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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와 건축가의 창작과정은 서로 통하죠"

임석재 이화여대 교수 '건축과 미술이 만나다'서 연관성 소개


"화가 잔레(Charles Edouard Jeanneretㆍ1887~1965)의 대표작 '파란 바닥 위의 하얀 항아리 정물'은 추상과 구상의 균형이 실현된 '최적조화'의 개념을 보여줍니다. 직선과 곡선만으로 특성이 드러난 하얀 항아리, 덩어리 느낌이 나는 병과 투명성이 드러난 잔은 최소한의 본성으로 요약된 '구상의 추상적 표현'을 이뤘죠. 화가는 1920년에 이름을 바꾸고 건축가가 됩니다. 바로 20세기 최고의 건축가인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입니다. '순수주의'를 이끌면서 구상과 추상의 중간상태를 지향한 '최적조화'를 건축에서 실현해 내죠. 코르뷔지에의 화가 전력은 꽤 유명하지만 화가로서 그의 창작과정과 기하학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건축관을 알기도 어려워요." 건축학자인 임석재 이화여대 교수(47)는 신간 '건축과 미술이 만나다'(휴머니스트 펴냄)에서 건축과 미술의 맞닿아 있는 특성, 그 연관성을 얘기하고자 한다. 르 코르뷔지에의 일화는 숱한 사례 중 하나다. 가령 피카소와 브라크 등 입체파 화가들은 시공을 뛰어넘은 대상의 다양한 모습을 한 그림에 담으려다 보니 정면과 옆 모습 등 조각들을 이어 붙인 듯한 형태로 작품을 표현했다. 같은 맥락에서 건축가 로스는 절대적인 공간을 복층으로 분해하는 방식으로 피카소적 개념을 3차원의 공간에 구현했다. "앤디워홀의 팝아트를 벤투리, 그레이브스, 쿨하스로 이어지는 현대 건축의 소비상업양식과 결부시키면 더 깊이 있는 해석이 가능하죠. 가우디의 동시대 미술 이해하는 순간 건축에 대한 이해의 폭도 확장됩니다." 저자는 건축과 미술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이들을 단독으로 볼 때와는 또 다른 재미를 안내한다. 한마디로 "건축을 알면 미술이 다시 보이고 미술을 알고 나면 건축이 새롭게 보인다"는 얘기다. 한편 책은 당초 의도와 달리 1890~1940년, 1945~2000년을 내용으로 두 권에 나뉘어 출간됐다. 지난 세기의 건축과 미술을 되돌아보려는 의미였는데 분량이 늘어났고 2차 세계대전이 자연스런 경계가 됐다. 각 사조의 특성을 잘 보여주기 위해 가급적이면 유명 미술가와 건축가의 작품을 주로 다뤘으나 독특한 재미를 위해 잘 알려지지 않은 것들도 소개했다. 각 장 말미에 첨부한 작가에 대한 개별 소개, 비싼 사용료를 지불해 가며 수록한 도판 사진 등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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