 등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의 경우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주축으로 HBM을 포함한 메모리반도체와 일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급을 담당할 공산이 크다. 2차전지와 에너지 가공 분야도 한국이 강점을 갖는 분야다. 한국 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김진아 외교부 2차관도 “배터리·반도체·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는 한국 기업의 역량을 바탕으로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겠다”며 “팍스 실리카 서밋이 참여국 기업들에 우호적인 환경 조성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이에 앞선 10일에도 제이컵 헬버그 미국 국무부 경제 담당 차관과 워싱턴DC에서 따로 만나 제10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를 가졌다. SED는 한미 외교당국이 포괄적 경제 협력을 논의하는 차관급 정례 협의 채널이다. 국무부에 따르면 두 차관은 이번 협의에서 한미 공동의 경제 안보 조치 강화와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간 우방·동맹국들을 등한시하던 트럼프 행정부가 이렇게 갑자기 ‘형님 노릇’을 하고 나선 것은 주변국들이 중국과 교류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UAE만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5월 중동 순방에서 AI 관련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대가로 첨단 반도체를 공급하기로 약속해 놓고 한참을 머뭇거린 바 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등이 UAE가 중국과 가깝게 지낸다는 이유로 안보 위험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도 같은 이유로 UAE에 대한 AI 반도체 수출량에 한도를 설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UAE에 약속한 엔비디아 칩 수출은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끈질긴 로비로 결국 5개월이 지난 10월께에 겨우 승인됐다. UAE는 이번 팍스 실리카 선언에도 서명하지 않았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팍스 실리카 관련 질문을 받고 “모든 당사국은 시장 경제와 공정 경쟁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팍스 실리카 자체가 공정한 시장 경제를 해친다는 뜻이었다. 엔비디아 ‘H200’ 안 받는다는 중국, 주지 말라는 美의회…곳곳서 ‘수출 허용’ 비판만 중국을 미국 반도체에 의존하게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단행한 트럼프 대통령의 엔비디아 H200 대(對)중국 수출 결정도 사방의 공격만 받고 있다. H200은 미국이 기존에 중국 수출을 허용했던 ‘H20’보다는 성능이 훨씬 낫고, 최첨단 칩인 ‘블랙웰’보다는 사양이 낮은 제품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AI 정책을 총괄한다는 이유로 ‘AI 차르(러시아 황제)’로 불리는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과학기술자문위원회 위원장은 12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중국이 우리의 칩을 거부하고 있다”며 “그들은 자국에서 개발된 반도체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 또한 여야, 상·하원을 막론하고 이 결정에 반대하고 나섰다.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의 존 물레나(공화·미시간) 위원장은 최근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고 “중국 기업들에 최첨단 칩 판매를 승인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시절 달성한 특별한 전략적 우위를 약화할 위험이 있다”며 “중국이 자국산보다 더 앞선 칩을 수백만 개 구매하도록 허용하게 하는 것은 AI 산업 내 미국의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저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레나 위원장은 또 엔비디아가 화웨이 AI 칩의 성능을 과장해 정부에 로비했다며 수출 허가 결정의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상원 은행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은 러트닉 장관과 황 CEO를 청문회에 소환하기도 했다. 워런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H200 수출을 발표하기 몇 시간 전 법무부가 5000만 달러 규모의 H200 밀수 단속을 발표한 것은 모순”이라며 러트닉 장관에게 오는 19일까지 H200의 군사적 악용 가능성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실제 미국 법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출 규제를 푼 8일 ‘H100’과 H200을 중국으로 밀반출하려 한 혐의로 중국계 남성 2명을 구금했다. 