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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커지자 ‘행동' 나선 패시브펀드

패시브펀드 기업 의사결정 참여한 사례 늘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저위험·저수익 패시브펀드 투자액 늘어난 탓

뱅가드 5% 이상 지분 보유한 S&P500 기업 수 2005년 3곳→올해 468곳

패시브펀드 규모 계속 늘고 있어 앞으로 기업 의사결정에 영향 커질 듯

시장지수를 추종해 분산 투자를 특징으로 하는 탓에 개별 기업의 경영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던 패시브펀드가 각 기업의 핵심 주주로서 행동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안정성을 추구하는 패시브펀드의 인기가 높아지자 충분히 회사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덩치가 커졌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패시브 펀드를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자산운용사가 기업 이사회에서 경영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표적 패시브 펀드 운용사인 뱅가드는 지난 5월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과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추진했던 선불카드 회사 그린닷의 최고경영자(CEO) 교체 안을 부결시켰다. 블랙록도 지난 6월 알레르기 치료제 에피펜을 생산하는 밀란의 경영진 임금 인상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저위험·저수익을 특징으로 해 특정 기업의 주식을 과도하게 사들이지 않고 안전성이 높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분산 투자하는 패시브펀드가 기업 경영에 관여하는 모습은 이례적이다.

WSJ는 패시브펀드의 규모가 개별 경영에 참여할 수 있을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안전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패시브펀드로 자금이 물밀 듯이 유입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패시브펀드로 유입된 돈은 3,000억 달러(약 340조5,600억 원)에 달했다. 뱅가드가 소액·대주주의 구분 기준인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S&P500 기업 수도 2005년 3곳에서 올해(6월 30일 기준) 468곳으로 폭증했다. 앞서 뱅가드와 블랙록이 투자 기업의 경영 문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각각 그린닷과 밀란의 3대·4대 주주였기 때문이다.

유명 행동주의 투자자 빌 애크먼도 올해 초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많은 자금이 계속 패시브펀드로 유입되고 있어 이 펀드가 기업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문제가 세계와 미국 경제에서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패시브펀드 운용사들은 앞으로 기업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태세다. 블랙록은 현재 기업 내부 경영을 관리하는 직원을 추가 채용할 예정이며, 뱅가드도 투자 기업과 개별적으로 접촉해 기업 내 동향을 검토할 방침이다. 글렌 부라엠 뱅가드 기업경영 책임자는 “투자한 기업의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것은 폭주하는 차 안에서 안전벨트와 에어백을 준비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패시브펀드의 투자액이 급증하고 있어 앞으로 운용사들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미국 대통령 선거 등 불확실성을 키우는 이슈들이 쌓여 있어 투자자들의 위험 기피 성향이 커질 전망이다. 뱅가드 그룹의 올해 8월 기준 누적 자본 순 유입액은 1,980억 달러로 이 추세가 지속하면 사상 최대 기록인 지난해 2,360억 달러를 또 경신하게 된다. 벤 존슨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이 추세로 패시브펀드 투자 규모가 계속 늘어나면 3~5년 안에는 미국 증시 자금의 과반수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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