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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술명장·CEO를 꿈꾸자


지난달 은행권이 채용시즌에 본격 돌입하면서 채용안내 사이트가 다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은행권에 취업하려는 경쟁은 그만큼 치열했다. 고졸 채용과 함께 학력∙연령 파괴 등 채용의 문이 활짝 열렸기 때문이다. 최근 대기업들의 고졸사원 채용도 보편화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부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고졸사원 채용을 늘리기 시작해 올 들어서는 대세로 자리잡았다. 올해 30대 그룹의 고졸자 채용은 지난해보다 6.9% 늘어나면서 장기적으로는 학력중시 풍조를 타파하고 능력 위주의 인재채용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성화고-산업기능요원 선택할만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우리나라 제조산업을 이끌어갈 우수 기능인재를 육성하고자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졸업자 위주로 개선된 산업기능요원 제도도 눈에 띈다. 산업기능요원 제도는 산업 육성∙발전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병역자원의 일부를 군에서 필요로 하는 인원 충원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중소기업의 제조∙생산 인력으로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지난 1973년 처음 도입됐고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 등 국가 경제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그러나 복무자의 70% 정도가 대학 이상 학력자로 복무가 끝나면 학업을 위해 대부분 퇴사해 기업에 실질적 기능인력으로 제공되지 못했던 점을 개선, 최근에는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졸업자 위주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졸업한 학생들은 중소기업 제조∙생산 분야에 근무하면서 병역을 마쳐(대체복무) 경력이 단절되지 않고 취업해 기술역량을 강화, 장차 명장으로까지 성장하는 성공적 롤모델이 되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하지 못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져 심각한 사회문제로까지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자신의 직업경로를 앞서 내다보고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를 선택한 학생들이 고등학교 졸업 후에도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밟아나가는 것을 보며 대졸자들이 거꾸로 부러워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필자는 경남 창원에서 항공기 엔진부품 제작업체를 경영하고 있으며 경제개발이 한창이던 1974년 경북 영주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병역지정업체 실습생으로 입사했다. 이후 우연한 기회에 산업기능요원을 선택해 병역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했고 이것을 계기로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필자가 처음부터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기술을 배우는 과정에서 오기도 생겼고 열정을 가지고 여러 가지 난관을 극복한 결과 현재의 모습을 일궈낸 것이다.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볼 때 특성화고∙마이스터고에서 열심히 실력을 키우고 있는 후배들도 자기 기능 분야에 대한 꿈과 열정으로 승부하면 미래에는 필자보다 더 나은 기술명장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학력파괴시대 열정으로 승부하길

끝으로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졸업생 위주로 개선된 산업기능요원 제도가 우수한 기능인재를 육성할 뿐 아니라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에 우수한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병역의무 이행 후에도 기업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또한 교육계∙기업∙병역정책 등 사회 각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긍정적인 학력파괴 물결이 일부에만 고여 있는 것이 아니라 큰 흐름을 타서 사회 곳곳에 퍼져나가고 능력 중심의 공정사회를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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