미국 상원도 최근 H200의 중국 수출을 30개월 동안 금지하는 법안을 초당적으로 발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 하원의장은 최근 “공산주의 중국의 침략 행위를 뒷받침하는 투자는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며 중국 AI 기업에 투자하는 월가에도 경고장을 날렸다. 최근 월가는 미국 AI 기업들의 주가 흐름이 ‘거품론’으로 지지부진하자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중국 기술 기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올 들어 80% 이상 오르는 등 중국 AI 관련주들의 주가가 고공비행을 하자 뱅가드그룹, 블랙록, 피델리티 등 월가의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이들의 투자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의 항상 비판적인 뉴욕타임스(NYT)는 12일에도 AI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 허용 등을 거론하며 “중국이 미국에서 원하는 바를 많이 얻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NYT는 엔비디아 H200 칩 수출 문제와 중국 공산당에 대한 비판을 완화한 새 국가안보전략(NSS), 중일 간 갈등 국면에 대한 침묵 등을 거론하며 “중국은 반드시 억제해야 하는 위협이 아니라 협상해야 할 주요국으로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 책사로 활동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도 H200 수출 허용 문제를 비판했다. ‘로비왕’ 젠슨 황은 일단 증산…실익 없는 ‘선언적 메시지’, 한중 회담에만 부담 엔비디아는 논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중국 수출 물량을 증산한다는 방침이다. 로이터통신은 12일 엔비디아가 중국 고객사들의 H200 주문량이 현재 생산량을 초과함에 따라 이 칩의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알리바바와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 등 중국의 기술 대기업들은 이미 엔비디아와 접촉해 H200의 대량 구매를 논의했다는 보도였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수입 제한 입장과 달리 현지 기업들은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13일 FT는 이와 관련해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서 “승부사는 승부사를 알아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황 CEO에게 동질감을 느껴 대중국 수출을 허용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정부를 통제하는 방식과 황 CEO가 엔비디아를 운영하는 방법이 닮았다는 내용의 보도였다. 황 CEO는 애초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나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달리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았을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없었다. 그러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자 로비전에 직접 뛰어들었다. 지난 4월에는 4년간 5000억 달러(약 740조)에 이르는 미국 내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중국 당국이 이 같은 요청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중국 정부는 기업들이 H200을 너무 널리 쓰면 이제 막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는 화웨이, 캠브리콘 등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점도 고민하는 상태다. 중국은 최근 소집한 긴급회의에서 자국 기업이 H200을 구매할 때 일정 비율의 국내 칩을 함께 사들이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직후인 9~12일 4거래일 내리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AI 압박 전략이 잇따라 어그러지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동맹 규합이 한국의 국익에 얼마나 보탬이 될지는 알 수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나서지 않아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엔비디아의 HBM 물량의 절대 다수를 책임지고 있다.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2차전지 분야나 에너지 등 다른 공급망도 달라질 부분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팍스 실리카를 뜯어 보니 ‘중국과 교류하지 마라’는 선언적인 메시지 외에 실익은 없는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방·동맹국이라고 해서 그간 더 우대했던 지점도 전혀 없다. 게다가 한국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취임 이후 중국과 극악의 갈등을 겪고 있는 일본과도 다른 외교 상황에 놓여 있다. 최근 중일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관 속에 중국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 등을 두고 연일 충돌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이 대통령이 내년 1월 중국과 일본을 나란히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상태다. 한국은 시 주석이 지난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11년 만에 한국을 찾은 만큼 답방을 통해 한중 협력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달 3일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중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고 여러 분야에 대해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며 “시 주석과 (지난달 1일 한중 정상회담 이후) 헤어지며 ‘올해 안으로 방중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준비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AI를 비롯한 각종 공급망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만 믿어야 하는지, 중국과도 우호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해 한국 정부의 외교 셈법도 복잡해지게 됐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가격은 투명·서비스는 친절…매력만점 '안심 여행지'
산업 기업 2025.12.16 17:45:56국내여행은 하고 싶은데 막상 떠나고 나면 “돈·시간 대비 만족도가 애매하다”는 푸념이 적지 않다. 부당 요금, 불친절, 안내 부족, 안전에 대한 불안까지 겹치면서다. 한국관광공사가 올해 운영한 ‘관광서비스 누리살핌단’은 이런 불신을 정면으로 겨냥한 실험이다. 공급자 위주의 홍보 대신 국민 100명이 직접 전국 관광지 159곳을 돌아보고 ‘믿고 가도 될 곳’과 ‘고쳐야 할 곳’을 동시에 골라냈다. 누리살핌단은 지난해 시범 운영한 ‘관광서비스 상생지원단’을 전면 재설계한 버전이다. 단순히 현장을 방문해 체크리스트를 채우는 감시 인력이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서 매력을 발굴하고 문제를 짚어 해법까지 제시하는 ‘품질 암행어사’이자 ‘K관광 큐레이터’를 표방한다. 가장 먼저 달라진 것은 점검 지역의 폭이다. 지난해 모니터링 대상의 절반 이상(약 57.5%)이 서울·부산에 몰렸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관광공사는 올해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10명씩 총 100명의 누리살핌단을 선발했다. 수도권·광역시를 넘어 중소 도시와 관광지 인근 농어촌까지 촘촘히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국제 행사 개최지와 휴가철 인파가 몰리는 지역은 별도 관리 대상이 됐다.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주를 비롯해 인천·부산 등 국제 행사 예정지와 여름 성수기 인파가 집중되는 해변·도심 관광지를 ‘집중 점검 리스트’에 올렸다. 경주에는 아예 ‘경주 특별 누리살핌단’을 꾸려 국내외 인플루언서들이 외국인 시선에서 쇼핑·안내 시설 등을 세밀하게 체크하도록 했다. 올해 누리살핌단은 이렇게 전국 관광지와 시설 159개소를 대상으로 교통 편의성, 가격 정보 표기, 안전·비상장치 설치 여부 등을 따져 1423건의 모니터링 결과를 축적했다. 이 가운데 관광객 안전과 직결된 개선 필요 사항만 240건이 나왔다. 안내표지 하나, 비상 연락망 한 줄까지 포함된 ‘생활 밀착형 점검’이라는 게 관광공사 측 설명이다. ‘서비스와 매력 모두 합격점’이라는 평가를 받은 여행지도 여럿 나왔다. 대표적인 곳이 대전과 충북 보은이다. 먼저 대전은 국립중앙과학관과 유성온천공원 족욕체험장이 만들어내는 대비가 인상적인 도시라는 평가다. 과학관은 의무실·수유실·쉼터 등 편의 시설과 전시 안내 자료의 정보 수준이 우수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아이들에게는 최신 과학 체험을, 부모 세대에게는 추억과 배움을 동시에 선사하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도심 속 힐링 공간인 유성온천공원 족욕체험장이 더해진다. 별도 비용 없이 천연 온천수에 발을 담그고 몸을 녹일 수 있는 이곳은 “과학관 관람으로 지친 아이들과 함께 잠시 쉬어가기 좋은 쉼표 같은 장소”로 꼽혔다. 대전역 인근 대전종합관광안내소는 한국어는 물론 영어·중국어 안내, 우산·양산 대여, 더위·한파 쉼터 기능까지 갖춰 여행 출발·도착 지점으로 활용하기 좋다고 진단했다. 충북 보은은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선정됐다. 속리산 자락에 자리한 법주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천년 고찰이다. 누리살핌단은 이곳이 오랜 역사만큼이나 전반적인 시설 관리 상태와 안내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고 보고 “한 해를 마무리하며 조용히 마음을 내려놓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한 여행지”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세조 임금이 벼슬을 내렸다는 이야기로 유명한 정이품송과 그 주변을 둘러싼 정이품송공원도 새로운 보은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조성된 공원은 전반적으로 청결하고 동선이 단순해 장엄한 소나무 한 그루를 중심으로 산책하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는 게 누리살핌단의 평가다. 누리살핌단은 점검과 홍보가 따로 놀던 과거 방식도 손봤다. 그간에는 현장 점검은 점검대로, 관광 홍보는 홍보대로 진행돼 서로 연결 고리가 약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관광공사는 올해부터 누리살핌단이 직접 발로 뛰며 검증한 우수 관광지를 선별하고 방송 프로그램, 유튜브·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 등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작했다. 피드백 시스템도 강화해 단순 지적에서 끝나지 않고 실제 개선까지 이어지도록 했다. 관광공사는 누리살핌단이 쌓은 1423건의 데이터를 분석해 권역별 결과 보고서를 만들고 이를 12개 시도 지자체에 상·하반기 두 차례씩 전달했다. 여기에는 단순 현황뿐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관광공사의 개선 권고 사항도 함께 담겼다. 지자체는 이에 대한 개선 계획을 회신하고 이후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구조가 마련된 것이다. 관광공사는 앞으로 ‘국민 참여의 폭’을 더 넓힐 계획이다. 올해 성과에 힘입어 내년부터는 100명을 선발하는 방식에서 더 나아가 전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모니터링 체계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 9월 열린 제10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논의된 ‘여행자 중심 관광 수용태세’ 과제와도 맞닿아 있다. 양경수 한국관광공사 관광산업본부장 직무대행은 “올해 누리살핌단은 단순 모니터링을 넘어, 국민 눈높이에서 찾아낸 우수 사례를 널리 알리고 미흡한 부분은 지자체와 함께 고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방점을 찍었다”며 “국민이 안심하고 떠날 수 있는 국내 여행 환경을 위해 제도와 현장을 함께 바꾸겠다”고 말했다. -
삼성·SK, 엔비디아에 HBM4 ‘사실상 공급’…가격·물량 최종 조율 남아 [갭 월드]
산업 기업 2025.12.16 07:50:00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4)를 엔비디아에 사실상 공급 중이다. 양사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루빈’에 탑재될 HBM4 최종 샘플을 유상으로 납품하며 막바지 조율에 들어갔다. 아직 품질 검증(퀄 테스트)이라는 최종 관문이 남았지만 업계는 내년 1분기 중 구체적인 물량과 가격이 확정될 것으로 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4 최종 샘플을 유상 공급 중이다. 단순 시제품 차원의 무상 제공이 아니라 비용을 받고 샘플을 넘기는 단계다. 유상 샘플 공급은 제품 성능이 고객사 요구 수준에 근접할 때 이뤄진다. 정식 계약 직전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하는 신호로도 읽힌다. 현재 양사 모두 최종 품질 검증을 통과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공급망 진입을 위한 9부 능선을 넘긴 것이다. 한때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대비 HBM4 공급 경쟁에서 앞서 있다고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양사 모두 유상 샘플 공급과 최종 검증이라는 동일 선상에 놓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SK하이닉스 실적 컨콜서 4분기 출하 알려 큰 틀서 내년 HBM4 물량·단가 협상 마쳐 SK하이닉스가 연내 엔비디아에 HBM4 물량을 공급할 것이란 건 이미 예견된 사실이긴 했다. 올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때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고 밝히면서다. 당시 엔비디아 요구 사항은 모두 충족됐고 현재는 마지막 미세 조정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 HBM4를 루빈에 탑재해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최정 검증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루빈이 본격 생산되면 SK하이닉스도 즉각적으로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내년도 전체 엔비디아 공급 HBM4 물량과 대략적인 계약 단가 협의도 큰 틀에서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엔비디아가 요청한 HBM4 물량 중 회사가 대응 가능한 최대치를 공급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가격과 물량 협의를 마치고 성능 개선을 위한 미세 조정 사항에 대응하는 중”이라며 “시장에서 거론되는 재설계 요구설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4분기 출하 시작과 내년 본격 판매 확대를 예고했다. 삼성전자도 엔비디아에 HBM4 사실상 공급 마이크론 제치고 2위 공급자 지위 올라설 듯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와 진행 중인 내년 HBM4 공급 협상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SK하이닉스 다음으로 많은 HBM4 물량을 공급하게 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5세대 HBM(HBM3E) 물량은 엔비디아 공급 비중이 미미해 체면을 구겼지만 HBM4부터는 자존심 회복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4 유상 샘플을 제공했다. 엔비디아는 루빈에 탑재해 품질 검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HBM4 시장 경쟁력 회복을 위해 자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4나노미터(nm·1nm=10억 분의 1m) 공정과 경쟁사 대비 한 세대 앞선 D램을 탑재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현재 평택캠퍼스에 HBM4 생산 능력 확대를 추진하며 수요 대응에 나섰다.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밀려 3위 공급자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HBM4 일부 재설계를 단행하는 등 기술적 문제를 겪으며 협상이 지연된 영향이다. 마이크론은 엔비디아가 요구한 HBM4 제품 기준을 충족시켜 최종 샘플(CS)을 공급했음에도 경쟁사 대비 성능 열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론은 HBM 두뇌를 담당하는 로직 다이에 파운드리 공정이 아닌 자체 D램 공정을 활용한다. 첨단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해 엔비디아 요구 성능을 맞춘 한국 기업들과 달리 성능 제고에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갭 월드(Gap World)’는 서종‘갑 기자’의 시선으로 기술 패권 경쟁 시대, 쏟아지는 뉴스의 틈(Gap)을 파고드는 코너입니다. 최첨단 기술·반도체 이슈의 핵심과 전망, ‘갭 월드’에서 확인하세요. -
이재용 회장 “일 열심히 하고 왔다” 美 출장 복귀…신년 경영 메시지 주목
산업 기업 2025.12.15 22:19:28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올해 마지막 미국 출장에서 복귀했다. 이번 출장에서 미국 빅테크 기업 수장들과 회동한 이 회장이 내놓을 신년 경영 화두에 재계와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미국 출장 일정을 마무리하고 김포공항 비지니스항공센터(SGBAC)로 입국했다. 이날 공항을 찾은 취재진이 미국 출장에 대해 질의하자 이 회장은 “일 열심히 하고 왔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지난 주 미국 사업을 점검하고 빅테크 기업들과 회동하기 위해 출장길에 올랐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텍사스주에 위치한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공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머스크 CEO는 테슬러 공장의 반도체 생산 과정을 함께 둘러보고 향후 협업에 대한 논의를 했다. 또 이 회장은 리사 수 AMD CEO와 회동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 회장이 올해 마지막 해외 일정을 미국으로 다녀오면서 신년 구상과 향후 삼성전자와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업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7월 말 17일 간의 미국 출장에서 복귀한 뒤 삼성전자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의 대규모 공급계약이 이어졌다.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AI6를 생산하는 23조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10월에는 대만 TSMC가 독점하던 AI5 칩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또 8월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서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에 탑재될 이미지 센서를 공급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이 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테슬라와 AMD 등 주요 빅테크 기업과 조우한 만큼 대규모 공급 계약 등 추가 협업 방안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 회장의 신년 경영 메시지도 주목된다. 삼성그룹은 내년 초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SDI·삼성전기·삼성디스플레이 모든 계열사 사장들과 신년 만찬을 진행한다. AI와 모빌리티, 휴머노이드 로봇 등 글로벌 미래 신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 빅테크 수장들과 교류한 이 회장이 이 자리에서 계열사 사장들에게 위기감과 함께 과감한 혁신을 주문할 가능성이 높다. 이 회장은 올해 3월 임원 세미나에서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고 질책하며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삼성전자는 경쟁력이 의심 받던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 세계 최대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납품에 성공하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또 갤럭시가 올해 상반기 세계 스마트폰 판매 1위에 오르는 등 성과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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